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려움의 기술 - 나쁜 감정을 용기로 바꾸는 힘
크리스틴 울머 지음, 한정훈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 번도 공감한 적이 없습니다.
도대체 왜 자신을 위험과 공포 속에 몰아넣는 걸까요?
<두려움의 기술>은 신개념 두려움 사용설명서입니다.
저자는 15년 동안 세계 정상급 익스트림 스키 선수였고, 은퇴 후 심리 상담사로 활동하면서 두려움이라는 주제를 연구해왔다고 합니다.
크리스틴 울머, 그녀가 두려움에 관한 책을 쓴 이유는 자신의 삶 자체가 두려움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론이 아닌 실제, 현실을 통해 두려움을 마주했던 저자의 경험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던 두려움 대처 방식과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안간힘을 써왔던 사람들에게 그녀는 두려움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2015)과 수영을 처음 배우던 순간.
애니메이션 영화라서 아이들이 보는 거라고 지나쳤던 분들에게는 강력 추천합니다. 영화 홍보가 아니라 두려움에 대해서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서.
모든 사람 머릿속에 감정 컨트롤 본부가 있어서 감정을 대표하는 다섯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기쁨이, 슬픔이, 까칠이, 소심이.
영화 주인공 라일리는 이사 후 새롭고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라 감정 컨트롤 본부가 바빠집니다. 늘 기쁨이가 주도했던 본부라서 슬픔이의 자리는 없습니다. 시무룩한 슬픔이는 본부를 떠나게 되고, 라일리의 마음에는 커다란 변화가 찾아옵니다. 우리 마음 속에 슬픔이가 사라진다면 과연 행복할까요?
이 영화 속 슬픔이 대신에 두려움을 대입해보면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려움을 회피의 대상으로 바라봅니다. 두려움을 피하라, 벗어나라, 제거하라 등등의 조언은 이제 그만!
왜냐하면 두려움은 결코 제거할 수 없으니까, 두려움은 우리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컨트롤러는 두려움 자체를 변경하거나 제어할 수는 없지만, 두려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변경하거나 제어할 수는 있습니다.
바로 두려움의 '해석'입니다. 도전적인 경험에 대해서 설명하는 말은 "두려움을 극복했다"가 아니라 "두려움을 즐겼다"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이 아니라 두려움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슬픔이는 불필요한 존재 취급을 당하지만 결국에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당장 두려움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그냥 내버려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더 이상 두려움과 싸우지 말 것.
두려움을 받아들이는 것과 두려움을 존중하는 것은 다릅니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처음 수영을 배울 때는 물이 무서워서 온몸에 힘을 잔뜩 주는 바람에 가라앉았습니다. 그러다가 힘이 빠져서 두려움을 잊은 채 물에게 몸을 맡겼더니 부웅 몸이 뜨기 시작했습니다. 서서히 팔과 다리를 움직였더니 물속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좋았고, 재미있었습니다.
두려움을 존중하면 삶이 풍요로워지고, 자신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습니다. 두려움은 우리 일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 책이 두꺼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동안 우리가 두려움에 대해 단단히 오해를 했기 때문에, 기나긴 설명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두려움을 학문적 대상으로 보고 과학으로 설명한 것이 아니라 감성적인 접근을 한 것입니다. 또다른 나를 바라보듯이 있는 그대로 느끼고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두려움은,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