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전쟁 1 - 문학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국전쟁 70년, 1950~2020 사람의 전쟁 1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 지음 / 걷는사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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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한국전쟁 70년이 되었어요.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교과서로 배우는 역사만으로는 한국전쟁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워요.


<사람의 전쟁>은 70년 전에 일어난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을 오늘의 눈으로 돌아보는 책이에요.

두 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의 작가들이 모여, 각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에요.

첫 번째 책에서는 여러 장르의 문학 작품으로 전쟁의 상황들을 그려냈어요. 지금까지 한국전쟁을 주제로 기획된 문학책은 처음 읽어본 것 같아요.

그 중 한국전쟁을 직접 겪었던 분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내용이 인상 깊었어요.


"... 동료가 총에 맞아도 싸우는 과정에서는 손도 못 댄다. 부대를 이탈하면 큰일 나니까.

그런 게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이런 기억들이 팔십을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그를 불면에 시달리게 만든다.

... 적인지 아군인지도 모를 정도로 치열한 전투가 연일 이어졌다. 

북한 인민군들은 우리나라 군인들이 죽으면 옷을 벗겨서 자기들이 입었다.

그럼 우리가 볼 때 아군으로 보여서 쏘지 못하는 사이에 그들이 우리를 쏘기도 하곤 했다.

그래서 우리도 인민군이 죽으면 인민군복을 입었다. 

이로 인해 우리가 인민군복을 입은 아군을 인민군으로 오인해서 쏘기도 했다.

그렇게 죽은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 사고 발생 횟수가 잦아지자, 상부에서 인민군복을 입지 말라는 명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 교복 입고 전쟁터로 간 학도병, 양관모 씨 이야기 / 백민정 작가 (62-63p)


... 열두 살 때 자고 일어나니까 빨갱이가 이남으로 쳐들어왔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녀는 인민군의 얼굴이 얻어맞은 것처럼 시뻘건 사람인 줄 알았다. 

그때 진산이라는 데 살았는데, 거기까지 빨갱이가 쳐들어온 것이다.

그녀가 기억하는 것은, 어딘가로 가던 중에 마주친 인민군이 우산을 하나 주면서,

"학생 동무, 3일만 있으면 해방이 된대."라고 함 말이었다.  

    - 열두 살 소녀가 겪은 한국전쟁의 피란 체험담, 김경자 씨 이야기 / 김정숙 작가  (74p)


저희 세대만 해도 반공 포스터를 그리고, 북한을 빨갱이, 괴수로 표현한 이야기나 만화를 보며 자랐기 때문에 북한은 물리쳐야 할 적으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국전쟁 이전에는 남과 북의 경계 없이 모두가 한민족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전쟁 때문에 같은 마을 사람들끼리 편을 갈라 싸우고 죽이는 비극이 벌어졌던 거예요. 참으로 지긋지긋한 빨갱이 논란, 그때는 강압적인 권력 앞에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은 달라졌어요. 사람은 다 똑같은 사람이고, 모두의 생명은 소중해요. 한국전쟁을 돌아보면, 우리 민족에게는 너무도 불행한 역사였어요. 

이 책은 그 깊은 상처를 다시 들여다보는 일이에요. 왜냐하면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치유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젊은 세대들에게 한국전쟁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라고 생각해요. 이 책을 통해 한국전쟁을 읽고 느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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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색 인간 - 내면의 균형으로 가는 길
막스 뤼셔 지음, 김세나 옮김 / 오르비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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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색 인간"이란 뭘까요?

호기심을 유발하는 책 제목과는 달리 표지는... 

정직하게 빨강색, 노랑색, 파랑색, 초록색으로 나타낸 뤼셔 컬러 원판이 그려져 있어요.

다양한 색들 중에서 왜 4색만 뽑아서 4색 인간이라고 했을까요?


먼저 이 책의 저자인 막스 뤼셔(Max Luscher, 1923~2017)는 세계적인 색채심리학자라고 해요.

네 가지 색상은 각각 특정한 느낌을 불러일으키고, 그 느낌은 다시 특정한 행동을 만들어낸다고 해요.

그 네 가지 자기감정과 네 가지 뤼셔 색상은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어요.


내면의 만족 :  어두운 뤼셔 청색

자기 신뢰 :  오렌지 빛의 뤼셔 적색

자존 : 푸르스름한 뤼셔 녹색

내면의 자유  :  밝은 뤼셔 황색


우리는 완성된 4색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았어요. 정상적인 자기감정, 자존은 각자 노력의 결과물이에요.

그래서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은 자기가 확신하는 대로 행동하고 느끼는 과정, 오직 진정성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해요.

4색 인간은 자기의 확신에 충실하게 행동하고 노력하는 사람을 의미해요.

