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의 눈 + 어린 왕자 (문고판) 세트 - 전2권
저우바오쑹 지음, 최지희.김경주 옮김 / 블랙피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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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제 처음 어린왕자를 읽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확실한 건 처음 읽었던 그 순간의 기억입니다.

코끼리를 먹은 보아뱀 그림이 얼마나 놀라웠는지 중절모를 볼 때마다 보아뱀을 떠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어린왕자의 모든 이야기가 실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지막에 많이 슬펐습니다. 당시에는 동화와 실화를 구분 못하던 때라서...

나중에 또 어린왕자를 읽었을 때는, 나도 여섯 살의 그 아이처럼 화가라는 근사한 직업을 포기해버렸다는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어른이 된 후에는 어린왕자를 책보다는 각종 아이템에 사용된 이미지로 더 많이 접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새 진짜 어린왕자는 잊혀지고 예쁘고 순수한 어린왕자의 이미지만 남았던 것 같습니다.

<어린왕자의 눈>은 철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어린왕자 이야기입니다.

저자 저우바오쑹은 가장 힘든 시기에 <어린왕자>를 읽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고 합니다. 생텍쥐페리는 나치 독일에게 침략당해 조국이 유린당하던 때에 <어린왕자>를 썼고, 저우바오쑹은 우산혁명이 실패하여 크나큰 좌절을 경험할 때에 <어린왕자>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썼습니다. 그는 "지금 나는 왜 <어린왕자>를 이야기하는가?"라고 묻습니다.  그건 바로 세상이 암울하고 사람들이 무력감을 느낄수록 꿈과 신념, 그리고 가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어린왕자>를 다시 읽었습니다. <어린왕자> 책을 펼치자 그 속에 어린왕자의 친구가 또 한 명 있었습니다. 번역가 김경주님.

다들 가슴에 크고 작은 상처들을 안고 사는구나... 그래도 어린왕자가 있어서 다행이구나...

어린 시절에는 낯설고 신기한 <어린왕자>에게 놀랐다면, 어른이 된 후에는 너무나 공감되는 <어린왕자>에게 놀랐습니다.

<어린왕자의 눈>에서 '과연 동심을 그리워하는 사람 말고, 인생의 모진 풍파를 다 겪고도 여전히 동심을 간직하며 사는 어른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저우바오쑹은 이것이 바로 생텍쥐페리가 <어린왕자>에서 독자에게 던지는 핵심 질문이라고 말합니다.

생텍쥐페리는 헌사를 멀리 프랑스에 있는 벗인 레옹 베르트에게 씁니다. 그 내용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아주아주 중요하니까 천천히 읽어보세요.

레옹 베르트에게

이 책을 어른에게 바치는 것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용서를 바란다.

그럴 만한 이유가 내겐 있다. 그 어른은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그 어른은 모든 것을 이해할 만하며 어린아이들을 위한 책까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이유라면 그 어른이 지금 추위와 굶주림을 이겨 내며 프랑스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어른을 달래 주어야만 한다.

이 모든 이유로도 부족해 보인다면 나는 이 책을 어린 시절의 그에게 바칠까 한다.

어른들도 모두 한 번은 어린아이였다. (하긴 그걸 기억하는 어른들은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나의 헌사를 이렇게 수정하려 한다.

레옹 베르트의 어린 시절에게

<어린왕자>는 늘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습니다. 언젠가 자신을 찾아주길 바라면서.

저는 <어린왕자의 눈>을 통해서 다시금 느꼈습니다. "어린왕자야, 너는 이미 많은 것들을 내가 알려줬구나. 그걸 어른이 되고나서야 겨우 알게 됐어."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분들은 <어린왕자>를 새롭게 다시 읽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저마다 어린 시절의 자신과 마주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당신이라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저는 어린 시절의 '나'를 꼬옥 안아주고 싶습니다. 할 말은 그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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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달라진다 - 의지 따위 없어도 저절로 행동이 바뀌는 습관의 과학
션 영 지음, 이미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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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삶을 바꾸는 기적을 원하십니까?

사이비 종교가 멀쩡한 사람들을 현혹시킬 수 있는 건 기적의 힘이 아니라 은밀한 과학의 힘이라는 것.

<무조건 달라진다>는 세계적인 행동과학자 션 영이 과학적으로 입증해낸 습관혁명에 관한 책입니다.

이 책의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당신이 가장 절실하게 바꾸고 싶은 것을 바꿔라!

매번 작심삼일에 그쳤던 행동들을 떠올리면 대부분 자신의 의지를 탓하게 됩니다. "의지가 약해서..."

그러나 행동은 의지만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자책할 필요 없습니다. 대신 달라지고 싶다면 이 책을 읽고 실천하면 됩니다.

진정한 행동 변화를 원한다면 자신이 특정한 행동을 하는 이유를 이해해야 하며, 모든 인간 행동의 이면에 있는 과학을 알아야 합니다. 이 책에서는 지속적인 변화를 뒷받침하는 과학과 행동 프로세스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줍니다.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7가지 힘, 즉 'SCIENCE'라고 이름 붙인 행동 프로세스는 행동의 사다리 만들기 Stepladder , 커뮤니티에 의지하기 Community , 우선순위 정하기 Important , 일을 쉽게 만들기 Easy , 뇌 해킹하기 Neurohacks , 매력적인 보상 주기 Captivating , 몸에 깊이 새기기 Engrained 를 의미합니다. 

