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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 짧지만 우아하게 46억 년을 말하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7월
평점 :
소문은 진실일까요?
어떤 경우는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소문 자체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역사란 과연 무엇일까요?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의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은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스스로를 아마추어 역사가, 저널리스트라고 말합니다. 역사 전문가와는 반대되는 입장에 서서 편견으로 가득한 세계사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역사는 불변의 진리가 아닙니다. 객관적 진실을 붙잡는 학문이 아닙니다.
누가 어디서 무엇을 서술하느냐에 따라 역사는 달라집니다. 오만하고 이기적인 수많은 역사들.
그는 유럽의 관점에서 역사를 서술했음을 시인합니다.
편견의 역사.
인류가 정착하고 문명을 건설하면서 인간은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가 아닌 자연과 분리된 존재, 더 나아가 자연의 주인으로 여겨 왔음을 보여줍니다.
저자가 세계사를 단순하게 정리하여 인류 역사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여느 세계사책과는 달리 그림이나 연표, 지도가 없습니다. 오로지 텍스트로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카를 야스퍼스의 방식대로 인류 역사를 네 시기로 구분합니다. 1단계는 언어와 도구의 탄생 시기, 2단계는 유목에서 정착한 농업 혁명의 시기, 3단계는 인류가 이성의 힘으로 탐구하고, 사상의 체계를 세운 시기, 4단계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기술과 과학의 시기입니다.
이 책의 구성은 모두 10개의 장을 통해서 각 장마다 인류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주제를 요약하는 TOP 10 목록을 제시합니다.
이를테면 '인류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 TOP 10'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인지혁명 : 호모사피엔스 등장
2) 천국에서의 추방 : 농업 혁명 또는 신석기 혁명
3) 민족 대이동 : 근대 유럽의 탄생
4) 백지 상태 : 14,15세기 유럽 흑사병 창궐
5)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 유럽의 세력 확장
6) 과학 혁명 : 17세기 자연과학과 기술의 시대
7) 프랑스 혁명 : 귀족에 맞선 시민계급의 혁명
8) 산업 혁명 : 유럽의 식민지였던 미국이 글로벌 시장사회로 탈바꿈
9) 달 착륙 : 1969년
10) 디지털 혁명 : 진행 중
신기하게도 숫자, 날짜, 연표가 없어서 좀더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제목과는 달리 세계사가 참을 수 없는 농담이 아니라 자꾸만 질문하게 만드는 진지한 농담이었습니다. 그의 말처럼 우리가 역사를 고찰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우리 자신을 고찰하기 위해서입니다. 새로운 관점에서 역사를 이야기한다는 건 의미있는 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