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 이방인 안겔라의 낯선 듯 다정하게 살기
김지혜 지음 / 파람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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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인가요.

이름, 나이, 성별, 주소, 직업 ......

내가 당신이라는 사람을 알기 위해서 필요한 건 당신 그 자체이지, 당신의 조건들이 아니에요.


이 책은 어떤 책인가요.

궁금하다면 책을 펼쳐 보면 알 수 있어요.

누가 쓴 책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읽는 건 책의 내용이지, 저자의 이력이 아니니까.


<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 는 현재 독일에 살고 있는 김지혜 님의 에세이 책이에요.

김지혜, 독일 이름은 안겔라로 불린대요.

사회학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발도르프 학교에서 반주자로 일하면서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들고 있어요.

이 책 부록으로 김지혜님이 작곡한 피아노 연주곡 CD가 들어 있어요.

책을 읽으면서 피아노 연주곡을 들으니 참 좋았어요.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랄까.

피아노 선율이 여유로운 한낮의 풍경처럼 스르르 마음으로 전해졌어요.

이래서 음악은 좋은 것 같아요. 들을 수 있는 귀와 열린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으니까요.

사실 누가 작곡했고, 연주했는지는 그다음 문제인 것 같아요.


김지혜님의 첫 음반이 한국에서 나왔을 때, 기획사에서 프로필을 써 달라고 하여 간단히 적어 보냈다고 해요.

그런데 회사에서 무척 난감해 하더래요.

'어디 대학을 졸업하고, 어디에서 공부를 한(보통 유학파) 어쩌구저쩌구~~ 수상경력과 공연한 경력 등등'과 같이 내세울 만한 것이 하나 없어서.

평범한 아줌마라서.

빈약한 경력을 대신하여 자신의 마음을 글로 적었대요. 저는 그 어떤 화려한 프로필보다 그 글이 참 좋았어요.


음원 발매에 부쳐.

... 이 곡들은 제 아이와 아이의 친구들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세상의 다른 아이들에게도 들려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와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제 아이와 친구들이 즐거워했듯, 제가 아직 만나지 못한 다른 아이들도 이 음악을 들으며 잠시나마 즐겁고 행복했으며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음 가득히 바라봅니다.

아이들이 웃고 떠들고 뛰어다니며 바닥을 구르는 이 모든 '결정적인 순간'이 어른들의 가슴에 가닿기를요.   (26-27p)


남편의 유학으로 생후 15개월 아들과 함께 독일로 간 김지혜님.

지금 아들 다니엘은 초등학생이 되었어요.

독일에 살면서 좋은 친구들도 사귀었지만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해요.

아무리 살기 좋은 독일이라도 천국은 아니라는 걸 똑똑히 알려주는 나쁜 사람들인 거죠.

그래도 10년 넘게 독일에 살면서 확실히 느낀 건 이곳에서는 최소한 돈이 없다고 다른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무시당하거나 목숨을 위협받는 일 같은 건 없다는 거예요. 그런 게 야만이라는 것 정도는 사람들이 아는 거죠. 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없는 아이들이 같이 지내는 유치원과 학교가 당연하고, 싱글맘이든 워킹맘이든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대요.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모든 직업은 다 소중하며, 같은 직장에 있는 사람들은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존중한다고 교과서에만 적혀 있는 게 아니라, 독일 아이들은 교실 밖에서도 어른들을 보며 배운다고 해요. 일한 만큼 제대로 돈을 받고, 최소한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사회.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으로만 가능한 모습이라서 부럽고 놀라웠어요. 예전 같으면 바로 이민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거예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했어요.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나만 떠난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어요. 결국 사람이 바뀌어야만 사회가 바뀐다는 사실.

그런 의미에서 김지혜님은 저 멀리 독일에서 한국을 생각하며 이 글을 쓴 것 같아요. 사랑하는 한국이 더 좋은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그 마음이 오롯이 담긴 이 책을 통해 많이 느끼고 배웠어요.

우리 모두는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로 마땅히 존중받고 행복하게 살아야 돼요. 함께, 다같이~



"아트라베시아모 Attravesiamo !"


이탈리아어로 "같이 건너보자"는 말이다.

독일 사회에서 흘러나오는 온갖 이슈들을 지켜볼 때마다 매번 이 말이 생각난다.

누군가의 머리를 짓밟지 않고 손을 잡고 함께 강을 건너는 사람들,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벙르 아는 사람들.

