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플라톤의 대화편 현대지성 클래식 28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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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직접 저술한 책을 한 권도 남기지 않았어요.

다만 훌륭한 제자들을 키워냈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의 일화나 행적은 대부분이 플라톤의 초기 대화편에 근거한 것이에요.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파이돈』,『향연』은 모두 플라톤이 저술한 책이에요.

플라톤이 기록한 스승 소크라테스는 어떤 인물이었을까요.


소크라테스는 정치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어요. 그가 한 일은 시장이나 광장을 돌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철학활동을 했어요.

특히 상대방에게 계속 질문을 해서 스스로 무지를 깨닫게 하는 방법을 썼어요. 이것이 오늘날 소크라테스식 문답법 혹은 산파술로 알려졌어요.

그는 자기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정말로 아는 사람은 없다는 걸 깨닫고,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안다"는 말을 남겼어요.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소크라테스가 신들을 부정하고 젊은이들을 현혹했다는 죄로 법정에 끌려갔을 때 그가 진술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제목에서 '변명'이란 단어는 부정적 뉘앙스라서 '변론'으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은데, 옮긴이는 "소크라테스는 단순히 고발된 혐의 내용을 반박하면서 무죄 판결을 받아내려 '변론'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발에 함축된 자기 삶 전체를 향한 물음과 도전에 '항변'하고 있기 때문에 '변명'으로 정했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무슨 의미인지 이해되지만 좀더 소크라테스의 진심을 반영한다면 '변명'보다는 '최후진술'이 낫지 않을까,라는 개인적 생각이에요. 왠지 변명은 비겁함이 묻어나서... 

법정에 선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거짓 진술이나 탈옥을 통해 죽음을 피할 수 있었지만 그는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였어요. 

그가 법정에서 간곡히 부탁한 건 자신의 변론을 진지하게 들어달라는 것이었어요. 소란을 피우거나 야유하지 말아달라고.

일흔 살의 소크라테스는 법정에 서는 것이 처음이고, 외국인이라서 방언이나 말투가 다를 수 있으니, 거기에 신경쓰지 말고, 자신이 하는 말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에만 집중해달라는 말했어요. 오래전부터 거짓 모함과 가짜 소문을 퍼뜨려온 자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모함하는 자들의 말만 듣고, 소크라테스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로 변호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재판을 진행해서 판결을 내렸던 적이 있었어요. 소크라테스를 악의적으로 비방해온 자들로 인해 사람들은 거짓을 진실로 믿게 되었고, 나쁜 편견을 갖게 되었어요. 그걸 바로잡기 위해서 그는 마지막 진술을 선택했어요.

결국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자기 변호보다는 자기에 관한 진실을 똑똑히 밝히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 같아요.

"... 자기가 알지도 못하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비난받아야 할 무지가 아닐까요?"  

"나는 죽음이나 다른 어떤 것이 두려워서, 내가 아는 한 선한 어떤 것을 포기하고서,

분명하게 악한 것으로 알고 있는 그런 악을 행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36p)

마지막으로 소크라테스는 매우 놀라운 예언을 남겼어요. 

"내게 사형을 선고한 아테네 사람들이여, 제우스를 걸고 맹세하건대,

내가 죽자마자, 여러분이 내게 가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가혹한 형벌이 여러분을 덮칠 것임을

나는 분명히 말해두는 바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내게 이렇게 한 것은, 

나를 죽이면 여러분의 삶이 비판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언하건대, 그런 것과는 정반대되는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여러분을 비판하고 고발하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생길 것입니다.

... 가장 고상하고 쉬운 길은 여러분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가장 선량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직접 관심을 갖고 스스로 그렇게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곳을 떠나기 전에 내게 사형을 선고한 여러분에게 해주는 예언이 바로 이것입니다."  (54-55p)

세상에나, 소크라테스의 예언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적용될 줄이야...

자신들의 비리와 악행을 덮기 위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막으려는 무리들에게, 우리 속담을 적용하여 "뿌린대로 거두리라"라고 전하고 싶어요.

『크리톤』은 소크라테스의 절친한 친구이며, 감옥에 갇힌 소크라테스를 찾아온 크리톤과의 대화를 담고 있어요.

