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이동 - 관계·제도·플랫폼을 넘어, 누구를 믿을 것인가
레이첼 보츠먼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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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이동>이라는 낯선 제목이 끌린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불신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우선 저자는 단언합니다.

"지금은 불신의 시대가 아니다.

사회를 연결하는 접착제로서의 신뢰는 사라지지 않았다.

단지 이동했을 뿐이다."   (19p)


이 책은 인류 역사상 세 번째로 중대한 신뢰 혁명의 출발점에 서 있다고 주장합니다.

신뢰의 측면에서 인간의 역사는 첫 번째 지역적 신뢰(Local trust)의 시대에서,

두 번째 제도적 신뢰(institutional trust)의 시대로,

그리고 세 번째 분산적 신뢰(distrubuted trust)의 시대로 막 들어섰다는 것입니다.


신뢰 이동(trust shift)는 거대한 단일 조직에서 개별적인 영역으로의 이동을 뜻합니다.

신뢰와 영향력이 기관보다는 개인에게로 향했고, 개별 고객이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브랜드를 정의하는 시대라는 것입니다.

현재 '신뢰 이동' 현상이 나타났다는 첫 번째 증거로 영국이 국민투표로 결정한 브렉시트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들고 있습니다.

저자는 지난 10년간 기술 발전으로 신뢰에 대한 태도가 얼마나 급변했는지를 연구해왔고, '협업'과 '공유경제'의 폭발적 성장이 분산적 신뢰가 작동하는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합니다. 분산적 신뢰를 이해하려면 사람들이 디지털 앱이라는 기술을 통해 타인을 신뢰하는 이유와 과정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술 발전으로 사람과 조직과 컴퓨터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신뢰가 분산되면서 기존 신뢰의 계층 구조가 해체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기술이 나오면서 개인이 삭제하거나 변경하지 못하는 디지털 기록을 생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신뢰 모형을 제공합니다.

정부나 은행 같은 중앙집권적 권위가 신뢰를 중재하지 않아도, 서로 신뢰하지 못할 법한 사람들이 단일한 진실이나 공동의 사건 기록에 합의할 수 있는 신뢰 모형이 생긴 것입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 등 다양한 개인간 직접 계약이 분산적 신뢰 방식의 비즈니스로 다수 출현했습니다.

분산적 신뢰는 잠재력은 대단하지만 범죄에 악용될 수 있으며 미디어 과잉의 폐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이미 노출되고 있습니다.

사생활이 단지 위험에 처한 것이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나요?

SF 시리즈 <블랙미러 Black Mirror>의 에피소드와 중국의 사회신용제도가 놀랄 만큼 유사하다고 합니다. 중국 정부는 시민점수가 국민들을 보다 공정하게 평가하과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한 도구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감시와 평가의 문화가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오늘은 중국이지만 내일은 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온라인에서 낙인찍히고 자료를 이용당하는 미래로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를 막을 수는 없지만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선택과 권리가 있습니다.우선 평가자들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신뢰의 미래는 윤리의 문제입니다.

인공지능과 윤리의 딜레마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우리는 로봇을 얼마나 신뢰할 것인지, 로봇이 얼마나 인간과 비슷해지기를 원하는지, 로봇의 전원을 언제 꺼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만약 로봇을 끌 수 없다면 어떻게 로봇이 계속 우리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게 만들지 고민해야 합니다. 로봇 개발에 있어서 자동화할 수 없는 한 가지가 필요합니다. 바로 인간의 신뢰입니다.

결국 로봇이 신뢰성 있고 적절히 행동하게 만드는 책임은 인간에게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대다수 사람들이 블록체인에 대해 잘 모르지만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블록체인은 인터넷처럼 될 것입니다. 인터넷이 우리의 소통방식을 바꿔놓았듯이, 블록체인은 가치를 교환하는 방식과 신뢰의 대상을 바꿔놓을 것입니다.


"누구를 믿을 수 있는가?"

분산적 신뢰의 시대에서 이 질문에 해답을 찾는 주체는 우리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인간이 결정하고 책임져야 합니다.

