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루션 맨 - 시대를 초월한 원시인들의 진화 투쟁기
로이 루이스 지음, 호조 그림, 이승준 옮김 / 코쿤아우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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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배우면서 늘 궁금했어요.

박물관에 전시된 털복숭이, 구석기 시대 인간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요.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누구나 상상할 수는 있어요.

<에볼루션 맨>은 원시인 가족의 삶을 통해서 인류의 진화 과정을 그려낸 소설이에요.

세상에나~ 1960년에 영국에서 출간된 책이었네요. 놀랍고 신기해요. 저자 로이 루이스 덕분에 최초 인류의 신세계를 만날 수 있어요.

주인공 어니스트는 인류 최초로 불을 발견한 인간 에드워드의 둘째 아들이에요. 지금부터 우리는 어니스트의 시점에서 불의 발견이 인류의 진화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보게 될 거예요. 어니스트는 최초의 이야기꾼이자 훌륭한 역사 선생님 같아요. 구석기 시대에 뗀석기로 동물을 사냥하고 점점 불 사용이 능숙해지는 모습이 영화나 드라마 같아서 재미있어요. 특히 아버지 에드워드와 바냐 삼촌 간의 갈등을 보면서 왠지 인류는 티격태격 싸우면서 지능이 더 발달한 게 아닌가 싶어요. 어니스트뿐 아니라 다른 형제들도 저마다 독특한 개성으로 자신만의 관심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이 흥미로워요. 물론 억지스러운 부분들이 있지만 1960년의 상상이라는 걸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아버지 에드워드와 아들 어니스트가 인류의 조상이라면 그들의 생각이 지금의 우리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상상하는 거죠. 어찌보면 털이 많이 사라지고 척추가 똑바로 서는 등의 외적인 변화를 제외하면 인간의 심리적 특징은 크게 변하지 않았을 것 같긴 해요. '자아'라는 개념이 생기는 순간 인간의 사고 능력은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을 것 같아요. 사실 아버지 에드워드는 애초부터 똑똑한 지성인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그의 독재가 당연하게 느껴져요. 바냐 삼촌은 덜 진화된 인류의 대표격이라서 에드워드와의 대결에서는 패자일 수밖에 없어요. 아버지 에드워드에게는 첫째 아들 오스왈드, 둘째 아들 어니스트, 셋째 아들 윌버, 넷째 딸 엘시, 다섯째 아들 윌리엄 그리고 배다른 아들 알렉산더가 곁에 있으니 막강한 조직인 거죠. 어릴 때는 아버지 에드워드가 알려주는 대로 세상에 대해 배우면서 아들들은 더욱 똑똑해져요. 또한 더욱 힘이 세지면서 아버지 에드워드에게 도전장을 내밀 정도로 성장하게 되는 거죠. 


아버지가 말했다. 

"정말 그런 식으로 나오겠다는 거냐, 어니스트?"

"저는 제 생각대로 해나갈 겁니다!"

내가 말했다.

아버지는 잠시 나를 매섭게 쏘아보다가 애써 분노를 가라앉혔다.

그러고는 돌출된 눈썹 한쪽을 치켜들고 아버지 특유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면 네 뜻대로 해라."    (233-234p)


책 속에 나오는 인물관계도는 원작 내용이 아니라 우리나라 캐릭터 작가 호조의 작품이라고 해요. 아버지 에드워드와 그의 형 바냐 그리고 동생 이안의 모습은 확실히 털복숭이 원시인 같은데, 아들 어니스트와 형제들은 좀더 진화한 인간의 모습이에요. 어니스트는 주인공답게 가장 잘 생긴 미남이에요. 여기서 작가의 편파적인 애정을 엿볼 수 있어요.

암튼 멋진 그림 덕분에 원시인 가족의 삶이 생동감 있게 느껴졌어요. 

<에볼루션 맨>을 원작으로 한 프랑스 애니메이션 영화뿐 아니라 국내에서는 연극으로 상영되었다고 해요. 그만큼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작품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누구나 읽어보면 알게 될 거예요. <에볼루션 맨>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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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의 탄생 - 신의 선물인가 뇌의 습관인가
칼라 스타 지음, 장석훈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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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 You Learn to Be Lucky?


<운의 탄생>은 행운의 비밀을 뇌과학 관점에서 풀어낸 책입니다.

저자 칼라 스타에 관한 이력을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한때 세상에서 가장 불운했던 사람.