크리톤은 열심히 소크라테스를 살리기 위해 설득하고 있지만, 소크라테스는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가혹한 운명 앞에서도 그는 목숨보다는 원칙을 지켰어요.

"다수의 사람은 자신이 불의를 당하면 그대로 되갚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일 수밖에 없네. 어떤 상황에서도 불의를 행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네."  (75p)

어떤 상황에서도 불의를 행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지켜냈던 소크라테스를 보면서 진정한 스승이라고 느꼈어요.

『파이돈』은 아테네 감옥에서 소크라테스의 최후를 지켜본 파이돈이 그때의 일과 들었던 대화들을 에케크라테스에게 들려주는 내용이에요.

소크라테스의 죽음이 얼마나 엄청난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인간은 최악의 상황에서 본성이 드러나는 법이죠. 소크라테스는 죽음으로써 다시 살아났어요. 파이돈은 그때 소크라테스와 함께 있으면서 이상하게도 죽어가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불쌍하고 측은한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오히려 행복해 보였다고 말하고 있어요. 고귀한 죽음을 목격한 증인으로서 가장 훌륭하고 지혜로우며 정의로운 인물의 최후였음을 이야기하네요.

『향연』은 아가톤의 향연에 초대된 소크라테스와 젊은이들의 이야기예요.

젊고 아름답고 부유한 청년들이 왜 소크라테스의 추종자가 되었을까요. 앞서 소크라테스가 법정에 선 죄목은 젊은이들을 궤변으로 현혹했다는 것인데, 이건은 명백한 거짓이며 모함이에요.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에게 훈계하거나 가르친 적이 없어요.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나누었을 뿐이에요. 요즘 말로 꼰대였다면 향연에 초대되는 일도 없었을 테죠. 

소크라테스에 관한 네 편의 글을 통해서 소크라테스는 누구인가, 그의 철학은 무엇인가를 알 수 있었어요. 훌륭한 스승과 제자의 놀라운 작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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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
마리즈 콩데 지음, 정혜용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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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눈 저 깊은 곳에는 늘 그늘이 있어, 티투바. 

네가 완전히, 아니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행복해지게 하려면 뭘 주면 될까?"

"자유!"           (206p)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는 티투바의 일대기를 다룬 이야기예요. 

흑인 노예의 삶이란 비극의 연속이에요. 그들은 자유를 빼앗긴 채 세계 곳곳을 끌려다녔어요.

주인공 나의 이름은 티투바, 사람들은 그녀를 세일럼의 검은 마녀라고 불러요. 

진실은 중요하지 않아요. 끔찍한 마녀 사냥의 결말은 피비린내 나는 죽음이에요.

도대체 왜? 

백인들이 저지른 만행, 그들이야말로 인간이 아닌 악마였음을 목격하고 말았네요. 


티투바의 어머니, 아베나는 16**년의 어느 날, 바베이도스를 향해 항해 중인 크라이스트 더 킹호(號)의 갑판에서 영국인 선원에게 강간당했어요.

이 폭행으로부터 티투바는 태어났어요. 아베나는 다넬 데이비스라는 부유한 대농장주에게 비싼 값에 팔려갔어요. 다넬 데이비스는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자 격노하면서, 아샨티 출신 노예 야오에게 줘버렸어요. 젊은 전사였던 야오는 시키는 일을 거부한 채 두 번이나 자살을 꾀했지만 실패로 돌아갔어요. 당시 브리지타운의 노예시장에서 남자 노예 둘 중 하나는 죽었고, 다른 하나는 툭하면 자살 시도를 했어요. 아베나는 농장에서 쫓겨나 야오의 가옥으로 들어갔어요. 야오는 눈물이 터진 아베나를 감싸주며 그녀의 뱃속 아기를 자신의 아이로 받아들여줬어요. 아베나는 진심으로 야오를 사랑하게 됐어요. 넉 달 후에 태어난 여자아이에게 야오는, 티투바라는 이름을 지어줬어요. 

티 - 투 - 바.

야오에게는 아이가 둘이었어요. 아베나와 티투바. 다정한 야오는 늘 티투바에게 얼굴을 바다 쪽으로 향하게 한 뒤 귀에 속삭여줬어요.

