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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열심입니다 - 취미가 취미인 취미 수집가의 집념의 취미생활
조기준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19년 10월
평점 :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아니, 그러라고 배웠습니다.
스스로 원했던 게 아니라 주변에서 다들 그래야 한다니까 따라갔던 것 같습니다.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걸까.
쓸데없는 일은, 하면 안 되는 걸까.
도대체 왜?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하고 싶은 걸 해보면 어떨까, 괜찮을까?
이런 생각들을 이토록 진지하게 할 일인가 ㅋㅋㅋ 인생을 즐기자는 건데...
<쓸데없이 열심입니다>는 나보다 한 걸음 앞서 가고 있는 조기준님의 에세이입니다.
저자의 말을 빌려 소개하자면, 취미가 취미인 취미수집가의 집념의 취미생활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역시나 저자는 작가 이외에도 에디터, 인디밴드 '체리립스' 리더 겸 베이시스트, 작사가, 작곡가, 칼럼니스트, 방송패널, 강연가, 인플루언서 등 하는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좌우명이 '나답게 신나게 살래요'라고 하니, 진짜 원하는 대로 살고 있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취미수집가라는 저자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살짝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어? 나도 하고 있는 거네.'라며 공통된 취미들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취미생활이 엄청 대단히 어려운 일인 줄 알았더니, 평소 자신이 재미있게 즐기는 그 일이었다니~~ 물론 이 책 속에는 나의 취미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취미들이 나온다는 점에서 매우 쓸모 있습니다.
좀 질린다 싶은 취미는 그만두고 새로운 취미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취미 분야의 동대문시장이 될 듯.
"골라 골라 마음대로 골라~~"
저자의 취미 분류도 재미있습니다. 동대문시장 쇼핑몰 지하부터 꼭대기 층까지 층마다 품목이 구분되듯이 ㅋㅋㅋ
◆ 일상의 쉼표가 되는 ... 재즈댄스, 마라톤, 연기, 멍 때리기
◆ 어쩌면 돈이 될지도 ... 글쓰기, 영어회화, SNS , 취미수집
◆ 어쨌든 '스웩'이 넘치는 ... 잡지 수집, 콘트라베이스, 탱고, 배드민턴, 트렌드 수집
◆ '힐링'이 필요하다면 ... 걷기, 쇼핑, 가야금, 발레, 동네 카페 탐방, 방 어지르기
◆ 딱히 돈이 안 드는 ... 필사, 유튜브 시청, 다이어리 꾸미기, 이모티콘 수집, 수다, 도서관 산책
◆ 포기하면 편한 ... 스니커즈 수집, 십자수, 요리, 일렉 기타, 홈트레이닝
각 취미들은 정신활동인지 육체활동인지를 구분하고, 별 ★ 다섯 개 기준으로 난이도, 가성비, 만족도를 표시해 놓았습니다. 당연히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관적인 평가이니 참고하면 됩니다. 취미를 배울 때는 최소 3개월은 진득하니 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원칙이 있으니, 호기심이 생긴다면 일단 도전해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이들어서 의욕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지루한 일만 하니까 사는 재미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고로 무엇이든 취미를 즐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쓸모 있는 일만 하지 말고 가끔은 쓸데없이 열심인 취미가 인생의 살맛을 준답니다. 주변 눈치 볼 것 없이, 오로지 나를 위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