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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학생은 없다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8
고든 코먼 지음, 성세희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1월
평점 :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을 치르고 있을
이 땅의 모든 교사들에게
<나쁜 학생은 없다>의 저자 고든 코먼이 전하는 말입니다.
매우 공감합니다.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학생과 선생님 양쪽의 입장을 모두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야기 전개 방식도 누가 주인공이랄 것 없이 공평하게 각각의 시점에서 들려주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먼저 키아나 루비니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방금 새엄마는 키아나를 그리니치 중학교 앞에 남겨둔 채 가버렸습니다. 도망갔냐고요?
아뇨, 7개월짜리 아기 천시가 울고불고 차 안에서 토하는 바람에 정신이 쏙 빠진 새엄마는 키아나에게 15분만 기다리라고 말했습니다.
키아나는 단기 전학생입니다. 친엄마가 몇 달 동안 영화 촬영을 하러 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아빠와 새엄마 집에 머물게 됐습니다.
새학기 첫날 등교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새엄마를 기다리는 키아나.
하지만 새엄마는 오지 않고 벤치에 앉아 있는 키아나에게 녹슨 구닥다리 픽업트럭이 돌진해옵니다.
가까스로 몸은 피했지만 벤치에 걸쳐둔 가방은 공중으로 날아가 안에 있던 것들이 사방으로 쏟아집니다.
픽업트럭에서 내린 운전자는 어린애, 키아나 또래의 학생!
자신은 열네 살이고, 임시면허증이 있다는 파커 엘리아스는 키아나에게 사과한 뒤 늦었다며 뛰어가버립니다.
결국 키아나도 학교 행정실에 가서 등록을 위해 기다리는데, 새엄마는 천시를 데리고 병원에 간다며 혼자 어떻게든 해보라는 메시지만 보냅니다.
행정실 직원은 키아나의 구멍 난 가방에서 종이 한 장을 빼들며 수업시간표에 적힌 117호로 가라고 말합니다.
아직 학교에 등록도 안 한 키아나에게 수업시간표라니?
그 수업시간표에는 "엘리아스, 파커. 3학년"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아까 픽업트럭 운전자.
다시 행정실로 가기 싫어진 키아나는 117호를 찾는데, 아이들은 그곳을 "특자반-3 : 특별 자율 수업반 3학년"이라는 명칭 대신 "언티처블스"이라고 부릅니다.
"있잖아, 언터처블스, 그러니까 이 반 아이들은 건드릴 수 없어(untouchable).
왜냐면, 가르칠 수 없는(unteachable) 애들이라서." (17p)
새학기 첫날, 특자반을 맡게 된 커밋 선생님은 10개월 뒤 조기은퇴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아무일 없이 잘 버티기만 한다면.
커밋 선생님은 매일 아이들에게 문제지를 한 장씩 나눠준 뒤 자신은 십자말풀이를 하며 초대형 커피 컵에 담긴 커피를 마십니다.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고,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습니다. 어쩌다 가르치지 않는 선생님이 되었느냐고요? 다 그럴만한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등록하지 않은 전학생 키아나 루비니, 난독증을 가진 파커 엘리아스,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알도 브라프, 마블 덕후 마테오 헨드릭슨, 학교 대표팀 선수였으나 부상으로 쉬고 있는 반스톰 앤더슨, 180cm 건장한 체격에 무시무시한 소문을 가진 여자애 일레인, 낙서밖에 할 줄 모르는 라힘, 커밋 선생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교육감 테디어스 박사, 커밋 선생님의 과거 제자였던 제이크 테라노바, 커밋 선생님의 과거 동료교사이자 현재 교장을 맡고 있는 바르가스 선생님까지 각자 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습니다.
현실에서도 서로 속마음을 보여줄 수 있다면 오해와 편견 때문에 고통받는 일도 없을텐데...
특자반의 일곱 아이들과 커밋 선생님, 무엇 하나 공통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보니 닮았습니다. 아싸, 아웃사이더... 마음이 통하니까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세상에 나쁜 학생은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