"언젠가 자유로워지면, 우린 고향을 향해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갈 거란다." (18p)

바베이도스, 티투바가 태어난 나라는 카리브 해에 있는 평평한 섬이에요. 

티투바가 일곱 살 무렵, 농장 근처 오솔길에서 아베나를 본 다넬이 예뻐진 모습에 놀라워 하더니 갑자기 달려들었어요. 비극적인 그 상황에서 아베나는 칼을 달라고 소리쳤어요. 티투바는 가녀린 두 손으로 거대한 칼을 엄마 아베나에게 건네줬어요. 아베나가 두 차례 칼을 휘둘렀어요. 

사람들이 아베나를 목매달았어요. 백인에게 칼을 휘두른 죄. 다넬은 어깨를 약간 베었을 뿐 죽지는 않았어요.

다넬은 분노에 휩싸여, 함께 사는 여자가 범죄를 저질렀으니 야오를 벌주겠다며 이웃 농장주에게 야오를 팔아버렸어요. 야오는 가는 도중에 혀를 삼켜 목숨을 끊어버렸어요.

어린 티투바는 다넬의 명령으로 농장에서 쫓겨났어요. 그때 어떤 나이 든 여인이 티투바를 거둬 주었어요. 그녀의 이름은 만 야야. 사람들은 그녀를 두려워했어요.  

만 야야는 티투바에게 손수 만든 물약을 마시게 한 다음, 작은 빨간색 돌들을 엮어 만든 목걸이를 걸어주면 말했어요.

"넌 살면서 고통을 받을 거다. 많이, 많이."  (21p)

"하지만 넌 살아남을 거다!"  (22p)

다정하게 아빠 노릇을 해줬던 야오는 끝끝내 죽음으로써 자유로워졌어요. 먼저 하늘로 간 아베나를 만났을 거예요.

티투바는 만 야야로부터 식물들에 대해 배웠어요. 모든 것이 살아 있음을, 모든 것에 영혼이 있고 숨결이 있음을 알려줬어요. 그리고 모든 것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도.

꿈에서 티투바는 엄마를 만났어요. 그 꿈 이야기를 들은 만 야야는 이때부터 고차원의 지식으로 이끌었어요. 

"죽은 자는 우리 마음에서 죽어야만 죽은 거다. 

우리가 망자를 소중히 여기면, 우리가 망자에 대한 기억을 존중하면,

... 우리가 규칙적으로 망자를 추모하고 망자와 교감하기 위해 묵상을 한다면,

망자는 산다."   (23p)

만 야야는 기도와 주문, 속죄의 동작을 알려줬어요. 만 야야는 티투바의 열네 번째 생일이 지난 며칠 후,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법칙을 따랐어요. 티투바는 그녀를 땅에 묻으며 울지 않았어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림자 셋이 교대로 주위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즈음 다넬이 농장을 매각하고 영국으로 떠났어요. 다넬의 소유가 아니었던 티투바는 다행히 노예시장에 끌려가지 않았어요. 돌아보니, 티투바의 인생에서 그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해요. 사랑하는 사람들의 육신은 떠났지만 그 영혼이 함께 있었기에 혼자가 아니었던 시기. 

만 야야의 예언대로 티투바의 인생은 파란만장했어요. 젊고 잘 생긴 노예 존 인디언과 사랑에 빠지는 바람에 자발적으로 노예의 삶을 선택한 티투바.

사악한 영혼을 가진 새뮤얼 패리스는 목사라서 늘 하느님의 이름을 입에 올리며 죄를 저질렀어요. 반면 아픈 사람들의 영혼을 어루만지며 치유해줬던 티투바는 배신을 당하고 마녀 취급을 당했어요. 단지 흑인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바베이도스에서 미국 보스턴 그다음은 세일럼에서 마녀로 몰려 죽을 고비를 넘겼고, 다시 섬으로 돌아왔으나 비극은 끝나지 않았어요. 티투바가 느꼈을 절망과 분노, 복수심. 그러나 티투바는 치유자로서의 운명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녀의 영혼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어요.

"두려워하지 마!  절대 겁먹지 마! 우리는 다시 만날 거란다."   (273p)

누구보다도 용감했던 티투바는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영원히 살아 있어요. 우리 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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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인류의 영원한 고전 - 고고학으로 파헤친 성서의 역사
아네테 그로스본가르트.요하네스 잘츠베델 엮음, 이승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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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알지만 동시에 잘 모르는 책은 무엇일까요.

