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구인들을 위한 진리 탐구 - 우주물리학과 불교가 서로를 알아가는 대화
오구리 히로시.사사키 시즈카 지음, 곽범신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18년 9월
평점 :
심오한 책입니다.
<지구인들을 위한 진리 탐구>는 과학과 불교의 접점을 찾아보려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물리학자 오구리 히로시와 불교학자 사사키 스즈카의 대담.
이 책에서는 과학과 불교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방법을 찾는 것이 목적입니다.
과학은 항상 완벽하게 옳은가?
- 과학에서 '완벽하게 옳은' 것은 없습니다. 그보다는 각각의 이론이 얼마나 바르게 세계를 기술하는지를 확률적으로 검토합니다.
과거 400년 사이에 과학이 커다란 성공을 거둔 이유는 확률을 평가하는 방법이 효과적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100퍼센트 옳을 수는 없지만 일상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100퍼센트에 가까운 확률로 바른 이해에 도달해 있습니다. (166p)
뉴턴은 모든 물리학 현상이 절대적인 시공간이라는 전제 조건하에서 벌어진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물리학 세계에서 뉴턴이 만들어낸 상식은 20세기에 이르러 뒤집혔습니다.
1905년에 발표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은 어느 시점에서 보더라도 같지 않습니다. 관측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입니다. 시간과 공간은 절대적 존재가 아니었다는 것을 아인슈타인은 '광속 불변의 원리'로 증명했습니다.
또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뒤흔든 건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입니다. 그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음의 에너지가 쌓이면 에너지를 잃게 되어 서서히 쇠약해지다가 증발한다는 것을 '호킹복사 Hawking radiation'로 증명했습니다.
원래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사이에는 충돌이 있었는데, 호킹이 제기한 문제로 이 모순을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통일해야 하는데, 물리학자 오구리 히로시의 전공 분야인 '초끈이론'이 두 가지 이론을 통일할 가능성이 있는 만물의 이론, 즉 '궁극의 이론'이 될 거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우주의 진리를 탐구하는 근대과학은 '궁극의 이론'의 한 치 앞까지 도달해 있다고 합니다.
불교는 비과학적인가?
- 석가는 대단히 참신한 종교적 개념을 창시했습니다. 절대자가 존재하지 않는 종교적 세계관이지요.
기독교나 이슬람교의 경우, 세상에는 처음부터 신이라는 절대자가 존재했으며, 인간사의 행복과 불행은 신과의 계약을 통해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 그에 비해 불교는 신과 같은 보편적 존재를 상정하지 안흔 종교지요.
따라서 석가는 누군가의 말을 전달하는 전달자가 아닙니다. 석가 자신이 우주의 진리를 발견한 사람입니다.
... 석가 스스로로는 깨닫지 못했겠습니다만, 그러한 의미에서 보자면 석가는 과학자와 무척 흡사한 관점으로 살아간 인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81p)
우선 석가의 불교와 대승불교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석가의 불교는 노력에 따른 자기 변혁을 추구하지만 대승불교는 불가사의한 힘에 모두가 구원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사키 스즈카는 승려가 아닌 불교학자라서 맹목적 신앙을 배제하고 합리적인 시각에서 불교라는 종교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학지식이 불교에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여깁니다.
최선의 방식은 만물을 바르게 바라보는 것이라는 원칙이므로, 원칙만 지킨다면 과학적 견해가 오래전부터 내려온 불교의 교리를 부정한다 해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불교의 세계관은 삶이 절대적 고통이라고 말합니다. 석가는 삶의 고통을 자신의 지혜로 극복하라고 말합니다. 석가는 이를 위한 방법으로, '깊게 생각해보라'고 알려줍니다.
깊게 생각해서 고통의 근원이 무엇인지 이해하라는 것은,
달리 표현하자면 세상의 참된 모습을 바라보라는 말이기 때문에 과학과 일맥상통합니다. 물론 과학은 인간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존재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힘으로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뭔가를 찾아내거나 만들어내는 일이 가치가 있다고 본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쩌면 과학이 만물을 설명하는 '궁극의 이론'을 찾게 된다면, 종교 역시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