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1
장호 지음 / 해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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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 전진하고 있고,

그 무엇도 그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하리라."

           - 에밀 졸라


소설은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바로 느낌이 옵니다. 멈출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소설이 주는 짜릿함.

스타 변호사 이태경.

그가 맡은 의뢰인은 톱스타 장준일.

6개월 전 21세의 대학생 유선희를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고발당했습니다.

근래 유명 연예인의 성추행, 성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유사한 내용이 등장하니 관심이 쏠릴 수밖에.

그러나 이태경은 시작부터 완전히 기대를 저버리는 인물이었으니...


"이 바닥의 생리를 가장 잘 아는 그놈. 가장 지저분한 싸움을 즐길 줄 아는 바로 그놈.

지 스스로가 카메라 마사지를 좋아하고, 대중의 관심을 타고 분위기를 몰아갈 수 있는 바로 그놈."

"그놈이라면?"

"이태경 변호사한테 연락해."     (15p)


다행히 <저스티스>, 정의의 여신이 들고 있는 저울처럼 균형을 이룰 만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 제5 검사실의 서준미 검사.

일명 시한폭탄 검사라고 불리는 그녀는 범죄자들 입장에서 보면 핵폭탄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인천지검과 동부지검 특수부 시절부터 비자금 조성, 배임, 횡령, 뇌물 수수, 조세 포탈 관련한 곳들을 박살 내버렸습니다.

지금은 특수부가 아닌 형사부 근무로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한 지 3개월째입니다.

우연히 맞은편 법정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고, 마치 홀린 듯 그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가  이태경의 쇼 타임을 목격합니다.

서준미와 이태경의 관계는 연수원 시절 풋풋했던 연인에서 결별 후 각자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저스티스"

가까이 혹은 멀리.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길.

각자 선택한 길을 가는 두 사람은 그렇게 점점 멀어집니다.


서준미 검사에게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장 형사가 찾아옵니다.

스물셋, 무명의 여배우 장영미의 실종 사건.

장 형사가 제대로 수사해 보려고 했으나 위에서 엄청 압력이 들어오는 게 이상한 낌새가 느껴져 서준미 검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입니다.

뜬금없는 장영미 사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자, 서준미는 검찰 형사부 소속 베테랑 수사관 국진태 계장에게 사건 파일을 보여줍니다.

그러자 국진태는 이 사건이 일생일대의 사건일지도 모른다고 느낍니다.

세상을 바로잡고 정의를 세우는 진짜 수사.


"검사님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이 사건?"

"저는 이제 막 깨달았어요. 이 사건에서 제가 뭘 놓치고 있었는지."

"뭐죠?"

"인간의 욕망. 그걸 끼워놓고 나니까 아귀가 딱 맞아 들어가고, 직감이 발동하네요.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이 아름다운 여자의 행방이."

"감당할 자신 있으십니까?"

준미가 웃는다.

"뭘 감당해야 하죠?"
"상부의 압력, 출세 실패, 승진 누락 ...... 뭐 이런 거?"

준미가 피식 웃는다.

"그런 거라면 언제든 감당하죠."

서로의 눈을 본다. 서로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

같이. 가볼까요? 끝까지.

어쩌면 바로 지금 진태 앞에 그토록 바라왔던 순간이 온 건지도 모른다.   (88p)


이쯤 되면 위험을 감지하면서도 멈출 수 없습니다. 강렬한 끌림!

<저스티스> 1권을 읽으면서 심장이 쫄깃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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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공포증
배수영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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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공포,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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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대왕
김설아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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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아 작가님의 단편소설집이에요.

소설을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강렬한 색채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인상파 화가의 그림을 보는 것 같아요.

독특한 상상들이 선명하게 그림으로 그려진 것 같은 이야기.

그런데 시각적인 강렬함과는 달리 느낌은 매우 차분하게 가라앉네요.

뭐랄까, 슬프고 우울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딱 하나의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위로(慰勞)

무엇에 대한, 누구를 위한 위로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위로하고, 위로받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에요.


외계에서 온 병아리, 모든 것은 빛난다, 무지갯빛 비누 거품, 고양이 대왕, 우리 반 좀비, 이달의 친절 사원, 일곱 쟁반의 미스터리, 청년 방호식의 기름진 반생.

모두 여덟 편의 단편.

어떤 이야기냐고 묻지 마세요.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거든요.

그럼, 중요한 건 뭘까요.

당연히 본인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겠죠.

한밤의 꿈 같은 고양이 대왕과 호러물 우리 반 좀비가 인상적이었어요. 만약 우리가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현안이 있다면, 뻔한 인간의 모습 말고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고양이 대왕에서는 아버지가 고양이로 변했어요. 우리 반 좀비에서는 모범생 진구가 좀비로 변했죠. 기괴한 변화가 주는 충격만큼 그들은 몰랐던 거죠. 진짜가 무엇인지 그 누가 알겠어요. 어쩌면 여덟 편의 이야기는 그걸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알고 있다는 착각, 모른다는 자각.


