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족이 힘들게 할까 - 지친 마음을 돌보는 관계 맞춤법
우즈훙 지음, 김희정 옮김 / 프런티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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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에 완벽한 가족이란 존재하지 않아요.

그건 어떤 가족이든 크고 작은 문제를 갖고 있다는 의미일 거예요.

어른이 되고서야 깨달았어요. 내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가족의 영향력이 대해서.

과거에 상처받았던 어린 나를 위해서 얽혀 있던 관계를 풀고, 응어리졌던 미움을 용서하려고 노력해왔던 것 같아요.

사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것이 아니라 순전히 책을 통해 배웠다고 볼 수 있어요. 완전히 풀지 못한 미완성의 숙제를 떠안고 사는 것 같아요.

<왜 가족이 힘들게 할까>를 읽게 된 것도 그 숙제를 하는 과정이었어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다정하고 쓸모 있는 책이라는데 동의해요. 누구든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가족과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거예요.


"감지되어야 비로소 존재하게 된다."

미국의 심리학자 조지프 라인의 말이다.

내 감정이 감지될 때 자신이 그런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는 의미다.

간단히 말해 한 사람의 존재감은 그의 감정이 타인에게 감지되는 일에서 비롯된다.

... 아이의 감정이 엄마에게 감지되면서 존재감이 생긴 아이는 그 기초로 '자아'를 형성한다.

자아가 분명하지 않은 사람은 이 단계가 실현되지 못해 직접적으로든 왜곡된 방식으로든 평생 타인의 눈에 띄기를 원한다.

... 존재는 감지되는 것이다. '존재감 없음'은 감정이 감지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

여러 경우가 있으나 가장 자주 보이는 세 가지 방식이 '무시', '이중 모순', '좀비화'다. (330-331p)


친밀한 관계 맺기를 방해는 세 가지 병이 위에서 언급한 무시, 이중 무순, 좀비화예요.

만약 가족 관계뿐 아니라 인간 관계 전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자신에게 이러한 병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이 책은 자신도 몰랐던 그 병을 감지하게 만들어줘요.

병에 걸렸다는 걸 본인이 알아야 치료할 수 있듯이, 자기 내면을 제대로 볼 수 있어야 치유할 수 있어요.

'존재감 없음'으로 인해 병이 생겼으므로 치료법은 존재적 안전감을 느낄 수 있도록 감정을 보살펴줘야 해요.

아마 책을 읽으면 자신의 문제가 더 분명하게 보이게 될 거예요. 어쩌면 그동안 아무렇지 않은 척, 아무 문제가 없는 척 살아왔던 것 같아요. 일부러 들춰내면 아플까봐 적당히 덮었던 부분도 있어요. 가족과 사랑에 관한 여섯 가지 거짓말은 다소 충격적이었어요. 부모로서 참사랑을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어요.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진실이에요. 가짜 감정, 거짓 사랑이 아니라 진심과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야 그 믿음으로 나아질 수 있어요.

누군가의 자녀로서 혹은 부모로서 당당하게 행복할 권리를 위해서 알아야 할 내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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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관계의 법칙 인간 법칙 3부작
로버트 그린 지음, 강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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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관계의 법칙>의 원제는 "The Concise Art of Seduction" (간결한 유혹의 예술)입니다.

저자 로버트 그린은 인간 관계를 지배하는 욕망과 권력을 추구하는 인간 심리를 다루는 데 있어서 독보적인 작가라고 합니다.

즉 인간 관계를 지배하는 최고의 전략은 '유혹'이라는 것.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유혹자의 본질과 그들이 구사하는 놀라운 유혹의 기술입니다.

사람들이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유혹자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면 책에 나오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든 유혹자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유혹의 힘을 지닌 유형은 신화적 스타라고 합니다. 신화적 스타가 되려면 외모부터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돌아야 합니다.