저자가 7가지 힘을 SCIENCE라고 부르는 이유는 실험을 통해 타당성이 입증된 '과학'임을 기억하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기존 자기계발서에서 자신이 변화된 모습을 상상하고 간절히 바라면 행동을 바꿀 수 있다고 알려줬다면, 이 책에서는 정반대로 알려줍니다. '행동'을 먼저 바꿔야 정신의 변화가 따른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뇌 해킹하기'는 행동을 통해서 뇌를 '속여서' 변화가 가능하다고 인식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원하는 행동을 끝까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다리 모형이 나옵니다. 자신의 행동을 위한 동기 자극을 위해서는 꿈을 되새겨야 하겠지만 실제로 단계별 완수를 위해서는 꿈이 아닌 목표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때 목표는 아주 작은 단계로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소설 쓰는 것이 목표라면 첫 단계는 글을 쓸 시간을 내기 위해 내일 하루 일정을 비워두는 것입니다. 사다리를 이용하면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이 적어지고 목표에 도달하고자 계속 노력할 가능성이 커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신경과학 연구에서 뇌가 보상에 반응하는 방식을 토대로 사다리가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원리를 입증합니다. 뇌는 어떤 보상을 받을 때마다 강력한 화학물질을 분비해 우리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서 그 행동을 반복하게 만듭니다. 사다리 모형의 성공 요인은 바로 '보상'입니다.

이제부터 우리가 할 일은 자신의 의지력을 믿지 않는 것, 그다음은 행동 유형에 따라 7가지 힘을 골라 쓰는 것입니다. 사소한 반복이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이 우리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킵니다. 마지막으로 변화의 출발점은 정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변화하라고 스스로 설득해서는 변할 수 없습니다. 지속적인 변화는 당장 행동을 바꿀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이 책은 과학적인 도구입니다. 삶을 바꾸는 기적을 원한다면 지금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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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밥먹지 마라 - 개정판
키이스 페라지.탈 라즈 지음, 변현명 옮김 / 일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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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밥 먹지 마라."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혼자 밥 먹지 말라니, 이게 무슨 얘기일까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반문했을 것 같습니다. 왜? 혼자 밥 먹으면 무슨 문제가 있나? ....

이 책이 우리나라에 처음 출간된 건 2005년입니다. 그리고 2018년 현재, 이 책은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되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고,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인간관계에 대한 어려움.

이 책은 인간관계 맺기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다양한 방법들과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는 유명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전반적인 내용들이 기존의 성공학이나 비즈니스 수업과 매우 흡사하게 느껴집니다. 성공의 열쇠는 인간관계에 있다는 것, 이 정도는 다 아는 성공비법일 듯.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을 읽어봤던 사람이라면 "혼자 밥 먹지 마라"는 조언이 어떤 의미인지 단박에 알아들었을 것 같습니다. 성공적인 인생을 원한다면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기 위하여 사람의 마음을 읽는 실천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밥"을 상징적으로 강조한 것입니다. 누군가와 밥을 함께 먹는다는 건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선 사회적 의미를 갖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다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까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유용한 내용은 '4장 디지털 시대의 인간관계 맺기'라고 생각합니다. SNS는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통의 장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알려주는 팁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콘텐츠왕이 되고 싶다면 적극 활용해보시길.

책에서는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마음'인 것 같습니다.

"마음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저자의 말처럼 인간관계가 아무리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된다고 해도 사람을 움직이는 마음은 다 똑같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혼자 밥 먹지 마라"는 조언은 늘 우리 모두 함께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깊은 뜻인 것 같습니다. 다함께 밥 먹고, 다함께 잘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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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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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곪으면 터지는 법. 여기저기 터져나온 고름을 확인해 볼 시간.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올바른 시민이 되기 위해 언제 그리고 무엇에 얼굴이 화끈거려야 하는지 말하는 책입니다.

사회학자의 쓴 소리 한 마디... "부끄러운 줄 아세요.... ?!"

부끄러움과 염치(부끄러움을 아는 마음)를 상실한 사회를 고발합니다.

근래 뉴스를 통해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이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왜 지금일까요. 가해자는 별일 아닌 듯 묻으려 했고, 피해자는 지금까지 고통 속에서 호소했습니다.

법을 다루는 검찰 내에서 벌어진 일이라 충격이었고, 그 일이 8년 전에 벌어졌다는 사실에 경악했습니다. 조직 내에서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서 뉴스에 제보할 수밖에 없었던 검사는, 폭로했다는 이유로 2차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이후 문화예술계에서도 성추문 폭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회 여러 분야에서 갑질 논란이 많았는데 성추행까지 저질렀다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휴우~~ 한숨 나오는 책입니다. 이 책 속에는 뉴스에서 나올법한 내용들이 수두룩합니다.

