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가 쉬워지는 통 사회 - 한 번에 끝내는 사회 지리 편 교과서가 쉬워지는 통 시리즈
홍근태 지음 / 성림원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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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과목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대부분 사회 과목은 열심히 외워야 하는 암기 과목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게 쉽지 않으니, 점점 사회 과목을 공부하기가 싫어지는 원인이 되는 것 같아요.

무조건 외운다?  No!

개념을 제대로 익히지 않은 채 그냥 외우는 건 잘못된 학습법이에요.

<교과서가 쉬워지는 통 사회 : 한 번에 끝내는 사회 지리편>은 EBS 프리미엄 강사 홍근태 선생님이 알려주는 사회 만점 비법서예요.

사회 공부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학습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에요. 바로 <사회 META 솔루션>이에요.

첫 번째 비법은 문장을 그대로 외우지 말라는 것.

두 번째 비법은 문제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

세 번째 비법은 나만의 용어로 개념을 정리할 것.

단순히 설명만으로도 무슨 비법인지 잘 모를 거예요. 그래서 책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봐야 알 수 있어요.

이 책에는 중학교 [사회 1]부터 고등학교 [통합 사회], [한국 지리], [세계 지리]까지 '사회 지리'에 관한 핵심 내용이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어요.

지리의 핵심 개념은 지형과 기후예요. 그래서 책의 구성은 우리나라의 지형, 지형의 형성 원인과 종류, 기후와 기후요소, 기후와 환경으로 나누어 각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용어 설명뿐 아니라 관련 지식들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어요. 혼자 공부하기에 무리 없이 이해할 수 있어서 좋네요.


"빗물이 만든 특수한 지형이 있습니다. 

빗물이 만든 지형의 형성 원리를 이해하려면 '용식(溶蝕)'의 개념이 필요합니다.

용식이란 빗물과 반응하는 암석의 어떤 성분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암석이 침식되는 현상이에요.

용식은 파랑, 바람, 하천, 빙하의 침식과 다릅니다. 

침식은 외부의 요인에 의해 깎이는 것(물리적 반응)이고, 용식은 두 개의 성분이 결합하여 나타나는 반응(화학적 반응)입니다."

...

"모든 암석에서 용식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용식이 일어나는 특별한 암석이 있는데요.

다음 네 가지 힌트에서 암석의 이름을 찾아볼까요?"


① 암석의 이름은 세 글자이다.

② 주성분은 탄산칼슘(CaCo₃) 이다.

③ 시멘트의 원료이다.

④ 초성 힌트는  ㅅ ㅎ ㅇ  이다.


정답은 석회암입니다.   (83-84p)


각 장마다 핵심 내용과 관련된 "썰강"이 나와 있어요. 배경지식 혹은 관련 뉴스를 통해 앞서 배운 용어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줘요.

마지막으로 각 장에 <Mind Map>이 있어서 복습할 수 있어요. 학습법은 책에 나온 순서대로 공부해도 좋고, "썰강"을 먼저 읽으면서 워밍업하고 본문을 읽어도 돼요.

순서를 바꿔서 공부하는 건 사회 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에요.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들을 확실하게 동시에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교재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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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행복에 이르는 지혜 - 틱낫한 스님이 새로 읽고 해설한 반야심경
틱낫한 지음, 손명희 옮김, 선업 감수 / 싱긋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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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반야심경』이라는 불교 경전에 나오는 말이라고 해요.

이 문구의 의미를 처음 들었을 때, 고개를 갸웃 했어요. 마치 암호 같아서.

그런데 바로 이 문구가 『반야심경』의 정수라고 하니, 너무 어려워서 감히 더 들여다볼 시도조차 못했어요.


<최상의 행복에 이르는 지혜>는 틱낫한 스님의『반야심경』해설서예요.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틱낫한 스님의 책들을 읽으면서 마음의 평화를 느꼈던 터라,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왜 틱낫한 스님이 『반야심경』을 새롭게 번역했는지, 그 이유가 나와 있어요.


