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과학다반사 - 세상 읽는 눈이 유쾌해지는 생활밀착형 과학에세이
심혜진 지음 / 홍익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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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과학다반사>는 과학의 세계가 낯설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과학은 극히 일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더 과학에 대한 관심을 가졌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보였을 텐데.

근래 일반 대중들을 위해 쉽게 알려주는 과학책들이 읽으면서 과학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건 추론과 논증이라고 합니다. 그 과정을 이해하면 세상을 읽는 눈도 밝아지고 소소하게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능력도 기를 수 있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과학 지식은 우리의 일상, 몸, 지구 환경 등 다양한 소재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과학 지식을 알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과학적 사고를 해보는 방식입니다. 왜 그럴까, 과학적 근거는 뭘까...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것도 사람들과 일상적인 과학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랍니다.

과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과학에 관심이 많고 일상에서 과학 원리를 발견하는 소소한 기쁨을 즐기는 저자와 함께 신나게 수다를 떨어 볼까요? 


콜록콜록,,, 몇 주째 감기로 고생 중입니다. 에이~취, 갑자기 터지는 재채기까지 참으로 시끄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자는 재채기와 관련해 특이한 습관이 있는데, 재채기가 나올랑 말랑 할 때 형광등이나 햇빛을 바라본다고 합니다. 앗, 나도 그런데... 희한하게 빛을 보면 재채기가 잘 나와서 이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건 아니랍니다. 코가 간질거릴 때마다 빛을 바라본 건 신경 전달의 오류로 눈에 빛이 들어온 것을 그만 코에 이물질이 들어왔다고 뇌에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실내에 있다가 갑자기 햇볕을 쬐면 바로 재치기가 나오는 것을 '광반사 재채기'라고 하는데, 네 명 중 한 명이 유전적으로 이렇게 타고난다고 합니다. 아하, 저도 '광반사 재채기'를 타고났던 거였네요. 

우리 몸은 1000억 개 정도의 뇌세포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죽을 때까지 단 한 개도 늘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매시간 500개 정도 죽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대신 세포를 구성하는 성분이 약 한 달 만에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바뀌기 때문에 죽은 뇌세포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배가 고픈 이유는 우리가 먹은 음식물을 세포들이 에너지로 변환시켜 스스로 움직이는데에 사용해버리기 때문입니다. 쓸 만큼 쓴 세포는 스스로 알아서 죽는데, 죽어야 할 세포가 오히려 분열해 개수를 늘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암세포라고 합니다. 암세포는 우리 몸에서 세포 분열이 일어나는 한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암세포가 만들어져도 대부분 이를 억제하는 작용이 우리 몸에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건강한 삶이란 건강한 세포를 만들고 이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코바늘뜨기를 하다가 문득 세포가 떠올라서, 세포 분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또한 한 코 한 코 정성을 들여 만드는 과정이 마치 자신의 소중한 하루하루 같았다고 표현합니다. 멋진 비유입니다. 일상의 소소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저 역시 절절히 느끼는 중입니다.

일상다반사, 그 속에 과학을 더하니 일상의 이야기가 더 유쾌하고 재미있습니다. 기운 빠지는 이야기보다는 과학으로 즐거운 수다 한 판이 삶의 활력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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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드 인사이트
욘 리세겐 지음, 안세민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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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side Insight>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의사결정 패러다임에 관한 책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읽기 위한 새로운 통찰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 욘 리세겐은 글로벌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전문기업 멜트워트 그룹의 대표이자 창업자입니다.

2001년, 당시 상황은 온라인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는데, 그는 이러한 모든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해결책은 자동으로 추적하여 분석하는 소프트웨어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것이 멜트워터 Meltwater 를 설립하게 된 계기입니다. 노르웨이 오슬로의 어느 오두막집에서 두 사람이 자본금 1만 5,000달러와 커피 머신 하나로 시작한 멜트워터는, 현재 세계 6개 대륙에서 60개 지사를 갖추고 25,000개가 넘는 기업 고객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여 미디어 정보 부분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포춘」500대 기업의 50퍼센트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모든 산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코카콜라에서 로마 교황청까지 이들의 고객이라고 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거시적 트렌드를 파악했던 건 아니라고 합니다. 차후 등장한 소셜 미디어의 등장은 전혀 예상 못했지만, 그들은 핵심적인 성공 열쇠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외부 통찰( Outside Insight )입니다.

