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레이션의 힘 - 말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박형욱.김석환 지음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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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말고 내레이션하라?

스피치(speech)와 내레이션(narration)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 책에서는 그 의미부터 짚어나갑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레이션에 대해 "별로 생각 안 해봤다"라는 대답을 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내레이션은 전문 성우들의 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레이션의 힘>은 '최초의 내레이션 바이블'이라는 소개글을 보고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우선 '스피치=프리토킹'이라는 등식이 잘못되었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스피치라고 부르는 건 프리토킹이 아닌 리딩으로, 완벽하게 외워서 머릿속 문장을 읽는 것입니다.

따라서 스피치가 아니라 내레이션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잘 읽어야 결국 잘 말할 수 있습니다. 내레이션은 성우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올바른 읽기와 표현'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생처럼 처음부터 올바른 읽기와 말하기를 배운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읽어서 전달하는 것에는 낭독이 있습니다. 낭독과 내레이션은 또 어떻게 다를까요?

낭독은 내레이션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합니다. 즉 내레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낭독을 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말의 기본은 발음이므로, 낭독 연습을 할 때는 '입술'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메시지가 소리가 되어 밖으로 나오는 입술부터 제대로 움직이면 훌륭한 말하기는 시작됩니다. 자신의 입술과 다른 사람들의 입술을 분별해낼 줄 알아야 그 분별력이 좋은 내레이션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이제 입술이 준비됐다면 그다음은 그 입술에 훌륭한 말을 담아야 할 차례입니다. 그건 풍부한 우리말 지식과 세심한 표현 감각입니다. 내레이션을 할 때 공통적으로 가져야 할 것이 '우리말에 대한 태도'입니다. 가장 기본이면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책에서는 실질적으로 내레이션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인 노하우와 탁월한 내레이터가 되기 위해 자신의 몸 악기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호흡과 발성, 공명훈련, 스트레칭과 목소리 관리를 통해서 자신만의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외모만큼이나 좋은 목소리는 사람들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성우처럼이 아니라 나만의 목소리를 찾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내레이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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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꼬꼬 - MBC 창작동화 대상 수상작,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10
김미숙 지음, 김연주 그림 / 책고래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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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릴 때는 초등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파는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종이 상자 속에 노란 병아리들이 삐약삐약~

귀여운 병아리에 반해서 열심히 모아둔 돈으로 병아리를 샀는데, 얼마 못 가서 세상을 떠났던 슬픈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병아리를 닭까지 키워본 적이 없습니다. 만약 제대로 잘 컸다면 꼬꼬처럼 멋진 닭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상상을 했습니다.

<내 친구, 꼬꼬>는 작가님이 엄마로부터 들었던 옛 이야기라고 합니다. 할머니 같은 엄마가 살았던 시골마을의 풍경이 예쁜 그림으로 눈앞에 펼쳐집니다.

초가집 마당에서 토끼와 닭들이 뛰놀고, 동네 아이들끼리 모여 고무줄놀이하는 풍경이 정겨워 보입니다.

할머니 같은 엄마의 이름은 순이.

"할매가 니만 했을 때, 동무 하나가 있었는데......"

어떤 동무냐 하면 순이네 집 마당에서 키우는 닭입니다. 대문 앞을 지키고 있다가 사람들이 나타나면 후다다닥 달려들어 사납게 쪼아대어 '괴팍한 닭'이란 소문이 난, 아주 못말리는 닭이 바로 순이의 둘도 없는 친구 '꼬꼬'랍니다. 신기한 건 꼬꼬가 순이 앞에서는 엄청 순둥이라는 겁니다. 꼬꼬는 순이 말이라면 똘똘하게 알아듣고 저도 "꼬, 꼬."라고 답해줍니다. 병아리일 적에 들고양이한테 물려서 죽어가는 걸 보고 어머니는 제구실 못하겠다고 혀를 찼지만 순이는 매일 닭장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돌봐주었답니다. 순이가 "옛날에는 닭이 하늘을 날았다 카더라. 하늘을 날면 니 맘대로 세상을 구경할 수 있다. 참 좋겠제? 날개도 커지고 볏도 생기면 니는 참말로 멋있을 기다. 그라니까 얼른 나아레이." 라고 말했더니, 그때 "꼬, 꼬"라고 대답하는 것 같아서 이름을 '꼬꼬'라고 지어주었답니다. 그 뒤로 건강해진 꼬꼬는 항상 순이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꼬꼬가 순이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 사납다는 겁니다. 걸핏하면 사람을 쪼아대니 다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얼마 전 장철이 삼촌이 순이네 집 앞을 지나다가 꼬꼬가 달려드는 걸 발로 찼는데, 꼬꼬가 화가 나서 사납게 쪼아대는 바람에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도망간 일이 있었습니다. 그 뒤에 장철이 삼촌이 '도크'라는 무시무시한 개를 끌고 와서 꼬꼬를 위협하다가 도리어 꼬꼬에게 쪼여서 도망갔는데 그 일로 장철이 삼촌이 순이네 집을 욕하고 다녔나봅니다. 주말이라 집에 온 중학생 오빠가 그 얘길 듣고 화가 나서 꼬꼬를 잡으려다가 엄청 쪼였습니다. 오빠가 다친 걸 본 엄마까지 꼬꼬한테 화가 나고...  순이는 꼬꼬를 지키기 위해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순이의 친구 꼬꼬의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에겐 낯선 풍경이지만 순이의 마음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친구는 소중한 존재니까, 꼬꼬를 아끼고 사랑하는 순이의 마음은 보는 이까지 따뜻하게 만듭니다. 과연 꼬꼬는 어떻게 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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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죄 : 프로파일링 심리죄 시리즈
레이미 지음, 박소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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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아껴 보고 싶은 책... 바로 <심리죄 : 프로파일링>입니다.

