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세계
리즈 무어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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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하나를 낼테니 맞춰보세요~

"어떤 나그네가 두 마을로 갈라지는 지점에 도착합니다.

서쪽 마을에는 진실을 말할 줄 모르는 잔인한 사람들만 삽니다. 거기 들어가면 목숨을 잃을 겁니다.

동쪽 마을에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선한 사람들만 살지요. 거기 들어가면 금광에 이르게 됩니다.

갈림길에 두 사람이 있습니다.

한 명은 서쪽 마을 주민, 한 명은 동쪽 마을 주님입니다.

하지만 나그네는 누가 어디 사람인지 모릅니다.

어느 쪽으로 가야 살해를 피하고 금광 마을로 들어갈 수 있을지 정하기 위해,

나그네는 딱 한 명에게 딱 한 가지만 물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나그네라면 뭐라고 물어보겠습니까?" (39p)

이 문제는 '보스턴 공과대학(보스턴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 Boston Institute of Technology = BIT)'의 연구소장 데이비드가 자신의 집에서 매년 신입 대학원생들을 위한 환영 파티 이벤트같은 것입니다. 연중 의례라서 해마다 대학원생들이 들어오면 똑같은 문제를 냅니다.

"나그네는 둘 중 아무나 가리키면서 나머지 사람에게 물어요.

'저 사람이 내게 어느 쪽으로 가야 금광이 나온다고 말하겠소?' 그러면 어느 쪽 주민이든 '서쪽이요'라고 대답하겠죠.

거짓말쟁이는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서쪽이라고 말할 거라고 대답하겠죠. 왜냐면 그는 거짓말만 하니까.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가 서쪽이라고 말할 거라고 대답하겠죠. 왜냐면 거짓말쟁이가 거짓말만 하는 걸 아니까.

어느 쪽이든 대답은 서쪽이죠.

그러니까 나그네는 동쪽 마을로 가야죠." (41p)


<보이지 않는 세계 Unseen World>는 에이더가 만든 프로그램의 이름입니다. 줄여서 UW.

에이더는 데이비드 시벨리우스의 딸입니다. 그녀가 자신의 프로그램의 이름을 '보이지 않는 세계'라고 붙인 건 아버지 데이비드의 물건 중 문건 두 개에 그런 제목이 붙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짜 '보이지 않는 세계'가 무엇인지, 그 진실을 알게 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흐른 뒤입니다.

이 소설이 이토록 미스터리일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데이비드가 낸 문제처럼 바로 답을 맞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핵심은 답을 맞추는 게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거짓말쟁이와 진실을 말하는 사람.

데이비드는 마흔여섯 나이에 대리모를 통해 딸 에이더를 낳았습니다. 진실!

그러나 에이더가 열두 살 무렵,  데이비드는 쉰여덟 나이에 알츠하이머에 걸리면서 모든 진실은 거짓이 되고 맙니다.

마지막 대학원생 환영 파티 때, 데이비드는 에이더에게 플로피 디스크를 주면서 퍼즐이라고 했습니다.

디스크 라벨에는 'Dear Ada, A puzzle for you. With my love, your father, David Sibelius. (에이더, 네게 주는 퍼즐이야. 사랑하는 너의 아버지 데이비드 시벨리우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 안에는 일렬로 늘어선 알파벳뿐.


DHARSNELXRHQHLTWJFOLKTWURSSZJZCMILWFTALVUHVZRDLDEYIXQ


데이비드가 에이더에게 준 암호 퍼즐은 26년 만에 풀립니다.

