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의 문제 - 같은 문제가 아침과 저녁에 다르게 보이는 이유
로버트 E. 세이어 지음, 김태훈 옮김 / 청림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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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의 문제>는 기분과학자로 명성이 높은 로버트 E. 세이어 박사의 '기분 설명서'라고 할 수 있어요.

내 기분이 나도 모를 때가 있어요. 왜 그럴까요?

이 책은 기분이 어디에서 오는지, 무엇이 기분을 조절하는지, 어떻게 해야 기분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우선 기분이란 뭘까요.

기분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되는 이면의 감정이라고 해요. 기분은 대개 일종의 정서적 반응으로 여겨지지만 정서와는 다른 개념이에요.

스스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분을 감정으로서 이야기할 수 있고, 기분이 어떤지 평가할 수 있어요. 

그래서 기분에 관한 거의 모든 연구는 사람들이 기분을 평가하는 데 활용되는 항목들을 포함하고 있어요.

저자는 실험 연구를 위하여 기분을 묘사하는 방식을 다음 네 가지 상태로 정리했어요.

차분-활력, 차분-피로, 긴장-활력, 긴장-피로.

두 가지 각성 연속체는 활력에서 피로, 긴장에서 차분까지 이어져요.

기분의 생리적 리듬을 이해하려면 활력의 일상적 리듬에서 출발해야 해요. 

한 실험에서 소규모 자원자들은 3주에 걸쳐 전형적인 일과를 보낸 10일 동안 수차례 자가 평가를 했고, 10일에 걸친 평가를 평균했더니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어요.

늦은 아침보다 오후에 문제를 더 심각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시간대와 상관없이 긴장-피로 상태일 때는 더 심각하게 인식했고, 차분-활력 상태일 때는 덜 심각하게 인식했어요. 이 사실은 문제의 심각성을 판단할 때 시간대와 활력 수준을 고려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요.


왜 피곤할 때는 문제가 더 심각하게 보일까요?

바로 기분과 생각을 수반하는 피드백 고리와 관련이 있어요.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그 일을 할 시간대에 속하는 활력 수준이에요.

지금 피곤하다면 문제를 해결할 활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벅차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오류를 저지르기 쉬워져요. 이 피드백 고리가 너무나 빨리 진행되어 거의 인식할 수 없어요. 반대의 경우에도 똑같은 오류를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활력 수준이 높을 때는 미래의 활동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요.

따라서 최선의 방법은 현재의 활력 수준이 미래의 문제와 관련된 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의식하는 거예요. 자신의 기분 상태를 인지하면 기분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돼요. 기분에 따라 아무것도 아닌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나빠진 기분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요?

대부분의 부정적인 생각, 특히 근심스러운 생각은 긴장-피로 상태에서 기인한다고 해요. 긴장하거나 피로하지 않아도 가끔 특정한 사건과 상황이 부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이 현상을 인식하는 일은 유용해요. 부정적인 생각을 의식적으로 제어하기는 어려워도, 활력과 관련된 기분은 제어하기 쉬워요. 이때 가벼운 운동이나 부족했던 잠 혹은 영양가 있는 식사가 도움이 돼요. 

이런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자신의 기분을 관찰하는 일은 매우 중요해요. 책 속에 [긴장-피로 지표]가 나와 있어요. 10개의 문항에 대한 답변 결과를 해석하는 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요. 이 지표를 토대로 부정적인 생각을 예측할 수 있고, 대부분 부정적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요. 부정적 생각은 기분과 연관된 모든 생리적 요소를 반영하면서 하루 내내 나름의 패턴을 지녀요. 이 패턴을 파악하면 좋고 나쁜 습관을 스스로 제어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어요.

전반적인 기분을 제어하려면 수면, 시간대, 운동, 음식 섭취, 건강, 스트레스 같은 주요 변수를 살펴봐야 해요.


<기분의 문제>는 단순히 기분에 관한 연구를 넘어 일상의 기분 관리, 즉 웰빙의 과학을 알려주고 있어요.

