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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후회하는 삶을 그만두기로 했다 - 내 뜻대로 인생을 이끄는 선택의 심리학
쉬나 아이엔가 지음, 오혜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평점 :
"나는 후회하는 삶을 그만두기로 했다."
저자 쉬나 아이엔가는 컬럼비아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선택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 중 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에세이보다는 심리학 서적에 가깝습니다.
2012년에 출간된『선택의 심리학』의 개정판인데, 제목이 바뀌니까 전혀 다른 책처럼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자전적 심리 에세이로 칭하는 건 저자의 특별한 사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인도계 이민2세대 여성으로 십 대 무렵,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었으나, 세상을 보기로 '선택'했습니다.
자신처럼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도 '선택'이 꿈을 실현시켜주리라 생각했고, 선택의 관점에서 삶을 바라볼 것을 택한 것입니다.
삶은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로 가득하다는 희망을 갖기로 한 것은, 분명 그녀의 선택이었습니다.
그 뒤 스탠퍼드 대학교의 사회심리학 박사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문화권에서 선택의 구성과 실행이 어떤지를 살펴보고 비교하면서,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탐구한 것이 지난 15년간 그녀의 연구 주제였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선택'이며, 그녀는 주인공을 관찰하고 탐구하는 연구자입니다.
"운명은 우연이 아닌, 선택이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성취하는 것이다."
-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William Jennings Bryan (52p)
"우리가 가진 능력보다 진정한 우리를
훨씬 잘 보여주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 조앤 K. 롤링 Joan K. Rowling (126p)
"세상 만물은 우리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가만히 놓아두지 않는다."
- 발타사르 그리시안 Baltasar Gracian (224p)
자, 위의 명언들에 공감을 하시나요?
삶이란 선택의 연속이라는 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누구나 살다보면 알게 됩니다.
'선택'을 주제로 한 연구는 선택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선택은 왜 그토록 큰 영향력을 미치며, 그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사람들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선택을 할까?
왜 우리는 그토록 자주 자신의 선택에 실망하는 걸까?
어떻게 하면 선택이라는 도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일상적인 선택을 어느 정도까지 통제할 수 있을까?
선택지가 사실상 무제한으로 주어진다면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다른 사람이 나를 대신해 뭔가를 선택하도록 허용해도 괜찮을까?
여러 심리학 연구결과를 통해 사람들이 뭔가 선택할 때 마음속에서 어떠한 심리 과정을 거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 최선의 선택을 하지만, 그 선택이 항상 최고의 선택은 아닙니다. 오히려 최악의 선택으로 실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우리는 자신의 적이 되기도 한다'라고 말합니다. 선택지 수가 많아질수록 더 잘못된 결정을 합니다. 잘 선택하는 능력은 우리가 자신의 마음을 얼마나 잘 아는가에 따라 크게 좌우됩니다. 그러나 더 많은 선택지를 요구한다는 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행위입니다. 선택지가 무한하다면 완벽한 선택을 찾아 헤매느라, 선택은 루즈-루즈 lose-lose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선택의 과부하, 선택의 딜레마... 선택의 악순환이 됩니다.
결국 삶의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삶에서 가장 일반적이거나 가장 중요한 선택의 영역과 자신이 배우고 선택하기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영역에만 자신의 노력을 집중할 것.
그러니까 자신이 전문가가 아닌 분야에서 잘 선택하려면 다른 사람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것이 확실한 방법입니다. 물론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추천과 범주화, 이것은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활용해야 할 유용한 특성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과학적 도움을 주는 것이지, 완벽한 방법을 알려주진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절대 선택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미있게도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예측과 선택 간의 관계 연구를 위해 점성술사를 찾아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긍정적인 점괘 결과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연구자로서의 자세가 흐트러질 뻔 했다는 솔직한 고백이 인상적입니다. 가장 강력한 결정자는 궁극적으로 '선택'이라는 사실에는 변함 없으나, 선택의 불확실성과 모순을 감내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바로 거기에 선택의 힘과 신비, 그리고 독특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