ADA ASK ELIXIR WHO IS HAROLD WITH LOVE YOUR FATHER HAROLD CANADY

(에이더 엘릭서에게 헤럴드가 누군지 물어봐 사랑하는 너의 아버지 헤럴드 캐너디)


'보이지 않는 세계'는 묘하게도 여러 가지 의미를 던져줍니다. 데이비드가 내준 암호 문제와는 달리 우리의 삶과 관련된 문제라서 하나의 답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데이비드가 딸 에이더에게 말할 수 없었던 진실이 밝혀지고나니, 왜 그가 숨길 수밖에 없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에이더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데이비드 자신도 알츠하이머에 걸릴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컴퓨터공학자이자 명석한 두뇌를 가진 그가 알츠하이머라니... 산다는 건 우리의 의지 같지만 때로는 알쏭달쏭한 수수께끼 같습니다. 빨리 풀었다면 지금이 달라졌을까요?  그건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에이더는 아버지 데이비드가 자신을 사랑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게 알았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선물, '보이지 않는 세계'처럼 사랑은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진실입니다.

정말 굉장히 멋진 소설입니다. 이 역시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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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3분 전 바다로 간 달팽이 19
김리하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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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운동화가 보이시나요?

추락 3분 전...

네, 예상하는 그게 맞습니다.

김리하 작가의 단편소설집 속에는 아슬아슬 위태로운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는 사람의 심정은 오죽할까요.

하지만 그 마음을 이해한다고 감히 말하지 않겠습니다.

각자 자신의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거니까...그러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온전히 혼자 감내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부끄러워졌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의 고통을 나눌 수도 있었는데 외면했던 건 아닐까라는.

<추락 3분 전>은 열여덟 살 세호가 이불이 널려 있는 베란다 밖으로 몸을 던지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유서 한 장 없이, 그저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중얼거리면서....쿵!

다음 장면은 병원, 놀랍게도 세호는 찰과서 하나 없이 말짱하게 살아납니다. 뭐지, 기적인가?

며칠 뒤 세호의 핸드폰으로 발신 번호 표시가 제한된 전화가 걸려옵니다. 다짜고짜 "최세호 씨, 임무 전달받으십시오."라며 수화기 너머로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는 세호가 아파트 9층에서 떨어졌는데도 죽지 않고 살아난 건 누군가 사력을 다해서 떨어지는 세호를 등으로 받아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누군가 세호를 위해 등을 내주었듯이 세호도 투신자살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등을 대주는 임무를 하라는 것. 즉, 자살 방지 조력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잠시 후, 띠링. 문자 메시지에는 - 21세 여자. 삼수생. 성적 비관으로 자살 결심. 00아파트. 신발 벗기 1분 전. 추락 3분 전.

문자를 확인한 세호는 너무도 황당하고 무서운 나머지 외면해버립니다. 뒤이어 쿵!  추락사...  충격에 빠진 세호는 핸드폰을 던져 버리고, 엄마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퍼붓고 맙니다. 엄마는 생전 처음 세호의 뺨을 때립니다. "네 잘못이 뭔지 모르겠어? 정말 몰라? 왜 몰라? 네가 살아야 할 이유를 못 찾는 거, 그게 네 잘못인 거야. 살아. 죽을 것 같이 힘들어도 살아. 살아야 할 이유를 죽기 살기로 찾아. 살다보면...... 살아야 할 이유를 알게 될 거다. 너는, 너만은 그럴 수 있어." (35p)

정신을 차린 세호가 다시 휴대폰을 켰을 때, 띠링. 문자메시지가 뜹니다. 누군가의 추락 3분 전을 알리는.  세호는 이번에는 두 눈을 감고 온 마음을 집중합니다. 그러자 추락 3분 전 누군가가 있는 장소로 순간이동한 세호는 천천히 허리를 구부리고 진심으로 그 사람이 살기를 바랍니다. 쿵! 자살예정자가 떨어지는 순간 세호의 등에 전해진 무게가 고스란히 통증으로 바뀝니다. 살려냈다!

세호가 자신의 몸을 바쳐서 자살 예정자를 받아 낸 순간, 그의 고통을 함께 나누었기 때문에 그가 살아난 것입니다. 세호가 강력한 삶의 의지를 그에게 전달해준 것입니다.

