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선물 - 수학을 하는 것과 인생을 사는 일의 공명에 관하여
모리타 마사오 지음, 박동섭 옮김 / 원더박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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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수학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게 수학이란 그리 만만한 친구가 아니라서, 선뜻 친하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수학과 친한 사람들, 더 나아가 수학을 진지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합니다.

참으로 궁금합니다. 

<수학의 선물>은 일본의 수학자 모리타 마사오가 5년간 계절마다 써 온 열아홉 편의 에세이를 한 권으로 묶어낸 책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수학만 이야기하는 책이 아닙니다. 일상 속에서 수학적 사색을 끌어내는 책입니다.

부제는 '수학을 하는 것과 인생을 사는 일의 공명에 관하여'입니다.

수학자에게 수학은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수학자가 바라보는 세계, 그 삶은 무엇으로 어떻게 채워져 있을까요.

그는 수학적 언어를 보편적인 언어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수학이 삶을 더 깊어지게 만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와 과거를 잇는 '이유'.

'지금'부터 미래를 이끄는 '추론'.

'이유'도 '추론'도 영어로는 리즌 reason 이다.

'지금'에만 있을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은 reason 의 힘으로

과거와 미래를 떠올리고 

'이성' reason 의 힘으로 타자의 마음을 헤아린다.


reason 이라는 말의 기원은  라틴어  라티오 ratio 라고 한다.

ratio 에는 '견주기' 比 라는 의미가 있다. 

단위에 견주어 상대적인 크기를 측정하는 것.

그것이 '견주기'라는 발상의 기본이다.

'미지'를 '기지' (알고 있는 것)에 견주어 파악하려고 하는 것이 ratio 다.


인간은 명백한 '지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에

'나'와 '현재'를 시작점으로 삼아 미지의 우주를 상대적으로 측정하려고 한다.

... 문제는 이 세상에 절대적인 '기지' 같은 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견주어서 측정하는 단위란 현재의 임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수학이라면 셈을 하는데 쓰이는 '1'과 증명의 바탕이 되는 '공리'가 추론과 계산의 시작점이고,

인생에서는 '나'와 '현재'가 세계를 시간과 공간의 펼쳐짐 속에서 파악하기 위한 시작점이다. 

... 있는 그대로의 우주에 살아야 할 '이유' 같은 건 어디를 찾아봐도 없다.

reason 은 창조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78-80p)


저자의 아들은 태어난 다음날, 응급수술을 받았습니다. 외부 일을 하고 있던 저자가 병원에서 온 전화를 받고 달려가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어제 막 태어난 아기가 수술을 받고 전신에 튜브를 낀 채 침대 위에 고통스럽게 힘없이 누워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별일 아닌 듯 아들과 공원에 갈 수 있는 것이 지금은 기적처럼 고맙다고.

왜 아니겠습니까.

소중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모든 사람에게 이미 주어져 있습니다. 다만 그걸 자각하는 일은 별개일 뿐.


"수학은 '선물'이다. 이것은 나의 실감이다.

... 그 수학에 나는 몇 번이나 구원을 받았다. 

인생이 던져 준 갈등과 중압감으로 나 자신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을 때도 

수학을 하는 시간만큼은 왠지 마음이 차분해졌다.

수학은 도움이 된다.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수학의 커다란 이상을 품은 사고에 마음이 구원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소중한 선물을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전해 주고 싶다."   (107p)


이 책을 읽고나니 반드시 수학이 아니어도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선물'을 찾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무너지는 나를 구원해주는 그것.

'나'와 '현재'를 시작점으로 해서 각자 삶의 이유를 창조해낼 것.

모리타 마사오의 <수학의 선물>이라는 책은 똑같지만 똑같지 않은 선물을 우리에게 건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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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한 고양이
최은영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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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많아진 것 같아요.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사람들.

그래서 고양이를 썩 좋아하지 않으면서 내색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딱히 싫은 것도 아니라서.

유별나게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궁금했어요.

뭐가 좋은 거지?

제 인생에서 유일한 고양이는 어릴 때 마당에서 키웠던 고양이에요. 개와는 달리 애교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어서, 마당에 그냥 있나보다 했던 것 같아요.

귀여운 강아지는 함께 놀 수 있어서 좋았는데, 고양이는 밥 먹을 때만 다가왔다가 나른하게 앉아만 있어서 영 재미가 없었거든요.

서로 멀뚱멀뚱 쳐다봤던 기억뿐이에요. 

<공공연한 고양이>는 열 명의 작가들이 들려주는 고양이 시점 짧은 소설집이에요.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들...

저와 같이 고양이의 매력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궁금증 해결이 될 수도 있어요. 아니면 더더욱 궁금해질지도 몰라요.