층간소음을 유발하고도 뻔뻔하게 구는 사람부터 장애인, 성 소수자, 살찐 사람에 대한 차별이나 여성 혐오 발언과 행동을 마구 해대는 사람들... 그 중에는 저자가 비정규직 대학 강사여서 당했던 일들도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 낯설지 않은 사례일 것입니다. 일하는 분야만 다를뿐 어딜가나 상종하고 싶지 않는 인간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횡포에 침묵할 수밖에 없는 현실. 그게 우리 사회가 겪는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부당하고 잘못된 일들이 워낙 숱하게 벌어지다보니 아무도 낯설게 느끼지 않는다는 점. 뭐지, 이 불편한 익숙함은?  뉴스에 등장해야만 그 심각성이 드러납니다. 그 전까지는 관행이며 조직문화일뿐.

이쯤 되면 궁금해집니다. 문제는 알겠고,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 질문에 대해서 저자는 프롤로그에 미리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사회학적 자기계발서다"라고. 다시 말하자면 정확한 대안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도 괜찮지 않은 개인들이 이토록 많다는 걸 똑똑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끄러움 불감증 사회를 만든 건 우리 자신입니다. 그러니까 좀더 나은 사회가 되길 바란다면 스스로가 나쁜 사람이 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부끄러울 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안타까운 건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사람들이 읽지 않을 것 같아서, 결국 부끄러움은 우리 몫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면 됩니다. 어떻게 할 것인지는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무난하게 하려면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쥐어짜야 하는' 경멸할 만한 삶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아야 된다. ... 이런 살벌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절망적이지만 피해갈 수 없는 마지막 물음이다. 제대로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우리는 앞으로 어떤 실천을 통해 조금씩 나아져야 할까?

... 사회학적 현상 분석에 초점을 맞추는 내 책들은 개인이 '해야 될 일'을 제시하지 않는다. 개인의 역할이 중요치 않다는 것이 아니라, 자칫 '대단한 결심을 하고 살아갈 수 있는 자들'에게만 국한된 해결책일 수 있기에 주저한다." (207-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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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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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그날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강진 발생으로 초대형 쓰나미가 도시를 덮쳤고 후쿠시마현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이 중지되면서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했던 그날.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는 저자 이나가키 에미코가 '개인적 차원의 탈원전 계획'을 실행에 옮긴 체험담을 쓴 책입니다.

우선 그녀의 실행력에 놀랐고, 이나가키식 생활이 가져온 변화를 보며 감탄했습니다.

이토록 자신의 생활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전 사고를 보면서 원자력발전소를 반대합니다. 그런데 그녀는 원전 반대를 말로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전기 소모를  반으로 줄이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전기 없이 살기'가 되었습니다. 아예 '전기가 없다'고 여기며 살되,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때만 쓰자는 것입니다.

냉장고를 제외한 모든 가전제품 코드를 뽑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집 안의 모든 조명 끈 채 생활하기. 마지막 단계는 냉장고마저 없애버리기.

식품은 딱 그날 먹을 양만 구입하고, 채소는 햇볕에 말려서 보관하기. 집에서 전기온수를 안 쓰려고 공중목욕탕 이용하기. 빨래는 손으로 직접 빨다보니 옷도 최소한으로...

우와, 이게 가능하다니 너무 충격적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전기 없는 삶'을 상상해봤다가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전기가 주는 편리함과 쾌적함을 버리고 굳이 고생스러운 삶을 살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전기 없이 살았으면 모를까, 쭉 편하게 살다가 갑자기 전기를 못 쓴다면 그건 재앙일 거라고 상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이나가키 에미코는 아주 잘 살고 있습니다. 전기 없는 삶에 도전하여, 가스도 끊고 수돗물도 아주 조금만 쓰고, 거의 모든 생필품마저 최소한으로 줄이다가, 하다하다 회사까지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그 부분은 전작 <퇴사하겠습니다>를 통해 퇴사 이후의 삶이 어떠한지를 상세히 썼다고 합니다. 이 책은 퇴사 이후 '자연주의 나 혼자 산다'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소득 직장을 그만둔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그녀는 자신의 삶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남들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혼자가 되는 걸 두려워하지 않기로 결심하면서 그녀의 삶이 바뀐 것 같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전기를 비롯한 물질적인 풍요를 줄이고 없애는 과정이 흡사 부처님의 고행처럼 느껴집니다. 감히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지만 그녀 덕분에 내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그녀는 당당하게 말합니다. "... 저의 도전은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더 내려놓을 게 없을까 늘 두리번거리는 내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내려놓을수록 저는 더욱 단단해지고 더욱 자유로워지기 때문입니다. ... 아아, 오해하지 마시길. 다른 분들에게 저와 같은 극단적인 생활을 해보라고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이것 하나만큼은 마음 한구석에 담아두고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세상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다들 그렇게 말합니다. 경기가 안 좋다, 인구가 줄고 있다, 빈부 격차는 심해지기만 한다, 어디를 보아도 사방이 꽉 막힌 느낌이다. 그런데 저는 홀로,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런 건방진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여전히, 세상을 버려선 안 되는 것이라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는 것을 나의 몸으로 체험하고,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놀라면서 말이지요." (13-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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