바로 <성서>예요.

종교적으로 믿는 사람들 중에도 성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는 경우는 드문 것 같아요.

설사 다 읽었다고 해도 일반적인 책처럼 그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왜 그럴까요.

『성서, 인류의 영원한 고전』은 유럽 최고의 권위지 <슈피겔>에서 기획한 성서의 생성과 그 영향의 역사를 다룬 책이에요.

성서는 신학적 논쟁과 고고학적 탐구, 무수한 이념 논쟁에도 불구하고, 인류 전체의 정신세계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거예요.

고대 유대교에서 고대 후기 시대까지의 문서들을 담고 있는 성서는 그 태생적 다양성으로 인해 오늘날까지 해석이 요구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성서 속에는 지루한 계보와 규칙들, 잔혹한 악행과 폭력뿐 아니라 상식 밖의 모순들이 담겨 있어요. 그래서 성서를 적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맹신이에요. 이성을 잃은 신앙은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와 같아요.

이 책에서도 레이첼이라는 한 여성의 무모한 도전이 나와요. 소도시 데이턴은 소위 '성서 허리띠'라고 부르는 '성서 벨트'에 위치해요. 성서 벨트란 극보수 개신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텍사스에서 플로리다까지의 미국 동남부 지역을 일컫는 말로, 데이턴은 허리띠의 '버클', 즉 중심으로 여겨지는 곳이에요. 80여 년 전에 이곳에서 전설의 '원숭이 재판'이 열렸고, 1925년에 성서를 신봉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찰스 다윈의 진화론 확산을 막으려는 소송을 걸었고, 실제 재판에서 이겼다고 해요. 그 이후로 이곳은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레이첼은 1년 동안 여성으로서 성서의 율법에 따라 살아보는 실험을 했어요. 2010년 10월부터 2011년 9월까지 12개월 동안 그녀는 성서에서 요구한 여성의 도리와 성서의 계명을 지키며 살았어요. 복종, 가사생활, 정결, 생식력, 침묵. 그리고 이에 대한 글을 쓰고 블로그를 운영하며 강연을 했어요. 요약하자면 레이철은 정통 유대교 여성들의 생활 방식을 따라, 인터넷이나 핸드폰, 성 평등, 자동차, 피임약이나 비키니 등과 같은 현대 문물과 가치들을 거부했어요. 레이첼의 실험 혹은 도전 이유는 그녀가 신앙심 깊은 그리스도인의 여성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그 결과, 그녀의 머리는 헝클어졌고, 누룩을 넣은 빵에 대한 식욕이 커졌으며, 6킬로그램의 살이 쪘어요. 자신의 신앙에 대해 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속해 있던 침례교 공동체에서는 떠나야 했어요. 그녀의 옛 대학에서는 배교자 취급을 했고, 발언이 금지되었어요. 레이첼은 여전히 성서를 읽지만 성서가 오직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적은 책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레이첼의 고향에서만 남편들이 성서를 권력의 도구로 사용한 것은 아니에요. 그녀는 남성 지배적인 성서 읽기에 맞서 계속 싸우는 중이며, 신학자는 아니지만 여성을 주님의 이름으로 복종시키려는 모든 것에 대항하여 무장하기 위해 성서를 연구하고 있어요. 

놀랍게도 현재 약 15개의 주가 학교에서 다윈의 진화론을 가르치는 데 반대하는 이들과 법정 싸움을 하고 있어요. 미국 전역에서 빅뱅 이론을 수업에서 가르치는 데 반대하는 부모들의 시위가 열린다고 해요. 성서에 입각한 창조론자들과 과학 중심의 진화론자들 간의 끝나지 않은 싸움이네요.

어찌보면 우리나라에는 성서 오역으로 인한 사이비 종교들이 심각한 사회문제를 유발하는 것 같아요. 하느님을 자기 친구인양 떠들어대는 가짜 목사와 스스로 신을 자처하는 사기꾼들 그리고 이를 추종하는 무리들.

