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이 알고 있다
모리 바지루 지음, 김진환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아주 기가 막힌 문구를 봤어요.

"모든 이야기의 연결고리를 아는 것은 오직 당신뿐!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 오직 당신만이 모든 진실을 꿰뚫게 된다!"

《당신만이 알고 있다》라는 책 표지에 적혀 있는, 이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했네요.

소설의 첫 장을 펼칠 때까지만 해도, 다섯 편의 이야기가 이토록 절묘하게 연결될 거라고는 짐작도 못했어요. 그도 그럴 것이 각각 단편처럼, "제1장 추리소설 「아오카게 탐정의 현금 출납장」", "제2장 청춘소설 「최고 반응!」", "제3장 SF소설 「FUTURE BASS」", "제4장 판타지소설 「라쿠아 브레즈노와 죽은 자의 기억」, "제5장 연애소설 「사랑과 질병」"으로 장르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음식을 만들 때도 모든 맛을 평정하는 강력한 재료가 있듯이, 모지 바지루 소설의 한 방은 SF적인 요소인 것 같아요. 세상에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놀라움과 동시에 다양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어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감정은, 울컥... 눈물이 핑 도는 감동이었네요. 살인 사건의 범인을 잡는 사립 탐정과 꿈을 향해 도전하는 청춘들과 사랑하는 연인들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다른 차원의 세계와 맞닿아 있어서 신기하고 놀라웠네요.

"이 세상에 대해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알 때까지는,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하든 아는 척일 뿐이야." (180p)

세상 모든 것을 죄다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건 아마도 신의 영역이겠지요. 소설은 '당신만이 알고 있다'라고 말했지만, 제가 알아낸 건 겨우 그들의 정체였을 뿐, 정확하게 마음까지 알 수는 없었네요. 다만 어떤 마음일지 짐작하고 느꼈다는 것, 그래서 사랑은 위대한 것 같아요.

이 소설은 일본의 신인 작가 모지 바지루의 데뷔작으로, 2023년 제30회 마츠모토 세이초상 수상작이라고 하네요. 음, 이 상이 뭔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마츠모토 세이초 사후 1년 뒤인 1993년 창설된 소설 공모 신인상이래요. 마츠모토 세이초는 본격 추리의 비현실성을 비판하며 미스터리에서 사건을 해결하고 트릭을 푸는 것만큼이나 사회적 배경과 동기를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을 등장시켜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소재로 작품을 완성했는데 그것이 사회파 미스터리의 시작이라고 하네요. 본격 미스터리만 향유했던 독자들에게 마츠모토 세이초의 작품들은 문화적 충격을 줬고,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주면서 사회파 미스터리 붐을 일으켰다고 하니 굉장한 작가인 것만은 틀림이 없네요. 어쩌면 이 소설을 읽은 건 우연이 아닐 수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리 얘기해도 - 5.18민주화운동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마영신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리 얘기해도》는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시리즈 중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책이에요.

제목이 의미심장한 것 같아요. 왜 아직까지 말도 안 되는 내용을 진실인양 떠드는 이들이 있는 걸까요.

이 책은 어른들이 아이들과 함께 읽어야 하는 역사만화예요.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교육적 의미를 넘어 우리 사회를 증오와 혐오의 언어들로 분열시키는 무리들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예방적 목적이 더 큰 것 같아요. 학교에서 다 배우는 한국사인데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나 싶었는데, 만화에 등장하는 남학생(2020년 서울의 모 고등학교 재학 중)과 학교 선생님을 보면서 조금 충격을 받았네요. 올바른 가치관과 역사인식은 저절로 생겨나는 게 아니라는 것, 그래서 부모로서, 어른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아요.