뉴욕대학교에서 심리학과 철학을 전공하며 열심히 살았지만

교통사로로 두개골이 골절됐고, 죽음의 문턱 앞에서 겨우 살아났으나,

치료비 등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했고,

다시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결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계 금융위기가 닥쳐 백수 생활을 하며 어머니 집에 얹혀사는 캥거루족이 되었고,

급기야 우울증에 시달렸으니...

이때 저자는 "나는 왜 불운한 걸까"라는 의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 연구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입니다.

스스로 가장 불운하다고 여겼던 사람이 지금은 행운 전문가로서 수많은 사람들을 코칭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삶과 죽음, 행운과 불행이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시련과 좌절을 경험합니다. 스스로 운이 좋다거나 나쁘다고 느끼는 건 주관적인 생각일 뿐.

결국 행운을 거머쥐는 사람은 막연히 행운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행운을 찾아나선 사람입니다.

바로 저자 칼라 스타처럼.

이 책은 위기에서 빠져나갈 문을 열고, 행운이 오는 타이밍을 잡아내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인생은 타이밍이다"라는 말에 매우 공감합니다. 무슨 일이든 결정적 순간이 존재합니다. 그때 필요한 건 현명한 선택입니다. 

<운의 탄생>의 원제는 "Can You Learn to Be Lucky?"으로, 대답은 당연히 "Yes!"입니다.

모두 10가지의 방법들을 통해 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조언하고 있습니다.

"운이 좋으려면 인생이 던지는 질문들에 '예스'라고 답해야 한다." (274p)

새삼 이 책을 읽으면서 행운의 개념을 바꿨습니다. 행운은 단순히 인생을 뒤바꿀 정도로 좋은 깜짝선물이 아니라 삶의 본질적인 에너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만 왜 이런 일이...'라는 억울한 감정에서 벗어나, '이정도 장애물쯤이야...'라는 당당한 태도가 중요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신을 믿고, 어떤 장애물이라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여기는 습관입니다. 

저자는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살아 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행운인지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나는 살아 있기에, 그리고 삶이 좋기에 운이 좋은 사람이다'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

사실 책에서는 좀더 구체적인 기술들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꼬인 관계와 운을 풀어내는 놀라운 인간관계 기술이 나와 있습니다. 더 나아가 70억 친구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고 싶은 당신을 위한 조언도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행운아가 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 불행에서 탈출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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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와 슈퍼스타 내 이름은 엘라 4
티모 파르벨라 지음, 이영림 그림, 추미란 옮김 / 사계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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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수학이 싫어지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아마도 선생님이 수학 못 한다고 야단치실 때가 아닐까 싶어요. 수학 못 하는 것도 속상한데, 혼나면 정말이지 싫을 것 같아요.

초등학교 2학년이 배우는 구구단, 너무 어려워요. 어떻게 하죠?

<엘라와 슈퍼스타>는 핀란드 동화 '내 이름은 엘라' 시리즈 중 네 번째 이야기예요.

엘라는 학교 가는 것이 좋아요. 반 친구들 모두 착하고 선생님도 좋아요. 그런데 요즘 선생님이 그렇게 좋은 것 같지 않아요.

왜냐하면 선생님이 페카를 낙제시키려 하기 때문이에요. 페카는 우리 반에서 공부를 제일 못하거든요.

엘라와 친구들은 모두 페카를 걱정하고 있어요. 페카도 자기 부모님, 특히 엄마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걱정하고 있어요.

페카의 엄마는 우리 학교 교장 선생님이거든요.

"나 이제 어떻게 해?"

"우리처럼 구구단을 외우면 되잖아."

"하지만 난 구구단 같은 건 외우기 싫어. 슈퍼스타가 될 텐데 구구단은 외워서 뭐해?"

"슈퍼스타는 구구단 필요 없대?"

"선생님이 슈퍼스타한테 예를 들어 6 곱하기 5에 답해 보라고 하면 어떻게 해?"

"그래도 슈퍼스타는 대답 안 해도 돼. 왜냐하면 매니저가 다 하거든."

"누구?"

"매니저 말이야. 매니저라면 구구단 정도는 잘 알지."

"그럼 너 매니저 있어?"

"아니."

"그럼 넌 낙제야."

우리 모두는 페카가 참 안됐다고 생각했어요. 어쩌면 페카는 진짜 슈퍼스타가 될지도 모르지만 영원한 낙제생으로 살아야 할 테니까요.