최은영 작가님의 <임보 일기>는 임보, 임시보호를 하는 동안에 정이 든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예요. 애묘인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졌어요. 사랑에 빠지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결국은 이별하는 내용이 주인공만 달리 하면 애절한 로맨스네요.

조남주 작가님의 <테라스가 있는 집>은 고양이 쿠키를 키우는 지나 씨의 이야기예요. 세상에 설마 고양이 때문에... 그런데 실제로 지나 씨와 같은 고양이 집사가 있을 것 같아서, 그 마음을 존중하겠어요. 비록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정용준 작가님의 <세상의 모든 바다>는 겨울 아침에 태어난, 눈처럼 새하얀 순백의 아름다움을 가진 설이 씨의 이야기예요. 자신의 삶에 대해 한 치의 의심 없이 살 수 있다는 건 저 하늘에서 내리는 눈 같아요. 설이 씨는 행복해 보이는데, 왜 저는 씁쓸해지는 걸까요. 아무래도 세상 때가 탔나봐요.

이나경 작가님의 <너를 부른다>는 고양이 '그림자'를 통해 언니 유진을 그리워하는 동생 유선의 이야기예요. 언니는 다 계획이 있었던 거야?  만약 내가 동생 유선이었다고 해도 똑같았을 것 같아요. 믿고 싶어요, 그림자가 내 소원을 들어주기를.

강지영 작가님의 <덤덤한 식사>는 동물병원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 장수의 이야기예요. 다나는 지하주차장에 쓰러진 고양이를 동물병원에 데려갔어요. 수의사 윤이 고양이를 살렸어요. 그리고 동물병원에서 살게 해줬어요. 애완동물이나 반려동물이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장수는 공혈묘예요. 다른 고양이들에게 수혈해주는 고양이. 

고양이는 덤덤해야 오래 살 수 있다는데, 그 모든 걸 지켜보는 '나'는 덤덤하지 못해요. 저 역시 이 사연을 보고나니 덤덤할 수 없네요. 

박민정 작가님의 <질주>는 예술대 문창과 신입생이던 '나'의 이야기예요. 영화과 선배들의 요청으로 영화 <질주>에 출연하게 된 나는 전혀 상상도 못한 일을 겪게 돼요. 영화를 찍는 장소였던 학사촌아파트 703호에서 선배들과 스태프는 여기저기 쏘다니면 울어대는 고양이들을 보고 소리쳤어요. "이것 좀 어디 갖다 버려라, 사운드 계속 들어오잖아." (97p) 

우리나라 영화계의 현실이 어떠한지는 잘 모르지만 미투운동을 통해 드러난 남자 배우와 감독의 만행은 범죄였어요. 자신들은 몰랐다며 발뺌해도 엄연한 범죄.

김선영 작가님의 <식초 한 병>은 꽃나무를 잡고 자는 고양이 얌이에 관한 추억 이야기예요. 낮잠 자는 고양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김멜라 작가님의 <유메노유메>는 인간이 된 고양이 유메와 고양이 집사 미애 씨의 이야기예요. 고양이 집사라면 한 번쯤 상상해봤을 장면일 것 같아요. 고양이의 수명은 너무 짧은 것 같아요. 기왕 인간과 함께 살 거라면 더 오래 살아야지...

양원영 작가님의 <묘령이백>은 짧은 SF 소설이에요. 사랑하는 고양이를 떠나보낼 수 없는 인간이 만들어낸 집착과 욕망의 이야기. 그러나 고양이 집사들이 꿈꾸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묘령이백은 200년을 산 고양이예요.

 "귀엽지라도 않으면 억울하지도 않지, 귀엽지라도 않으면! 요망한 것, 이 요물." (169p) 

조예은 작가님의 <유니버설 캣샵의 비밀>은 우주 어딘가에 고양이들이 모여 사는 행성이 있다고 믿는 작가의 상상 세계를 만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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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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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드 시크릿』은  제 머릿속에 '리안 모리아티'라는 작가의 이름을 강렬하게 남긴 작품이에요.

바로 그 리안 모리아티의 신작!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Nine Perfect Strangers

역시 기대한 만큼 놀라운 작품이었어요.

평범한 설정 속에서 예기치 못한 반전을 주는 이야기.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이 소설에는 아홉 명의 타인들이 등장해요.

쉰두 살의 로맨스소설 작가 프랜시스 웰티.

젊은 챈들러 부부인 제시카와 벤.

마흔 살의 꽃미남 라스 리.

서른아홉 살의 여성 카멜 슈나이더.

쉰여섯 살의 남성 토니 호그번.