자살 방지 조력자가 된 세호는 조금씩 세상 밖으로 걸어나올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띠링. - 45세 여자. .... 누구인지 짐작하셨나요. 세호의 엄마... 언제나 강하다고 생각했던 엄마가 떨어졌습니다. 세호는 간절하게 엄마를 위해 허리를 굽혔습니다.

울컥했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내던진 게 아니라 세상이 자신을 버린 거라고 느낀 거였구나. 그냥 등을 내어주고, 고통을 조금이나마 나눠주면 되는 거였구나.

<쇼퍼홀릭>에는 회사에서 잘리기 직전까지 몰린 위기의 아빠 곁에 든든한 아들이 있습니다.

<그녀에게 이중생활을 권함>에는 날라리 대학생 형의 여자친구 지윤 곁에 착한 고딩 교진이 있습니다.

<설단 현상>에는 교육 컨설팅 엄마를 둔 탓에 공부 기계가 되어버린 세진 곁에는 마음 따뜻한 아줌마가 있습니다.

<상상 철물>에는 한순간 왕따가 되어버린 지빈 곁에는 정육점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세상에서 진심으로 나의 고통을 나눌 한 사람만 있다면.

우리는 살아야 할 이유가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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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2016 - 100여 개의 실무 예제로 업무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는 현장밀착형 입문서 회사통 현장밀착형 입문서 시리즈
한은숙 지음 / 한빛미디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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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배워두었더라면 유용했을 엑셀.

그러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에 엑셀을 배워보겠노라 펼쳐든 책.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2016 현장 밀착형 입문서>입니다.

엑셀을 배우는 목적이 실무용이라면 이 책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 기본적인 문서 작성만 겨우 하는 수준이라서 답답했는데, 이 책 덕분에 드디어 혼자서도 엑셀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책의 구성은 크게 3가지로, 핵심기능실습과 실무 예제로 활용하는 방법, 혼자해보는 복습으로 되어 있습니다.

1장부터 6장까지는 기본단계로 엑셀 기본 문서 작성을 다룹니다. 사실 저는 기본단계만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는데,

좀더 효율적인 업무를 원한다면 7장부터 11장에 수록된 엑셀 핵심 기능을 익히면 됩니다.

마지막 12장은 엑셀 고급 기능 매크로와 VBA를 다룹니다. 엑셀은 알면 알수록 편리한 기능이 많습니다.

책 내용 중 <회사통 실무활용>은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잘 설명되어 있어서 좋습니다.

숫자 데이터와 표가 많이 포함된 문서를 작성할 때는 워드프로세서보다 엑셀이 편리하다는 것을, 엑셀을 직접 써보니 알 것 같습니다.

아직 책을 보면서 하나씩 배우는 과정이라서 능숙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문서를 만드는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이 책의 나오는 모든 실습이나 예제 파일은 한빛미디어 홈페이지(http://www.hanbit.co.kr/)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학습 방식은 책을 보면서 따라 하기를 통해 엑셀 기능을 익히는 것이라서 계속 반복적으로 복습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엑셀 문서를 실습 파일로 만들어보고 완성 파일과 비교해보면서 학습 내용을 한 눈에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엑셀의 기초 기능은 확실하게 익힐 수 있도록 잘 구성된 교재인 것 같습니다.

실제 업무에서 엑셀은 반드시 익혀야 할 내용이기 때문에 기왕이면 쉽게 잘 설명된 교재를 고르는 것도 능력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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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녀 - 전혜린, 그리고 읽고 쓰는 여자들을 위한 변호
김용언 지음 / 반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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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사 소년소녀 세계명작동화 50권 전집, 에이브 문고, 에이스 문고, 파름문고, 할리퀸 로맨스, 그리고 전혜린...

한때 읽었던 책의 목록을 보면서, 저자와 같은 세대라는 걸 알았습니다.

책을 즐겨 읽는 십대 여자아이에게 흔히 하던 말, '문학 소녀'...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문학 소녀'라는 말 속에 여성을 폄하하는 의미가 있을 거라는 걸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문학 소녀'는 어디까지 십대 사춘기 시절에 국한된 말이기 때문에.

