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언플러그드를 만나다 인공지능 시리즈
홍지연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부터 초등학교에서 코딩 교육이 시작됐어요.

코딩은 컴퓨터를 활용해 프로그래밍 언어로 문제 해결 능력과 논리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 소프트웨어 교육이에요.

그렇다면 인공지능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공지능, 언플러그드를 만나다>는 아이들에게 인공지능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재예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인공지능 교육이 언플러그드 놀이로 가능하다는 걸 알지 못했어요.

로봇이나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하는 직접적인 교육도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오감을 통해 세상을 느끼고 인식하는 것처럼 기계가 센서를 통해 세상을 인식해가는 과정을 인공지능 놀이로 배울 수 있어요.

책 맨뒤에 인공지능 놀이를 위한 자료가 부록으로 들어 있어요.


첫 번째 인공지능 놀이를 소개하자면, "센서가 필요해요!' 놀이예요.

인공지능 로봇은 센서를 이용해 세상을 인식할 수 있어요. 놀이 방법은 로봇에 필요한 센서를 부착해보고 센서의 역할에 대해 이해하는 활동이에요.

로봇 몸체, 센서 모듈, 스토리 보드가 그려진 종이를 오리고 붙이는 공작 활동이에요.

오호, 왠지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종이인형이랑 똑같네요. 물론 다른점은 우리가 만든 건 종이인형이 아니라 종이로봇이라는 것, 완성된 인공지능 로봇으로 상황극을 할 수 있는 스토리 보드가 있다는 거예요. 인공지능 로봇 센서 종류가 사진과 함께 기본 기능과 활용 사례가 설명되어 있어서 로봇에 관한 학습으로 좋은 것 같아요.

책 속에는 모두 열두 가지 인공지능 놀이가 나와 있어요.

목소리로 AI 로봇을 움직이는 놀이, AI 로봇이 되어 감정을 판단하는 놀이, 최단 경로를 찾는 놀이, 의사 결정 트리 놀이, 경우의 수를 찾는 놀이, AI 가전 기기들에 필요한 데이터를 알아맞히는 퍼즐 놀이, 인공지능 그림 그리기 놀이, 튜링 테스트 놀이, 안전 챗봇 놀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인공지능 앱 찾는 카드 놀이, AI 윤리 보드게임이 있어요. 각 놀이의 특징은 아이가 인공지능의 원리와 개념을 놀이 과정을 통해 학습할 수 있어요. 처음부터 인공지능 관련한 지식을 쭉 나열하며 설명했다면 지루하고 어려웠을 텐데 인공지능의 원리로 만든 놀이라서 흥미로운 것 같아요. 


직접 로봇을 만들면서 원리를 익히는 학습만 있는 줄 알았는데, 언플러그드 놀이를 해보니 놀이의 장점을 살려 인공지능에 관해 배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기계가 어떻게 학습해가는지, 기계와 인간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또한 인공지능 시대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니 보드 게임은 정말 유익한 것 같아요. 단순히 지식만 습득하는 게 아니라, 아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놀이 학습이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인공지능 교육, 언플러그드 놀이를 만났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체 1~3 세트 - 전3권 (무선)
류츠신 지음, 이현아 외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몰라보게 달라진 외모에 깜짝 놀랐어요.

네가 그때 그 <삼체>라고?

몇 년 전, 삼체 1부가 출간되었을 때는 중국 SF소설이 낯설어서 큰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아니, 일부러 관심을 껐다고 표현해야겠네요.

시리즈물은 섣불리 시작했다가는 마음 고생이 심하거든요.

첫눈에 반한 상대와 즐거운 데이트를 했는데, 그 뒤로 상대가 연락두절된 느낌?


<삼체>에 관한 찬사는 누누이 들어왔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이 극찬한 SF소설.

중국에서 출간되자마자 300만 부 판매.

중국 SF소설 최초로 영문 번역 출간.

그 번역을 맡은 사람이 미국의 소설가 켄 리우.

와우, 켄 리우~ 휴고상, 네뷸러상, 월드판타지상을 모두 수상한 켄 리우 번역으로 미국에서 출간되더니 2015년 휴고상 수상.

사실 SF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읽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다만 읽지 못한 사정이 있어요.


국내에는 삼체 3부, 완결판이 2019년에 번역되어 출간되었어요.

삼체 3부작은 '지구의 과거' 3부작이라고도 해요. 


삼체 (Three Body Problem, 三体, 2007)   -> 국내 출간 2013
암흑의 숲 (Dark Forest, 黑暗森林, 2008)   -> 국내 출간 2016
사신의 영생 (Death's End, 死神永生, 2010) -> 국내 출간 2019


출간 시기를 보면 알겠지만, 삼체가 아무리 뛰어난 작품이라고 해도 3년씩 기다리는 건 좀...