단지 구구단 외우기가 싫어서 슈퍼스타가 되겠다는 페카는 진짜 슈퍼스타가 되기로 해요. 

어떻게 슈퍼스타가 되느냐고요?  그냥 슈퍼스타라고 말하면 돼요. 페카처럼.

그래서 페카는 슈퍼스타가 된 거고, 구구단을 잘 외우는 똑똑한 티모가 매니저가 되기로 했어요.

황당하지만 너무나 뻔뻔하게 자신이 슈퍼스타라고 말하는 페카, 아홉살 어린이를 누가 당해내겠어요. 더군다나 페카 곁에는 든든한 친구들이 있는데 말이죠.

사실 선생님은 페카 말고도 골치 아픈 문제가 있어요. 바로 집주인이 선생님의 개들을 시끄럽다며 쫓아내려고 해요.  두 마리의 개 이름은 '코요'와 '테'인데, 핀란드 북부에 있는 라피 지역에서 데려온 녀석들이에요. 라피 지역에서 온 다음 날부터 녀석들은 밤마다 미친듯이 울어 대고 있어요. 

엘라와 친구들은 두 가지 미션을 해결해야 돼요. 슈퍼스타 페카의 공연 성공과 선생님의 개 코요와 테 구하기 작전.

먼저 한나가 선생님에게 배 선물을 하자고 이야기해요. 2학년이 끝날 때 선물을 받으면 선생님은 온 가족과 함께 그토록 원하던 바다로 이사갈 수 있을 거라고. 그럼 새 선생님이 올 거고 그 선생님은 페카가 구구단을 몰라도 일단 3학년으로 올려 보낼 테니 낙제 걱정은 사라지는 거예요. 배 선물로 페카를 구할 수 있고 선생님도 행복질 수 있어요. 페카는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될 거고 선생님을 위해 항구에서 작별 콘서트를 열어 줄 거라고 말이죠. 친구들 모두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어요.

항구에 간 친구들은 수염 아저씨를 만났고 배를 사고 싶다고 말했어요. 수염 아저씨의 낡은 배는 *십만 유로(우리 돈으로 약 1억 3천만 원에 해당함.)라고 했어요. 당장 돈은 없지만 똑똑한 티모가 수염 아저씨에게 선생님에게 보여줬던 계약서를 주었어요. 페카가 학교에 가 주고, 티모가 페카 대신 구구단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선생님이 십만 유로를 지불하겠다고 쓰여 있는 계약서예요. 아이들은 수염 아저씨에게 선생님이 티모에게 십만 유로를 지불하면 그 돈으로 배를 사겠다고 약속했어요.

이를 어쩌죠? 선생님은 페카에게 돈을 줄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친구들은 배를 살 돈을 구하기 위해 은행에 가기로 했어요. 은행장 아저씨에게 다짜고짜 돈을 받으러 왔다고 말했어요. 우리는 춤을 추며 악기를 연주했어요. 페카는 당연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매니저가 있으니까. 우리의 첫 번째 공연이 끝나자 은행장 아저씨는 각자의 손에 돼지 저금통 하나씩을 들려 주었어요. 그 돼지 저금통에 1유로씩 넣어주면서 이제 우리가 그 은행의 고객이 되었다고 했어요. 

우와, 놀라워요. 설마 이 황당한 계획이 현실로 가능할까 싶었는데 말이죠. 물론 약간의 시련은 있었지만 엘라와 친구들에게 포기란 없어요.

슈퍼스타 페카의 공연과 선생님의 집 구하기 작전의 결말은 성공일까요, 아니면 실패일까요. 구구단 외우기와 슈퍼스타 되기 중에 무엇이 더 어려울까요.

살짝 공개하자면, 엘라와 친구들은 역시 '의리'가 있어요. 아홉 살의 멋진 인생 이야기, 기대해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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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클리어 - 불안을 실천으로 이끄는 기후 정의 행동 아르테 S 4
강양구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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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야 되는 세상이 되었어요.

미세먼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껏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은 중국 탓만 해온 터라 그런 줄로만 알았어요.

<미세먼지 클리어>는 희뿌연 미세먼지 너머에 있는 진짜 위기를 직시할 수 있는 책이에요.

이 책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미세먼지에 관한 오해를 과학적 근거로 바로잡고, 현실가능한 대책을 모색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다섯 명의 저자는 각각 미세먼지에 덮인 우리의 진짜 문제, 중국산 미세먼지의 진실, '교통·에너지·환경세'에 관한 모든 것, 미세먼지를 줄이는 전환의 시작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부록에는 '한눈에 보는 미세먼지 정책'과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미세먼지 대처법이 나와 있어요.