실제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는 끊임없이 자신의 이미지를 개발함으로써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요즘처럼 SNS 시대에는 대중의 관심과 호기심이 스타의 사생활까지 침해하는 지경이니 신비로움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환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끝없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서도 자신만의 이미지를 창출해야 하는 스타야말로 현대 사회에 가장 부합하는 유혹자인 것 같습니다.

관계를 주도하는 사람이 유혹자라면 반대편에는 관계를 주도할 수 없는 반유혹자가 존재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불안감입니다.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불안 때문에 폐쇄적인 경향이 강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하거나 유난히 부정적이라면 반유혹자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유혹자는 징징거리기, 말 많이 하기(특히 자신에 관한 말), 상대의 취향에 맞지 않는 차림새, 과민 반응, 무관심 등과 같이 상대방을 질리게 만드는 온갖 요소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반유혹자의 특성이 있다면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주변에 반유혹자가 있다면 거리를 두는 것이 상책입니다. 


유혹을 하려면 먼저 상대가 어떤 유형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유혹하고자 하는 대상을 관찰하면서 겉으로 드러난 외모 뒤에 숨어 있는 진짜 모습을 파악해야 합니다. 소심한 사람이 알고 보니 스타가 되고 싶은 욕망을 숨긴 경우도 있고, 내중쟁이가 탈선의 스릴을 갈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가 됐든 자기와 비슷한 유형은 유혹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책에 나오는 희생자 18가지 유형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형된 레이크 혹은 세이렌, 좌절한 몽상가, 응석받이, 내숭쟁이, 좌절한 스타, 풋내기, 정복자, 색다른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 비극의 주인공, 교수, 미인, 철부지, 구원자, 방탕아, 우상숭배자, 감각주의자, 고독한 지도자, 양성애자까지 이들 유형은 인간의 마음에서 깨진 부분이라고 볼 수있습니다. 그 깨진 틈을 은밀하게 파고드는 것이 바로 유혹자입니다.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불안한 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유혹하려면 그들의 불안한 심리를 달래주면서 분주한 일상으로 분산된 마음을 장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와, 소름돋는 포인트랄까. 이건 마치 사이비 종교에 빠져드는 광신도를 떠올리게 합니다.

인간 관계에서 누군가는 유혹하고, 그 유혹에 빠진 희생자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참으로 언어가 묘한 힘을 지닌 것이 '설득의 기술'이라고 표현하면 바람직한 느낌이 드는데 '유혹의 기술'이라고 표현하니 뭔가 부정적인 느낌이 강한 것 같습니다.

어찌됐든 설득이 아니라 유혹이 맞습니다. 상대방을 유혹하여 관계를 주도하는 전략이니까.

우리가 유혹의 기술을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제 기준에는 대단한 유혹자가 되기 위함이 아니라 유혹자에게 희생되지 않기 위함이 더 큽니다.

세상에는 무서운 유혹자들이 득실거린다는 걸, 경고해서 될 일이 아니라 그들의 본질을 알아야 속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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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먹어라 - 미친 듯이 웃긴 인도 요리 탐방기
마이클 부스 지음, 김현수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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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이클 부스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될 것 같아요.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의 책을 겨우 세 권 읽었을뿐이지만 참으로 독특한 인물인 것 같아요. 

각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고는 해도 어느 정도 기준이 있게 마련인데, 마이클 부스는 유일무이 자신만의 관점이 있는 것 같아요.

대단하다는 감탄보다는 역시나 특이하다는 신기함이랄까.

<먹고 기도하고 먹어라>는 '미친 듯이 웃긴 인도 요리 탐방기'라고 하네요.

특별히 저자는 이 책을 중년을 향해 가고 있거나 이미 넘어선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어요. 그건 저자 본인이 중년 남성이기 때문이죠.

이번 책에서도 아내 리센이 등장하니 좀더 친근감이 느껴졌어요. 일상의 삶, 부부의 솔직한 이야기만큼 흥미롭고 공통된 주제가 또 있을까 싶네요.

아하, 음식 이야기가 있었구나.

