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달콤한 고통 버티고 시리즈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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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달콤한 고통>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1960년 발표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책을 덮자마자 드는 생각은, 세상에 결코 달콤한 고통은 없다는 것.

고통은 고통일뿐.

만약 고통이 달콤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제정신이 아니라는 뜻일지도.

고로 인간은 고통이 자신의 한계치를 벗어나면 미친다는 결론.

혼자 미치는 상황에서 끝나면 개인의 불행이지만, 미쳐서 타인을 위협한다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세상 모든 것에는 기준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를테면 법?

궁금한 건 사람의 심리, 특히 사랑에 대한 기준이랄까?

사랑이란, 과연 어떻게 기준을 정해야 옳을까요. 이제는 철학적 질문이 아니라 사회적 질문이 된 것 같습니다.

요즘 뉴스에서 데이트 폭력에 대한 내용이 종종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호감을 갖고 만나던 사이였다가, 이후에 상대방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분노하다가 폭력까지 휘두르는 상황.

문제는 폭력의 가해자가 사랑이라는 착각의 늪에 빠져서 자신의 행동이 범죄라는 걸 인식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헤어져."

"무슨 말이야?"

"날 조금이라도 사랑했다면 여기서 끝내."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어떻게 네가 그럴 수 있어. ....  가만 안두겠어."

이건 순전히 제 상상 속 상황입니다만, 사귀던 두 사람이 이별하는 상황은 결코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 더 나아가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별 후에 한쪽이 일방적으로 매달리다가 스토커, 공갈협박범이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이별의 고통이 견디기 힘들다고 해도 혼자 견뎌야 할 고통입니다.

만약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방을 계속 괴롭힌다면 .... 끔찍한 비극이 펼쳐집니다.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 데이비드처럼.

그는 과거의 연인 애나벨이 결혼했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그녀와의 결혼 생활을 꿈꾸며 새 집을 마련합니다.

평일에는 허름한 하숙집에서 보내다가, 주말이면 아픈 엄마가 계신 요양원에 간다며 거짓말을 하고 새 집에 가는 데이비드.

자신이 사랑하는 애나벨과의 결혼 생활을 상상하며 새 집에서 주말을 보내는 것이 그의 즐거움.

물론 애나벨에게는 지속적으로 편지를 통해 구구절절 자신의 사랑을 전하는 중입니다.

아무도 데이비드의 이중생활을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에피가 나타날 때까지는.

에피는 하숙집에 새로 입주한 이웃 여자인데, 데이비드를 보자마자 호감을 표시하다가 점점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중입니다.

그녀는 데이비드의 직장동료이자 가장 친한 친구 웨스까지 동원해서 친해지려고 애를 씁니다.

여기까지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랑하니까 그럴 수 있구나, 그러나 이 소설은 막장을 보여줍니다.

큐피트의 화살이 어긋난 건 불행의 씨앗. 결국은 비극으로 끝나버린 이야기.

데이비드를 통해서 비뚤어진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지 확실하게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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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02 : 모래시계 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4
로버트 바 외 지음, 이정아 옮김, 박광규 / 코너스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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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시리즈물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고전 추리소설 중 엄선한 단편소설 10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야 할 고전 추리단편소설들.

신기하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19세기 후반, 그 당시에 작가들은 어떻게 추리 소설을 쓰게 된 걸까요?

살인이나 강도 사건 등 범죄 관련 이야기뿐 아니라 유령의 등장으로 미스터리 공포까지 가미된 이야기.

대부분 탐정이 주인공으로 나와서 기가막히게 사건을 해결해냅니다.

마치 탐정과 범인 간의 치열한 두뇌 싸움처럼 느껴집니다.

완전범죄를 꿈꾸는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더 치밀한 수사가 필요한데, 독자 입장에서는 결정적 단서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도대체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 어떻게 은폐했는지... 모두가 용의자로 지목한 사람이 진짜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

탐정은 범인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사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혹은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말처럼 편견 없이 사건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나 단편은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주는 결말이 독자를 매료시키는 것 같습니다.

처음 사건에 대한 내용을 들었을 때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부분들이 어떻게 중요한 연결고리로 작용하는지 다시 살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10편의 소설은 각기 다른 색깔의 이야기라서 한 권의 책을 보면서도 여러 권의 책을 보는듯한 기분이 듭니다.