일단 미세먼지가 중국 탓이라는 근거로 제시되는 내용들은 대기과학 측면으로 봤을 때 틀렸다고 해요. 뉴스나 언론에서 근거로 제시된 이미지는 시뮬레이션을 시각화한 거예요. 특히 주목할 부분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든 기간(1995년~2012년)은 중국의 산업화 기간과 겹친다는 사실이에요. 중국이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 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했던 시기에 서울을 포함한 우리나는 미세먼지가 줄어들었으니, 결국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은 남 탓이 아니라 우리 탓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 셈이죠.

한국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이 필요해요. 지금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고, 미세먼지의 직간접 원인이 되는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자동차 수를 적절히 관리해야 돼요. 

마침 이 책을 읽을 당시 스마트폰으로 긴급재난문자를 받았어요.

◆ [환경부] 내일 06~21시 수도권, 부산, 대구, 충북, 충남, 세종, 강원영서지역 비상저감조치 시행.

필요시 보건용 마스크 착용 등 건강관리에 유의바랍니다.

▶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란?

서울 지역 내 고농도 미세먼지(PM-2.5)가 일정기간 지속될 경우, 시민건강을 위해 미세먼지를 단기간에 줄이고자 자동차, 공장, 공사장의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는 조치를 말해요. 미세먼지의 발생원인은 국외 요인과 국내 요인이 있는데, 비상저감조치는 국내 내부 발생요인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어요.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시행일 06시~21시) - 주말휴일 미실시 , 행정·공공기관 주차장 전면 폐쇄(시행일 06시~21시)- 주말휴일 미실시 , 공사장 공사기간 단축 등 관리강화,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가동율 하향조정 및 단축 권고, 비성저감조치 참여 승요차 마일리지 추가 지급. 

긴급재난문자 덕분에 현재 정부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찾아보고 알게 됐어요.

그러면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돈은 어떻게 마련할까요. 바로 세금이에요. 환경문제를 목적으로 붙이는 세금이 있는데, '교통·에너지·환경세'라고 해요. 문제는 이상한 구조로 더 이상한 배분을 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교통·에너지·환경세'는 목적세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징수된 재원은 정해놓은 특정 목적에만 지출해야 되는데, 교통·에너지·환경세법 내에는 자금의 용처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아요.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다른 법(교통시설특별회계법)에 따라 배분되고 있어요. 세금을 걷는 목적과 사용이 불일치할 경우에 왜 그 세금을 그렇게 사용하는지 물어야 하는데, 그에 해당하는 것이 교통시설특별회계예요. 국민의 돈인 재정은 국회를 통해 사용처가 결정되어야 하는데 교통시설특별회계의 배분은 국회에서 정하는 법률에 의하지 않는다고 해요. 참 이상하죠. 그래서 시민들은 세금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해요.

미세먼지를 줄이는 전환의 시작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인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 미세먼지를 비롯한 기후 위기를 대처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거죠.

마지막으로 미세먼지에 관한 오해의 진원지인 언론의 역할을 짚어봐야 할 것 같아요. 언론 역시 대전환의 시기가 아닌가 싶어요. 시민들이 현재의 위기 상황을 제대로 알고 행동할 수 있도록, 사회 전체의 변화가 절실하다는 점에 동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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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삶
마르타 바탈랴 지음, 김정아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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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우리 엄마>라는 그림책을 보면,

"우리 엄마는 참 멋져요. 굉장한 요리사이고, 놀라운 재주꾼이고, 그림도 잘 그려요. 

또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힘이 제일 센 여자예요. 우리 엄마는 마법의 정원사 같아요.

무엇이든 자라게 할 수 있거든요. 착한 요정처럼 내가 슬플 때면 기쁘게 할 수도 있어요.

천사처럼 노래도 잘 하고 사자처럼 으르릉 소리칠 수도 있어요. 

우리 엄마는 나비처럼 아름답고, 안락의자처럼 편안하고, 아기 고양이처럼 부드럽고,

코뿔소처럼 튼튼해요. 정말 정말 멋진 우리 엄마! 

우리 엄마는 무용가가 되거나 우주비행사가 될 수도 있었어요.

어쩌면 영화배우나 사장이 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바로 '우리 엄마'가 되었어요. 나는 엄마를 사랑해요.