좋은 기분을 얻고 나쁜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분 조절 능력이란 곧 삶의 스트레스 관리 능력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 첫 단계가 체계적인 자기 관찰이라는 것, 결국 더 나은 기분과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나를 아는 것'부터 시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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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리커버 에디션)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21세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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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은 정여울 작가님의 에세이예요.


2020년 리커버에디션으로 새롭게 출간되었어요.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 20대를 향한 편지였다면, 이 책은 저자의 파란만장한 30대를 향한 이별의 편지라고 해요.


새삼 정여울 작가님의 깊이 있는 문장에 감탄했어요.


"나,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외로움 앞에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


"일생에 여백이 필요한 순간들"


"평생 후회할 일을 저지를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


똑같이 30대를 거쳐 왔는데 왠지 뭔가를 놓쳐버린 느낌이 들었어요.


분명히 이건 내가 아니라 저자 스스로에게 하는 말인줄 알면서도, 오래전 일기장을 펼친 것 같았어요.




"어른이 되어서 가장 안 좋은 점 중 하나는 상처받기 싫어서 아예 새로운 도전을 회피하는 것이다.


꿈은 어차피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고 비관하고,


'어차피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라고 자책하고,


열심히 노력해봤자 어차피 제자리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그 '어차피'가 어른스러움의 본질이다."  (99p)




어른스러움이 주는 고통을, 성인이 된 이후 내내 시달려왔던 것 같아요.


'어차피'를 핑계 삼아 살다보니, '어쩌다' 여기에 다다른 기분이에요.


어떻게 세월이 흘렀는지 돌아볼 겨를 없이, 정신차려보니 늙은 나를 마주한 것 같아요.


다만 아프고 힘든 순간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여기, 지금 살아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자는 우리에게 바쁨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 시간의 흐름을 보는 시선을 바꾸자고 이야기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잃지 않는 여백의 시간이 필요해요.


성숙이란 이룰 수 없는 열망에 집작하지 않는 기술일지도 모른다고, 그런 것 같아요. 


이제는 욕심을 부려 더 채우기보다는 이미 가진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게 행복의 기술인 것 같아요.


정여울 작가님의 문장은 깨끗하게 씻어낸 나의 민낯을 볼 수 있게 해줘요.


무엇보다도 이 책을 '소리 내어 읽기'를 추천해요. 마음에 드는 문장부터 조금씩...


작가님은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일 '소리 내어 읽기'를 하고 있다고 해요. 처음에는 시험기간에 졸음을 몰아내려고 했는데, 기분이 안 좋거나 많이 힘들 때 혹은 잡념을 몰아내고 싶을 때마다 소리 내어 읽기를 했더니 머리가 맑아지고 의욕이 샘솟았다고 해요. 소리 내어 글을 읽는 시간은 '나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며,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나만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라고. 저 역시 작가님 덕분에 낭독의 즐거움을 알게 됐어요. 좋은 문장은 그 자체의 힘을 지녔어요. 부디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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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리커버 에디션)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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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 작가님의 책.

딱 그걸로 충분한 것 같아요.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7년 전 출간된 책으로 이번에 리커버에디션으로 나왔어요.

새로운 표지와 사진 구성은 마치 새옷을 갈아 입은 듯 산뜻한 것 같아요.

20대를 향한 편지, 그 안에는 청춘의 시간들이 담겨 있어요. 타임캡슐처럼.


저자에게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후회나 미련이 아니라 회상 혹은 추억이라고 할 수 있어요.

"나는 20대에 놓쳐버린 '기회들'보다 20대에 놓쳐버린 '감성'을 이야기하고 싶다.

기회는 노력해서 다시 만들 수 있지만,

감성은 노력만으로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 20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감성 중에서도 '설렘' 같은 것은 정말 아무리 애를 써도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을 때 갑자기 찾아오는 두근거림. 

이런 건 정말 20대다운 감성, 20대가 제대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33p)

문득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렸어요. 나의 20대, 그 청춘의 시간들.

