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리아에서 온 소년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9
캐서린 마시 지음, 전혜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보트피플... 난민들... 나는 과연....
작년에 제주도 난민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난민들에 대한 악의적인 가짜 뉴스들이 너무나 폭력적이었습니다.
국가적 위기로 인해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그토록 적개심을 품을 일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시리아에서 온 소년>은 아빠와 함께 시리아에서 탈출한 14살 소년 아흐메드 나세르의 이야기입니다.
터키 연안 고무보트 안에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여러 나라 사람들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갑자기 모터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보트 안으로 물이 들어오자, 아흐메드의 아빠와 두 남자가 바다로 뛰어들어 배를 끌기 시작합니다.
그때 폭우가 쏟아지면서 배가 뒤집힐 듯 높은 파도가 들이치고... 계속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아흐메드는 아빠의 머리로 보이는 뭔가가 배에서 한참 떨어져서 떠 있는 걸 봤습니다. 그리스 연안에 도착했을 때는 아흐메드 곁에 아빠는 없었습니다.
벨기에 브뤼셀 시내에 있는 막시밀리앙 공원의 난민 캠프에서 지내게 된 아흐메드는 사실 처음부터 벨기에에 올 계획이 아니었습니다. 아빠는 시리아에서 영어 선생님을 했기 때문에 영국이나 캐나다로 갈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혼자 남겨진 아흐메드는 어쩔 수 없이 이브라힘 가족을 따라 벨기에로 온 것입니다. 곧 난민 캠프가 폐쇄된다는 발표가 나고 아흐메드는 프랑스의 북부 해안 도시 칼레로 데려다준다는 밀수업자를 믿고 차에 탔다가 돈과 핸드폰을 빼앗깁니다. 아빠의 시계까지 뺏으려 하자 차 밖으로 뛰어내린 아흐메드는 무작정 달려 도망갑니다. 거리에서 문이 열린 집을 발견하고 들어간 곳이 바로 맥스네 지하실이었습니다.
맥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일하는 아빠를 따라 미국에서 브뤼셀로 이사 온 13살 소년입니다.
엄마 아빠는 늘 똑똑한 큰딸 클레어와 아들 맥스를 비교하는데, 브뤼셀로 오면서 맥스만 불어를 사용하는 학교로 전학시켰습니다. 모국어인 영어로 수업할 때도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불어로 수업하는 학교를 다니라니... 맥스는 너무나 속상하고 화가 납니다.
아니나 다를까, 짐작했던 대로 학교는, 아니 오스카라는 기분 나쁜 녀석은 맥스를 대놓고 놀려댑니다.
맥스는 우연히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시리아 소년 아흐메드를 만나게 되고, 처음으로 누군가를 도우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가정 교사인 폴린 선생님이 해줬던 알베르 조나르의 이야기처럼.
알베르 조나르는 서류를 위조해서 벨기에 사람들이 독일로 끌려가 나치 정부를 위해 일하지 않도록 도와줬고, 유대인 소년 랄프 마이어를 자기 집에 숨겨줬습니다. 나중에 게슈타포에게 발각된 조나르는 프랑스 강제수용소에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훗날 그를 기리기 위해 거리의 이름을 그의 이름으로 바꾸게 되었답니다.
맥스는 자신이 매일 다니는 거리의 이름 속에 이런 아름다운 사연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시리아 소년 아흐메드를 적극적으로 돕습니다.
그러나 맥스네 가족은 브뤼셀에 8개월만 머무는 것이라 아흐메드의 앞날은....
맥스는 폴린 선생님이나 퐁텐 경관이 무슬림을 흉악한 테러리스트로 욕해도, 아흐메드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흐메드는 지하실에 갇혀 있으면서도 난초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소년이기 때문입니다.
테러리스트가 과연 화분 따위에 신경이나 쓸까요. 맥스는 대화를 통해 아흐메드가 자기와 같은 평범한 소년일뿐 아니라 전쟁으로 가족 모두를 잃고 혼자가 된 소년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시리아 소년 아흐메드는 알베르 조나르가 구해줬던 유대인 소년 랄프 마이어와 똑같은 난민이라는 걸, 그래서 맥스는 꼭 도와줘야겠다고 결심합니다.
반면 유대인 소년을 돕는 것과 난민 소년을 돕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하는 폴린 선생님을 보면서, 편견과 차별 그리고 왜곡된 시선이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게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유럽의 난민 문제는 전 세계가 외면해서는 안 될 비극입니다.
아흐메드는 버려진 난초 화분을 보면서 외할아버지를 떠올립니다. 사람들이 병든 난초를 가져오면 자주 하시던 말씀...
"사람들은 너무 쉽게 난초를 포기해버려."
이제 홀로 남은 아흐메드가 맥스네 지하 창고에서 난초를 돌보며 아랍어로 속삭이는 장면은 뭔가 뭉클하고 아픕니다.
"너희들은 그저 작은 도움이 필요할 뿐인데..." (55p)
맥스와 아흐메드 두 소년은 진정한 용기를 아는 슈퍼 히어로입니다.
"나빌 파우지!"
"그게 뭐야?"
"슈퍼맨이 평범한 회사원일 때 이름."
"아, 클라크 켄트!"
"클라크 켄트가 아니야! 아랍어로는 아빌 파우지야." (118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