중국 범죄심리소설이 이토록 흥미로울 줄이야~~

이미 중국에서는 그 인기가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웹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하니 꼭 챙겨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주인공 팡무는 J대학 제5기숙사 B동 313호에 살고 있습니다. 룸메이트 두위는 대학원에서 법리학을 전공하며, 팡무가 법대 대학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팡무는 여느 소설 주인공과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되도록 혼자서 시간을 보내려고 사람들을 피해다니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랄까. 첫 장면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건 악몽을 꾸다가 깼는데 베개 밑에 둔 군용칼을 손으로 더듬더니 안정을 되찾고 다시 잠드는 모습입니다. '뭐지? 팡무의 정체는...'라는 의심을 품게 만듭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그토록 눈에 띄지 않게 조용한 팡무가 C시 공안국의 고문이 될 정도로 뛰어난 프로파일러라는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의심 대신 흥미를 유발합니다.

공안국에서는 비밀 아닌 비밀이 된 팡무의 존재.

경찰 타이웨이는 팡무의 전설적인 이야기를 듣고 J대학으로 무작정 찾아갑니다. 신기하게도 팡무는 타이웨이가 준 살인 사건의 자료들을 보더니 '범인은 남자고 나이는 25~35세 정도, 키는 175센티미터를 넘지 않고 분명 마른 체격'일 거라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다시 볼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말을 합니다. 이유는 두 사람이 다시 보게 된다는 건 또 한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뜻이니까. 이 부분에서 확실히 팡무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그는 셜록 만큼이나 뛰어난 프로파일러지만 셜록처럼 그 일을 즐기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 팡무는 사건 현장을 직접 보자마자 구토할 정도로 힘들어합니다. 타이웨이가 사건 해결을 위해 자꾸만 팡무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속마음은 피하고 싶지만 결국에는 돕는 것도 연쇄살인마를 잡겠다는 사명감 때문입니다. 점점 창백하게 야위어가는 팡무가 너무나 안쓰럽습니다. 그냥 평범한 대학원생으로 살았다면 그의 천재성을 발휘할 만한 다른 분야를 찾을 수도 있었을텐데....

J시에서 벌어진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해결되고, 타이페이 형사가 고마운 마음에 팡무의 활약을 학장에게 알리면서 또다른 국면에 접어듭니다. 팡무의 성격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타이페이 형사의 치명적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남들 앞에 드러나는 걸 싫어하는 팡무에게는 '보상'이 아닌 '벌칙' 같은 상황이니까. 또한 연쇄살인마에게 팡무의 정체를 공개적으로 알려준 결과니까.

그 뒤로 J대학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들이 연달아 벌어지게 됩니다. 우와, 책이니까 그냥 읽었지만 영상으로 보면 참아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극강의 공포영화 수준.

사건 현장에 범인이 담긴 단서는 다음 살인을 예고하고, 팡무는 점점 표적이 자신을 향한다는 걸 직감합니다.

이상하게도 이 소설은 범인 찾기보다는 주인공 팡무에게 관심이 갑니다. 인간적인 연민이랄까. 천재적인 프로파일러지만 정작 본인은 자부심보다는 그 일 때문에 고통받는다는 게 왠지 저주받은 능력같아서... 그런데도 팡무는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연쇄살인마 추격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정말 세상을 위해 자신을 쓴다는 게 팡무를 두고 하는 말이구나 싶어서. 반면 연쇄살인마들은 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악마라는 걸 다시금 느꼈습니다. 이 소설은 온갖 악마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심장이 약한 노약자는 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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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삼국지 톡 - 세상에서 제일 빠른
심 쌤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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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라고 하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읽어봤느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저도 딱 한 번 읽었습니다. 책장에 10권의 삼국지가 고이 모셔져 있는데, 제 손길이 닿은 지가 너무 오래되어 미안하달까.