인간 세상에서 천국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해도 최소한 지옥을 면하는 길은 가능해 보인다. 그저 서로 손을 잡는 것만으로 말이다.  (167p)


우분투 Ubuntu.

한때 소셜 미디어에서 유행처럼 번지던 말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건국이념이기도 한 이 말은 아프리카 반투족의 인사말로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 , '당신이 있어 제가 있습니다'라는 뜻이다.

미국의 한 사회학자가 아프리카 부족을 연구하던 중 한 부족 아이들을 모아놓고 게임을 제안했다고 한다.

과일이 가득 담긴 바구니를 놓고 먼저 바구니까지 뛰어난 아이에게 그 과일을 다 주겠다고 한 것이다.

그의 예상을 뒤집고 아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이 모두 손을 잡은 채 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누가 먼저 도착하고 어는 누가 뒤처지는 일 없이 다 같이 같은 시간에 당도했다.

1등으로 도착한 사람에게 모든 과일을 다 주려고 했는데, 왜 다같이 손을 잡고 달렸냐는 그의 질문에 아이들은 이 유명한 말로 대답을 한다.

"우분투." 그리고 한 아이가 거기에 덧붙여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머지 다른 아이들이 다 슬픈데 어떻게 나만 기분 좋을 수가 있는 거죠?"  (1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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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20-03-11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의 국민성으로는 멀고도 먼 아득하고도 까마득한 먼 훗날... 이런 상태로는 꿈도 못 꾸고요... 매력 없는 한국 국민성.. ㅎㅎㅎㅎ
 
지도로 읽는다 한눈에 꿰뚫는 세계지도 상식도감 지도로 읽는다
롬 인터내셔널 지음, 정미영 옮김 / 이다미디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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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도를 펼치니 놀라운 세계가 보입니다.

이 책은 지도를 통해 다양한 상식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요즘은 네비게이션을 주로 이용하다보니 지도의 매력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적어졌습니다.

바로 그 지도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책.


'동양'과 '서양'의 구분은 언제 시작되었을까요?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동양과 서양, 그 경계는 어디일까요.

원래 동양, 서양이라는 말은 현재의 동남아시아를 구분하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13세기 중국 남부를 지배하던 남송과 수마트라섬의 스리위자야제국은 활발한 교역 관계를 맺었는데, 이때 중국은 수마트라섬 일대를 남해라고 불렀고, 그보다 동쪽 해역을 동남제국, 서쪽을 서남제국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다 명나라 후기에 광저우에서 보르네오섬을 잇는 선을 중심으로, 그 동쪽을 동양, 서쪽을 서양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 후 유럽 사람들이 왕래하면서 유럽 지역은 멀리 떨어진 서양이라는 의미로 대서양, 인도와 페르시아만 연안은 가까운 서양이라는 뜻으로 소서양이라고 칭하게 됐습니다. 나중에 새롭게 발견된 미국은 더 멀리 떨어진 서양이라고 해서 외대서양이라고 불렀는데, 19세기 말에 대서양과 외대서양이 하나가 되어 '서양 = 구미', '동양 = 동아시아'가 되었습니다.


'영국'이라는 나라 이름은 없다?

국제적으로 '영국'이라는 이름으로 통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영국의 정식 명칭은 '그레이트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 (The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입니다.

원래 다른 나라였던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가 합병되어 4개국으로 이루어진 연합국가, 즉 지금의 영국이 된 것입니다.

영국 사람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연합왕국 United Kingdom' 또는 간단하게 줄여 'UK'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각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이 영국의 국민이라는 자각이 별로 없습니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을 위한 예선에도 영국의 이름으로 하나의 국가대표팀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4개 지역의 축구팀이 별도로 출전합니다. 영국이 축구 종주국이라는 이유로 FIFA에서 주는 특혜입니다.


아프리카에는 이름이 똑같은 나라가 다섯 개 있다!

발음과 철자는 다르지만 모두 '검다'라는 어원에서 유래된 나라 이름이 있습니다.

소말리아는 아프리카 대륙 동쪽 끝에 위치하며 고대부터 아랍 상인들이 갈색 피부인 자신들보다 더 짙은 피부색의 현지 민족을 가리켜 '소마리'라고 불렀습니다. 나일강 상류 지역에서 사용하였던 누비아어로 '검다'라는 뜻을 지닌 말입니다.

에티오피아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얼굴이 태양에 그을린 사람들'이라는 뜻의 '아이토스오프시아'입니다.