외부 통찰은 외부 데이터를 분석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는 방법을 뜻합니다.

오늘날 소비자와 기업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온라인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모든 온라인 콘텐츠를 분석하기 위해서 새롭고도 정교한 소프트웨어, 즉 알고리듬, 자연 언어 처리 NLP(인간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를 컴퓨터가 인식해 처리할 수 있게 하는 일), 머신 러닝, 빅 데이터 기술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덕분에 인터넷은 소비자 통찰과 경쟁 정보의 소중한 보고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정보가 기업의 의사 결정에서 어떻게 무시당하는지를 설명하면서, 왜 이러한 정보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외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재무 지표와 같은 내부 데이터의 엄격한 분석에만 집중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의 문제점은 매우 수동적이라는 것입니다. 내부 데이터는 지난 사건의 최종 결과입니다. 지난 분기의 재무 지표와 같은 내부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백미러만 보면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저자는 기업의 의사 결정 측면에서 커다란 변화의 정점에 서 있다고 말합니다.

온라인 정보의 활용으로, 앞으로 몇 년 이내 기업의 운영 방식과 평가 방식이 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의사 결정의 새로운 패러다임, 즉 외부 통찰이 무엇이며, 왜 중요한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외부 데이터는 차세대 개척지입니다. 개방된 인터넷에서 매일 생성되는 수십억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체계적으로 엄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오늘날의 추세를 확인하고 미래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분석이 가능해집니다. 기업은 외부 데이터의 야생 정글을 정복함으로써 그들의 경쟁 환경이 어떠한지, 산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 ERP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는 운영 데이터를 활용하는 체계적인 과학으로 의사 결정을 변화시켰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렇듯 외부 통찰의 전망이 대단히 밝은 이유는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종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몇 가지 우려할 만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생활 침해, 알고리듬 자체가 갖는 위험, 가짜 뉴스에 대한 우려는 앞으로 지속적인 해결책 모색이 필요합니다.

결국 외부 통찰의 미래는 기업 지배와 경영의 방식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이제는 변화를 수용하고 적응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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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지면 내 이름을 불러줘
야마우치 마리코 지음, 박은희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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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는 굴레에 대하여.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가 날벼락을 맞은 느낌이에요.

여자는 예뻐야 하고, 날씬해야 하고, 튀지 않게 고분고분한 성격이어야 한다는... 진짜?

절대적으로 보편적인 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이라 자신이 공감하면 원래 다 그런 거라고 믿고 싶은 것 같아요.

반대로 공감할 수 없다면 '말도 안 되는 경우'라고 치부하는 거죠.

뭐, 그 어떤 반응이든 상관 없어요. 이 모든 이야기는 소설이니까 오로지 독자의 마음대로.


<외로워지면 내 이름을 불러줘>는 야마우치 마치코의 단편소설집이에요.

작가의 말을 인용하자면, "이 단편집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대부분 10대나 20대입니다. 그들은 아직 자신의 인생이 흔들릴 정도의 여성 차별에는 직면하지 않았고, 결혼할 때까지의 유예 기간이라는 자유시간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한국의 독자 여러분들께서 그 상태의 덧없음, 위험함, 씩씩함, 사랑스러움을 감지해주신다면 정말 기쁘겠습니다."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사실 읽으면서 깜짝 놀랐어요. 진짜 이런 생각을 한다고?

일본의 사회 분위기나 정서는 잘 모르지만 소설 내용만 보자면 여성에 대한 편견이 심각한 수준인 것 같아요. 작가의 말처럼 아직 여성 차별에 직면하지 않은 10대나 20대 여자 주인공들이 왜 스스로 굴레를 쓰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꼭 여성이라서 문제인 게 아니라 삶의 주체가 '나'가 아닌 '타인'이라는 점이 문제일 수도...