현대의 성서 전문가들은 성서의 상당 부분들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뒷받침할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해요. 성서에 등장하는 유명한 영웅들, 모세 그리고 다윗과 솔로몬이 지난 3000년 동안 인류에 끼친 영향은 실로 대단하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 그들의 실존을 증명해낼 수 없었다는 거예요. 성서의 영웅들은 신화와 연결되어 있어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인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인가'에 대해서도 학문은 답할 수 없어요.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가 예루살렘에서 발견한 석실형 고분 위 그리스도교 무덤 교회에서도, 예수가 그곳에 실제 묻혔는지는 아직까지 입증되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신화가 역사로 둔갑하여 세계 권력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번역과 인쇄술의 효과라고 볼 수 있어요. 젊은 신학자 마르틴 루터는 은둔 생활 중에 성서 번역을 했고, 이 엄청난 작업이 교회와 독일어를 뿌리째 흔드는 개혁의 시초였어요. 루터는 스스로 성서 해석자가 되어 독일어를 쓰는 민중들이 성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어요. 이때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이용한 인쇄술을 발명하여, 기술 혁명을 통해 책자의 대량 확산의 길을 열었어요. 루터 성서는 한 사람에 의해서 민족을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평가되고 있어요.

성서에 관한 수많은 해석들 중에서 정신분석적 해석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무신론자였던 프로이트, 개신교로 개종한 유대인이었던 아들러, 그리고 목사의 아들이자 신비주의 경향이 있었던 융은 심층심리학적 관점으로 성서 속 신앙과 과학 사이의 깨어진 합의를 회복하려고 했어요. 성서 본문을 인간 정신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원형 체험의 설명으로 받아들이면, 성서 속 터무니없는 요구들이 해소될 수 있어요. 심층심리학적 관점에서 성서는 신을 통해 자신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인류의 매력 넘치는 이야기이자, 인간 영혼의 탐험으로 볼 수 있어요. 

이 책은 성서에 관한 다양한 시각과 해석을 보여줌으로써 인류 역사 속 성서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알려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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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4 : Tel Aviv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1
로우 프레스 편집부 지음 / 로우프레스(부엌매거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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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잡지를 만났어요.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 4) : 텔아비브 Tel Aviv>

제가 알고 있는 잡지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겉표지만 봐서는 예쁜 노트처럼 보여요.

그 내용을 살펴보니 <nau magazine>의 네 번째 주제는 바로 이스라엘의 도시 '텔아비브'라고 해요.

제게는 이스라엘이 미지의 나라였기 때문에 그 이스라엘의 도시 텔아비브 역시 신비롭게 느껴졌어요.

텔아비브는 '언덕'을 뜻하는 '텔 Tel'과 '봄'을 뜻하는 '아비브 Aviv'의 합성어로 유대인이 갈망하는 '봄의 언덕'이며,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역사의 시작이라고 해요. 모래언덕에서 시작한 텔아비브는 현재 세계적인 혁신의 도시가 되었다고 해요. 

바로 그 텔아비브를 아우르는 8개 키워드를 선정해 도시와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잡지예요.


◇ 놀라운 스타트업 도시 : 신기술, 엔지니어링 등 혁신 분야에 대한 완벽한 인프라를 갖춘 스타트업 생태계.

◇ 키부츠 (자발적 집단 공동체) :'함께함의 미학'이라는 이스라엘 정신이 깃든 전 세계 공유 오피스 위워크(WeWork)의 탄생.

◇ 삶과 공존하는 바우하우스 : 텔아비브로 이주한 유럽의 바우하우스 건축가들이 형성한 '화이트 시티'의 탄생.

◇ 무지개 도시 :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전체 인구의 25%에 달하는 텔아비브는 매년 6월, 대규모의 LGBT 행사가 열림.

◇ 아름다운 지중해 : 텔아비브는 약 15km의 지중해 해안과 접해 있어서 1년 내내 서핑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음.

◇ 어디로든 통하는 교통 허브 : 이스라엘 최대 규모인 벤구리온 국제공항이 텔아비브에 위치하고, 버스 시스템이 잘 형성되어 어느 도시로든 쉽게 이동가능.

◇ 이스라엘 문화 중심지 : 이스라엘 최초의 극장인 하비마 국립극장, 세계에서 가장 큰 현대미술관 중 하나인 텔아비브 미술관, 그리고 출판사, 방송국, 아티스트 스튜디오까지 다양한 문화 공간이 텔아비브에 밀집해 있으며, 바와 카페, 클럽에서는 새벽까지 열광적인 분위기라서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라는 별명이 있음.

