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나는 길들여지지 않아
앤드루 블룸필드 지음, 윤영 옮김 / 마리서사(마리書舍)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공감 그 자체일 것 같습니다.

그러면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그건 바로 감동입니다.

고양이라는 존재에 국한하지 않으면 모든 게 다르게 보입니다.

당신이 첫눈에 반한 상대를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로를 처음 만나기 전까지는 결코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리라곤 상상조차 못했을테니까.


<사랑해, 나는 길들여지지 않아>는 앤드루 블룸필드의 삶에 들어온 길고양이에 관한 러브 스토리입니다.

사실 그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전혀 관심조차 없던 고양이, 그것도 야생고양이로 인해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되었으니 정말 신기하고 놀랍기만 합니다.

이 이야기는 20년에 걸쳐 길고양이에게 헌신하다가, 결국에는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실화입니다.

고양이의 이름은 타이니.

그는 언제나 누군가를 위해 적어도 한 번이라도 이 한 몸을 온전히 다 바쳤으면 좋겠다고 바래 왔는데, 그 상대가 고양이가 될 줄을 몰랐다고 합니다.

앤드루에게 있어서 타이니는 들이마시고 내쉬는 숨결이며 삶의 진정한 목적입니다. 이제서야 비로소 앤드루는 자신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음을 인정합니다.

좋아할 뿐 아니라 사랑한다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단순한 감정의 작용뿐 아니라 인생을 흔드는 엄청난 사건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새로운 방식의 사랑을 배운 것 같습니다.

앤드루는 길고양이 타이니를 길들일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를 사랑합니다. 사랑은 우리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는 승려이자 스승 아잔 차에게 많은 걸 배웠지만, 진짜 그 의미를 깨닫게 해 준 건 타이니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랑은 늘 그렇듯이, 우리가 숨 쉬는 이유를 알려줍니다. 앤드루와 타이니, 정말 아름다운 인연인 것 같습니다.


한밤중에 들려오는 힘없는 울음소리.

밤새 이어지는 그 울음소리을 찾아가보니 쓰레기통과 재활용품 통 사이에 털도 온전히 나지 않은 조그만 새끼 고양이가 끼어 있습니다.

겨우 7~8센티미터도 안 되는 새끼 고양이는 꿈틀거리며 조용히 눈을 감고 있습니다.

앤드루는 고양이를 상자 안에 넣어 가장 가까운 응급 동물병원에 데려갑니다.

접수원이 서류를 작성하며 고양이의 이름을 묻습니다.

"타이니예요!"

동거인 헤더가 불쑥 대답합니다.

수의사는 암컷 삼색 고양이를 진료하더니 앞으로 몇 시간 밖에 살지 못할 거라고 말합니다.

앤드루와 헤더, 소피는 새끼 고양이 타이니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하기로 합니다.

며칠 동안 세 사람은 지극정성으로 타이니를 보살핍니다.

타이니가 한결 건강해지자 앤드루는 근처 동물병원에 데려갑니다. 목 옆쪽에 커다란 종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동물병원 과장이 나타나 단호한 표정으로 말합니다.

"버려진 고양이를 데려오는 사람이 많죠. 그리고 여기 버리고 갑니다.

혹시 여기 버리고 가실 거면 받지 않겠어요.

이 고양이를 전적으로 책임을 질 계획입니까?

당장 응급처치만 하는 게 아니라, 이 고양이의 남은 평생을 돌볼 거냐고요."

앤드루는 바로 그 순간 삶의 갈림길에 서 있는 기분이었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이 영원히 펼쳐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불쑥 내뱉어 버립니다.

"그럼요! 할 거예요! 합니다!"  (43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민은 채식주의자 짧아도 괜찮아 4
구병모 외 지음 / 걷는사람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민은 채식주의자>는 특별한 책입니다.

출판사 걷는사람의 초단편 소설 시리즈 '짧아도 괜찮아'의 네 번째 책이자, '동물권'이라는 테마로 열여섯 명의 작가들이 쓴 작품을 모았습니다.


동물권 Animal Right ?

이 말은 철학자 피터 싱어가 처음 주창한 것으로, 1973년 저서 『동물 해방』에서

"모든 생명은 소중하며, 인간 이외의 동물도 고통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생명체"라고 서술했습니다.

즉, 동물권은 인권에 비견되는 동물의 생명권을 의미합니다.  (기획의 말 中에서)


단편이 좋은 점은 짧지만 강렬한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평소에 동물권을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던 사람도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번쯤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혹시나 고기를 먹으면서 불현듯 이 책 속의 작품이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이라고 할 정도로 동물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바뀐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동물들을 인간의 하위 단계로 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동물과 인간의 경계를 확실하게 긋는 건 인간의 오만함과 이기심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요.