외국인들도 아홉수라는 게 있는 걸까, 아니면 마이클 부스가 예민한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서른아홉이 된 그는 중년의 늪에 빠지게 됐어요.

최근에 도시 한복판에서 시골 구석으로 이사한 것이 우울증을 일으킨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어요. 1990년대 후반부터 글밥을 먹고 살면서 생활비는 급등하는데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의 원고료는 오랫동안 꿈쩍도 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깎이는 지경이니... 눈물을 머금고 도시의 삶을 포기했던 거예요. 이사하기 전까지는 평균 일주일 한 번, 인도 음식점을 갈 정도로 좋아했는데, 이제는 갈 엄두를 못낼 정도로 먼 거리에 살다보니 궁여지책으로 집에서 만들어 먹게 되었어요. 그 결과는 어설픈 흉내에 그쳤으니 점점 우울해진 거죠. 이때 아내 리센이 제안한 거예요. 남편이 우울과 알콜에 허우적대는 걸 더 이상 볼 수 없기에 특단의 조치를 내렸어요. 바로 다함께 인도 여행을 가는 것.

그러니까 이 책은 아내 덕분에 탄생한 엉뚱하고 유쾌한 인도 요리 탐방기예요.

주제는 인도의 음식과 여행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들은 지지고 볶아대는 삶 그 자체가 아닐까 싶네요.

마이클 부스와 아내 리센 그리고 두 아들 애스거와 에밀이 직접 보고 느낀 인도의 모습이야말로 생생한 인도 여행기라고 볼 수 있어요.

물론 인도의 다양한 요리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네요. 그동안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명상서적을 통해 본 인도의 모습은 익숙하지만 요리 탐방을 내세운 가족 여행기는 처음 읽어본 것 같아요. 요즘은 방송 프로그램 중에 세계를 여행하는 내용이 많아져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요. 하지만 직접 여행을 가지 않는 한 현지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은 알 수가 없어요. 그런데 책을 통해서는 그 감정과 생각을 어느 정도 공유할 수가 있어요. 특히 마이클 부스처럼 솔직함을 빼면 시체라고 할 수 있는 작가라면 더욱 실감나는 현장을 엿볼 수가 있어요. 

인도 여행을 떠나기 전 중년 우울증에 허덕이며 자기계발서의 조언들을 비웃던 그가 머나먼 이국땅 인도에 가서야 '그 순간을 충실히 사는 것'의 의미를 깨달았다니 매우 인간적인 면모였어요. 누구든 자신이 깨닫기 전에는 인정하지 않는 것들이 있잖아요. 뻔한 교훈에 식상하면서도 무시할 수 없는 진리가 존재한다는 걸 깨달을 때, 우리는 한 단계 성숙해지는 것 같아요. 마이클 부스에게는 현명한 아내 리센이 곁에 있다는 게 주효했어요. 어린 두 아들까지 데리고 인도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가 멋졌어요. 실제로 두 아들에게는 인도 여행이 훌륭한 인생 공부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중년의 사춘기를 겪는 마이클 부스에게 영혼의 나라 인도는 구원을 위한 최적의 여행지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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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6
김희보 지음 / 가람기획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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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다이제스트 100>은 인류 문명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 역사를 100가지 사건으로 정리한 책이에요.

한 권의 책으로 세계사를 다 안다는 건 무리겠지만 세계사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으로는 좋은 것 같아요.

첫 번째 사건은 호모 사피엔스의 등장이에요.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지금부터 약 200만 년 전으로 보고 있어요. 그러나 지구상 어디에서 처음 등장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가장 오랜 인류의 화석은 아프리카의 원인猿人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인도네시아의 자바 섬에서 출토된 직립원인原人, 그리고 중국의 베이징北京 부근에서 발굴된 베이징 원인原人 등이라고 해요. 세계사 교과서 첫 페이지 내용이죠. 역사를 암기 공부로 생각하면 지루해져요. 그냥 이 책만큼은 공부가 아닌 이야기로 술술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읽다보니 예전에 배웠던 내용들이 떠오르면서 지적 호기심도 자극되는 것 같아요.

