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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로그 조작사건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2
팀 콜린스 지음, 김영아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7년 11월
평점 :
제가 청소년 걸작선을 즐겨 보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재미있으니까.
또 하나는 주인공에게 몰입할 수 있어서.
만약 당신이 청소년기에 접어든 자녀를 두고 있다면 종종 혼란스러운 기분을 느낄 때가 있을 겁니다.
겉모습은 분명히 내 아이인데, 완전 외계인을 마주한 느낌이랄까.
실제로 평상시 대화 중에 못 알아듣는 말들이 태반이라서, 중간중간 그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묻다보면 대화의 흐름이 끊기게 되는...
후유~ 답답해서 한숨이 나오는 지경에 이릅니다. 어떻게든 이야기에 집중해보려고 하는데, 문제는 전혀 공감하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도대체 왜 저런 것을 좋아하는 거지? 평소 시크하고 무뚝뚝한 애가 어쩜 돌변해서 눈빛까지 반짝이며 좋아할까?'
이것이 현실에서 체감하는 세대 차이입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미 구세대 늙다리가 된 것 같습니다.
다행히 청소년소설을 읽을 때만큼은 공감할 수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가 아니라 독자 입장에서.
<브이로그 조작사건>은 SNS 세상을 살고 있는 십대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올리비아는 전학을 온 지 몇 주밖에 안 됐는데, 친구를 한 명도 사귀지 못했습니다. 예전 학교에서는 친구가 많았는데, 그 친구들과는 문자를 주고받고 있지만 그마저도 점점 소원해집니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브이로그.
올리비아는 가상의 '데스티니'라는 소녀를 만들어서 일생생활을 보여주는 비디오를 찍지만 영상 속 자신의 모습과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때 떠오른 영리한 해결책.
자신은 브이로그를 쓰고 다른 누군가가 데스티니를 연기하는 것. 마침 학교에는 밀크셰이크 광고를 찍어 본 여자애, 엠마가 있어서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게 됩니다. 브이로그에 출연해주는 대가로 비디오 한 편당 10달러를 주기로 약속하면서 계약체결.
엠마는 저녁에 올리비아 집에 와서 영상을 찍는데, 연기를 잘해서 진짜 친구 같은 기분이 들지만 학교에서는 올리비아를 완전 무시합니다. 엠마에게는 잘나가는 패거리, 자칭 '스완즈'라는 패밀리 애들이 있으니까, 올리비아와는 그저 비즈니스 관계랄까.
암튼 올리비아가 그토록 브이로그에 매달리는 이유는 광고 수입으로 돈을 벌어서 뉴욕으로 수학여행을 가고 싶기 때문인데, 놀랍게도 엠마가 연기한 데스티니가 인기를 얻으면서 고정 팬까지 생기게 됩니다. 데스티니가 인터넷 스타가 되면서 여러 회사로부터 광고 제안이 들어오고 짭잘한 수입도 얻게 됩니다. 문제는 데스티니의 실체가 발각될 위험에 놓인 것... 위기에 빠진 올리비아의 선택은?
지구 저 멀리에 살고 있는, 아니 소설 속 주인공인 올리비아에게도 100% 몰입된다는 게 신기합니다. 그러니 실제 온라인 채널에 빠지는 사람들의 심정은 오죽할까요. 이 책을 읽고나니 진짜 올리비아의 팬이 된 것 같습니다. 덕분에 우리집 올리비아의 마음도 아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듯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