결코 기계와 알고리즘에만 의지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 편집자보다 자동 검색 엔진을 신뢰하게 된다면 신뢰는 정지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신뢰가 한 곳으로 집중되지 않고 분산될 때 누구에게 책임이 돌아가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분산적 신뢰의 커다란 난관은 시장의 힘과 인간의 탐욕에 저항할 수 있느냐, 적어도 비텨낼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결국 우리는 새로운 신뢰의 시대, 세 번째 신뢰 혁명이 가진 의미를 이해해야 합니다.

변화의 속도를 받아들여 그 속도에 맞는 신뢰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투명하고 폭넓게 책임지는 방식으로, 사람을 우선에 두는 시스템을 다시 구축해야 합니다. <블랙 미러>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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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서 독서법 - 읽고 가려 뽑아 내 글로 정리하는 힘
김병완 지음 / 청림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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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을 읽나요?

사람마다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겁니다.

과제 때문에, 지식을 얻으려고, 읽으라고 시켜서, 심심해서...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알고 싶다면, 먼저 자신이 책을 읽는 이유부터 생각해봐야 합니다.


"독서는 뜻을 찾아야 한다.

만약 뜻을 찾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했다면

비록 하루에 천 권을 읽는다고 해도 그것은 담벼락을 보는 것과 같다."

      - 정약용, <시경강의서>  (135p)


진정한 독서를 하고 싶다면 초서 독서법으로 읽어라!


이 책은 초서 독서법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동서양 초서 독서법의 대가들이 어떻게 초서를 활용했는지, 그리고 초서 독서법이 뇌과학적으로 교육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알려줍니다.

독서를 잘한다는 것은 책을 읽는 속도가 아니라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느냐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초서 독서법은 속도보다 중요한 이해 단계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독서법입니다. 수동적인 이해를 넘어 얼마나 주도적으로 생각했느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초서독서법이 바로 수많은 책에서 얻은 방대한 지식이라는 구슬을 잘 꿰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서 독서법은 책을 읽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이 모든 것을 직접 손으로 적어 기록하는 과정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견해와 지식을 창조해낸다는 점에서 독서법이라기보다 학습법과 일맥상통합니다. 즉 초서 독서법은 메타인지 학습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대인들에게는 독특한 교육법이 있는데, 짝을 지어 질문, 대화, 토론, 논쟁을 하는 '하브루타'라고 합니다. 원래 하브루타란 토론을 함께하는 짝이나 친구, 파트너를 일컫는 말인데, 그 의미가 확대되어 유대인들만의 독특한 교육법으로 지칭되고 있습니다.

초서 독서법에는 하브루타의 공부법에 담긴 본질과 원리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브루타에서는 사람과 사람이 생각 배틀을 벌인다면, 초서 독서법에서는 사람과 책이 생각 배틀을 벌입니다. 하브루타는 말하는 과정을 통해 뇌에 각인되고, 초서 독서법은 노트에 초서하는 과정을 통해 뇌에 각인됩니다. 말하기와 쓰기는 비슷하지만, 쓰기가 훨씬 더 강력한 기억법입니다.


결국 이 책을 읽는 목적은 '초서 독서법 제대로 배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서 독서법은 모두 5단계를 거칩니다.

입지(책 읽기 전 주관 확립) ▶ 해독(책을 읽고 온전히 이해하기)  ▶  판단(생각의 저울질, 취사선택) ▶  초서(적고 기록하기)  ▶  의식(의식의 확장, 삶에 적용)  ▶▶  궁극적 목표 =  독서로 인생이 바뀐다 !!!

각 단계별로 구체적인 훈련 스킬과 노하우가 예시와 함께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초서 독서법을 제대로 배웠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초서 독서법으로 인생이 바뀌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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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 인간 역사의 가장 위대한 상상력과 창의력 Philos 시리즈 6
월터 아이작슨 지음, 신봉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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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 책은 감동이에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관한 수많은 책들 중에서 단연 손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저자 월터 아이작슨은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쓴,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기 전문 작가예요.

그는 이 책을 쓰게 된 이유가, 이전에 자신이 쓴 전기들의 핵심을 가장 궁극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요.

그 핵심이란 다양한 분야 즉 예술, 과학, 인문학, 기술의 접점을 찾는 능력이 혁신, 창의성, 천재성의 열쇠라는 것.