마음의 균형이 없는 사람은 1색 인간 혹은 2색 인간이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어요.

저자는 내면의 균형으로 가는 길이 바로 4색 인간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당연히 4색 인간의 유형이라는 건 없어요. 4색 인간은 그 어떠한 유형이 아니라 내면적인 균형 상태에 있다는 의미예요.

네 가지 정상적인 자기감정들이 내면의 균형을 이룰 때, 그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인간만의 본질적인 특징이라는 거예요.


뤼셔의 색채테스트에서 어두운 뤼셔 청색과 밝은 황색을 선호한다면 수용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수용적인 사람들은 개방적인 편이며, 공감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종종 예술적인 인상이 첨가된다고 해요. 누군가 지시적, 선도적, 주도적, 자주적으로 행동하거나 심지어 권위적이고 제멋대로 구는 사람인지, 아니면 오히려 수용적으로 적응하고 설득당하는 쪽 사람인지를 파악할 수 있어요.


막스 뤼셔는 세상에 두 가지 유형의 인간이 있다고 이야기해요.

정상적인 4색 인간과 그 밖의 사람들.

우리는 눈에 띄는 모든 행동들의 이면을 정확히 파악하는 법을 배워야만 해요. 그 이면은 대개 무의식적인 동기라고 할 수 있는데, 과도한 행동은 그것을 상쇄하는 작용이에요. 이는 균형의 통제 역할을 해요. 이러한 방법을 자기조절심리학이라고 부른대요. 

오직 정상인들, 4색 인간만이 자신의 진정한 얼굴을 드러내며, 나머지 다른 사람들은 야누스의 얼굴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는 상황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목표 전술이 필요해요. A부터 D까지 네 가지 목표전술 유형과, 1부터 4까지 네 가지 방어 전술 유형이 있어요. 책 표지에 그려진 [뤄셔 컬러 원판] 사용법이 자세히 나와 있어요.


[목표 전술]                   [4색 유형]       [방어 전술]

선량한 천사                  청색 유형        1 불만족한 악마

으스대는 공작                녹색 유형        2 약삭빠른 뱀

잘난 체 하는 허풍쟁이       적색 유형        3 괴로워하는 순교자

기대에 부푼 공상가          황색 유형        4 무장한 기사




모든 인간은 늘 두 개의 현실, 즉 외부세계와 내면세계를 살고 있어요. 그 중 내면세계의 중심에서 스스로를 '나'라고 부르는 사람은 균형 상태에 머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결국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통해 내면의 조화를 이룰 수 있어요. 한 마디로 4색 인간이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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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인, 신실한 기독교인, 채식주의자, 맨유 열혈 팬, 그리고 난민 - 논문에는 담지 못한 어느 인류학자의 난민 캠프 401일 체류기
오마타 나오히코 지음, 이수진 옮김 / 원더박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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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가 바뀌고 있어요.

그야말로 코로나 패닉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많은 나라가 국경을 봉쇄하면서 수 천만 명의 난민들이 극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어요.

매년 6월 2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난민의 날'이라고 해요. 잊혀진 난민들... 안타깝게도 난민 문제는 코로나 위기로 인해 밀려나버렸어요.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눈을 떴어요. 난민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라는 걸.


<아프리카인, 신실한 기독교인, 채식주의자, 맨유 열혈팬, 그리고 난민>은 난민에 관한 책이에요.

저자는 인류학자이며 현재 옥스퍼드 대학 난민연구센터(RSC) 부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주로 동아프리카의 난민 경제 활동을 조사하고 있어요.

이 책은 작년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일본어판으로 출간되었고, 올해는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어요.

우리는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난민이 된 특정 인종이나 민족이 아니라, 

'우리 중 누구나 난민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난민 문제를 '그들의 문제'가 아닌 '우리들의 문제'로 다시금 돌아보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그들을 '알아 가는 것'이야말로 

난민 문제의 해결을 향한 첫 걸음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8p)


이 책은 저자가 서아프리카 가나에 위치한 부두부람 난민 캠프에서 연구 목적으로 체류한 2008년 7월부터 2009년 9월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 집필한 내용이라고 해요.

당시 저자의 연구 주제는 난민의 경제 활동, 즉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며 살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었어요. 현지 조사를 위해 부두부람 난민 캠프에 라이베리아 난민 남성 두명이 살고 있는 집에서 13개월에 걸쳐 공동생활을 했어요. 연구자로서 원칙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난민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하는데, 함께 생활하다보니 연구자와 이웃 사이에 공사를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해요. 그래서 조사를 마치고 수년이 지난 지금도 학술적인 데이터보다는 그들과의 일상이 더 선명하게 남아 있다고. 저자의 그 마음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난민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을 때는 분쟁 등으로 긴급 사태가 발생한 단계인데, 점점 난민들이 캠프에서 체류하는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원조국의 관심은 줄어들고, 지원도 더 이상 모이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어요. 어쩔 수 없이 난민들은 생존을 위한 나름의 경제 활동을 해야 될 처지가 된 거예요.