고전 추리소설은 끔찍한 사건조차도 사건 해결에 집중하게 만들어서, 추리 게임처럼 느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두 개의 양념병>은 잔혹한 살인마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을 과감히 생략하고 핵심을 찌르는 단서를 던져줌으로써 마무리짓는 방식이 기발합니다.

<레이커의 실종 사건>은 정통적인 추리물 느낌이라서 영화처럼 스토리가 펼쳐집니다.

그 외의 작품들도 독특한 전개와 통쾌한 결말을 보여줍니다. 비록 소설이지만 억울하게 누명 쓴 사람은 풀려나고 진범을 잡아내는 순간이 너무나 짜릿합니다.

아, 추리소설 작가들이야말로 미스터리한 존재들이 아닐런지....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그들의 작품 세계에 그만 풍덩 빠져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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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심령학자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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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심령학자>는 작가 배명훈의 다섯 번째 소설이라고 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배명훈 작가의 소설을 처음 읽습니다.

과학소설...

소설은 그냥 소설일 뿐인데, 굳이 그 안에서 또 장르를 나누는 이유는 뭘까요.

평범한 독자로서 소설을 온전히 즐길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과감하게 이 소설에 대한 <해설>을 보지 않았습니다.

어쨌거나 처음부터 읽었기 때문에 소설의 결말까지 본 후에 <해설>까지는 필요가 없었습니다.

소설 속 조은수는 고고심령학자입니다. 스승인 문인지 박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문 박사의 연구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이들이 기거하는 연구소는 오래된 천문대. 문 박사의 서재에는 수많은 책들이 쌓여 있고, 그 책들을 하나씩 정리하는 것도 모두 은수의 몫이 됩니다.

문 박사는 천문학자가 아니라 언어학과 역사학 학위가 있는 고고심령학자였습니다.

이 소설은 "고고심령학"이라는 단어가 완벽한 미끼였고, 저는 그 미끼에 걸려들고 말았습니다.

고고심령학이 무엇인가를 설명하자면, 고고학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심령학적인 관찰로 밝혀내는 학문입니다.

예를 들어 천년 전 사람들이 쓰던 언어를 어떻게 재구성해낼까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면 그 당시의 혼령을 만나면 됩니다.

은수는 문 박사의 수제자답게 혼령을 볼 수 있는 능력자로, 육 년을 천문대에서 함께 지내며 연구해온 사람입니다.

반면 김은경은 문 박사의 고고심령학 과정을 수료했으나 혼령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주변인으로 물러난 인물입니다.

아무리 고고심령학을 공부해도 혼령을 볼 수 없다면 주도적 역할을 하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은경에게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고고심령학에 대해 좀더 알고 싶은데,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안개 속을 헤매는 느낌.

뭔가 뚜렷하게 보이는 부분이 있어야 집중하게 되는데 계속 뿌옇게 시야를 가려버리니까 슬슬 지루해져가는...

은수처럼 혼령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은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혼령 때문에 긴장이 되겠지만 은경은 서늘한 느낌만 들뿐 전혀 볼 수 없으니 현장에서 소외되는 기분.

그런데 이 소설 속 현실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집니다.

고고심령학 학계에서 문 박사는 독보적인 연구활동에도 불구하고 아웃사이더였고,

공학자 출신인 이한철 박사는 고고심령학 측정 장비 개발 분야로 흥행 부문에서 성공한 덕분에 주류가 됐습니다.

문 박사가 세상을 떠나고 천문대를 지키던 은수는 문 박사의 죽음에 의문을 갖게 됩니다.

천문대에 머물던 천오백 년 된 아이의 혼령이 문 박사의 죽음과 함께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서울 한복판에는 마치 혼령처럼 출몰하는 검은 성벽으로 인해 자살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집니다.

은수는 이 모든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직접 찾아나서면서 우연히 문 박사의 지인 한나 파키노티 박사를 만나게 됩니다.

한나 파키노티 박사는 생전에 문 박사를 돕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수제자 은수를 돕게 됩니다.

과연 미스터리한 심령 현상은 어떤 재앙의 징조인 것인지... 추적해가는 과정이 너무나 학구적이라서 따라가기가 힘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에서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게 더 놀라웠습니다.

<고고심령학자>를 통해서 어설프게 입문해보려 했으나, 아무래도 딱 거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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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 스트레이독스 낙서수첩 - 노엔 코믹스
아사기리 카프카 지음, 하루카와 산고 그림, 문기업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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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 스트레이독스 : 낙서수첩>


멋진 일러스트....