또한 이 책을 쓰게 된 출발점도 레오나르도의 걸작이 아닌 그의 노트였다고 해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생각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건 그의 노트라는 점. 

7200페이지에 달하는 기록과 낙서가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읽을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이 정말 놀라워요.

저자는 그의 노트들을 기초로 책을 집필하기 위해 밀라노, 피렌체, 파리, 시애틀, 마드리드, 런던, 윈저성으로 가서 노트의 원본을 확인했다고 해요.


21세기형 인재를 창의융합 인재라고 표현하는데,

놀랍게도 과거 15세기를 살았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바로 그런 인재였던 거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천재성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개인의 의지와 열정이 빚어낸 능력이었다는 점이 중요해요.

그건 평범한 사람은 넘볼 수 없는 초능력이 아니라 누구나 가지고 있는 호기심과 관찰력이에요.

다만 레오나르도는 광적이라 할 만큼 잡다한 호기심과 무섭도록 극성맞고 날카로운 관찰력을 가졌다는 게 다를 뿐이죠.

이 두 가지가 서로 연결되어서 자신의 노트, 할 일 목록에 "딱다구리의 혀를 묘사하라"라는 말을 적었을 거예요.

솔직히 살면서 한 번도 딱다구리의 혀를 궁금해 한 적이 없어요. 실제로 본 적도 없고, 디즈니 만화영화에 나오는 딱다구리를 보면서 재미있다고 느낀 게 전부거든요.

신기한 건 딱다구리의 혀가 부리 길이의 세 배 이상 늘어난다는 사실이에요. 혀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두개골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서 부리로 나무껍질을 반복적으로 쫄 때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충시킨대요. 딱다구리의 긴 혀는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우리에게 당장 쓸모있는 지식은 아니지만 과학적 시각에선 중요한 발견이에요.


그의 노트들 중에서 특히 '코덱스 레스터'는 과학자로서의 탁월한 면모를 보여주는 증거예요.

72페이지 분량으로, 지질학 · 천문학 · 수력학에 관한 긴 글과 360개의 그림으로 빼곡해요.

'코덱스 레스터'에는 아인슈타인과 마찬가지로, 레오나르도의 호기심이 보통 사람이라면 열 살을 넘긴 시점부터 궁금해하지 않는 현상을 주목했음을 알 수 있어요.

하늘은 왜 푸른가?   구름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왜 우리의 눈은 직선으로밖에 보지 못하는가?   왜 산에서 샘물이 솟는가? 

무엇이 물과 공기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는가?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일상의 시시한 현상을 놀라워하게 된 건 어릴 적 말을 늦게 배운 탓이라 말했는데, 레오나르도는 자신이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경험을 통해 배워야만 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곤 했대요. 그는 1490년경 자신이 "무학자"이자 "경험의 제자"라는 긴 글을 썼고, 직접적인 관찰보다 고대의 지식에 의지하는 사람들을 비판했어요. 그는 남다른 관찰력으로 패턴을 찾아내고 추가 관찰과 실험으로 그 패턴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이른바 실증적 접근법으로 시대를 앞서고 있었어요.

또한 그는 소우주 - 대우주 유사성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수정해야 될 만한 증거와 맞닥뜨리자 기꺼이 수정하고 새로운 이론을 세웠어요. 선입관을 배제하려는 마음가짐이 그가 가진 창의성의 비결이었어요. 과학은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 끊임없이 증명해내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그는 위대한 과학자였어요.


***  코덱스 레스터

: 1717년 이 노트를 구입한 레스터(Leicester) 백작의 이름을 딴 것이다. 1980년에는 기업가 아먼드 해머(Armand Hammer)에게 판매되어 '코덱스 해머'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1994년 이 노트를 구입한 빌 게이츠는 그렇게까지 자의식 과잉이 아니었으므로, 이 노트의 이름을 다시 '코덱스 레스터'라고 불리도록 했다.  (541p)

  

그는 자신의 노트에 이렇게 적어놓았어요.

"각 세부 사항을 주의 깊게, 하나씩 따로따로 관찰하라." 

"사물들의 형태를 제대로 알고자 한다면 우선 그것들의 세부 사항에서 시작하라.