일단 '예쁘다'의 기준은 뭘까요. 유명 인기 스타들의 외모? 커다란 눈망울, 오똑한 코, 갸름한 턱선, 날씬한 몸매 등등... 서양 모델 같은 느낌?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게 생긴 것이 당연한데, 정해진 기준과 다르면 '기준 미달', 즉 못생기고 열등한 존재로 치부해버리는 건 일종의 사회적 폭력이 아닐까요.

도대체 왜, 한 개인의 삶을 남들이 제멋대로 판단하고 간섭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중요한 건 남들이 함부로 간섭할 때 당당하게 "STOP!"을 외치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작가의 의도였겠지만 서툴고 답답한 주인공들 덕분에 조마조마했다가, '휴우~'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그래, 그럴 수 있는 나이잖아... 라고 이해하게 됐어요. 인생이란 실수투성이니까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 말이죠. 사람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건 그게 실수라는 걸 모르기 때문이에요. 알면서 일부러 실수를 한다는 건 제정신으로는 못 할 일이니까. 

다 읽고나니 피식 웃음이 났어요. 너무 몰입했나 싶어서.

어찌됐건 소설이 좋은 이유는 내 마음대로 남의 인생을 판단할 수 있으니까, 살짝 흉도 보면서.

결론은 '나라고 뭐 다르겠어?'라는 자아반성으로 돌아오지만, 덕분에 인생을 한 걸음 물러나서 바라볼 수 있었어요. 

열두 편의 이야기는 저마다의 인생 이야기이자 인생 수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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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지음, 이명선 그림 / 니들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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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때는 기억나지 않지만 제법 울었던 것 같고,

좀 커서는 가끔 아파서 울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거의 울지 않았어요. 울지 않는 것이 강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몰랐어요. 

남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른이 된 거라 착각했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된 후 알게 됐어요.

'엄마'라서 울고, '엄마' 때문에 울고, '엄마' 덕분에 울게 된 나.

어느 순간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왈칵 쏟아져요.

아픈 것도, 슬픈 거도 아닌데... 그냥 엄마 생각을 하면 그래요.

참으로 이럴 때는 답답해요.

내 마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는 심순덕 시인의 시집이에요.

이 시집을 읽으면서, 답답했던 속이 풀렸어요.

옳다구나, 바로 이 시였구나.

뭔가 간질간질 가려운 등을 누군가 시원하게 빡빡 긁어준 듯.

시 속에 내 마음이 들었구나.

 

엄마


옹알이로 처음 시작되어진

               - 이름.


불러도 불러도 그리운

            - 이름.


한마디 말 없음에도

    충분히 수다를 떤 -


힘들 때면 더욱 생각나는

             - 이름.


내겐

늘 눈물이던

            - 이름.


...... 엄마 ......



심순덕 시인이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라는 시를 썼던 때가 불혹의 나이였다고 해요.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딸의 마음이 절절히 느껴져요. 당시『좋은생각』100호 기념 100인 시집에 뽑혀 <TV 동화 행복한 세상>에 방영된 후 널리 알려졌다고 해요.

그리고 2019년 방영된 KBS 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마지막 회에서 딸 미선의 목소리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가 낭송되면서, 또 한번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고 해요. 이제 이 시집은 스무 살이라는 나이를 먹었어요. 철부지 딸은 중년을 넘겨 돋보기를 찾는 나이가 되었고, 엄마를 향한 그리움이 흰눈처럼 소복소복 쌓여만 가네요. 

한 해가 지나고, 나이 한 살 더 먹었는데... 그러면 우리 엄마도... 새해에는 엄마를 아낌없이 사랑하리라, 흰눈 같은 그리움일랑 쌓일 틈 없게 뜨겁게 사랑으로 녹이리라, 굳게 마음 먹었어요. 



엄마 생각 · 12

- 저축


엄마! 하면 저축! 이다

1960년대, 그래도 먹고살 만했던 우리 집

그럼에도 엄마는 저축이 몸에 배어 있는 분이셨다

우체국을 주로 이용했던 그 시절

푸성귀를 팔고 옥수수를 쪄 팔고

오빠 언니와 내 통장에 20원씩 넣어 주시던

그 심부름을 자주 했던 나는

자연스레 취미자 특기가 '저축'이었었다


그렇게 엄마는 저축처럼 내게 스며 있다

저축은 엄마처럼 내게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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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 - 인도 우화집
류시화 지음 / 더숲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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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에 문을 연 식당에는 중년의 부부가 직접 우동을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야식이 먹고 싶어서 함께 온 가족도 있고, 밤늦게 일을 끝내고 허기를 채우려고 혼자 온 사람도 있습니다.