마르코니 가족으로 남편 나폴레옹과 아내 헤더는 동갑내기 마흔여덟 살 그리고 딸 조이는 스무 살.

낯선 아홉 명의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였어요. 바로 '평온의 집'.

평온의 집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고급 휴양지이며 신청자들은 열흘 동안 특별한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고 해요.

원장은 마리아 드미트리첸코, 사람들은 그녀를 마샤라고 불러요. 키는 180센티미터가 넘고, 지나치게 하얀 피부와 커다란 초록색 눈을 가졌어요.

평온의 집에 들어오면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없어요. 디지털 디톡스인 거죠. 개인적으로 가져온 간식이나 커피 등도 전부 압수품목이에요.

열흘 동안 평온의 집에서 제공하는 음식과 스무디만 먹을 수 있어요. 특이한 건 매일 아침 채혈을 한다는 거예요. 건강체크 목적으로.

과연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낯선 사람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바로 낯섦에 있었다.

그 사람을 알지 못한다는 데 있었다.

한 사람의 모든 걸 알아버린다면 그다음에 할 일은 이혼 준비일 수도 있다."  (91p)

   

겉만 봐서는 알 수 없어요. 그 사람이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자유로운 일상에서는 얼마든지 숨길 수 있었던 그 마음이 '평온의 집'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돼요.

첫 장면이 10년 전, 야오와 마샤가 구급대원과 환자로 만나는 장면이에요.

마샤는 자신의 사무실 밖으로 실려나오면서 심장이 완전히 멈춰버렸다고 적혀 있어요.

그로부터 십 년 뒤에 마샤는 평온의 집을 운영하는 원장이 되어 있어요.

뭔지 짐작이 되나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샘물처럼 퐁퐁 솟아나는 호기심들이 리안 모리아티의 소설을 읽게 되는 매력인 것 같아요.

그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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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학 개론 - 세상 진지한 방귀 교과서
스테판 게이츠 지음, 이지연 옮김 / 해나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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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누구나 한 번쯤 터지는 그것.

그건 바로 방귀.

아이들 그림책으로는 종종 봤지만 어른들을 위한 책으로는 처음 본 것 같아요.

<방귀학 개론>은 "세상 진지한 방귀 교과서"라고 하네요.

솔직히 방귀에 대한 궁금증은 다들 있을 거예요. 딱히 물어볼 데가 없었을 뿐.

"사연 없는 방귀는 없다"라는 저자의 말에 웃음이 빵 터졌어요.

저자 스테판 게이츠는 자칭 열렬한 방귀 애호가이자, 대외적으로는 음식과 과학을 주제로 글을 쓰는 작가라고 해요.

그러니까 이 책은 방귀와 냄새, 엉덩이에 관한 대중적인 과학서라는 거죠. 

어려운 과학도 '방귀'와 함께 뾰로롱~

주인공 방귀를 통해 화학, 생물학, 물리학까지 재미있게 접근해보는 시도라고 할 수 있어요.

다만 의학 서적이 아니므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같은 증상은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라는 주의사항이 있네요.

이 책은 방귀를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 유발, 더 나아가 과학을 사랑하게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쓰여졌다고 해요.

누구나 방귀를 뀌지만 방귀에 대해 아는 건 많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방귀는 대단한 주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방귀의 신세계, 즉 방귀 속에 담긴 과학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일단 방귀에 대한 기본 지식은 방귀의 양과 냄새는 먹는 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거예요.

방귀의 25퍼센트 정도는 그냥 삼켰던 공기가 몸을 통과해 밖으로 나오는 것이지만 나머지 75퍼센트는 다양한 소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

일단 '방귀'라고 하면 냄새를 떠올리는데, 실제 방귀의 성분 중 99퍼센트는 전혀 냄새가 없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나머지 1퍼센트 때문에 냄새가 생기는 거래요.

가장 독한 방귀들은 종종 식품 속 아미노산(단백질의 구성요소)을 분해한 결과로 만들어지며, 특히 콩과 치즈, 육류가 주범이에요.

또한 방귀를 가장 많이 만들어내는 식품 중 하나가 돼지감자라고 해요. 돼지감자를 먹고도 방귀를 뀌지 않을 수는 없다고 해요. 돼지감자에 들어 있는 이눌린은 크기가 크고 비교적 복잡한 탄수화물 분자라고 해요. 우리의 장내 효소로는 돼지감자를 분해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대장에 사는 세균들이 이눌린으로 포식하며 엄청난 양의 가스 부산물을 내놓게 된대요. 이산화탄소, 수소, 메탄 같은 것들이죠. 그러니 돼지감자를 먹고 속이 부글거리면서 배가 아프다면 그냥 먹지 말라고 하네요. 굳이 확인하고 싶다면 휴일에 돼지감자를 먹은 다음, 느긋하게 앉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구경할 수 있다네요. ㅋㅋㅋ

이 책에서 재미있는 건 방귀에 대한 편견을 깨뜨린다는 거예요.