그때는 몰랐어요. 세상의 모든 짐을 짊어진 사람마냥 지쳐 있었기 때문에, 청춘의 젊음을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후회는 없어요. 아마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똑같을 것 같거든요. 그건 겁쟁이라서, 셀렘보다는 늘 아슬아슬 불안감이 더 컸으니까.

재미있는 건 이 책이 경험해보지 못한 청춘을 느끼게 해줬다는 거예요.

아하, 이런 청춘이 있었구나.


"여행자가 되면, 평소의 내가 아닌 또 다른 내가 되어 나 자신의 삶을 조감할 수 있다.

분명히 나지만, 나의 삶을 마치 남의 삶처럼 멀리서 굽어볼 수 있는 '새의 시점'.

그것이야말로 여행의 가장 큰 선물이다." (51p)


언제든지 훌훌 떠날 수 있는 여행자는 20대의 젊음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저자는 좀더 일찍 여행을 떠나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할 만큼 여행의 매력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정, 여행, 사랑, 재능, 멘토, 행복, 장소, 탐닉, 화폐, 직업, 방황, 소통, 타인, 배움, 정치, 가족, 젠더, 죽음, 예술, 질문.

저 역시 책에 나온 다양한 키워드 중에서 20대에 간직해야 할 소중한 키워드를 하나 꼽으라면 '여행'인 것 같아요.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며,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시간.

그것이 꼭 물리적으로 떠나는 여행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것 같아요.

저자의 말처럼 제대로 작별인사조차 나누지 못했던 20대를 떠올리며, 오붓한 뒤풀이를 한 것 같아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내가 정말 나다워질 수 있는지 아는 것이다.

   - 몽테뉴 『수상록』중에서  (3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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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가 (리커버) - 인간을 완성하는 12가지 요소
제롬 케이건 지음, 김성훈 옮김 / 책세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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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익숙해서 착각할 때가 있어요. 마치 안다는 착각.

어쩌면 무지보다 더 위험한 것은 안다는 착각이 아닐까 싶어요.

<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가>는 어느 심리학자의 겸허한 에세이예요.

저자 제롬 케이건은 미국심리학회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 30인'에 속하는 인물이라고 해요.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석좌교수이자, 하버드 정신 - 뇌 - 행동 학제간 연구소장을 지냈으며, 그의 연구 결과는 발달심리학의 교과서가 됐다고 해요.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미셸 드 몽테뉴의 《수상록》을 다시 꺼내 읽다가 든 생각 때문이에요.

몽테뉴는 불과 서른여덟 나이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자신의 성으로 들어가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21년 후 사망할 때까지 다양한 주제로 쓴 에세이들이 《수상록》이라는 세 권의 수필집으로 남았다고 해요. 몽테뉴처럼 그 역시 은퇴한 심리학자로서 여러 생각들을 담아낸 책을 써보고 싶다는 것.

그러니까 이 책은 심리학에 국한된 전문서적이 아니라 보편적인 에세이로 분류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무언가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 아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그 앎의 주체가 호모 사피엔스, 즉 인간이기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네요.

그렇다면 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가?


책의 구성은 매우 체계적으로 인간을 완성하는 12가지 요소를 목차로 꼽아 차례대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언어, 지식, 배경, 사회적 지위, 유전자, 뇌, 가족, 경험, 교육, 예측, 감정, 도덕.

이 중 '언어'와 '지식'에 주목했어요. 말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을까? 안다는 건 무엇인가?

사실 저자는 전문지식이 없는 대다수의 독자들에게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알고 있는 열두 가지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에겐 이 책이 곧 시도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복잡한 개념을 알기 쉽게, 제대로 진실을 담아내는 일.

재미있는 건 언어의 역사를 알아가고, 단어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거쳐 다다른 결론이에요.


