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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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줄리언 반스의 소설로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했다고 해요.

그리고 이 소설을 2018년에 읽었어요.

7년 전이 아니라 지금이라서, 이 소설이 좋았던 것 같아요.

무엇이든 적당한 때가 있잖아요.

요즘은 유독 제목에 꽂혀서 읽게 되는 책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 책도 그래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원제는 <The Sense of an Ending>이에요.

절묘한 번역인 것 같아요. 결말에 대한 느낌은 당신이 예상했던 모든 걸 뒤집어요.

제목과 달리 예감은 틀렸어요. 애초부터 틀렸던 거예요.

주인공 토니는 "앞을 내다보고, 그러고 나서 그 미래로부터 과거를 돌아보는 자신을 상상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해요.

에이드리언이 줄곧 인용했던 말처럼,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인 것 같아요.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


"... 젊을 때는 서른 살 넘은 사람들이 모두 중년으로 보이고,

쉰 살을 넘은 이들은 골동품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시간은,

유유히 흘러가면서 우리의 생각이 그리 크게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해준다.

우리는 모두 '젊지 않음'이라는 동일한 카테고리로 일괄 통합된다."


" ... 노년에 이르면, 기억은 이리저리 찢기고 누덕누덕 기운 것처럼 돼버린다.

충돌사고 현황을 기록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재하는 블랙박스와 비슷한 데가 있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면 테이프는 자체적으로 기록을 지운다.

사고가 생기면 사고가 일어난 원인은 명확히 알 수 있다.

사고가 없으면 인생의 운행일지는 더욱더 불투명해진다."


주인공 토니는 사십 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진실을 알게 됐어요. 그는 난생처음 자신의 인생에 대해 자기연민과 자기혐오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후회의 감정에 시달리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그는 자신을 '평균치 인생'이라고 여겼는데, 이제는 후회만 남은 거예요.

토니를 보면서 안타까웠어요. 토니의 결말은 베로니카의 답변처럼 '좀처럼 이해를 못 하네?'였어요. 그에게 남은 건 후회와 혼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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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 괴물이야! 만만한수학 3
김성화.권수진 지음, 한성민 그림 / 만만한책방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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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정말 멋져요~ 만만한 수학 그림책!

<원은 괴물이야!>는 진짜 신기하고 재미있는 그림책이에요.

아직 수학이 뭔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원'의 개념을 너무나 쉽게, 즐겁게 알려줘요.

수학을 지겨운 공부라고 생각하기 전에, 먼저 수학을 놀이처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그림책이에요.


"원에 괴물이 숨어 있어!

어디에 있을까?"

엥?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거예요.

어른들은 어리둥절할 수 있겠지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괴물을 찾아요. 술래잡기하듯이 말이죠.

먼저 숨어있는 괴물을 찾기 전에 할 일이 있어요.

꼬물꼬물 꼬물이가 "원을 그려봐!"라고 말해요.

손가락 같기도 하고, 지렁이 같기도 한 얘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서, 그냥 꼬물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암튼 꼬물이가 시키는대로, 스케치북이든 종이든지 꺼내서 원을 그려 보세요.

여기저기 쓱쓱 내맘대로 원을 그려봐요.

그런데 꼬물이가 원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네요.

"이건 그냥 동그라미야. 원이 아니라고!"

어머나, 몰랐어요. 동그라미와 원이 다른 거였다고요?


옛날옛날에

고릴라가 나무에서 내려와

기둥에 줄을 묶고 한 바퀴 돌았어요.

바로바로 원을 그린 거예요.

고. 릴. 라. 짱 !!!


이제 고릴라처럼 제대로 원을 그려볼까요?

앗, 줄이 없어요. 어쩌죠?

컴퍼스를 준비하면 돼요. 이런, 컴퍼스도 없어요 ㅠ ㅠ

그래서 줄과 컴퍼스 대신에 빳빳한 종이를 이용해서 한 바퀴를 쭉 돌려봤어요.

우와, 원이 그려져요~~ 원이 완성되니까, 아이가 정말 신나서 계속 원을 그렸어요.

중심에서 줄 길이만큼의 거리를 반지름이라고 해요.

원에는 반지름이 아주 많아요. 데굴데굴데굴~ 원이 굴러가요~~ 반지름이 굴러가요~~

비뚤빼뚤 동그라미가 아니라 매끈하게 굴러가는 원이에요.