그리고 첫 번째 단계가 뇌리에 확실히 새겨지기 전에 두 번째로 넘어가지 마라."  (239p)

레오나르도의 관찰 비법, 알고보면 단순해요. 그래서 더욱 감탄하게 돼요.



1452년 4월 15일 토요일 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사생아로 태어나서 1519년 5월 2일 예순일곱 살이 된 지 3주만에 세상을 떠났어요.

그가 마지막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노트 페이지에는 직각삼각형의 면적 연구에 대해 쓰여 있고, "수프가 식고 있다"라는 문장으로 끝이 난다고 해요.

"잘 보낸 하루가 행복한 잠을 불러오듯" (649p) 레오나르도는 30년 전 이런 글을 썼다는데, 정말 자신의 말처럼 삶을 보냈던 것 같아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 만족할 만한 하루를 보내는 일.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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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는 변화한다 1
누노이즈 지음 / 마카롱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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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로맨스 소설이네요.

<악녀는 변화한다>는 2016~2017년 로맨스 웹소설 최고의 화제작을 단행본으로 출간한 거예요.

어쩐지 책을 펼치자마자 술술 읽게 되더라니 ㅋㅋㅋ


주인공 악녀는 엘쟈네스 크로커스예요. 진짜 악녀가 아니라 악녀라고 불리는 그녀.

제목처럼 반전의 매력을 가졌어요.

엘쟈네스는 공작가의 첫째 영애예요. 구불구불 내려오는 적갈색의 머리카락, 진갈색의 눈, 귀족다운 하얀 피부.

말과 행동도 우아한데다가 사교계에서의 입지도 탄탄한 그녀를 사람들은 왜 악녀라고 부르는 걸까요?

그건 동생 리리엘 때문이에요. 리리엘은 금발의 녹색 눈동자로 인형처럼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어요. 모두의 시선을 받는 외모뿐 아니라 밝고 선한 마음씨로 사람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어요. 리리엘의 추종자들이 리리엘에게 엄격하게 구는 언니 엘쟈네스를 악녀라고 험담을 하는 거예요.

사실 엘쟈네스는 리리엘의 뒤치닥거리를 하느라 힘들지만 그 누구에게도 내색하지 않아요. 리리엘은 늘 승마복이나 바지 차림으로 서민들이 사는 거리나 산길을 돌아다녀요. 그러다가 서민들이 불쌍하다며 기름진 음식을 나눠주죠. 엘쟈네스는 동생이 위험할까봐 산길을 터놓아주고, 서민들에게 배탈이 날 수 있는 기름진 음식 대신에 알맞은 음식으로 바꿔줘요. 가끔 리리엘이 언니에게 뭔가를 강요하는 날이 있는데, 그걸 거절하면 울면서 언니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거죠.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리리엘은 귀족답지 못한 행동을 해도 선하고 밝은 아가씨로, 엘쟈네스는 리리엘을 구박하는 악녀로 보는 거예요.

그 결과 엘쟈네스는 카멜리아 백작에게 파혼 요청을 받았고, 동시에 북방의 대공에게서 온 청혼을 리리엘 대신 받아야 했어요.

카멜리아 백작은 아카데미 시절부터 리리엘을 사랑했는데 거절 당하자, 오로지 리리엘과 가까운 자리에 있기 위해 엘쟈네스와 약혼했던 거예요.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리리엘을 위해 파혼하자고 한 거예요. 왜냐하면 리리엘이 북방의 대공에게 청혼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북쪽 아마릴리스 황가와의 정략결혼!

엘쟈네스의 가문인 크로커스 공작가는 로벨리아 왕가 일원이기 때문에 약혼을 한 엘쟈네스 다음에 미혼인 리리엘이 선택되었어요.

그러나 리리엘은 울고불고 난리를 쳤고, 결혼을 하느니 자결하겠다며 부모님 앞에서 검을 빼어 드는 소동을 벌였어요.

리리엘을 심하게 편애하는 부모님은 사랑스러운 리리엘 대신에 백작과 파혼한 엘쟈네스를 결혼시키기로 결정했어요.

좀 이상하죠?  부모가 딸 둘을 키우면서 편애한다는 것이, 저한테는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에요.

