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2
쓰루타니 가오리 지음, 현승희 옮김 / 북폴리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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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득키득

정말로 소심하지만 실실 새어나오는 웃음을 짓고 말았어요.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1권을 읽고나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심심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저한테는 살랑살랑 불어대는 봄바람처럼 기분 좋은 이야기였어요.

1권이 출간될 때는 봄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드디어 2권은 봄이라기엔 너무 더운 6월에 만났네요.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등학생 사야마 우라라.

그 서점에 우연히 들렀다가 BL 만화에 빠진 75세 이치노이 유키 할머니.

남들에게는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취향, 바로 BL 만화를 엄청 좋아한다는 것.

두 사람은 BL 만화라는 공통점으로 어느새 친구가 되었어요.


2권에서는 두 사람이 좋아하는 만화작가 코메다 선생님을 직접 만나러 가는 이야기예요.

아직 어린 친구들은 잘 모르겠지만 유키 할머니를 보면서 확실히 느꼈어요.

사람이 아무리 나이가 들고, 몸은 늙어가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는 것.

소녀 감성 혹은 청춘의 심장... 뭐라고 표현하든지 그 마음이 젊다면 그 사람은 젊은이라는 것.

그래서 유키 할머니와 우라라가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이 좋았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두 사람을 보면서 느꼈어요.


2권 책 띠지에 적힌 문구가 마음에 들었어요.


'좋아하는' 마음은

언제나

사랑스럽다.


아마도 이 책을 좋아하게 된 사람들은 다 똑같은 마음일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2권 내용에서,

유키 할머니가 만화작가 코메다 선생님을 직접 만났을 때 했던 말... 그 말이 바로 제 마음이라서 공감 200% 웃음이 나왔어요.


"저기, 그리고

가능하시다면 일 년 반에 한 권보다 조금 더 빨리 그려 주실 수..."  


다 읽고나니, 3권은 언제 나오나 또 기다려져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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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스
제시 볼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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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스 CENSUS ... 인구조사?

소설 제목으로는 굉장히 낯선 것 같아요.

저자는 특별히 한국어판 서문에서 이 책이 가진 의미를 알려주고 있어요.


"여러분이 책을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또 책에서 무엇을 바라는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제게는 한 책을 읽고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가능성이 중요합니다.

세계는 터무니없이 소소한 순간들로 충만합니다.

우리는 섬광처럼 번득이는 의식으로 그 순간들을 드나듭니다.

...

저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모릅니다.

이다음에 어떤 사람이 될까,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까

배울 때만 감을 잡을 뿐입니다.

그게 바로 제가 책에서 발견하는 귀한 자질입니다." 


저자 제시 볼에게는 형 아브람이 있었어요. 다운증후군으로 태어난 형 아브람은 임종 무렵에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산 지 수년째였고, 스물네 살이던 1998년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요. 문득 형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사람들이 다운증후군을 앓는 사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다운증후군을 앓는 소년이나 소녀를 알고 사랑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사람들이 아주 조금이라도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대요.


솔직히 다운증후군인 사람과 그의 가족들을 바라보는 나의 심정은 무관심이었던 것 같아요.

그들에게 조금도 다가서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어요. 일정한 거리 혹은 벽을 뒀던 게 아닌가 싶어요.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어요. 눈을 뜨고도 제대로 못 본 것들... 


『센서스』는 시한부 진단을 받은 아버지가 인구조사원이 되어 다운증후군인 아들과 함께 마지막 여행을 하는 이야기예요.

소설 속 공간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세계인 것 같아요.

우선 A부터 Z까지 알파벳 이름으로 불리는 지역을 인구조사원이 일일이 다니면서 인구조사를 하고 있어요.

인구조사원은 사람들의 옆구리에 표식을 남기는 일을 해요. 표식은 문신이에요. 스테이플러처럼 생긴 잉크 총을 갈비뼈에 놓고 딱 한 번만 꾹 누르면 살갗 위에 문신이 통째로 새겨져요. 아버지의 원래 직업은 외과의인데, 지금은 인구조사원이 되었으니 마치 외과의 경력이 문신 작업을 위한 수련 과정처럼 느껴지나봐요. 아무렴 어때요,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아들과 함께 있다는 게 중요한 거죠. 

아버지와 아들이 만나는 사람들은 정말 다양해요. 어떤 사람들은 순순히 인구조사의 표식인 문신을 받지만 가끔은 완강하게 거부하거나 화를 내는 경우도 있어요. 대부분 호의적이지만 안심하기엔 일러요. 아버지는 아들에게 언제나 사람들로부터 당하는 거부와 잔인함 그리고 무관심에 대비해야 한다고 일러줘요.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나쁜 일에 대해 말해줘요. 곧 혼자 남겨질 아들을 위해서 아버지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특이한 구성과 스토리 전개에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인구조사로 시작된 뻔한 여행인 줄 알았는데 불현듯 이상하고 거북하다는 느낌이 들 때, 비로소 진짜 이야기가 시작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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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시 - 아픈 세상을 걷는 당신을 위해
로저 하우스덴 지음, 문형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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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시』는 로저 하우스덴이 선물하는 10편의 시가 담긴 책입니다.