5·18 관련한 가짜 뉴스 중 가장 경악스러운 것이 '광수(광주에 내려온 북한특수군)'로 언급되는 북한군 개입설인데, 악성종양마냥 끊임없이 생산 유포되고 있어요. 만화에서 그 남학생이 우연히 광수 사진과 얘길 접하면서 친구들과 돌려 보다가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듣는 장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점점 비뚤어지는 남학생의 태도를 단순히 선생님이나 주변 친구들 탓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 남학생을 바로 잡아줄 수 있는 어른이 주변에 한 명도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만약 제대로 된 필터 없이 일베를 비롯한 극우 유튜버들이 퍼나르는 역사 왜곡과 폄훼 내용들을 받아들인다면... 이를 즐겨보던 윤 씨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어요. 최근 회자되는 말이 있어요.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미워하면 안 됩니다." 텍스트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언제 어디서 누구의 입에서 나왔느냐가 문제인데, 더 큰 문제는 뒤이어 발언했던 '광주사태'라는 단어예요. 이는 5·18이 발생했을 때 신군부가 독재정권에 저항한 시민들의 행위를 폭동으로 몰아가며 사용했던 용어라서 경악스러운 거예요.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공식 명칭은 노태우 정권 시절에 규정된 것이고, 올해는 5·18 민주화운동 45주기가 되었는데, 일흔다섯 살의 전직 총리가 명칭을 잘못 말한 것이 단순히 실수였겠어요. 지금도 여전히 왜곡되고 폄훼된 5·18의 진실, 그래서 《아무리 얘기해도》는 끝나지 않았어요. 5·18 민주화운동을 유혈진압한 학살자 수괴는 단 한 차례도 사과하지 않았고, 거짓 회고록까지 출간하며 뻔뻔하게 살다가 갔지만, 그 유골함은 자택에 있다고 하네요. 우리 사회는 왜 그를 단죄하지 못했나, 그는 왜 끝까지 사죄하지 않았나... 12·3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면서 다시금 그를 소환하게 됐네요. 이번에는 반드시 제대로 사법적 단죄가 이뤄져야 반복되는 비극을 끊어낼 수 있어요. 5·18 민주화운동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유튜브, 포털, SNS 가짜뉴스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방법은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두 눈을 부릅뜨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허튼 짓을 못할 테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 영어 표현 - 미국 사람처럼 술술 나오는
남궁의용 지음 / PUB.365(삼육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영어를 잘하느냐의 기준은 뭘까요.

원어민 발음이 먼저 떠오르지만 정작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건 표현력인 것 같아요. 얼만큼 잘 표현하느냐. 그래서 "미국 사람처럼 술술 나오는 인생 영어 표현"이라는 책 제목에 끌렸네요. 입에서 술술 나오려면 어떻게 학습해야 할까요.

그 비법에 대해 저자 남궁의용 님은 이렇게 답해주고 있어요. "짧게 말해야 될 때 짧게 말하면 여러분의 삶이 더욱더 편안해집니다." (4p)

와우, 짧게 말하기의 재발견이랄까요. 영어회화 책에서 좋은 대화의 핵심을 짚어낼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영어회화의 목표가 '나 이 정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표현도 할 줄 알아!'라는 식의 뽐내기가 아니라면, 기본은 상대방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수준일 거예요. 저자는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짧은 대화문을 소개하면서 상황별로 나누어 원어민처럼 간결하게 말하는 학습법을 제공하네요. 대화는 주고 받는 것인데 어느 한쪽이 너무 말이 많으면 대화 흐름이 막힌 것이라 좋지 않더라고요. 영어로 대화하는 것도 똑같은 거죠.

이 책에서는 영어 한 단어로 상황을 표현하는 법, 단어 두 개만으로 상황을 표현하는 법, 세 단어로 상황을 표현하는 법, 네 단어 이상으로 표현하는 법을 순차적으로 알려주고 있어요. 간단하면서도 대화의 상대방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들이라는 점에서 매우 효율적인 것 같아요. 대개 초보자들이 어휘력이 부족할 때 한 단어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뉘앙스를 정확히 알고 사용한다면 오히려 분위기를 잘 살리는 기술이 될 것 같아요. 요즘은 발화량이 넘쳐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반대로 간결한 답변과 적은 말수가 멋져보일 때가 있어요. 물론 영어회화 실력이 짧은 문장 표현만으로 향상되는 건 아니지만 짧아도 센스 있게 통하는 영어를 학습하는 데에는 최적의 교재인 것 같아요. 간단한 표현들이라서 어렵지 않게 연습하고, 익힐 수 있어서 영어 자신감까지 쑥쑥 커지는 느낌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개츠비 소담 클래식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유혜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롭게 다시 읽는 개츠비, 소설도 읽고 개츠비의 갓생 플래너로 갓생 챌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개츠비 소담 클래식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유혜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개츠비는 정말 위대할까요.

2025년 4월 10일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출간 100주년 기념일이에요. 100년 전 출간된 소설의 주인공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건 특별한 일이에요. 우리에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가 익숙하지만 연극,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관객들의 마음을 홀리고 있네요.

도대체 개츠비는 어떤 인물이며, 과연 그에게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적절한 걸까요.

소담출판사에서 <위대한 개츠비> 출간 100주년 기념으로 새로운 번역본이 나왔어요. 다들 알다시피, 번역에 따라 원작의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미 읽었던 작품이라도 새롭게 느껴질 거예요. 물론 번역 때문인지, 아니면 제 개인적인 변화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전에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른 생각들이 튀어나오더라고요. 이제껏 무대 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은 개츠비였고, 이는 변함 없는 사실이지만, 문득 목 뒤에 까슬대는 태그를 발견하듯 닉 캐러웨이를 주목하게 됐네요. 소설은 1인칭 화자인 닉 캐러웨이가 아버지의 충고를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되네요.