다시 읽어볼 생각은, 미처 못했습니다. 그건 어찌어찌 읽기는 했으나 덕후로 입문할 정도로 빠져들지 못한 탓.

<3분 삼국지 톡>은 가볍게 한 권으로 훑어볼 수 있는 삼국지 요약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자 왈, 아직도 삼국지의 재미를 모르는 이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쉽고 재미있게 썼다고 합니다.

책의 구성은 간단합니다. 저자가 지금의 아내, 5년 전 여자 친구와 삼국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과 저자가 MC처럼 삼국지 속 인물들과 톡으로 인터뷰하는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 마디로 친구와 '삼국지'를 주제로 수다를 떠는 방식과 흡사합니다. 삼국지 자체의 무게를 덜어내고, 삼국지의 재미있는 부분들을 쏙쏙 뽑아낸 것 같습니다.

원래 소설로 읽으면 배경 묘사가 장황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 책에선 곁가지를 다 쳐내고 굵직한 내용만 설명하니까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어렴풋이 잊고 있던 내용들을 소환할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서 더 재미있습니다.

중국판 왕좌의 게임~

온갖 계략과 술수,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는 이유는 승자만이 살아남기 때문인데, 그런 측면에서 조조는 독보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비는 어떤 인물일까요? 삼국지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이 언급될 때마다 책을 읽지 않아서 말 한 마디 못했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자의 주관적 견해가 섞여 있지만 어찌됐든 삼국지에 담긴 시대적 배경 속에 각 인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니까, 자신만의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인과응보, 사필귀정..... 배신은 배신으로 끝나더라~  그래서 유비와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가 빛을 발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조자룡이라는 인물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듭니다. 아마 이 책을 읽고나면 각자 끌리는 인물들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3분 삼국지 톡> 덕분에 삼국지의 매력을 재발견한 것 같습니다. 진짜는 다시 원작을 읽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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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보이 - 2018년 제14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박형근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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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보이>의 주인공 '나'는 우주인 오디션이 최종합격하여 2주간 ISS(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게 됩니다.

우주선이 발사된 후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니 우주가 아닌 지구와 똑같은 곳에 도착합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첫 장을 펼치자마자 주인공 시선에서 시작된 이야기 때문에 읽는 내내 주인공처럼 어리둥절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필이면 외계인이 샤넬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의 모습을 한 것도 이상해, 완전 이상해~~왠지 몰래카메라가 아닐까라는 의심이 스멀스멀~

그러나 외계인은 능숙하게 설명해줍니다. 수십 년 전부터 지구인들이 우주로 날아와서 우리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구인들에게 전혀 흥미가 없다, 고로 너는 2주 동안 우리가 마련한 이곳에서 잘 놀다 가거라. 스페이스 보이~

외계인은 마치 주인공의 생각을 읽는 것처럼 보입니다. 외계인이 제시한 조건은 이곳에서 겪은 모든 기억을 지우는 대가로 원하는 것 한 가지를 들어준다는 겁니다.

오호~ 외계인이 아니라 요정 지니 같은데?

외계인은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합니다.  "스페이스 보이, 혹시 이 말 기억하고 있어?  언어의 한계란 사고의 한계다." (20p)

주인공은 곧 이 말을 기억해냅니다.

"언어의 한계는 사고의 한계고 세계는 사물이 아닌 사실의 총체다. 그리고 이 세계는 바로 나의 뇌 속이죠."

그가 선글라스를 고쳐 쓰며 내게 말했어.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해야 한다."

"그래요 그것도 전부 비트켄슈타인의 말이죠. 당신은 나도 잊어버린 15년 전에 읽은 책의 구절을 알고 있어요. 왜냐하면 이곳에서 나를 읽었기 때문이죠. 나도 잊어버린 나의 뇌 속 깊숙이 박혀 있는 문장을요. ...." (74p)

신비로운 우주 체험을 할 줄 알았던 주인공에게 벌어진 이 해괴한 상황에서 문득 궁금해집니다. 주인공의 한 가지 소원은 뭘까라는.

로또당첨이나 우월한 유전자... 뭐든 이뤄진다고. 그런데 주인공은 원한 건 자신의 기억을 손대지 말라는 거.

주인공이 외계인을 만났던 2주 동안 지구에 전송된 그의 모습은 모두 연출된 것으로, 지구로 귀환해보니 그는 우주인에서 유명인이 되었습니다. 그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인생은 게임처럼 리셋할 수 없으니까, 평범한 우리는 이 생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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