"갱생?  치약 이름 같은 그 단어를 잘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국어사전으로 찾아보았더니

마음이나 생활 태도를 바로잡아 발전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라는 뜻이었습니다.

과거의 삶에서 벗어나서 제2의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이기도 하구요."   (105p)


"하! 나더러 방금 좀비라고 했냐? 그러는 너는 뭔데?

뭐 때문에 세상에 태어난 건 지 아냐?"

...

"봐라, 이게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다.

뭘 하건 모든 것은 죽고 사라지고 멸망하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죽기 위해서지. 그것 말고 이 세계는 아무 의미도 없고 목적도 없다.

그러니까 부디 네 멋대로 살라고."

"다, 닥쳐!"

"듣기 싫어도 그건 변함없는 사실이지."    (1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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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주문
니시 카나코 지음, 이영미 옮김 / 해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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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카다브라~~ Abracadabra ~~ 수리수리 마수리~~

혹시나 이런 마법의 주문을 떠올렸다면 실망할 수도 있어요.

설마, 진짜 실망한 건 아니겠죠?

음, 솔직히 말하자면 『마법의 주문』이라는 제목 때문에 살짝 판타지를 기대했어요.

그러나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정신을 차렸어요.

세상에 마법 지팡이를 휘두르며 주문을 외운다고 해결 될 일은 없잖아요.

고통과 좌절, 절망에 빠져있을 때 우리를 구해주는 건...  뭘까요?


나오키상 수상작인 『사라바』, 사랑과 '나'에 관해 묘사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 i 아이』등으로 알려진

니시 가나코는 장편을 좋아했고, 머리속은 온통 그 생각으로 가득했다고 한다.

그런 그녀의 진정한 바람은 나이를 먹어서도 힘 있는 작품을 계속 집필하는,

호흡이 긴 작가로 남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필력 쌓는 방법을 고민하던 어느날, 평소 존경하던 가쿠다 미쓰요 작가에게

"30대에는 단편 1,000편을 썼다"는 말을 듣고,

일단은 단편을 많이 쓰기로 결심한다. 그 첫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   ㅣ 옮긴이의 말 ㅣ 중에서     (258p)


삶은 고행이라지요.

누구나 마음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요.

그 짐 안에 무엇이 담겨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가끔 무게에 짓눌려 주저앉을 때가 있어요.

니시 가나코 작가는 평생 힘 있는 작품을 쓰기 위해 고민했고, 선배 작가로부터 답을 찾았어요.

그러니까 『마법의 주문』은 작가 자신을 위한 마법의 주문이에요. 주저앉은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힘.

물론 다른 누군가에게도 그 마법이 발휘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이 책 속에는 여덟 편의 단편이 들어 있어요.

여덟 명의 주인공이 들려주는 여덟 가지의 고민들.

중요한 건 그들이 자신만의 답을 찾았다는 거예요. 그 답을 마법의 주문이라고 불러도 좋아요.

다만 그 마법의 주문은 스스로 허락할 때만 그 힘을 발휘할 수 있어요.

진심으로 다가오는 깨달음, 그것이 내 마음을 움직여야 가능해요.

세상 모두에게 통하는 마법의 주문은 없어요. 오직 나한테만 해당되는 마법의 주문이 있을 뿐.

마치 한 사람의 삶에 꼭 들어맞는 열쇠처럼...

여덟 가지의 마법 주문은 다음과 같아요. 


<불사르다>  "나는, 잘못이 없다."   (34p) 

<딸기>  "딸기 보러 갈래?"   (63p)

<손녀역할>  "역할이라고 여기면, 뭐든 할 수 있어요."  (91p)

<누님>  "당신이 있어줘서 정말 즐겁습니다."   (129p)

<오로라>  "오로라는 돌아오지 않아."

               "오로라는 늘 다시 태어나. 돌아오는 게 아니야."

                "돌아오는 건 당신이야."     (154p)

<임신>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면 반대로 강해질 수 있어요."    (187p)

<두브로브니크>  "오메데토."

                        "축하해요."  (218p)

<주문>   "네가 결정하면 돼."   (2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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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이 의사
포프 브록 지음, 조은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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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이 모든 일이 실화였다고요?

<돌팔이 의사>는 20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실존 인물 '존 R. 브링클리'의 충격 실화를 다루고 있어요.

프롤로그부터 충격적인 수술 장면이 등장해요.

1930년 9월 15일 캔자스 밀퍼드에는 캔자스 의료위원회 회장 J.F. 해식 박사를 비롯해 20명 이상의 의사와 기자들이 모였어요.

그건 바로 브링클리 박사의 수술 시연회가 있기 때문이에요.

수술대 위의 남자는 55세 집배원 X 씨.

브링클리 박사의 지시로 브링클리 부인이 환자의 허리 아래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했어요.