부두부람 난민 캠프는 처음엔 긴급 피난 장소로 설치되었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서서히 마을의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대요. 표면적으로는 가나 사람들이 사는 주변 마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난민들에게는 가나 시민권이 없기 때문에 제한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어요. 아무리 오랫동안 가나에서 살아도 결코 가나 사람과 동일한 대우를 받을 수 없는 난민들은, 결속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어요. 상부상조의 정신은 난민으로 낯선 땅에서 살기 위한 삶의 지혜라고.

그러나 난민 캠프에도 빈부 격차가 존재해요. 비참하게 굶주릴 정도로 가난한 난민이 있는가 하면 해외송금 덕분에 풍족하게 지내는 부유한 난민이 있어요. 또한 'GAP(갭)' 구역에는 라이베리아 내전 중 잔혹함으로 악명을 떨친 반정부군의 게릴라나 소년병 출신자들이 모여사는 곳이 있는데, 이들은 난민들 사이에서도 꺼려하는 무법자들이에요.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난민들의 세계, 캠프 내부의 삶을 보면서 새삼 국가와 법이 왜 필요한지를 똑똑히 알게 됐어요. 십대 소녀들이 아기를 낳아 혼자 키우면서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되고, 아이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불안정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야 해요. 그들끼리 돕는다고는 해도 빈곤에 허덕이는 상황이 바뀌지는 않아요.

저자는 1년 넘게 아프리카 난민들 속에서 부대끼며 살면서 세가지 'So What'을 얻었다고 해요. 그 부분은 꼭 책을 통해 모두가 확인했으면 좋겠어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말은 "나와는 상관없어."인 것 같아요. 타인의 불행 앞에 눈을 감고, 귀를 막아버리면, 결국 그 불행은 언젠가 내게도 닥친다는 걸. 

살아 숨쉬는 동안, 나와 이 세상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아프리카인, 신실한 기독교인, 채식주의자, 맨유 열혈팬 그리고 난민(조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람)"은 바로 우리 이웃이자, 소중한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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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 - 어른과 아이가 함께 배우는 교양 미술
프랑수아즈 바르브 갈 지음, 박소현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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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감상이라고 하면, 왠지 어렵게 느껴져요.

뭔가 작품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어요.

그건 아마도 우리가 미술에 대해 즐기는 법을 배우지 못한 탓이 아닐까 싶어요.

어떻게 해야 미술과 친해질 수 있을까요?

즐겁게 미술을 감상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아이와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은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미술 가이드북이에요.

이 책에는 서른 점의 작품이 실려 있어요. 

각 작품마다 아이의 연령에 맞춘 해설이 나와 있어요.

저자는 이 책의 일차 목표는 미술을 어떤 경로로 처음 접했든 누구든 즐길 수 있도록 그 감상을 일상적인 언어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지식적인 측면보다는 그림을 읽는 법에 좀더 중점을 두었다고 해요. 책 속 명화를 통해 작품을 읽어 내는 법을 익혀 나가면서 작품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어요. 궁극적으로 이 책은 우리에게 미술 속 숨겨진 보물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자, 보물을 찾으러 가볼까요?

아이와 함께 미술을 감상하는 방법, 그 중 첫 번째는 "자신의 미적 안목에 자신감을 가져라"라는 거예요.

미술에 문외한이라서 주눅들면 미술 감상을 즐길 수 없어요. 아이 입장에서 아이가 주도할 수 있도록, 아이의 경험을 존중해주면 돼요. 

자유롭게 감상하는 것이 중요해요. 시선의 자유는 예술 작품을 탐구하는 데 최선의 출발점이라는 것. 일단 눈에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단번에 눈길을 끄는 요소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다양한 디지털 자료를 최대한 활용해 지식을 확장해갈 수 있어요. 이때 학술적인 정보는 아이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으니 멀리할 것. 

가장 중요한 건 예술가의 눈에 포착된 삶의 모습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에요. 어려운 전문용어 말고 직접 접해 본 소감을 자기만의 언어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해요. 예술 작품은 저마다 고유하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고 이를 아이에게 이해시켜야 해요. 

작품을 볼 때마다 더 깊이 감상할 수 있는 요소들을 하나씩 추가해 나가면서 기록해 두면 그림 감상의 밑바탕이 될 자신만의 도구가 생기는 거예요.