로저 하우스덴은 "시에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 라고 말합니다.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고 몇 주가 지났을 즈음에, 도시의 모든 벽마다 시가 적혀 있었던 진풍경을 보았을 때...

그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은 시의 영향력을 충분히 경험했노라고 이야기합니다.

훌륭한 시에는 읽는 이의 마음속에 불씨를 피우는 힘이 있으며, 위대한 시는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관점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라지게 한다고.


저 역시 삶의 무게를 느끼는 나이가 되고나서야 시의 힘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는 그저 아름다운 시어에 반했다면 지금은 시 속에 담긴 삶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시는 나를 대신하여 아파하고, 사랑하고, 슬퍼해주는 존재 같습니다.

형언할 수 없는 그 무언가를 가슴에 품고 있다가 시를 만나는 순간 쏟아져 내리는 듯...

감정이 소나기처럼 내리는 것만 같습니다.

누구라도 평생 단 한 번도 시를 읽어 본 적이 없다면 부디 이 책을 읽어보기를.

뜨거운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위대한 시를 읽는 순간 진짜 자신의 삶과 마주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테니.


이 책에는 10편의 시와 그 시에 대한 로저 하우스덴의 해설 그리고 시인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습니다.

매기 스미스의 <좋은 뼈대>

엘렌 배스의 <내 말은 말야>

콘래드 에이킨의 <말다툼>

윌리엄 스태포드의 <자유로움>

♡  W.S. 머윈의 <반짝이는 빗방울>

잔 리처드슨의 <빛이 오는 방법>

♡ 웬델 베리의 <이제 최악을 알게 되었으니>

잭 길버트의 <변론답변서>

나짐 히크메트의 <이쪽 길입니다>

마리 하우의 <수태고지>


그 중에서 엘렌 배스의 <내 말은 말야>라는 시가 가슴에 꽂혔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일기는 그 시를 옮겨 적는 것으로 대신하였습니다.

깊은 슬픔이 나를 숨막히게 하고, 무겁게 짓누를 때...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살면서 가장 큰 상실감과 슬픔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시인과 작가>라는 잡지사 인터뷰에서 앨렌 배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에게 있어 시를 쓰는 일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었어요.

시를 쓰는 일이 저에게만큼은 그녀를 추모하는 어떤 예식이나 예배보다도 더 자연스럽다는 사실을 발견했거든요.

...

제가 시를 쓰는 비결은 삶이 가져다주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예요.

물론, 살면서 그렇게 하기란 정말 쉽지 않지요.

우리에게 생기는 모든 일들 중, 우리가 바라던 일과 바라지 않던 일을 똑같이 소중하게 바라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그런데 시를 통해서는 제가 그렇게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기거든요.

그게 정말로 헤어날 수 없는 시의 매력인 것 같아요."   (47p)


한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 권의 시집이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로저 하우스덴의 말처럼 시는 언어로 이루어진 마법의 주문 같아서, 우리의 눈을 뜨게하고 마음의 문을 열어 놀라운 세계로 초대합니다.

『힘들 때 시』는 아파하는 당신에게 보내는 초대장입니다.

내 말은 말야  The Thing Is

              - 엘렌 배스 (Ellen Bass , 1947 - )

삶을 사랑하려면, 심지어 당신이

별로 내키지 않을 때조차 그것을 사랑하려면

당신이 소중히 쥐고 있던 모든 것이

마치 타버린 종잇조각처럼 당신 손에서 부스러져

목구멍에까지 쌓이고 쌓여

깊은 슬픔이 당신 옆에 앉아, 마치 열대 지방의 열기처럼

숨을 막히게 하고, 무거운 물처럼 짓누를 때

폐보다는 아가미로 숨을 쉬어야 할 듯

깊은 슬픔이 마치 몸의 일부가 된 듯 당신을 무겁게 할 때,

줄지는 않고, 오히려 더 커져가는 슬픔에

머릿속엔 내가 이것을 어떻게 버틸까? 라는 생각뿐

그러다가 문득, 당신 삶을 두 손으로 붙들고

양손 사이에 있는, 매력적인 웃음도,

매혹적인 눈빛도 없는, 그저 평범한 얼굴을 향해

당신은 말한다. 그래, 내가 감당할 거야

삶을 다시 사랑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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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Re: Cat 러브 리 캣 - 사랑을 되돌려 주는 고양이 컬러링북
이보라 지음 / 이덴슬리벨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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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예쁜 그림책을 만들 수 있어요.