"『반야심경』은 우리를 강 건너 참자유와 행복, 평화의 기슭으로 데려다 줄 힘이 있는 심오하고도 중요한 경전이지만

지난 1500년간 숱한 오해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나는 『반야심경』을 편찬한 선사가 선택한 표현이 다소 서툴렀던 까닭에 이러한 오해가 생겼다고 믿습니다.

말은 한 마디만 달라져도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현실의 본질에 대한 가장 깊은 통찰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는 사실 역시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 스승은 제자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신이 최선을 다해 안내해야 한다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틱낫한 스님은 현시대의 정신적인 스승으로서 우리에게 지혜의 말씀을 전하고 있어요.

아무리 심오한 가르침일지라도 우리가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어요. 그래서 가장 본질에 근접한 새 번역으로 해설해주고 있어요.

이 책은 틱낫한 스님의 영문본 『반야심경』을 우리말로 번역한 거예요. 부록에는 『반야심경』의 산스크리트어 버전과 직역한 영어 버전이 수록되어 있어요.

언어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게 참으로 어려운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선(禪)'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영어로는 'Zen'으로 널리 쓰이고, 산스크리트어로는 '명상'을 뜻하는 '디야나 dhyana', 중국어로는 '찬', 한국어로는 '선', 베트남어로는 '티엔'이라고 읽는다고 해요. 서로 다른 언어지만 하나의 의미를 뜻하는 것처럼 우리 역시 그 의미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해요.


『반야심경』에 나오는 공(空)은 '비어 있다'는 의미 때문에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고 모든 것이 텅 비어 있다고 잘못 생각할 수 있어요. 새로운 번역본에서는 비어 있음이 자아와 현상의 부재나 비존재가 아니라 '분리된 자아가 없다'라고 해석하고 있어요. 삼라만상은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고, 모든 것은 더불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반야바라밀다의 핵심이에요. 그래서 사전에도 없는 새로운 단어인 '상호존재(interbeing)'로 표현하고 있어요.


"당신이 시인이라면 이 한 장의 종이 안에 흐르는 구름이 또렷이 보일 것입니다.

구름 없이는 비가 내릴 수 없습니다.

비 없이는 나무가 자랄 수 없습니다.

나무 없이는 종이를 만들 수 없습니다.

종이가 존재하려면 구름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구름이 없다면 이 종이 역시 이곳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구름과 종이는 상호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45p)


따라서 공에 대한 우리의 기존 관념을 제거해야 해요. 산스크리트어로 '루파'는 대개 '색(色, form)으로 번역하는데, 몸을 의미해요. 좀더 의미를 확장하면 생물, 즉 살아 있는 물질로 볼 수 있어요. 새 번역에서는 '색'이라는 단어를 '몸'으로 대체했어요. 오늘날 물리학에서는 물질이 단단하지 않으며 빈 공간으로 가득차 있다는 걸 밝혀냈어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는 그 대부분이 빈 공간이며, 결코 고정되거나 정지되어 있지 않아요.  경전이 만들어진 당시에는 오늘날 같은 과학 용어가 없었기 때문에 '비어 있다', 즉 '공(空)하다'는 표현을 써서 물질의 본질을 묘사했던 거예요. 우리 몸은 비어 있기 때문에 비로소 몸으로 있을 수 있어요. 우리 몸은 생명으로 가득차 있어요. 마찬가지로 종이가 비어 있기 때문에 햇살과 벌목꾼, 그리고 숲이 종이 안에 깃들 수 있는 거예요.

모든 현상에는 온 우주가 담겨 있어요. 비어 있음은 무상(無常, impermanence), 덧없음이자 변화이며 곧 살아 있다는 뜻이에요.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는 뜻이에요.