그때 한 잡역부가 염소를 끌고 왔어요. 잠시 후 스테인리스 쟁반 위에는 염소의 고환이 올려져 있었어요.

브링클리 박사가 환자의 음낭 두 군데를 동일하게 절개하더니 막 적출한 염소 고환을 그 절개 부위에 이식하고 봉합했어요.

10분으로 예정되었던 수술은 45분이 지나서야 마지막 봉합을 끝냈어요. 간호사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서던 X 씨는 휘정거렸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고 수술실을 나갔어요.

48시간 후, 캔자스 의료위원회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브링클리 박사의 의사면허를 취소했어요.

캔자스 대법원은 항소를 기각하며 판결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어요.

도덕 관념 없이 경험에 기대어 의료행위를 하였고,

사기꾼의 도덕 기준에 따라 행동해온 데다, 잘 계획한 사기를 면허로 완성하여 ...

하찮은 속임수 수준을 넘어섰다.     (16p)


《캔자스시티 스타》는 사기꾼의 말로를 이렇게 기렸어요.

밀퍼드 최고의 돌팔이 의사는 끝났다.    (16p)

그러나 그들의 확신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어요.


어느 시대에나 의료 사기는 있었지만, 특히 미국은 돌팔이 의사가 넘쳐났다고 하네요.

저자는 그 이유를 미국인들의 비뚤어진 심리 때문이라고 이야기해요.

칼 융의 명제인 '죽음에 대한 공포와 기적에 대한 갈망'이 의료 사기를 번창하게 만들었다고.

브링클리는 수많은 돌팔이 의사 중에서 독보적인 존재였어요.

염소 고환 이식수술은 브링클리 이전에도 있었지만, 브링클리는 요즘 시대로 치면 과대광고, 허위광고로 대중을 현혹시켰어요. 거의 사이비종교 수준으로.


"고환에서 새로운 삶을 찾다"

이곳에서 브링클리 박사에게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호전을 보이고 있다.

수많은 불치병 환자들이 치유되었고,

1,200 건의 수술이 모두 성공적이었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1922년 4월 9일     (96p)


그러나 엄청난 사기극을 뒤쫓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모리스 피시바인!

헝가리 출신으로 시카고의 유능한 외과 과장이자 선임 교수 맥스 토렉 박사의 애제자였다고 하네요. '~였다'는 과거형인 이유는 그가 의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미국 의학협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JAMA》편집장에게 속기 실력을 인정받아 조수 자리를 제안받았고  이후 오랫동안 독특한 경력을 쌓으면서 결국에는 브링클리의 사기를 밝혀내는 장본인이 되었거든요.

미국 의학협회(AMA)는 돌팔이 의사를 잡아내기 위해서 사기 관리팀의 팀장으로 아서 J. 크램프를 기용했고, 브링클리를 시카고에서 쫓아내는데 성공했어요. 그러나 거기에서 끝난 게 아니었어요. 모두가 브링클리를 잊었을 때 오직 한 사람, 모리스 피시바인은 2년 전 시카고에서 열린 염소 고환 이식수술 시연회의 브링클리를 뚜렷이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끝까지 해낸 거예요. 존 브링클리를 업계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일.


"브링클리와 다른 돌팔이들이 광고하는 인공 회춘술 같은 것은 없습니다.

... 나이든 남성들이 지갑을 여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이고 ...... 자연을 이기려는 것입니다."    (173P)


이 책은 돌팔이 의사 존 로물루스 브링클리의 행적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를 뒤쫓는 피시바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브링클리의 수술로 총 4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해요.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는 멀쩡했던 사람들이 염소 고환 이식수술의 실패와 여러 원인으로 사망했어요.

1930년의 법체계는 브링클리를 살인자로 보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브링클리는 자신의 정당함을 주장하려고 캔자스 의료위원회를 밀퍼드로 초대해서 수술 참관을 하도록 했으나 결과는 의사면허가 박탈되었어요. 단지 면허 박탈로 그쳤기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린 거라고 생각해요. 좀더 강력한 처벌을 했더라면 의료 사기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거예요. 또한 브링클리가 정치로 눈을 돌리는 일도 없었겠죠. 의료 사기꾼이 정치인이 되려고 했다니, 절묘한 해결책인 것 같아요.

자, 그렇다면 돌팔이 의사는 사라졌을까요?

브링클리는 1942년 5월 26일 세상을 떠났어요.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어요. 여전히 돌팔이 의사는 사라지지 않았다는 걸. 불멸의 젊음을 꿈꾸는 인간들이 존재하는 한.


■ 씨네21 취재팀

맷 데이먼, 20세기 실존 돌팔이 의사를 연기한다.

발기부전 환자를 상대로 희대의 사기 치료를 감행했던

실존 인물, 의사 존 R. 브링클리의 일대기가 영화화 된다.

현재 각색 작업 중이며 감독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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