《LOVE RE: CAT 러브 리 캣》은 사랑스러운 고양이와 소녀 그림으로 된 컬러링북이에요.

이 책을 만든 작가님의 사진을 보니 그림 속 단발머리 소녀가 낯설지 않네요.

실제로 검정고양이 보리와 8년 째 동거 중인 집사라네요.

어쩐지 그림에서 따뜻하고 행복한 에너지가 느껴졌어요.

귀여운 토끼에게 안겨 곤히 잠든 아기 고양이는 반칙이에요. 세상 귀여움을 몽땅 다 가졌네요.


일반적인 컬러링북과는 다른, 뭔가 더 특별한 점을 꼽자면,

진짜 그림책 같은 외관을 가졌다는 점과 그림이 단순히 컬러링 도안이 아니라 이야기의 한 장면으로 그려졌다는 점이에요.


"따뜻한 햇살이 내리던 날,

소녀와 친구들은 책을 읽으며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디론가 떠나기에도, 떠나지 않기에도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라고 이야기가 시작돼요.

그리고 두 발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토끼가 보이네요.

어머나, 소녀와 토끼가 딱 마주쳤어요.

갑자기 토끼가 어디론가 달려가더니 손가락으로 어떤 문을 가리키네요.

그 문에는 <CAT WORLD>라고 쓰여 있네요.


우와, 정말이지 이보다 더 귀엽고 사랑스러울 수는 없을 만큼 예쁜 그림들이 등장하네요.

색연필로 쓱쓱 조심스럽게 칠했어요.

고양이의 털을 좀더 멋지게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소녀의 모습은 어릴 적에 가지고 놀던 종이 인형을 닮았어요.

그림 중간에 나오는 짧은 이야기들이 고양이와 소녀의 행복한 순간들을 전해주네요.

하얀 여백을 내가 원하는 색으로 칠하는 즐거움~

어떤 고양이로 변신할까요.

알록달록 예쁘게 꾸민 고양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기분이 좋아져요.

컬러링북이 주는 즐거움과 함께 나만의 그림책을 완성할 수 있어서 더욱 큰 기쁨을 주는 《LOVE RE: CAT 러브 리 캣》이네요.

나 자신을 위한 선물로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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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은 개뿔
신혜원.이은홍 지음 / 사계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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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은 개뿔>은 현실부부의 일상을 그린 만화입니다.

먼저 신혜원과 이은홍의 탄생일화로 시작됩니다. 응애응애~~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딸과 남자라는 이유로 할머니의 든든한 보호를 받으며 자란 아들이 만났습니다.

당연히 행복하고 멋진 결혼 생활을 기대했지만 "평등은 개뿔"이 된 이야기.

결혼 초기에는 둘 다 프리랜서라서 사무실 없이 집에서 24시간을 함께 일하며 생활하는 것이 좋기만 했는데,

점점 사소한 것들로 싸우면서 서로의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일과 가사노동...

부부는 대화를 통해 남자와 여자, 아내와 남편에 대한 고정관념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합니다.

똑같이 일하고, 집안일을 함께 나눠서 하는데,,,

그런데 왜 칭찬은 남편만 받는 걸까요.

이 부분은 공감 200% !!!

대부분 부부 간의 갈등은 개인적인 문제이지만 평등한 관계를 위해 싸운다면 그건 둘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의 생활 깊숙히 뿌리 박힌 여성에 대한 편견들은 여전히 많다는 사실.

"여자가 말이야~~~" 라는 말들, 제발 말부터 조심합시다!

어디 그뿐인가,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살아야만 정상적인 가족이라니...

어떻게 가족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눌 수 있나요?

이런 고정관념이 개인의 인권과 행복할 권리를 침해한다는 사실.

때론 이 사회의 온갖 편견들이 폭력으로 다가옵니다.


두 사람은 현재 월악산 아래 작은 시골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밭일 하는 아내와 집안일 하는 남편.

그렇게 집 안에서는 성에 따른 역할 분담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으로 자기 역할을 정해 나간 부부는 드디어 가정의 평화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집 밖에서는 불평등에 맞서 싸우는 중입니다.

마지막 작가의 말을 보니 초고가 완성되었을 때, 남편은 아내가 너무 세 보이는 것 같아 걱정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아내 왈,

"그냥 화를 내는 게 아니고 당하니까 화를 내는 건데? 만약 이 책에서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바뀌었다면?

더 많이 화내고 문제 제기하는 사람이 남자였어도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할까? 남자가 너무 세 보인다고?"  (206p)라고 했답니다.

역시나 아내의 말에 공감합니다. 화를 내야 할 상황에서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그 사람의 성격 탓이 아닙니다.

성평등을 위해서라면 여자들은 더욱 세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들 부부의 이야기가 특별한 게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 그 자체였던 부부 이야기였습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서 불평등한 것들은 개뿔로 만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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