모리타니는 북아프리카 서쪽 끝에 위치하며, 과거 프랑스령이었고, 모리타니의 어원인 '모르'는 그리스어로 피부가 검은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수단은 아프리카 대륙 가운데 가장 면적이 넓고, 아홉 개 나라와 국경이 접해 있스빈다. 2011년 내전으로 남수단이 분리 독립했습니다. 수단은 아프리카어로 '검다'는 뜻입니다.

기니는 기니만에 떠 있는 화산섬을 중심으로 한 섬들과 대륙의 무비니 지방으로 이루어진 나라로, 베르베르어 '아구나우'가 여러 민족들 사이에서 다양하게 발음되면서 여러 변화를 거쳐 탄생한 말입니다.


'그린란드'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이유는?

최북단은 북극권에 포함되어 있고, 토지의 85%가 얼음에 덮여 있는 섬, 그린란드.

1933년 이래 덴마크에 속해 있습니다. 이 그린란드는 982년 '붉은 머리 에릭'이라고 불린 아이슬란드 사람이 발견했습니다. 그는 이 섬에서 새롭게 살아갈 사람들을 모집했는데 온통 얼음으로 뒤덮인 대지가 매력이 없으니 이름이라도 초목이 무성한 느낌으로 '그린란드'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그때 이주해 온 사람들은 주로 아일랜드를 경유해 온 바이킹들이었고 나중에 덴마크령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몰랐던 상식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세계지도를 보면서 여러 나라뿐 아니라 역사, 문화, 지리적인 지식을 설명해주니 더욱 머릿속에 쏙쏙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세계지도를 보면서 상식까지 쌓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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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모험 - 인간과 나무가 걸어온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정
맥스 애덤스 지음, 김희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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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무의 모험>은 영국의 고고학자이자 숲 전문가 맥스 애덤스가 쓴 책입니다.

이 책은 '나무'를 주제로 한 열두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요즘처럼 도시 생활을 주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무는 배경처럼 느껴집니다. 곁에 있지만 별로 의식하지 않는 무관심의 대상.

나무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면서 더 알고자 하는 호기심마저 사라진 듯한.

그렇다면 우리에게 나무란 무엇인가요.


저자는 인류가 오랜 세월을 거쳐 오면서 나무를 지혜의 근원으로 보아왔다고 이야기합니다.

나무와 숲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아낌없이 베풀었고 무지를 일깨우는 매우 특별한 탐구 대상이 되었습니다.

인간은 나무를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나무에 대해 알고, 나무라는 재료를 다룰 줄 알게 되면서 인류가 생존을 위해 갖춰야 할 거의 최초의 지식을 얻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숲의 자식들이라고 말합니다.

나무가 우리의 스승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는 그들의 제자라고.

그만큼 나무는 인간과 늘 공존해 오면서 인류 문화와 물리적 진화에 밀접하고 결정적인 영향을 준 지혜의 산실입니다.


이 책은 인간과 나무에 관한 오랜 역사를 차분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그 중 나무에 관한 부분만 살펴볼까요.

꽃을 피우는 식물은 1억 5000만 년 전에 도래했고, 이 가계도에서 현재까지 살아남은 가장 오래된 생존자는 목련나무입니다. 최초로 꽃이 피는 식물이 출현한 이래 5000만 년 동안 속씨식물은 엄청나게 세력을 확장했고, 참나무와 같은 현대적인 활엽수가 다양성과 세력범위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나무 세계를 압도적으로 장악했다고 합니다. 진화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세력들은 너도밤나무, 물푸레나무, 자작나무, 개암나무 등이라고 합니다. 6만 5000종에 이르는 나무들은 새로운 도전과 경쟁에 적응하며 다양성의 미로를 탐험하는 중이랍니다.

은행나무 종은 2억 7000만 년 정도 된 살아 있는 화석입니다. 야생에서 자생하는 은행나무들은 2000년 넘게 살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1945년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때 은행나무는 폭발지에서 불과 1.6킬로미터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나무였다고 하니, 그 생명력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나무는 동물과 달리 자손번식을 위한 진화적 미래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동물은 짝짓기라는 선택이 가능하지만 나무는 완전히 자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수분을 하는 식물들은 유전학적 다양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먼저 꽃가루의 구조를 보면 엄청나게 다양합니다. 다른 종과의 이종교배 확률을 줄이기 위하여 아주 작고 매끈하며 건조한 둥근 입자의 꽃가루를 만들어냈습니다. 꽃가루는 너무 가벼워서 일단 분비되면 위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나무들은 수꽃을 낮은 가지에, 암꽃은 높은 가지에 피게 하고, 어떤 침엽수들은 엄청난 양의 꽃가루를 만들어냅니다. 나무의 이런 여러 가지 노력이 얼마나 성공적인지는 생물학적 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자가 들려준 나무 이야기 중에서 물푸레나무가 기억에 남습니다.