◇ 채식주의자의 나라 : 텔아비브의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채식 생활을 즐기며 건강한 몸과 마음뿐 아니라 환경도 지키는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감.


솔직히 텔아비브가 이토록 놀라운 도시인 줄 몰랐어요. 

물론 이스라엘 건국 자체가 혁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전 세계에서 모인 유대인 이민자들이 황량한 사막 위에 나라를 세웠으니.

천연자원은 거의 나지 않고, 주변국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제뿐 아니라 첨단 과학기술까지 발전시키며 성장하는 이스라엘, 그 비전을 확인할 수 있는 도시가 텔아비브라고 하네요. 세계 5대 기초과학 연구소인 바이츠만 연구소의 다니엘 자이프만 총장 인터뷰가 인상적이에요. 


텔아비브를 하나의 단어나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도전'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텔아비브는 매우 도전적인 도시다. 텔아비브는 과학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인적 상호작용이 활발히 이루어진다. 사람들은 열린 자세로 어렵지 않게 함께 어울린다. 이 모든 것이 이스라엘의 사회 환경에 내재한 자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은 규모의 국가 이스라엘 속 텔아비브는 더 작은 도시이고 상당히 밀접한 도시지만, 그만큼 사람과 사람의 거리는 가깝고 나눌 수 있는 것은 더욱 많다.  (58p)


당신이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삶'이란 무엇인가?

내게 식물, 나무 등 자연 자체가 바로 지속 가능성이다. 식물은 에너지를 생산해낸다.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배우고 얻을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다. 이를테면 천연 소재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처럼. 합성 소재 대신 유기농 소재로 무언가 만들어볼 수 있는데, 이런 걸 바이오미메틱스 (Biomimetics , 생체모방 기술)라고 한다. 간단하게 자연을 모방하고자 하는 새로운 연구 분야다. 지속 가능성은 자연 속에 존재한다.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이것은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58p)


그밖에도 다양한 인물들을 인터뷰한 내용들이 흥미로워요. 텔아비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텔아비브는 어떤 도시일까라는...

서로 표현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텔아비브는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도시라는 점이에요.

모든 도시가 그러하듯이, 밝음과 어둠은 공존하는 것 같아요. 다만 텔아비브는 어려움을 극복한 유대교 시민들이 직접 세운 도시라서 자유와 포기를 모르는 도전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젊은 도시인 것 같아요. 작지만 세계적인 텔아비브를 보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 도시를 그려보게 되네요.


[나우 매거진에 관한 친절하고 자세한 소개]

브랜드 NAU와 콘텐츠 그룹 로우프레스 Raw Press의 협업 작품으로 다양한 도시와 사람들을 통해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방향성을 탐구하는 로컬 다큐멘터리 매거진이라고 해요.

나우(NAU)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폴리네시안 언어로 모든 것을 아우르며 함께 한다는 의미의 'Welcome! (come in)'이며, 

2007년 포틀랜드에서 시작한 서스테이너블 라이프웨어 브랜드예요. 국내에는 2016년에 출시되어 70%의 제품군에 지속가능한 소재나 공정을 사용하고 있으며,

브랜드 철학인 지속가능성을 전파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로우프레스(RAWPRESS)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크리에이트 브랜드로, 동시대의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을 들여다보고, 가공하지 않은 생생한 식문화와 생활 공간 등을 포함한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매거진을 비롯해 단행본 제작, 그래픽 디자인, 전시&공간 기획 등의 로우라이프 코드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티브 집단이에요.

일 년에 1회 발행하며 매호 하나의 도시를 선정해 장소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고 해요. 

나우 매거진의 판매수익 일부는 사회적 변화를 위해 환경 단체에 기부한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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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비누 디자인 클래스 - 내가 좋아하는 향으로, 내 피부에 딱 맞게 만드는 핸드메이드 비누 43
정수빈 지음 / 경향BP / 201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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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피부 때문에 천연재료로 된 제품을 찾아 쓰는 편이에요.

그러다가 '직접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어서 천연화장품 만들기 도구를 몇 개 장만했어요.