■  존 에버렛 밀레이 John Everett Millasis 의 <눈먼 소녀> - 1856년 ㅣ 캔버스에 유채 ㅣ 영국 버밍엄 박물관 및 미술관 ■


★ 5~7세 눈높이 : 왜 길바닥에 앉아 있는 거예요?  언니는 아코디언을 갖고 있어요. 둘이 손을 잡고 있어요. 주변에 새가 많아요.

★ 8~10세 눈높이 : 머리색이 달라요.  언니가 장님인 건 어떻게 아나요?  언니가 입은 숄에 나비 한 마리가 앉아 있어요. 왜 쌍무지개를 그린 건가요?

★ 11~13세 눈높이 : 언니는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처럼 보여요. 실제로 있는 곳인가요?  화가는 빈곤 문제를 비판하고 싶었던 건가요?

     (126-131p)


어른의 눈높이 설명은 따로 없지만, 저 역시 그림을 보면서 여러 가지 질문들이 떠올랐어요. 그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화가와 작품이 그려진 시대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지면서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생겨났어요. 책에 나온 작품 해설은 열린 결말이에요. 천편일률적인 분석은 피할 것. 정 필요하다면 역사적인 요소와 화가의 생애에 대한 자료를 찾아볼 수는 있지만 그림을 아이 나름대로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가 있다면 무조건 피하는 게 좋다고 해요. 그래야 미술을 온전히 즐길 수 있어요. 숨겨진 보물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봐야 찾을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아이와 함께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이 보물 같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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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이별입니다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이선희 옮김 / 해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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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어떤 이별이 쉬울까요.

떠난다, 떠나보낸다... 그러나 보낼 수 없다...

가슴 아픈 이별 앞에서 속절없이 흐르는 눈물.


정말 의외의 장소였어요.

주인공 시미즈 미소라가 아르바이트하는 곳.

도쿄 스카이트리 근처에 있는 장례식장 '반도회관'이에요.

대학교 1학년 때, 아빠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아르바이트를 쭉 해오다가 4학년이 되어 취직 준비하느라 6개월간 쉬었어요.

지금 다시 반도회관으로 가고 있어요. 반도회관의 정직원이자 미소라와 친하게 지내던 아카사카 요코 선배가 연락을 해왔거든요.

마침 미소라는 거듭되는 불합격 통지로 주눅이 든 상태였는데,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되었어요.

 

반도회관 사장님이 아빠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친한 낚시 친구예요.

장례식장은 사람을 구하려고 해도 잘 구해지지 않아서, 매번 일이 닥치면 직원 부족으로 힘들다는 하소연을 귀가 따갑게 들었다고.

그래서 미소라의 아빠가 장례식 아르바이트 얘길 꺼냈고, 엄마는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었고, 의외로 할머니는 좋은 경험이 될 거라며 적극적으로 권했어요.

사실 미소라는 시체가 옆에 있으니 무섭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했는데 가족들 모두가 긍정적인 반응인 데다가 시급이 높다는 점에 끌려 시작하게 됐어요.


살면서 가고 싶지 않지만 꼭 가야만 하는 장소들이 있어요. 

장례식장은 그 중 하나예요. 조문객으로, 때로는 가족 당사자로 그곳에 머물면서, 너무나 힘들었어요.

슬프고 괴로운 감정들이 가득찬 곳이라서 그걸 견디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지 못했어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주인공 미소라는 장례 디렉터를 맡은 우루시바라 씨와 사토미 스님을 통해 아주 특별한 일들을 경험하게 돼요.

사실 미소라에게는 은밀하게 숨기고 있는 능력이 있어요. 그 능력을 알아챈 우루시바라 씨가 미소라에게 자신이 맡은 장례식을 도와달라고 부탁해요.


"이대로 장례식을 진행하면 조금씩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죽음은 결국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의 문제니까요.

죽음을 어떻게 인정하느냐, 어떻게 포기하느냐. 

유족이 마음속으로 매듭을 지으면 대부분 죽은 사람도 받아들이는 법입니다."  (139-140p)


음, 글을 통해 접하는 장례식 장면인데도 그 슬픔이 전해져서 눈물이 나고 말았어요.

실제로 미소라와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고 느꼈어요.

우리 모두는 결국, 머지않아 이별을 할테니.

그 이별이 주는 슬픔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적어도 외롭지는 않을 것 같아요. 


책을 다 읽고나서야 저자 나가쓰키 아마네의 사연을 알게 됐어요. 

대학 시절에 2년간 장례식장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이 있다는 것과 남편을 간병하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

이 소설은 세상을 떠난 남편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말하지 못한 말들이 담겨 있다고 해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남김없이 이야기하세요.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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