"제롬 케이건의 행동, 신념, 감정, 유전자, 뇌, 내장, 근육, 면역계는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음에도 

그 이름을 가진 '나'라는 사람의 법적 상태와 다양한 역할을 지명하는 단어들은 지난 60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단어는 변화하고 있는 사건들을 정지화면의 형태로 바꾸어놓아 마치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듯한 믿음을 불러일으킨다.

... 단어는 사건들을 디지털화해서 서로 다른 종류의 것들이 담겨 있는 통 속에 넣기 때문에 경험이 왜곡된다."   (30p)


작가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Jose Ortega y Gasset)는 단어가 사용되면,

그 단어는 아마도 관찰 가능한 사건의 이름일 거라 가장하는 인간의 성향에 대해 염려했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개념을 만들어내는 순간 실재는 방을 떠나고 만다."  (33-34p)


모든 사실이 언젠가는 다시 수정될 수 있다는 것은 다들 아는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의 선언으로부터 비롯된 지식은 현대 과학에서 특권적 지위를 누리고 있어요. 연구자들이 종종 대중이 믿고 싶어하는 내용을 뒷받침하는 설명을 함으로써 아무런 증거 없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졌어요. 미국정신의학회에서는 2013년에 다섯 번째 정신질환 매뉴얼을 발표했는데, 이 매뉴얼의 정당성은 전적으로 작성자의 지혜를 얼마나 믿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네요. 놀랍게도 매뉴얼에 나오는 질병 범주 중 확실한 과학적 사실로 증명된 건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해요. 미국 학술지에 발표되는 수백만 편의 논문들 중에는 명백한 오류를 담고 있는 가짜 논문도 받아준 사실을 밝히고 있어요. 따라서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이라고 해서 그 정당성을 확신해선 안 된다는 뜻이에요. 이렇게 충분한 검증이 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대중의 태도가 중요해요. 

중요한 발견을 하려면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과학자들을 말하곤 해요. 똑같은 관점에서 대중들은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돼요.

저자는 학자로서 설명하되 자신이 이해한 것들을 다 안다고 말하지 않아요. 그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체스와프 미워시의 에피소드를 통해 말해주고 있어요.


어느날 오후 미워시는 오리들이 바로 곁에서 흐르고 있는 맑은 개울물을 놔두고 흙탕물 속에서 목욕하는 것을 보고 놀라고 말았다.

그래서 그는 의자에 앉아 있는 늙은 소작농에게 오리들이 맑은 개울물을 왜 무시하는 것인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노인이 대답했다. "몰라서 그렇죠."

자기 세대와 자기 자녀들의 세대를 책임지려는 사람에게는 이 대답이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주문이 될지도 모르겠다.

미워시의 글을 읽었다면 몽테뉴도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그 또한 이렇게 믿었기 때문이다.

"공부를 해서 얻는 것은 더 현명하고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500p)


마지막으로, 자신이 다 안다고 착각과 무조건 옳다는 맹목적 믿음에 빠진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무엇이 인간을 만드는지, 제대로 알아가는 공부는 모두에게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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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과학쇼 - 사소하고 유쾌한 생활 주변의 과학
Helen Arney.스티브 몰드 지음, 이경주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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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요즘은 방구석이 특별한 공간으로 변신한 것 같아요.

인터넷 세상이 만들어준 새로운 무대, 바로 방구석에서 '사소하고 유쾌한 생활 주변의 과학 쇼'가 펼쳐지네요.

우선 이 책의 저자 헬렌과 스티브에 대한 소개부터 할게요.

헬렌 아니는 과학 분야의 진행자이자 괴짜 여성 가수예요.

스티브 몰드는 수학 골동품 제작자이자 별난 과학 실험을 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예요.

이 두 사람은 지난 7년 동안 Festival of the Spoken Nerd. 라는 라이브 코미디 그룹의 라이브쇼 무대에 올랐다고 해요.

그러니까 이 책은 그 라이브쇼 무대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른바 방구석 과학쇼!

우리가 할 일은 방구석 과학쇼를 편안하게 즐기면 돼요.