중국사에서 한 획을 그은 진시황제, 그의 성격에 대해 당시 학자는 "정이 결핍되어 있고, 늑대와 같이 잔인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평했다고 해요.

왜 그러한 성격을 갖게 되었을까, 그 내막은 알 수 없으나 출생의 비밀에서 그 연관성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진시황제의 아버지는 누구인가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해요. 진나라에서 소양왕 40년에 태자가 사망하고, 둘째 아들 안국군이 태자로 책봉되었는데 그에게는 20여 명의 아들이 있었어요. 그중 한 명이 자초였어요. 훗날 장양왕이 된 자초는 홀대받는 신세였는데, 그를 세자로 점찍은 여불위가 극진히 우대했어요. 여불위는 그 옛날의 킹메이커였던 거죠. 자초는 여불위의 시중을 드는 예쁜 무희에 반해 자신에게 달라고 청했어요. 여불위는 내심 노여웠으나 큰 고기를 잡기 위해 무희를 자초에게 보냈어요. 사실 무희는 임신한 상태였는데 이를 숨기고 자초에게 가서 아들 정政을 낳았어요. 자초가 장양왕이 된지 3년 만에 사망하고, 그 아들 정이 진왕으로 즉위했으니 그가 바로 진시황제예요. 시황제의 어머니, 그 무희는 태후가 되었는데 은밀하게 여불위와 정을 통했어요. 그때 위기감을 느낀 여불위가 노애라는 하인을 태후에게 보냈고, 태후는 노애를 좋아하여 거처를 옮겨 아이를 둘이나 낳고 숨어 살았어요. 

시황제 9년에 이러한 내막을 고하는 자가 있었으니, 진왕은 태후를 옹에 옮겨가게 하고, 노애를 비롯한 친족과 두 아이를 모조리 죽였어요. 여불위는 목숨을 건졌으나 다음해, 촉으로 유배당할 처지에 이르자 독을 마시고 자살했어요. 막장 드라마에 나올 법한 진시황제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보면서 문득 그의 부모가 달랐다면, 그가 좀더 화목한 환경에서 자랐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해봤어요. 개인적 비극이 세계 역사에 미친 영향력이랄까.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제가 남긴 만리장성과 병마용갱을 보면서 그 거대하고 웅장한 모습이 경이롭다기보다는 그 뒤에 숨겨진 인간의 탐욕 때문에 경악하게 돼요.

시대가 다를 뿐이지 예나 지금이나 최고의 권력을 가진 자가 바른 심성을 갖지 못하면 그 결말은 비극일 수밖에 없다는 걸 역사를 통해 배우게 돼요.

인류 역사에서 근대 사회를 주목한 이유는 그 이상이 '사람은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인권과 시민정신의 태동기라고 볼 수 있어요. 이후 현대 사회에서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쳐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되었어요. 

아흔아홉 번째 사건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다, 즉 독일의 통일(1990년) 이야기이고, 백 번째 사건은 공산주의의 몰락, 소비에트 연방 해체(1991년) 이야기예요.

독일이 통일된지 벌써 30년의 세월이 흘렀다니, 새삼 놀랐어요. 그동안 우리는 통일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게 됐어요.

앞으로 새롭게 출간될 세계사 다이제스트 100에는 부디 우리의 자랑스러운 이야기가 세계 역사의 한 장면으로 기록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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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커티스트 언어의 예술가 - 가짜 약장수는 어떻게 약을 팔았을까?
임유정 지음, 하창완 기획 / 별하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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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Gag)는 재갈, 입막음, 사기, 거짓말, 배우가 임기응변으로 넣는 익살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예요.

지금 한국에서 많이 쓰이는 개그맨이라는 용어는 일종의 한국어식 영어(콩글리시)로 전유성님이 창시자예요.