서양 철학에서는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를 문제로 삼았다면, 불교에서는 존재와 비존재가 문제 되지 않아요. 부처님은 현실을 바라보는 올바른 관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것은 존재와 비존재를 초월하는 관점이라고 표현했어요. 이것을 불교에서는 정견(正見)이라고 해요. 


『반야심경』은 우리에게 상호존재라는 관점에서 자신과 세상을 들여다보라고 조언하고 있어요.

우리는 분리되어 있지 않아요. 우리는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책임이 있어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비극, 온 세상의 괴로움에 대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걸 깨닫는 일이 바로 상호존재의 통찰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는 모든 것을 상호존재라는 본질에서 바라보아야 진정한 깨달음의 지혜를 얻을 수 있어요.

선과 악, 괴로움과 행복, 불행과 행복은 별개의 존재가 아니에요. 괴로움 없이는 행복을 누릴 수 없어요. 굶주려 본 경험이 있어야 먹을거리가 있다는 기쁨을 알 수 있어요.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평화의 소중함을 알지 못해요. 세상의 모든 것은 더불어 존재한다는 것.


"행복에 이르는 길은 없다. 행복이 곧 길이다."  (148p)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세상 그 무엇도 항상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영원한 것은 없어요. 깨달음과 통찰, 행복과 해방조차 영원하지 않아요. 일시적으로 생성된 것이기에, 정성들여 보살피지 않으면 다시 또다른 무언가로 바뀌고 말아요. 

이제서야 공(空)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했어요. 비어 있어라, 그리고 깨어 있어라.


"... 강 건너 참자유에 이르는 지혜인 반야바라밀다를

찬탄하는 진언을 다음과 같이 이르노라.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갔네, 갔네, 건너갔네, 모두 건너가서 한없는 깨달음을 이루었네!)"  (1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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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역사여행
유정호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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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했어요.

방구석이 주무대가 되어버렸네요.

지금, 방구석에서 시작하는 역사여행 이야기가 있어요. 

진짜 역사여행을 떠나기 위한 만반의 준비과정으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방구석 역사여행>은 우리나라 방방곡곡 역사여행지를 소개한 책이에요.

저자는 중·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두 딸의 아빠라고 해요. 그래서 이 책은 역사여행으로 온 가족이 함께 떠나면 좋을만한 국내 여행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신나게 즐기는 여행도 좋지만 지역마다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찾아본다면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책의 첫 페이지는 전국 지도가 그려져 있어요. 각 지역마다 가볼 곳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표시되어 있어서 좋아요.


▣ 서울 - 옥천암, 종묘, 운현궁, 경희궁, 승동교회, 경교장, 길상사

▣ 경기도 - 용문사, 수종사, 삼릉, 서오릉, 남한산성, 과지초당

▣ 강원도 - 청평사, 하조대, 양양향교, 청령포, 수타사, 이승복기념관

▣ 충청도 - 정림사지, 화양서원, 임존성, 보탑사, 진천농다리, 해미 순교성지, 단재 신채호 사당

▣ 전라도 - 화엄사, 송광사, 순천왜성, 광한루, 전주사고, 광양 김시식지, 동국사

▣ 경상도 - 수로왕릉, 감은사지, 부석사, 무섬마을, 소수서원, 우포늡

▣ 제주도 - 도두봉, 비자림, 용머리해안, 천제연폭포, 성산일출봉과 광치기해변, 한라산, 마라도 

 

이 책을 읽다가 알게 됐어요. 아이와 함께 종종 견학을 갔던 서울역사박물관 옆, 정확히는 강북삼성병원 내에 경교장이 있다는 걸. 