"방귀는 나쁜 건가요?"라는 질문에 대답은 "대체로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방귀가 나쁜 건 다음 세 가지 경우예요. 소가 방귀를 뀔 때, 가스가 차서 배가 아플 때, 방귀 소리나 냄새 때문에 창피를 당할 때.

중요한 건 그 누구도 방귀를 뀌지 않고 살 수 없다는 거예요. 방귀를 참으면 병이 생길 수 있으니 적절히 배출하는 요령이 필요하겠죠. 혹시나 방귀를 많이 뀌거나 독한 방귀 냄새 때문에 고민이라면 식단 조절을 하거나 소화기내과 의사와 상담해보세요.

문득 방귀에 대해 나만의 정의를 내려봤어요. 방귀는 친밀함의 척도다!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방귀를 뀌면 엄청 창피하지만 편한 사람들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뀔 수 있어요. 어떤 때는 방귀 소리와 함께 웃음도 빵빵 터져요. 그 사람과 나의 관계는 '방귀 트기'를 했느냐의 여부로 결정지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서로 방귀 냄새는 맡아봤어야 친하다고 할 수 있겠죠. ㅋㅋㅋ

마지막으로 방귀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는 꽤 재미있어요. 세상의 위대한 방귀쟁이들과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방귀, 문학 속의 방귀, 방귀에 관한 속어 모음이 나와 있어요.

저자의 말처럼 "방귀는 완벽하게 자연스러우면서도 상대를 불쾌하고 만들고, 다양한 방식으로 모욕을 줄 수 있고, 무례하지만 추잡하지는 않고, 친근하지만 섹시하지 않고, 서로 어울리지 않는 개념들인 생물학과 자기혐오 사이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잖아요." (183p)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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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 사회 2 - 바스키아의 검은 고양이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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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영화와는 달리 세밀한 묘사가 필요합니다.

주인공이 겪고 있는 일들이 독자에게도 실감나게 전해져야 합니다.

모조 사회 1권을 읽으면서 혼돈의 세계를 마주했다면, 2권에서는 비로소 그 실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완전히 새롭고 놀라운 세계는 아니어도, 그 세계가 시사하는 바는 큰 것 같습니다.

저자의 상상력보다 통찰력에 감탄합니다.

결국 미래 사회는 우리가 인지하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미래 사회는 꿈꾸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만들어가는 것임을 느꼈습니다.


음, 바스키아의 검은 고양이 때문에 미국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장 미셸 바스키아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또 책표지의 재발견이었습니다.

북디자이너 공중정원 박진범님.

짧게 자른 검은 머리의 여자는 은수일까요...

어떤 이미지를 떠올린다고 해도 상관 없겠지만 책표지를 보면서 다음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를 현혹하는 아름다움 속엔 치명적인 독이 퍼져 있다고 랭이 말한 적이 있어요.

아름다움의 이면엔 항상 보이지 않는 위험이 존재한다고......"  (344p)


과연 지구인의 미래는 어떤 세계일까요.

<모조 사회>는 단순히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소설이 아닙니다.

인류를 향한 경고의 메시지?

글쎄요, 반은 맞지만 반은 물음표라고 생각합니다.

소설 속에서 의외의 인물이 핵심을 지적합니다.

랭은 수와 건과 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스스로를 의심하는 마음. 이게 바로 포인트예요.

모듈에서는 인간이 끊임없이 자기를 의심해야만 컨트롤러가 돌발적인 오류를 일으켜도

모두 인간의 부정확성으로 덮어씌울 수가 있거든요.

물론 사람 스스로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지만 실은 컨트롤러에서 일으킨 오류가 훨씬 많습니다.

그걸 사람에게 고스란히 뒤집어씌우죠.

인간은 생각보다 그렇게 많은 오류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선천적으로 굉장히 놀라운 자각 능력과 통찰력을 가지고 태어나거든요.

그런데 모듈에선 그 능력들을 모두 지워버리죠.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라는 건 그러니까 사실이 아니라

모듈에서 주입하는 하나의 프로파간다 같은 겁니다."  (294p)


랭이 말했듯이 저도 의심했습니다.

진실을 알고 불행해지느니, 차라리 모르는 게 낫다고.

스스로 진실을 원하는 게 아니라고 속일 뻔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진실은 드러나야 합니다. 그 진실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든 스스로 그 선택권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진실을 가린 채 가짜 행복에 속아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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