지금보다 나이가 더 어리고 마음이 여렸던 시절,

아버지가 해 주신 말씀을 나는 두고두고 마음속에 되새겨 왔다.

"누군가의 흉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면,

언제든 네가 가진 장점을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갖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라."라고 하셨다. (9p)


소설의 배경은 재즈 시대 혹은 광란의 시대라고 불리던 1920년 뉴욕, 닉은 중서부의 삼대에 걸쳐 꽤 알려진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예일대를 졸업하고 월스트리트 채권 딜러로 일하는 스물아홉 청년이에요. 뉴욕시 인근의 큰 섬인 롱아일랜드 북쪽 해안에 작은 만을 사이에 두고 웨스트에그와 이스트에그라 불리는 지역이 마주 보고 있어서, 둘 다 달걀처럼 튀어나온 지형이라서 붙여진 이름인데 닉은 웨스트에그에 집을 구했어요. 옆집이 개츠비의 으리으리한 저택이라는 게 우연이었을까요. 닉은 이스트에그에 사는 부캐넌 부부의 집을 방문하는데, 남편 톰 부캐넌은 닉의 예일대학 동창이자 학창 시절 미식축구 스타였고, 아내 데이지는 닉과 육촌 관계예요. 딱히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애매한 사이인 거예요. 마치 작은 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개츠비 집과 부캐넌 부부의 집 같은... 실상은 꽤 먼 거리인데 깜깜한 밤에는 불빛 때문에 손을 뻗으면 닿을 듯 착각하게 만드는 거리라고 볼 수 있어요.


"개츠비는 그 초록 불빛을 믿었다.

해가 갈수록 우리 앞에서 멀어져 가는 미래, 극도의 흥분이 넘치는 미래가 있다고 믿었다.

그 당시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일이 되면 우리는 더 빨리 달릴 것이고, 더 멀리 뻗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화창한 아침에······ 그렇게 우리는 끊임없이 과거 속으로 떠내려가면서도,

파도를 거슬러 올라가는 보트의 노젓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291p)


서른 살이 된 닉, 그는 개츠비가 처음으로 데이지 집의 부두 끝에 반짝이던 그 초록 불빛을 보며 어떠했을지를 떠올리면서 그의 꿈이 지나간 자리를 바라보고 있어요. 개츠비의 편에서 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건 온전히 이해했기 때문이 아니라 양심 혹은 연민 때문인 거예요. 아버지의 말씀처럼 흉을 보고 싶지만 개츠비가 살아온 환경은 닉처럼 순탄하지 않았으니까, 그를 탓할 수 없는 거예요. 바보 같은 개츠비, 돈 많은 부자였으나 내면은 텅 빈 거지였다고, 무엇보다도 그는 억울한 죽음을 맞았으니 최소한의 예의로 애도하고 있는 거예요. 개츠비의 꿈은 애초에 이뤄질 수 없는 꿈이었어요. 개츠비가 사랑했던 데이지, 그녀를 차지하면 과거에 잃어버렸던 것들을 되찾을 거라고 믿었기에 어리석은 짓을 하고 만 거죠. 데이지는 지고지순한 사랑보다 부유한 재력을 원했고, 누구보다 세속적인 인간이라서 톰을 선택한 거예요. 아름다운 쓰레기와 돈 많은 쓰레기의 결합, 그 사이를 개츠비가 끼어든 거예요. 개츠비가 원했던 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과거의 결핍을 채우고 싶은 욕망과 집착인지도... 위대한 개츠비는 사라졌고, 거대하고 부조리한 실패의 산물인 개츠비의 집만 남았네요. 덧없이 흘러가는 황홀한 순간에 붙잡혀 모든 것을 잃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닉은 단순한 화자를 넘어 우리 내면의 목소리가 되어 묻고 있네요. 위대한 인생이란 뭘까요.

이번 책은 초판 한정으로, "한 달 챌린지를 위한 갓생 플래너"라는 특별 선물이 있어요. 한 달 챌린지의 목표를 정하고, 매일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타임박스를 작성하여 실천하는 과정을 기록하는 플래너 노트예요. 첫 장에 예시로 개츠비의 타임 플래너가 나와 있네요. "일주일에 유익한 책이나 잡지 한 권씩 읽을 것"과 "부모님께 더 잘해 드릴 것."은 공감하는 목표네요. 갓생챌린지, 색다른 한 달 도전기가 될 것 같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