경교장은 원래 친일파 최창학의 집으로, 죽첨장이라 불리던 곳이었어요. 최창학은 미군정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양다리를 걸친 인물이에요. 최창학은 자신의 보신을 위해 김구 선생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원들에게 자신의 저택을 내줬던 거예요. 김구 선생은 일본식 이름인 죽첨장을 경교라는 근처 다리의 이름을 따서 경교장이라 바꿔 부르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청사이자 한국독립당 청사로 활용했어요. 그러나 비통하게도 그 경교장에서, 육군 소위 안두희가 쏜 총탄에 김구 선생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요. 일제강점기에도 무사했던 김구 선생이 광복 이후 이토록 허망하게 서거한 것은 분명 일제보다 더욱 강력한 세력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에요. 김구 선생이 서거한 이후 경교장은 최창학에게 반환되었다가 타이완 대사관으로 사용되었고, 6·25 전쟁 이후에는 미국 특수부대가 주둔하는 공간이었고, 이후에는 삼성병원 건물로 쓰였어요. 임시정부 국무회의가 열렸던 장손느 삼성병원 원무과로 사용되었고, 김구 선생이 집무실로 사용하다 피살된 장소는 의사들이 휴식을 취하는 휴게실이 되었어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았다면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 경교장을 대한민국 정부가 외면했던 거예요.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공분했고, 드디어 2009년 8월 14일 경교장 복원이 결정되고, 2013년 시민에게 개방하면서 누구나 경교장을 방문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나 여전히 아쉬운 점은 남아 있어요. 버스 정차 안내방송에서 경교장을 알리는 하차 방송을 듣고 내리면 경교장까지 400m 거리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이 나온다고 해요. 반면 경교장이 있는 버스 정류장은 삼성병원으로만 하차 방송이 나온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에요.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지식뿐 아니라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가 정말 많다는 걸 느꼈어요.

무엇보다도 국내 여행지 중에는 역사를 알면, 발길 닿는 곳마다 의미 있는 장소를 쉽게 발견할 수 있어요.

역사를 알면 비로소 보이는, 뜻깊은 역사여행.

책을 읽고나니 제대로 다시 한 번 그곳에 가봐야겠구나, 그때는 새로운 여행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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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산책 - 식물세밀화가가 식물을 보는 방법
이소영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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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끌려요. 

길을 걷다가 작은 풀꽃을 발견하면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게 돼요.

나이들면 꽃이 좋아진다더니... 라고 생각했는데,

단순히 꽃에 대한 호감이 아니라 식물에 대한 관심이 예전부터 있었더라고요.

학창 시절에 식물의 구조를 배우고, 노트에 그려가며 셀렜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이 책 덕분에 다시금 마음이 살랑살랑 즐거웠어요.


<식물 산책>은 식물학자이자 식물세밀화가 이소영 님의 책이에요.

딱딱한 전공책이 아니라 부드럽고 매력적인 식물 에세이예요.

저자는 대학에서 원예학을 공부하면서 학부 3학년 때 우연히 들은 식물 그림 수업에서 처음으로 세밀화를 그리기 시작했대요.

졸업 후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식물세밀화가를 뽑는 곳인 국립수목원에서 일하게 되었고요.

국립수목원은 우리나라 정부 기관 중 식물세밀화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인지하여 세밀화 작업을 제도화하고, 수집해온 곳이라고 해요.

식물세밀화가는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이 땅의 식물을 연구하고 기록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 책은 저자의 첫 직장인 국립수목원에서 자생식물을 그렸을 때부터, 지난 10여 년간 식물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했다고 해요.

우리에게 식물이란 잠시 눈길이 머무는 정도의 관심이지만 식물세밀화가에게 식물이란 사랑의 대상인 것 같아요.

현미경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면 볼수록, 더 많은 것이 보이고, 점점 더 큰 세계가 펼쳐진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어요.


"내가 만난 식물은 모두 한번 뿌리 내린 자리에서 묵묵히 제 할 일을 하고 있었다.

누가 보지 않아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그런 모습을 보면, 그들을 닮고 싶어진다.

그들 곁에서 나도 언제까지나 묵묵히 이 세상의 식물들을 하나하나 기록하고 싶다."  (7p)


신기하죠? 