문호 스토레이독스 팬을 위한 화보집.

스티커 2장과 양면 포스터 포함.

등장인물 중 누구 한 명을 뽑을 수 없을 정도로 다 개성 넘치고 매력적.


하루카와 산고는 단체 그림을 그리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하네요.

역시 단체 그림이 주는 강렬한 포스에 매료되는 듯...

미공개 일러스트까지 포함된 200컷.

각 캐릭터마다 설정화가 있어서 마음에 들어요.


탐정사 설립 비화... 일러스트만 크게 볼 수 있어서 좋아요.

다자이 오사무, 속을 알 수 없는 놈.

미야자와 켄지, 순진하고 귀여운 놈.

쿠니키다 돗포, 고지식하지만 귀여운 놈.

이즈미 쿄카, 신비로운 크레페 소녀.

나카지마 아츠시, 호랑이인간... 나야 나! 주인공.

타니자키 준이치로, 여동생을 끔찍히 아끼는 바보.

에도가와 란포, 입맛은 어린애지만 탐정사에서 가장 탐정다운 천재.

후쿠자와 유키치, 사장님은 그냥 고양이 좋아하는 애묘인.

요사노 아키로, 신의 손을 가진 의사.


아직 외전은 안 봤지만

외전 일러스트를 보니 엄청 보고 싶네요.

악역들이 포스 뿜뿜


스티커는 완전 귀요미로 변신한 캐릭터들 덕분에 보는 것만으로도 흐믓.

여기서는 도저히 최애를 꼽을 수 없다는 함정.

다 좋아요.


맨 마지막에는 캐릭터 스케치가 있어요.

전부 다 나오지 않아서 아쉬워요.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처럼

문호 스트레이독스 캐릭터들의 일러스트를 통해 다시금 즐거워지는 시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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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는 혼
황희 지음 / 해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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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짝.

박수를 보냅니다.

<제 1회 네이버북스 미스터리 공모전>에서 당당히 수상한 작품.

<부유하는 혼>은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잡아끄는 소설입니다.

오죽하면 이 책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다리가 눌려있는지도 몰랐다가 갑자기 찌릿 쥐가 났더라는...

궁금해서 페이지를 계속 넘기게 되는 이야기.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은 어디로 갈까요?

만약 죽은 혼이 이생을 떠나지 않고 살아있는 다른 사람의 몸으로 들어와서 살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빙의,라고 하면

무당이 굿을 하는 장면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우리 일상에서 만나는 주변 사람이 빙의된 사람이라면 너무나 소름끼치고 무서울 것 같습니다.

책에서 빙의뿐 아니라 유착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빙의는 전생의 기억을 갖고 남의 몸을 빌리는 것이고, 유착은 전생 기억을 모조리 지우고 남의 몸을 차지하는 것.

태생적으로 기가 약하거나 종종 정신을 잃는 경우 혹은 자살하려는 사람에게는 떠도는 혼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 떠도는 이야기일 뿐.

중요한 건 믿음과 상관 없이 우리 일상에서 미스터리한 일들이 벌어진다는 사실입니다.

<부유하는 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 묘한 인연으로 얽혀 있습니다.

치매 걸린 노모를 모시고 사는 일러스트 작가 양희주,

같은 동네에서 식당을 하는 홀아비 한선과 아들 상원 그리고 상원의 몸에 들어온 동욱이라는 혼,

사람의 몸이 비는 때를 정확히 보는 능력자 조이,

갑자기 곽새기라는 남자에게 쫓기게 된 이복 자매 강주미와 나영,

번지점프 사고로 한 쪽 다리를 다친 약사 시현,

사이코패스 강마루 아니 곽새기, 폭력남편에게 시달리던 이수인과 딸 민영,

시어머니의 독설과 폭행에 시달리는 란코와 아들 히카루,

하루 아침에 자고 일어났더니 유창하게 한국말을 하게 된 일본인 청년 레이.

줄거리를 생략하는 건 미스터리 소설에 대한 기본 예의.

이 책에 대한 소감은 한 마디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일단 읽어보시라.

작가의 후기에서 "소설 작업이란 정말 기이한 것이다. 작가가 쓰고 있긴 하지만,

내용을 불러 주고 이끌어 주는 묘한 힘은 다른 곳에서 나오는 것 같다."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기묘한 힘에 의해 쓰여진 것 같은 작품은 동일하게 독자들까지 사로잡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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