그리고 엄마도 나를 사랑한답니다. 언제까지나 영원히......." 라고 말해줘요.

무엇이든 될 수 있었던 그  멋진 사람이 지금은 다름 아닌 '우리 엄마'가 된 거예요.

이 그림책은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우리 엄마'의 보이지 않는 삶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어요.

그러나 현실에서 '엄마'라는 존재는 어떻게 비쳐질까요.


<보이지 않는 삶>은 마르타 바탈랴의 첫 번째 소설이에요.

저자는 브라질 헤시피에서 태어나 리우데자네이루의 치주카에서 자랐고, 기자로 일하다가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출판사에서 일했다고 해요.

이 소설은 대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해요. 두 주인공 에우리지시와 기다 자매의 삶뿐 아니라 다양한 인간 군상을 엿볼 수 있어요.

에우리지시 구스망은 안테노르 캄펠루와 결혼하여 딸 세실리아와 아들 아폰수를 낳았어요. 언니 기다는 마르쿠스와 결혼하여 아들 프란시스쿠를 낳았어요.

한 여성의 삶을 '누구와 결혼했고 자식을 낳았다'라는 것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그것 말고는 더 궁금해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마치 여성은 누군가의 아내와 엄마가 되기 위해 태어난 존재인 것처럼.

그래서 작가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여성들의 보이지 않는 삶, 보이지 않음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어요.

성차별과 편견, 억압... 


에우리지시는 하고 싶어요, 하고 싶어요, 하고 싶어요, 를 반복했다.

부모는 그저 안 돼, 안 돼, 안 돼, 를 반복했다.

그러면 에우리지시는 왜 안 돼요? 로 응수했다.

그러면 부모는 안 되니까 안 돼, 라고 답했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대화 자체가 바보들의 대화처럼 흘러가곤 했다.

한쪽에서 "왜 안 돼요?"라고 물으면 반대쪽에서는 "안 되니까 안 돼"를 연신 반복했다.

"왜 안 돼요?" "안 되니까 안 돼." "왜 안 돼요?" "안 되니까 안 돼."

그러나 이 모든 희곡, 이 모든 고뇌, 이 모든 긴장은 눈빛 하나 때문에 몇 초 사이에 사라져버리게 된다.  (82p)


플루트는 에우리지시의 첫사랑이었어요. 

에이토르 빌라로부스(브라질의 대표적인 클래식 작곡가이자 지휘자)가 에우리지시의 플루트연주를 듣더니 자신의 음악학교에 데려가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데 부모님은 딱 잘라 거절했어요. 또래 여자아이들처럼 배워야 할 것들을 배워서 좋은 남자를 만나 가정을 꾸려야 하는 법이라고.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에우리지시는 부모의 뜻대로 더 이상의 학업을 할 수 없었고, 결혼 후 아내와 엄마로서 살아야 했어요.


기다는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는, 찻상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를 손으로 쓸어 담았다.

"그, 당나귀 꼬리 놀이 기억나?"

"뭐?"

"당나귀 꼬리 놀이 말이야. 눈을 가린 술래에게 당나귀한테 꼬리를 달으라고 막 소리치는 그 놀이 있잖아.

우리가 성당 축일마다 많이 했었어."

"알아."

"인생이란 그 놀이와도 같아, 에우리지시. 우리는 모든 걸 다 잘해내고 있다고 착각하곤 하지.

하지만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알아채는 순간, 눈이 가려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다음부터는 아무것도 맞히지 못하게 돼."  


기다는 아름다운 외모뿐 아니라 패션 감각이 뛰어난 소녀였지만 무책임한 남자를 만나 고달픈 현실을 홀로 책임져야 했어요.

똑같은 여성이라고 해도 젤리아는 악당 같은 존재예요. 외모가 못나서 성격이 비뚤어진 건지, 성격이 비뚤어져서 외모도 못나진 건지 아무도 몰라요. 어쨌든 자신의 불행을 세상 탓으로 돌렸어요. 그녀의 유일한 기쁨은 남들의 불행을 들춰내 소문내는 일이었어요.

반면 필로메나는 고단한 삶을 살아왔지만 항상 미소를 머금었고, 그녀의 웃음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었어요. 절망에 빠진 기다에게 손을 내밀어준 천사였어요.

현실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고 끝나는 멋진 동화는 아니지만 고난과 극복을 통해 만들어가는 모험기인 것 같아요. 그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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