그냥 단순히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읽으면서 특별한 자극을 받게 될 거예요.

오호, 신기하네... 나도 한 번 해볼까?

매우 친절하게도 누구나 쉽게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실험 방법이 나와 있으니 도전해보세요.

대부분 순서대로 책을 읽지만 이 책은 '방구석 과학쇼'인 만큼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부터 펼쳐봐도 좋아요.

주제는 몸, 음식, 뇌, 원소, 실험, 우주, 미래예요. 

원래 몸에 관한 모든 것, 음식에 관한 모든 것, 뇌에 관한 모든 것, 원소에 관한 모든 것, 실험에 관한 모든 것, 우주에 관한 모든 것, 미래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적혀 있지만 설마 이 책 한 권에 전부 담겨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건 아니겠죠? 

그래요, 짐작했겠지만 '모든 것'이라는 표현 앞에 '내가 아는'이라는 수식어가 꼭 필요할 것 같아요.


가장 간단한 실험은, "당신의 '밸-브'를 찾아라!"예요.

우리 몸의 동맥은 심장으로부터 밀려 나와요. 그건 꽤 높은 압력이라서 반대 방향으로 흐를 위험이 없어요.

하지만 훨씬 낮은 압력이 작용하는 정맥의 경우에는 피가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한 아주 작은 밸브가 숨겨져 있어요.

이 밸브는 한쪽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역할을 해요. 바로 이 밸브를 찾는 실험이에요.

자신의 손목이 보이도록 펴보세요. 팔 안쪽에서 굵은 정맥을 찾아 정맥 한쪽 끝을 손가락으로 꽉 눌러 피가 통하지 않게 하세요.

그리고 다른 손가락으로 첫 번째 손가락 바로 위쪽 부분을 꾹 누르세요. 

누른 상태에서 두 번째 손가락을 몇 센티미터 위로 움직이세요. 

이렇게 하면 피가 흐르지 않는 정맥이 진공 상태가 되어 납작해지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이때, 여기가 감탄이 흘러 나오는 장면인데, 이제 두 번째 손가락을 팔에서 떼면 피가 진공 상태였던 정맥을 따라 다시 흘러가다가,

가장 가까운 위치의 밸브까지만 돌아가요. 자신의 밸브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이죠.

와우, 실험을 성공했다면 축하해요. 밸브가 정상이라는 증거니까요.

하지 정맥류는 이런 작은 밸브들에 기능 이상이 생기면 발생하는 질병이거든요.


준비물이 필요 없는 실험으로, 우주 실험이 있어요.

깜깜한 밤, 눈을 감고 상상하면 되는 실험이에요. 자, 우주를 날아다니는 상상을 해볼까요?

그다음은 눈을 크게 뜨고 창문 밖을 보세요. 달이 없는 데다가 도시가 내뿜는 빛 공해에서 벗어나 있다면, 15~20분 정도 후에는 초자연적인 지루함에 빠질 수 있어요.

푹신한 베개를 베고 똑바로 누워서 어마어마한 은하계 있는 자그마한 우리 지구의 사소함을 느껴보세요. 그리고 은하수가 나선 팔로 별들의 커다란 중심의 원반들 주변을 시간당 515,000마일 또는 초당 200km의 속도로 회전하는 것을 느껴보세요. 이 속도는 번개보다 거의 두 배 정도 빠르대요.

몇 시간, 며칠, 또는 몇 주 내에 여러분이 매번 취침 시간마다 우주의 놀라운 속도에 몸을 맡긴다면 아마도 꿈 속에서는 멋진 우주여행사가 되어 있을 거예요.


일반적인 과학 지식에 갇혀 있지 말라는 뜻이에요.

두 명의 괴짜들이 방구석 과학쇼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건 그냥 쇼가 아니라 과학의 세계예요.

누구나 얼마든지 일상에서 과학을 만날 수 있어요. 혹시 모르잖아요. 실험을 통해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될 지도.

지루함은 날려 버리고 신나게 과학를 즐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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