구병모 작가님의 <날아라, 오딘>과 김 은 작가님의 <오늘의 기원>을 읽을 때는 누구의 시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소름돋는 반전을 줍니다.

권지예 작가님의 <미래의 일생>, 김 봄 작가님의 <살아 있는 건 다 신기해>, 김연희 작가님의 <지용이>는 지극히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인간 곁에 머무는 동물들의 처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김서령 작가님의 <풍덩>은 뭔가 아찔한 충격을 줍니다. 반면 이순원 작가님의 <새 식구가 오던 날>은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이장욱 작가님의 <무민은 채식주의자>와 정세랑 작가님의 <7교시>는 육식이 그토록 끔찍한 일이었나를 돌아보게 합니다.


소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통해 읽은 사람들의 생각, 마음 어딘가를 건드립니다.

과연 우리는 동물보다 우월한가.... 결국 우리의 실수는 모든 생명이 똑같이 소중하다는 걸 잊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꼬마 니콜라 오리지널 - 1950s 코믹 스트립
르네 고시니 지음, 장자크 상페 그림,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꼬마 니콜라 오리지널>은 꼬마 니콜라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선물 같은 책이에요.

1950년대 잡지에 연재되는 만화 그대로의 느낌을 살려서, 최초의 만화 도판을 모아 출간되었다고 하네요.

직접 책을 받아보니 뜬금없이 학창시절에 쓰던 일기장이 떠올랐어요.

하드커버 작은 사이즈의 책.

책을 펼치니 추억이 소환된 느낌.

 

최초의 '꼬마 니콜라'는 장자크 상페와 르네 고시니가 함께 작업한 만화였어요.

이 책에 실린 28편의 만화는 1955년 9월 25일부터 1956년 5월 2일까지 벨기에의 잡지 『르무스티크』에 발표된 작품을 순서대로 실었다고 해요.

꼬마 니콜라는 기발하고 엉뚱한 내용이 압권인데,

그 내용이 돋보일 수 있었던 건 확실히 꼬마 니콜라의 모습을 탄생시킨 장자크 상페의 역할이 큰 것 같아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꼬마 니콜라의 모습은 기억할 수 있으니까요.

오랜만에 책을 보면서 키득키득 웃음이 났어요.

어른들은 항상 아이들에게 잔소리하지만 정작 실수는 어른들이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아빠들이 다 그렇지 뭐, 맨날 말썽만 피우잖아.

잘 지켜보지 않으면 자전거나 망가뜨리고 그저 다치기나 하니.

하여간 눈을 뗄 수가 없다니까."  (75p)

역시 '꼬마 니콜라'의 매력은 상큼한 유머인 것 같아요.

실제로 장자크 상페는 르네 고시니를 처음 만났을 때 둘 사이를 묶어준 건 유머였다고 하네요. 자신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만난 특별한 친구였다고.

'꼬마 니콜라'는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우정 이야기라고 해요.

그러니 사랑할 수밖에 없는 꼬마 니콜라가 탄생했나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봇 하트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7
파드레이그 케니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봇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전혀 낯설지 않은 세상이 되었네요.

<로봇 하트>는 멀지 않은 미래 사회를 그려낸 이야기예요.

앞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은 어디까지 발전할까요.

아마도 인간 같은 로봇일 거예요.

피부와 머리카락, 자연스런 움직임 같은 외적인 조건뿐 아니라 자유의지와 생각이 가능한 내적 조건까지 갖춘 로봇.


<로봇 하트>의 첫 페이지를 소개할게요.


도로시 : 뇌가 없는데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있죠?

허수아비 : 사람들도 생각 없이 말을 많이 하지 않나요?

                 - <오즈의 마법사>에서


한 번도 <오즈의 마법사>를 로봇과 연관지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위 글을 읽는 순간 '아하~' 싶었어요.

도로시가 강아지 토토와 함께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오즈라는 마법의 나라에 간 것처럼,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 세계도 마법 같은 놀라운 일들이 벌어질테니까요.

재미있는 건 오즈 나라에는 착한 마녀와 나쁜 마녀가 공존한다는 거예요. 또한 도로시의 모험에는 함께 해준 친구들이 있어요. 두뇌가 없는 허수아비, 심장이 없는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 - 저마다 부족한 것들은 지혜, 사랑, 용기라는 인간의 기본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죠. 또한 도로시의 소원은 가족들이 있는 농장으로 돌아가는 것이에요.