더군다나 전혜린,

그녀의 책을 몇 권 읽은 적이 있지만, 저자와는 달리 크게 끌리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냥 그 시절 또래 친구들과 같이 읽었던 책이라는 정도의 기억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됐습니다.

전혜린에 대한 비뚤어진 평가들... 이를테면 '작가'라고 부르기 저어된다면서, '수필가'로만 부르는 것도, 혹은 '번역 말고는 창작을 하지 못했다'면서 '문인'의 카테고리에 넣기 힘들다는 등등.  비단 전혜린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문학계의 고질적인 여성 폄하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 책은 한국 여성 작가들에 대한 남성 문단의 편협한 시각에 주목합니다. 그들이 '감상적이다', '사변적이다', 더 나아가 '소녀 문단'이라며 비아냥거릴 때, '문학소녀'는 미성숙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표적인 인물로 전혜린이 등장합니다.

그녀는 천재 작가인가, 아니면 미숙한 번역가인가.

<문학소녀>는 전혜린으로부터 시작하여 우리나라 여성작가의 수난사를 이야기합니다.

설마 이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소위 글로써 예술을 한다는 문단이 이토록 고리타분하게 여성을 프레임에 가두었다니 말입니다.

박화성이 1969년에 쓴 글 「한국 작가의 사회적 지위의 변천」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를 보면,

"여자의 이름과 흡사한 박용숙이란느 작가가 쓴 군인을 소재로 한 전쟁소설이 발표되었는데, ....  여성의 지나친 섬세 감각은 섬세하기 때문에 오히려 리얼리티를 혼탁하게 하고 있으며 여기서 여류작가들이 지니는 한계성이 있는 것이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는 여성적인 이름을 가진 남성 작가임이 밝혀지면서 일종의 해프닝으로 넘어갔다고 하나, 철저하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비판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문학 소녀'로 대변되는 섬세한 감수성이 문제가 아니라 '여성'이기 때문에 문제였던 것입니다. 전혜린을 동경하는 문학 소녀는 아니었지만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한국의 여성 작가들이 당당하게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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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싶었던 남자
로랑 구넬 지음, 박명숙 옮김 / 열림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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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휴가지에서 현자를 만날 확률은?

아쉽게도 내 인생에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줄리앙은 만났습니다.

가끔 멍하니 있다가 굉장히 불편한 자세 때문에 정신을 차릴 때가 있습니다.

앗, 내가 뭐하고 있었지?

뭔가를 알아차리는 것, 깨닫는 것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찰나의 순간.

그러나 완전히 알아차리기까지 깨닫는 과정은 사람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행복은 어디에서 올까요?

살면서 늘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입니다. 다 알 것 같다가도 전혀 모르겠다 싶은 것이 행복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점점 나이들수록 행복하기 위해 애쓰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행복은 억지로 되는 게 아니니까요.

삼턍 선생은 줄리앙에게 남긴 편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 가장 절실한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손쉬운 길을 포기할 수도 있어야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201p)

줄리앙의 모습을 통해서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만 할 때가 있는데, 그 선택을 위해서 다른 뭔가를 포기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이 고통을 면하게 해준다고 믿어왔습니다. 나름 순리대로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내 삶의 주인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런 삶의 태도가 나의 불행에 일조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막연하게 나이가 들면 더 현명해질 거라고, 더 행복해질 거라고 여겼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가 진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나를 위한 선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도 헤매는 중입니다. 늦은 나이에 사춘기 아이처럼 방황하는 나 자신을 감추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줄리앙에게 공감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삼턍 선생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줄리앙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휴가를 즐길 수는 있었겠지만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부족한지를 깨닫지 못했을 겁니다. 그건 이 책을 읽는 나 자신에게도 해당됩니다. 행복하고 싶었던 남자처럼, 행복하고 싶다면 스스로 선택해야 된다는 것.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오직 나를 위한 삶을 살기 위해서 필요한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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