암튼 리리엘을 사랑하는 남자들과 부모님 때문에 북방의 대공 루카르엔 윈터나이트와 엘쟈네스 크로커스는 정략결혼을 하게 됐어요.


이후 이야기는 미드<왕좌의 게임>을 연상시키는 마법과 기사단이 등장해요.

로맨스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 소설인 것 같아요. 흥미진진한 겨울의 마법과 아룬델의 검은 마력까지 재미있어요.

역시나 주인공 엘쟈네스의 매력은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빛을 발하네요. 문득 만화로도 나오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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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지 말아야 할 비밀 -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에서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예방 교육 그림책
제이닌 샌더스 지음, 이계순 옮김 / 풀빛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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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거짓말들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괴롭히는 끔찍한 거짓말들...


<지키지 말아야 할 비밀>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룬 어린이 그림책이에요.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에서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예방 교육 그림책이라고 소개되어 있어요.

이 책의 저자는 세 아이의 엄마라고 해요. 점점 커가는 아이들을 엄마가 언제까지나 따라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죠.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부적절한 접촉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직접 책을 쓰게 되었대요.


이 책은 부모님과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자기 보호에 대해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이 나와 있어요.

'신체 보호'에 대한 일반적인 지침과 책을 읽으면서 활용할 수 있는 지침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어요.


아이들은 자신의 느낌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서툴기 때문에 평소에 연습이 필요해요.

'안전하다'는 느낌과 '불안하다'는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봐요.

아이의 신체 중 다른 사람이 만지면 안 되는 '개인적인 신체 부위'에 대해 정확한 용어로 설명해줘요.

입을 포함해 개인적인 신체 부위를 만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알려줘야 해요.

그래야만 누군가 함부로 내 몸을 만지려 하면, "싫어요!"나 "하지 마세요!"라고 말할 수 있어요.

실제로 아이가 손을 내저으면서 "싫어요!"나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도록 연습을 시켜줘야 해요.

또한 아이가 다른 사람의 개인적인 신체 부위를 만지는 것도 잘못된 거라고 알려줘야 해요. 그 사람이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해도 하면 안 된다고요.

반대로 아이의 몸을 누군가가 만져도 괜찮은 경우는 언제인지 토론해봐요. 예를 들어 의사한테 진료를 받는 경우에는 보호자나 믿을 수 있는 어른이 같은 공간에 있을 때에만 괜찮다고 알려줘요.


자, 그럼 책을 읽어볼까요?

아이한테 이 책을 보여주면서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읽어 줄 거라고 설명해요.

책 표지와 제목부터 차근차근 아이의 생각과 느낌을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주인공 알프레드는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어린 소년이에요. 엄마는 마을에서 제일 큰 성에 날마다 청소를 하러 갔어요. 그 성에는 돈 많고 인기 많은 헨리 영주가 살고 있었죠.

엄마가 성에서 일하는 동안 알프레드는 혼자 집에 있을 수 없어서 성으로 갔어요.

어느 날 헨리 영주가 알프레드 엄마한테 자신이 알프레드를 돌봐주겠다고 했어요.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헨리 영주가 서서히 음흉한 속내를 드러냈어요.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죠. 헨리 영주는 어린 알프레드에게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을 해놓고는 뻔뻔하게 협박했어요. 다른 사람에게 그 사실을 말하면, 알프레드 엄마를 성에서 쫓아내겠다고 말이죠.

집에 돌아온 알프레드는 걱정이 되어 속이 울렁거렸어요. 비밀이라고 해서 전부 지켜야 하는 건 아닌 줄 알지만, 만약 헨리 영주와의 비밀을 털어놓으면 엄마는 일자리를 잃게 되고, 그러면 돈도 떨어질 거예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 때문에 알프레드는 무척 외롭고 슬펐어요.


세상에는 헨리 영주처럼 나쁘고 비열한 인간들이 착한 사람의 탈을 쓰고 있어요. 직접 당해본 피해자가 아니면 그들의 추악한 비밀을 알 수 없어요. 알프레드의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확실하게 알려줘야 해요. 알프레드와 비슷한 일이 생겼다면 그것을 숨기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말해야 돼요.

추악하고 끔찍한 범죄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키려면 아이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라는 점에서 어린이 필독서로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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