<로봇 하트>는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 잭과 로봇을 사랑하는 열두 살 고아 소년 크리스토퍼를 통해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를 묻고 있어요.

이 소설에서는 '정제 추진력', 즉 로봇에게 영혼을 불어넣는 '영혼 부여 기술'이 등장해요. 필립 코미어라는 천재적인 엔지니어가 발명했는데 끔찍한 사고를 겪은 후 자신이 만든 로봇들을 모두 파괴하고 은둔자가 되었어요. 그 뒤로 로봇 제작을 할 때는 '정제 추진력'으로 로봇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일이 엄격히 금지되었어요. 그러나 불법적으로 '정체 추진력' 기술을 전쟁에 이용하려는 악당이 등장해요.

갑자기 들이닥친 정보국 수사관들이 크리스토퍼를 잡아가자, 잭과 친구 로봇들 그리고 열세 살 인간 소녀 에스텔이 크리스토퍼를 구하러 떠나게 돼요.

과연 친구들은 크리스토퍼를 구할 수 있을까요. 중요한 건 로봇 친구들이 크리스토퍼를 당연히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음(?), 즉 로봇 하트예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 영원히 함께 살고 싶은 그 마음은 바로 사랑이었어요. 로봇이든 인간이든 그 사랑이 없다면 괴물이 되고 말 거예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을 통해서 사랑을 배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흔들리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 Va' dove ti porta il cuore
수산나 타마로 지음, 최정화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흔들리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는 1994년, 이탈리아에서 출간된 책입니다.

당시 유럽은 엄청난 경제 위기에 빠져 있었고, 이탈리아 역시 물가 폭등과 실업률 급증으로 국가 부도 직전이었다고 합니다.

그 시기에 이 책은 이탈리아 사람들을, 그리고 유럽사람들을 토닥토닥 위로해주었다고 합니다.


2018년, 지금 대한민국은 시간을 되돌린듯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 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 무개념 인간들이 살고 있습니다.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라면서 타인을 물건처럼 함부로 대하는 무례한 인간들이 선량한 사람들에게 상처주고 있습니다.

돈 때문에 가정은 무너지고,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유독 마음을 위로하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상처받고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문제는 그 아픔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없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80대 할머니가 멀리 미국에 가 있는 손녀딸에게 쓴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할머니는 자신의 딸이 죽고나서 혼자 손녀딸을 키웠는데, 한 번도 딸에 대한 이야기를 손녀딸에게 해준 적이 없습니다.

어릴 때는 마냥 밝고 예뻤던 손녀딸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할머니의 모든 것이 못마땅한지 반항했고 냉소적으로 변해갔습니다. 결국에는 미국 유학을 선택했습니다.

어느날 정원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바람에 죽을 고비를 넘긴 할머니는 자신의 상태를 손녀딸에게 알려야 할지 말지를 고민했습니다.

할머니의 선택은 알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대신 나중에라도 텅 빈 집을 마주하게 될 손녀딸을 위해 편지를 쓰기로 합니다.

그러나 편지는 유언장이 아닙니다. 할머니가 쓴 편지는 오로지 손녀딸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필요할 때마다 손녀딸이 꺼내 볼 수 있는 편지.

그래서 할머니는 편지 속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현재 그리고 과거의 삶들을 하나씩 꺼내어 들려줍니다.


"넌 지금 행복하니?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그것뿐이야." (40p)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집니다. 이 세상에 아무런 이유나 조건 없이 나를 걱정해주고, 사랑해주며 나의 행복을 바라는 한사람이 있다는 건.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토록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데, 손녀딸은 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걸까요.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그저 어긋났을뿐.

할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성모마리아 승천 축일날 밤, 바다 위로 쏘아 올리는 불꽃놀이를 보러 갔던 일 생각나니?

... 내 어머니의 삶, 할머니의 삶, 그리고 내가 아는 많은 여자들의 삶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그런 거란다.

하늘 높이 올라가지도 못하고 낮은 데서 칙 하며 꺼져버리는 불꽃."  (69p)


편지가 아니었다면 손녀딸은 아마도 할머니의 삶을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할머니는 손녀딸에게 마지막 이야기를 남깁니다.


"네 마음이 하는 말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 봐. 그러다 네 마음이 말을 할 때, 그때 일어나서 마음 가는 대로 가거라." (279p)


어쩌면 할머니는 이 세상에서 칙 꺼져버리는 불꽃이었는지는 몰라도, 지금 우리들에게 밤하늘 빛나는 별처럼 어두워진 마음을 비춰주고 있습니다.

길을 잃지 말라고, 이제 흔들리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가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