제가 기억하는 전유성님은 창의적인 유머를 아는 독특한 인물이었어요. 언젠가부터 방송 활동은 그만두고, 직접 개그 극단을 창단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톡커티스트 언어의 예술가>의 저자 임유정님은 바로 그 개그 극단에서 일 년간 개그 트레이닝을 받고, 이후 3년간 1,000회가 넘는 개그 공연을 해왔다고 해요.

개그 공연에서 저자가 맡은 역할은 주로 MC, 약장수였다고 해요. 당연히 진짜 약을 판 게 아니라 재미난 입담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는 거죠. 개그 공연답게 가짜 약을 들고 관객들 앞에서 고무 뱀으로 뱀 잡는 시연을 했더니 가끔 진짜 약장수로 믿는 관객도 있었다고 하네요.

이 책은 자신의 개그 공연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진짜 말 잘하는 기술을 알려주고 있어요.

한 마디로 '톡커티스트가 되는 법'이 담긴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톡커티스트(Talkartist)란 영어 단어 Talk와 Artist의 합성어로 '말로 예술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얼마나 말을 잘하면 말로 예술을 할 수 있는지 궁금했어요. 진심은 톡커티스트가 되고 싶어서 읽었어요. 좀더 센스있게 말하고 싶어서.

과연 톡커티스트의 말하기는 무엇이 다르고, 어떤 기술들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말하기, 화법에 관한 책들은 많지만, 이 책의 특별한 점은 개그맨의 노하우, 즉 유머 한 스푼이 더 첨가되었다고 소개하고 싶어요.

개그맨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배울 수 있어요. 자신의 이야기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법, 그 핵심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자신이어야 한다는 거예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를 들려줘야 진정성이 부여되고 더욱 생생한 경험으로 전달될 수 있어요. 이야기의 맛을 돋우는 양념은 몸동작이나 행동, 표정, 말투 등과 같은 다양한 표현력이에요. 음, 가장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사람마다 표현력의 수준이 다르니까, 그래서 개그맨은 노력도 중요하지만 일정 부분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가능한 것 같아요. 새삼 개그맨들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개그맨과 같은 톡커티스트가 되는 건 어렵겠지만 예술적인 언어기법을 어느 정도 배울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가짜 약장수는 어떻게 약을 팔았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오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가짜 약장수처럼 거짓말로 남을 속이라는 의미가 아니에요.

어떻게 말해야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는지, 말의 핵심을 콕콕 집어주기 위한 예시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가짜 약장수를 연기하는 개그맨을 떠올리면 될 것 같아요.

똑같은 상황, 대본이 있다고 해도 누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관객의 웃음소리는 달라질 거예요.

그 답은 감정에 있다고 해요. 자신이 표현하는 것에 완전히 집중하여 몰입할수록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데, 이것을 감정 싣기라고 하네요.

이야기의 감정을 싣는 방법은 말할 대상을 생각하고 그것에 대한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실어 표현하는 거예요. 대화에서 감정을 실어 연기할 때 주의할 점은 내가 연기하고 있는 상황임을 확실히 인지시키는 거예요. 유머, 농담을 구사할 때 중요한 건 '적절히'와 '잘'이라고 해요. 절대로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다는 걸 명심하고 그 선을 지켜야 모두가 즐거운 대화를 할 수 있어요. 농담의 주체는 상대방이라는 것, 이걸 모르는 사람들이 말실수를 저지르곤 하죠. 제대로 농담을 구사할 줄 아는 능력자는 말의 무게와 품격을 아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어설픈 농담을 할 바에는 상대방 말을 잘 들어주는 것부터 실천해야겠다는 거예요. 톡커티스트 기술을 완벽히 습득하려면 시간이 필요해요. 저자의 노하우도 4년간 축적된 것이라잖아요. 말하는 연습 없이 말을 잘 하기는 불가능하니까, 지금부터 차근차근 말 연습을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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