기본적인 레시피 대로 정확한 양을 측정해서 재료를 섞고, 가열기구로 녹여서 소독된 용기에 담으면 완성돼요.

그런데 아직까지 천연비누는 만들어보지 못했어요.

일부로 안 만든 건 아니고, 주변에서 선물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잘 사용해왔어요.

천연비누를 선물해준 지인은 전문적인 수업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어쩐지 더 예쁘고 특별한 천연비누.


<천연비누 디자인 클래스>는 15년째 디자인 비누를 만들고 가르치는 베테랑 디자인 비누 강사님의 책이에요.

오호, 한 권의 책으로 배워볼까나~

이 책은 천연비누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기본 단계부터 중급까지, 43가지 비누 레시피가 담겨 있어요.

그야말로 천연비누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이에요.

우선 천연비누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비누와 달리 천연오일과 가성소다 수용액을 섞어 비누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화학물질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요. 그래서 천연비누는 비누 제조 시 생성되는 글리세린으로 인해 세안 후 당김 현상이 적고 피부 보호막을 형성해 피부를 촉촉하고 부드럽게 해줘요. 또한 각자 피부 타입에 맞는 비누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러한 장점은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한 번 사용해보면 직접 느낄 수 있어요. 

천연비누의 종류는 MP비누, CP비누, HP비누, 물비누, 리배칭 비누가 있어요.

이 책은 천연비누에 대한 이론적 설명뿐 아니라 비누 만들기 도구, 도구 다루는 방법, 알맞은 재료 선택법, 효율적인 제작 과정 등의 내용들이 자세히 나와 있어요.

레시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 알려줘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MP비누, 피부에 좋은 식물성 오일 듬뿍 넣은 심플 CP비누, 좀더 유니크하게 멋진 디자인 CP비누 레시피.

MP비누는 'Melt & Pour'의 약자로 '녹여서 붓다'는 의미예요. 만드는 방법이 가장 간단하고 위험성이 적어서 아이와 함께 만들 수도 있어요. MP비누의 주재료인 비누 베이스는 공장에서 생산되므로 비누 베이스를 녹여 만드는 과정에서 좋은 성분을 첨가한다고 볼 수 있어요. CP비누나 HP비누처럼 천연성분 비율이 높지는 않아요.

CP비누는 'Cold Process'의 약자로 저온법 비누라고 해요. 일반적으로 천연비누라고 하면 저온법으로 만들어진 CP비누를 말한대요. CP비누를 사용하기까지 4~6주의 시간이 필요하며, 이 기간을 건조기간이라고 해요. 원하는 첨가물과 에센셜 오일을 넣어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는 비누를 만들 수 있어요.

비누는 레시피가 같아도 비누를 만들 때의 기온이나 습도, 보온 상태에 따라 변수가 많아 그에 따른 완성품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대요. 천연화장품과 비교하면 제작과정이나 방법이 좀 까다롭게 느껴져요. 만약 전문적인 수준을 원한다면 역시 직접 클래스를 들어야 할 것 같아요. 

CP비누 레시피 구성 방법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아요.

비누 타입 정하기 -> 총 오일 양 정하기 -> 코코넛 오일, 팜 오일(포화지방산)의 용량 정하기 -> 나머지 베이스오일(불포화지방산)의 용량 정하기, 정제수의 양 정하기 -> 가성소다의 양 정하기 -> 가성소다의 양 정하기 -> 첨가물의 종류와 용량 정하기 -> 에센셜 오일 종류와 용량 정하기 

그러니까 천연비누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과학 실험을 하듯이 필수 재료를 정확한 용량으로 골고루 섞는 기술이 필요해요. 만드는 과정도 꼼꼼하게, 그다음 보온 과정도 제대로 신경써야 원하는 멋진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요.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만드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으로 나만의 멋진 천연비누를 만들 수 있어요.

책에 소개된 천연 디자인 비누를 보면 장식용으로 보관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예뻐요. 그래서 천연비누 공예, 예술품으로 취급하는 것 같아요.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각자 취향에 맞는 디자인으로 피부 타입을 고려한 천연비누를 직접 만들어 쓸 수 있으니 좋은 것 같아요.

초보 솝퍼(soaper)를 위한 최고의 가이드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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