이젠 동그라미와 원이 다르다는 걸 확실하게 알았어요.


원이 왜 이상한지, 괴물이 어디에 숨어있는지는 비밀이에요. 그건 아르키메데스 할아버지가 알려주실 거예요.

제목부터 책 속 그림 하나하나가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수학의 재미를 알려줘요.

자꾸만 궁금해지는 수학, 그래서 더 알고 싶어지는 수학~~ 놀랍죠?

수학이 이렇게 만만해도 되는 거야?  

그림책을 보면서 어느새 수학과 친해진 느낌이에요. 귀여운 꼬물이와 동글이들~ 안녕?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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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 씨는 따뜻해! 같이 사는 가치 3
김성은 지음, 서영 그림 / 책읽는곰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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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 씨는 따뜻해!>는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가치, 존중에 대해 알려주는 그림책이에요.

어떤 친구가 교실 앞에서 자신의 꿈을 발표하고 있어요.

이때 다른 친구들은 여러 가지 태도를 보여요.

의아해하고, 무관심하고, 얕잡아 보고, 비웃고... 이런 태도는 좋지 않아요.

감탄하고, 궁금해하고, 칭찬하고, 격려하면서... 이럴 때 바로 '존중 씨'가 태어나는 거예요.

다른 사람의 생각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대하는 걸 '존중'이라고 해요.

우선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부터, 존중의 시작이에요.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 버리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스스로를 응원하는 연습을 해야 돼요.

세상에 하나뿐인 나를 소중히 여겨야 다른 사람도 소중히 여길 수 있어요.


하지만 못되게 구는 친구들 때문에 속상할 때가 있을 거예요.

그럴 때는 상대방을 존중하기가 힘들어요.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예의를 지키는 거예요.

존중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가짐이에요.

서로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면 서로 다투고 상처 입히는 일은 없을 거예요.


책 속에서 아이가 경험했던 비슷한 내용들이 많아서 더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다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존중'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새삼 배울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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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맨 3 - 두 고양이 이야기 Wow 그래픽노블
대브 필키 지음, 심연희 옮김, 호세 가리발디 채색 / 보물창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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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도그맨에게 이토록 빠질 줄은 미처 몰랐어요.

도그맨을 처음 봤을 때가 생각나네요. "너무 유치한 거 아냐?"

허무맹랑함과 기발함을 넘어선 도그맨의 탄생~

개의 머리와 사람의 몸을 합체했다는 발상이, 너무 진지하면 섬뜩한 공포물이 되겠지만 여기에선 코믹물이 되었어요.

왜냐하면 도그맨의 존재 자체가 웃음을 유발하거든요. 개의 머리라서 본능적으로 행동해요.

이를테면 경찰 서장을 만나면 좋아서 할짝할짝 얼굴을 핥아대고, 폴짝폴짝 배 위에서 뛰어요. 당연히 경찰 서장은 질색을 하죠.

서장은 도그맨을 볼 때마다 경찰은 이렇게 행동하면 안 된다고 야단쳐요.

도그맨의 개 같은 행동 때문에 지긋지긋하다고 소리지르는 서장이지만, 도그맨이 세계 최고의 경찰이란 점은 인정해줘요.

2권에서 악당 물고기 휙휙이를 무찌른 덕분에 신문에 "우리의 영웅, 도그맨과 서장!"이라는 뉴스기사가 실렸어요.

휙휙이는 이미 죽은 상태로, 어마어마한 슈퍼 과학 연구 센터에서 두뇌 연구를 위해 얼음 속에 보존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그만, 도그맨이 죽은 물고기 위에서 뒹굴다가 완전 망가뜨리고 말았어요.

어쩌죠?  다행히 과학자들은 해결책을 찾았어요. 휙휙이의 부서진 뼈를 전부 사이보그 부품으로 교체했어요.

성공적인 수술로 슈퍼 사이보그 휙휙이가 완성됐고, 과학자들은 휙휙이를 도그맨에게 맡기고 갔어요.

별일 없었나요?  그럴리가요. 

탁자 위에 놓여 있던 휙휙이는 이런저런 이유로, 슈우웅 창 밖으로 날아갔어요. 그때 새가 휙휙이를 낚아챘고,'살아나라 스프레이 공장'을 지나가다가 휙휙이를 떨어뜨렸어요.