물푸레나무는 바이킹어로 '세상의 나무'라는 뜻의 '이그드라실(Ygdrassil)'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찰라 프락시니아라는 곰팡이균이 유럽을 휩쓸면서 덴마크에서 물푸레나무가 거의 전멸되었고 영국의 물푸레나무도 멸종 위기에 처했습니다. 한때 물푸레나무는 영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이었는데, 지금은 너무나 방치되어 있습니다. 물푸레나무의 꽃말은 겸손, 열심이라고 합니다. 잎이 늦게 달리는 편이고, 참나무나 너도밤나무처럼 햇빛을 과하게 탐하는 수종이 아니라서 다른 식물들도 물푸레나무의 그늘 아래에서 잘 자랄 수 있습니다. 나무의 특성들을 하나씩 알게 되니 그 나무에 대한 감정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우아하고 뛰어난 탄성을 지닌 물푸레나무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나무를 더 많이 심고, 기존의 숲들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나무가 아무리 참을성이 많다고 해도, 우리가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나무의 모험>을 통해 인간과 나무, 숲 사이의 오래된 동반자 관계를 이해하고 그 혜택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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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도둑입니다
비외른 잉발젠 지음, 손화수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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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아빠를 체포했어."

엄마가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아버지를요?"

"응, 네 아버지."

엄마는 단 한 번도 '네 아버지'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

내게 말할 때는 항상 '아빠'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아빠도 '엄마'라고 칭했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내게 '엄마  집에 있니?'라고 묻곤 했다.   (51p)


어느날 갑자기 아빠가 경찰에 체포되었고, 엄마도 그들과 함께 가버렸어요.

혼자 남겨진 레오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었어요. 아그네스라는 여자가 찾아 왔어요. 부모님에게 사정이 생겼을 때 가정을 방문해서 도와주는 사람이라면서.

하지만 자신은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레오에게 이 상황을 설명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거예요.

그런데 이웃집 남자가 자꾸만 찾아와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어요. 레오가 모른다고 답하니까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며 다그쳤어요.

다음 날, 학교에서는... 이미 소문이 났는지, 친한 친구마저도 레오를 피했어요. 그리고 몇몇 애들이 '경찰차'라는 말을 서로 암호처럼 주고받으면서 레오를 비웃었어요.


<우리 아빠는 도둑입니다>는 한 소년에게 일어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이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네 아버지'라는 말이 이전과는 다른 의미로 느껴질 거예요.

물건을 훔친 사람이 누구야?  네 아버지.

누가 체포됐니? 네 아버지.

소년의 아빠가 경찰에 체포되는 순간부터 '네 아버지'라는 말은 도둑과 같은 말이 되었어요. 소년도 도둑 취급을 받았어요. 소년의 아버지가 도둑이니까.

그다음에 벌어진 일들은 도미노 같아요. 하나의 불행이 탁! 신호를 보내자마자 연달아 이어지는 불행들.

주변의 차가운 시선, 손가락질이 점점 노골적인 따돌림으로 변해가면서 소년과 엄마는 완전히 고립되었어요. 특히 이웃집 남자는 치가 떨릴 정도로 비열하고 나빴어요.

학교 아이들도 잔인하기는 마찬가지였고요.

참으로 무서운 이야기였어요. 귀신이나 좀비보다 더 무서운 인간들 때문에.

무엇보다도 레오의 아빠는 왜 그랬을까요. 사랑하는 가족을 깜짝같이 속였다는 게, 너무 소름끼쳤어요. 믿었던 아빠의 배신이라니, 이건 주변의 냉대보다 더 큰 충격인 것 같아요. 거짓말, 사기, 도박, 도둑질, 횡령... 수많은 범죄들... 의심, 따돌림, 차별, 언어폭력...  죄의 무게를 잴 수 있다면 무엇이 가장 무거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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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 독보적 유튜버 박막례와 천재 PD 손녀 김유라의 말도 안 되게 뒤집힌 신나는 인생!
박막례.김유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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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어요.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와우, 진짜 신나는 인생이야!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라는 책 덕분에 처음 알게 됐어요.

우리집에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의 극성스런 팬들이 살고 있다는 걸.