맛있게 우동을 다 먹은 사람이 문을 나서기 전, 부부를 향해 인사를 건넸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가 나가자마자 부인이 남편에게 투덜대며 말했습니다.

"이 시간에 설거지하느라 바빠 죽겠는데, 복은 무슨 복이야."

식당에는 아직 우동을 먹고 있는 사람들, 주문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서너 평의 작은 식당이라서 그 부인의 말을 들은 건 남편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요?

축복의 말조차 함부로 걷어차버리는 경솔함... 만약 내가 신이라면 그 부인의 말 한 마디 때문에 축복을 거둬갔을 거라고.

실은 제가 그 식당에 남아 있던 손님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매년 새해가 되면 문자나 전화로 새해 인사를 나눕니다. 서로에게 축복의 말을 건네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진심을 담아 말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냥 말뿐이라고 해서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축복의 말은 그 자체로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그 축복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한테만.

반대로 욕설이나 저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가 나를 향해 던져도 내가 도로 던지면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습니다.

가장 안타깝고 불행한 건 상대가 던진 저주를 진짜라고 여겨서 큰 상처를 입는 것입니다. 상처가 깊어지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새해에는 축복의 말은 기쁘게 받아들이고, 저주의 말은 시원하게 걷어차버릴 겁니다.

늘 말의 힘을 기억하며, 한 마디의 말이라도 신중하게, 진심으로...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는 류시화 님의 '인도 우화집'입니다.

류시화 님은 이 책의 저자로 되어 있지만, 자신은 이 우화와 이야기들의 저자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구전으로 전해진 이야기들과 종이에 기록된 인도 이야기들을 다시 풀어 썼으니, 자신은 한 사람의 엮은이, 혹은 이야기 수집가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나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작가가 아니라 이야기를 모으는 작가이고 싶었다." (13p)

인도 우화는 머나먼 낯선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 속에서는 어리석음과 지혜가  단박에 구분이 되는데, 왜 삶에서는 그 구분이 어려운 걸까요. 너무 가까우면 아무것도 제대로 볼 수 없듯이, 자신의 삶은 잘 안 보여도 타인의 삶은 아주 또렷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우화는 수많은 타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저 역시 일상을 관찰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모으고 있었나 봅니다.

그 식당 부인의 경솔한 말 한 마디는 타인의 치부가 아니라 제 내면의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분명 저도 모르는 어떤 순간에, 복을 걷어찼던 적이 있었을 겁니다. 원래 남의 허물은 태산 같고 자기 허물은 티끌 같아 보이는 것이 사람의 본성인지라...

지혜의 산을 오르려면 겸손의 입구부터 지나야 할 것 같습니다.


# 문제를 발견하는 문제

인생과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는 제자가 있었다. 

그는 '인간의 문제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생로병사는 말할 것도 없고 불만족, 분노, 온갖 장애물 등 많은 것이

불행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매사에 우울하고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이를 지켜보던 스승이 하루는 그를 불러 물 한 잔을 가져오게 하고는,

소금 한 줌을 타서 마식 했다.

그러고는 물었다.

"물맛이 어떤가?"

제자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너무 짜서 마실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는 스승이 그를 근처 맑은 호숫가로 데리고 가서

호수에 똑같은 소금 한 줌을 뿌리고는 호수의 물을 한 모금 마시게 했다.

그러고는 물맛이 어떠냐고 다시 물었다.

제자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시원합니다."

스승은 제자의 손을 잡고 말했다.

"그 차이를 이해하겠느냐?  불행의 양은 누구에게나 비슷하다.

다만 그것을 어디에 담는가에 따라 불행의 크기가 달라진다.

유리잔이 되지 말고 호수가 되라."

소금의 양은 같지만, 

얼마만 한 넓이의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짠맛의 정도가 다른 것이다.  (14-1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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