어떻게 됐을까요?   아이고, 무서워라~ 휙휙이가 슈퍼 사이보그로 부활한 거예요. 염력을 사용하는 두뇌와 슈퍼 사이보그의 힘까지 생겼으니 천하무적 악당이 탄생한 거죠.

한편 악당 고양이 페티가 감옥에서 탈출했어요. 도그맨을 상대하기 위해서, DNA 복제머신으로 자신의 복제품을 만들었는데, 아기 고양이 '꼬마 페티'가 나왔어요. 알고보니 어른 복제 생명체를 얻고 싶다면 19년을 기다려야 된다고 설명서 뒷면에 적혀 있었어요. 꼼짝없이 아기 고양이를 돌봐야 하는 신세가 된 페티~

꼬마 페티를 돌보느라 육아의 스트레스를 겪게 된 페티, 결국에는 꼬마 페티를 내다버렸어요.

경찰서 앞에 버려진 꼬마 페티를 발견한 도그맨은 온갖 위험으로부터 꼬마 페티를 지켜줘요. 마치 아빠처럼.

그다음 일어난 어마어마한 사건은 책으로 확인하세요.

3권에서는 귀여운 아기 고양이 '꼬마 페티'의 등장으로 재미뿐 아니라 감동까지 느낄 수 있어요.

<도그맨>은 엄청 유치하면서 재미있어요. 그래서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끝까지 읽게 만들어요. 도저히 안 읽고는 못 배기거든요.

진짜냐고요?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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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
비올레타 그레그 지음, 김은지 옮김 / iwboo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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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는 영국에 거주하는 폴란드 출신의 시인 비올레타 그레그가 처음 쓴 소설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쓴 소설.

이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폴란드의 시골 마을 헥타리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리고 묘하게도 우리의 1980년대를 떠올리게 합니다.

TV 드라마 <전원일기>처럼, 주인공 비올카를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처음엔 우리의 농촌 드라마와 비슷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당시 폴란드가 공산주의 국가였다는 걸 깜박 잊고 있었습니다.

비올카의 그림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공포를 느꼈습니다. 맛있는 초콜릿을 주면서 유도심문을 하다니...

어린애가 정치는 몰라도 공포분위기는 감지할 수 있습니다. 비올카의 그림 때문에 학교의 미술 클럽이 해체됐고, 비올카는 더이상 미술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순수하게 그림 그리기가 좋았던 소녀에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12월의 추운 날씨처럼.

일상의 이야기들이 절묘하게 비올카의 시점으로 그려져서 더욱 선명하게 묘사된 것 같습니다. 특히나 소아성애자로 보이는 크비에치엔 의사와의 개인 진료는 최악이었습니다. 비올카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의 다리를 걷어찼지만 의사는 비열하게 거짓말을 합니다. 아이가 버릇없이 진료하는 자신을 걷어찼다고.

애초에 어린애를 혼자 진료하는 의사를 의심해야 되는데, 엄마는 의사의 거짓말에 속아 비올카를 야단칩니다. 믿을 수 없는 어른들...

그 다음 날, 비올카는 몸에 심한 열이 났고, 집에 혼자 남아 침대에 누워 있다가 끓인 물에 온도계를 넣었습니다. 수은이 들어 있는 용기가 터지면서 은색 구슬이 흘러내렸고, 비올카는 그것들을 모았습니다. 그때 크비에치엔 의사의 얼굴이 떠올랐고, 알약을 먹듯이 은색 구슬을 삼키고 잠이 들었습니다. 몇 시간 후 잠에서 깬 비올카는 심한 두통과 구토를 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부모님에게 수은을 삼켰다고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아버지가 구급차를 불렀고, 루브리니엑 보건 병원 소아 병동의 의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원소 수은은 위험하지 않습니다...... 장에서 흡수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계속 살펴보도록 하죠...... 몇 시간에 한 번씩 상태를 살펴보겠습니다." (58p)

의사의 말은 틀렸습니다. 수은은 위험합니다. 비올카가 구토로 다량 뱉어냈기 때문에 독성 작용이 약했을 뿐이지, 죽음에 이를 수도 있었습니다.

얼핏 평온한 듯 보였던 시골 마을이 아슬아슬한 불안감과 긴장감이 맴도는 건 어느새 우리 모두가 비올카에게 빠져들었기 때문입니다.

시대적 비극을 어린 소녀의 삶을 통해 그려낸 것이 너무나 놀랍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결코 비극이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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