이 책은 일흔한 살 박막례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와 함께 유튜버가 된 특별한 이유가 들어 있어요.


한 집안의 2남 4녀 중 막내딸이라서 이름이 '막례'가 되었대요.

나름 있는 집 자식이었으나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 문턱에도 못 가봤다는 설움.

남자 잘못 만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하여 50년을 더 죽어라 일만 했다는 고달픔.

어느덧 일흔을 넘겨 병원에 갔더니,

"박막례 씨, 치매 올 가능성이 높네요."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 불쌍함.

아이고, 서럽고 원통혀라~ 내 청춘을 돌리도~~~ 라며 한탄할 찰나,

손녀딸 김유라가 우리 불쌍한 할머니를 이대로 죽게 내버려둘 순 없다며 할머니와 둘이 호주 여행을 떠난 거예요.

음, 회사는 '할머니를 위한 효도여행'을 이유로 휴가를 내주지 않아서 과감히 사표를 냈다네요.

오~ 당찬 결단과 화끈한 행동력, 최고!!!


그리하여 손녀딸 김유라는 할머니와 떠난 호주 여행을 기리기리 추억으로 남기고자 동영상을 찍었고, 가족들과 공유하려고 페이스북에 올렸대요.

그런데 정작 주인공인 할머니가 영상을 보기가 힘들어서 주변 추천으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 것이 대~~~~박!

이때만 해도 손녀딸 김유라는 유튜브를 전혀 몰랐다는 사실.

처음 유튜브에 올린 영상의 구독자는 열여덟 명, 조회수는 30~40회 정도였대요. 가족과 지인들만의 추억 앨범 수준이랄까.

우연히 치과에 간다는 할머니의 치과 갈 때 하는 메이크업 영상을 올렸는데, 이것이 하루아침에 조회수 100만을 찍더니 난리가 난 거래요.

박막례 할머니는 자신과의 여행 때문에 백수가 된 손녀딸을 걱정하는 마음에 유튜버가 되자는 제안을 덥석 받아들였대요.


"할머니, 할머니랑 나랑 유튜버가 되는 거야."

"그게 뭔디?"

"이렇게 영상에 얼굴이 나오는 거야."

"지금처럼 너랑 나랑 놀면 되는 거야?"

"어! 근데 돈이 생기는 거야."

"돈을 누가 줘?"

"몰라. 누가 돈을 준대."     (103p)


ㅋㅋㅋ 유튜버가 뭔지 몰라도 인기 유튜버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

그러나 이 책을 읽고 확실히 알게 됐어요. 박막례 할머니는 진짜 매력쟁이~

이제부터 박막례 할머니는 막례쓰라고 부를 거예요.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막례쓰가 얼굴에 호스 달린 물안경을 끼고 난생처음 바닷속에 들어갔다가 아주 퐁당 빠져버린, 끔찍한 스노클링 사건이에요.

다행히 구조되어 물만 토해내고 큰일은 없었지만 막례쓰 입장에서 얼마나 공포스러운 경험이었겠어요.

그런데 하필이면 다음 일정이 헬멧다이빙이었던 것.

커다란 헬멧을 쓰고 물속에 들어가 바닷속을 보는 거래요. 물론 헬멧다이빙은 스노클링과 달리 안전한 체험이지만 이미 바다의 짠맛을 본 경우라면 바다는 정말 꼴도 보기 싫을 거예요. 유라는 아주 조심스럽게 같이 해보자고 했대요. 당연히 막례쓰는 안 들어간다고 거절했고요. 가이드가 여기는 안 무서우니까 자기 손 잡고 들어가시면 된다고 설득했대요. 자꾸만 막례쓰를 꼬신 거죠.

이때 막례쓰가 과감하게 도전했고, 결과는 대만족!  

"오메, 안 들어갔으면 진짜 후회할 뻔했시야?

그 가이드 아저씨 말이 맞았시야?

세상천지 그렇게 큰 물고기 처음 봤다!

진짜 숨 쉬기도 편하고, 사진 찍기도 편하고, 내 안방 같이 바닷속을 걸어다녔다.

세상에, 세상에! 이런 세상이 있구나.

이런 바다가 있고, 이런 물고기가 있고......

나는 진짜 바보였구나."   (90p)


막례쓰를 보면서 감동받았어요. 진정한 용기!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니라 그 두려움을 이겨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라잖아요.

딱 한 걸음 더 내딛는 용기 덕분에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막례쓰.

인기 유튜버 박막례, 코리아 그랜드마~  완전 빠져들 수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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