작디 작은 꽃잎 하나에 우주만한 신비가 담겨 있다는 것.

우리는 아직 그 비밀을 다 풀지 못했어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인 구상나무에 대해 정작 한국 연구는 미진했다고.

저자는 4년 동안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구과식물을 모두 그렸고, 그 기록은 한 권의 도감으로 나왔지만 최종적으로 완성된 건 아니라고 해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해요.


책 속에 아름다운 식물 사진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요.

국립수목원, 하코네습생화원, 베를린다렘식물원, 고치현립마키노식물원, 싱가포르식물원, 허브천문공원, 제이드가든, 파리식물원, 평강식물원, 큐왕립식물원, 암스테르담식물원, 한국도로공사수목원, 쓰쿠바식물원, 진다이식물공원, 신주쿠공원, 도쿄대부속식물원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들.

제가 가본 곳은 딱 하나, 국립수목원뿐이지만 앞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 있는 식물원도 꼭 가보고 싶어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식물세밀화가를 그림작가라고 착각했어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통해서 식물세밀화를 처음 봤기 때문이에요. 물론 그림작가로서 세밀화를 그리는 분들도 있겠지만 식물학자로서 식물세밀화를 그린다는 건 식물 연구의 일부라는 걸 알게 됐어요. 


<식물 산책>은 식물과 식물학 그리고 식물세밀화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책이에요. 더 나아가 식물을 사랑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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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였을 때
민카 켄트 지음, 공보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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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우리의 기억은 얼마나 정확할까요?

'나'라는 존재는 어떻게 '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걸까요?


민카 켄트의 장편소설 <내가 너였을 때>를 읽는 내내, 묘한 긴장감과 불안을 느꼈어요.

주인공 '나'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어요. 누군가에게 칼로 찔리고 폭행당해 피투성이인 채로 길에 쓰러져 있는 걸 경찰이 발견하여 목숨을 건졌어요.

다들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글쎄요... '나'라는 사람은 그 사건을 겪은 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어요. 

예전의 '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브리엔 두그레이'인데, 주변 사람들이 '나'를 '케이트 엠벌린'이라고 이야기해요.

너무나 혼란스러운 건, '나'는 케이트 엠벌린이라는 여자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는 거예요. 

현실에는 이미 브리엔 두그레이라는 여자가 '나'라고 생각했던, '나의 삶'을 잘 살고 있는데, '나'는 사고 이후 충격으로 은둔 생활을 하고 있어요.

과연 '나'는 미친 걸까요, 아니면 '나'의 삶을 송두리째 타인에게 빼앗긴 걸까요?

지금 '나'의 곁에는 오직 나이얼뿐이에요. '나'는 그를 내 집에서 함께 사는 세입자이자 친절한 친구로 생각하지만, 그는 사실...


"아무도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 다들 보고 싶은 것만 보니까.

... 결국 자기 기분을 좋게 해주는 점만 골라 믿는다는 얘기다."  (179p)


이 소설은 두 사람의 시선으로 상황을 그려내고 있어요. 브리엔과 나이얼.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의심, 믿지 못하는 마음이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인지.

내가 너였을 때... 내가 '나'라는 사실이 부정당했을 때, 더 이상 나를 믿을 수 없을 때.

무엇보다도 자신을 의심하는 순간부터 나를 둘러싼 세계는 균열이 생기고 서서히 붕괴하는 게 아닌가.

세상 사람들을 모두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자신마저 속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거짓말...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그것이 이 소설의 핵심이었어요.

결국 우리 삶에서 믿음이란, 존재를 증명하는 혹은 존재 그 자체를 의미하는 힘인지도 모르겠네요.


<내가 너였을 때>를 읽고나서 떠오른 노래가 있어요. 나도모르게 이 부분을 흥얼대고 있네요.

"~ ♬ 소중한 건 모두 잊고 산 건 아니었나 ~~"

지금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항상 기억하며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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