2020년 삼체 1~3세트가 개정 양장본으로 출간되었어요.

지루한 기다림은 끝났어요. 드디어 삼체 3부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때가 왔네요.

시리즈물에 빠져서 출간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려 본 사람은 알 거예요. 이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일단 읽어봐야 그 맛을 알겠죠?


삼체는 왜 읽어야 하는지,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 없어요.

책은 펼쳐봐야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어요.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호기심이 생긴다면 주저하지 말고 읽어보길.


◆ 삼체 1부 : 삼체 문제 


유령 같은 카운트다운이 시작됐어요.

자신이 찍은 첫 번째 사진을 자세히 보니, 사진의 하단 정중앙에 '1200:00:00'이라는 숫자가 보였어요.

두 번째 사진에는 1199:49:33 이라고 찍혀 있어요.

뭐지?  

직접 찍은 사진을 인화한 것이라 누군가 장난칠 리도 없고.

너무 이상해서, 아내와 아들에게 카메라를 쥐여주며 찍어보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아무런 숫자도 찍혀 있지 않아요.

오직 왕먀오가 찍은 사진에만 숫자가 뚜렷하게 찍혀 있어요. 1200시간부터 시작한 카운트다운은 점점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어요.

카메라로 사진을 찍지 않으면 괜찮을까.

꿈속에서도 카운트다운이 계속될 것 같은 불안감에 수면제를 먹고 잠든 왕먀오는 악몽을 꾸다가 깨어났어요.

눈을 뜨자 흐릿한 천장이 보이고, 커튼 사이로 도시의 불빛이 보이고, 그리고 카운트다운 숫자들이 눈앞에 뚜렷하게 떠올랐어요.

1180:05:00, 1180:04:59, 1180:04:58, 1180:04:57 ......

이럴수가, 시선을 어디에 두든 숫자는 시야의 정중앙에 박혀 있어요. 두 눈을 감아도 카운트다운은 캄캄한 시야 속에 여전히 떠 있어요.


왕먀오에게 벌어진 괴상한 현상을 이해하려면 '과학의 경계'라는 학술단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요.

이 단체는 지난 세기 후반부터 물리학 고전 이론의 간결함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물리학이 거대한 장벽에 부딪혔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과학의 한계성을 찾고 새로운 사고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그들의 설립 취지예요. 

왕먀오는 '과학의 경계' 회원은 아니고, 선위페이라는 중국계 일본 물리학자를 통해 '과학의 경계' 회원들과 짧은 교류가 있었어요. 

'과학의 경계' 학자들은 토론할 때 SF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어요.

저격수(Sniper)와 농장주(Farmer).

두 단어의 영문 약자로, 이것은 두 가지 가설에서 출발하며 모두 우주 규칙의 본질과 관련이 있다고 해요.

와우, 두 가설을 읽으면서 소름 돋았어요. 물리학이니 과학 지식이 없어도, 우주적인 관점으로 상상력을 발휘하면 굉장히 공포스러운 이야기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저격수 가설'은 저격수가 과녁에 10센티미터 간격으로 구멍을 뚫어놓았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이 과녁의 평면에 2차원 지능의 생물이 살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들 중 과학자가 자신의 우주를 관찰한 결과 '우주에는 10센티미터마다 구멍이 하나씩 있다'는 위대한 법칙을 발견했다.

그들은 저격수가 잠깐 흥에 겨워 아무렇게나 한 행위를 우주의 절대적인 규칙으로 믿은 것이다. (37p)


'농장주 가설'은 공포스러운 색채를 띤다. 

한 농장에 칠면조 무리가 있다. 농장주는 매일 오전 11시에 그들에게 먹이를 주었다. 

칠면조 중 과학자가 이 현상을 꾸준히 관찰한 결과 1년여 동안 예외가 없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매일 오전 11시에는 먹이가 있다'는 위대한 법칙을 발견했다고 생각하고는

추수감사절 새벽에 칠면조들에게 이 법칙을 공표한다.

그러나 그날은 오전 11시가 되어도 먹이가 나타나지 않고, 농장주가 들어와 그들을 모두 잡아 죽인다. (38p)


어느날 경찰 두 명과 군인 두 명이 왕먀오를 찾아와서는 '과학의 경계'에 대해 물었고, 최근 두 달 사이에 물리학자들이 차례로 자살했다는 얘길 듣게 됐어요. 그들은 왕먀오에게 '과학의 경계' 회원이 되어 그 단체의 내부 정보를 알아 달라고, 거칠게 요구했어요. 

가장 최근에 자살한 물리학자 양둥은 1년 전, 왕먀오가 나노연구소에서 본 적이 있는 인물인데, 그녀가 자살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어요. 그럴 사람이 아닌데...

양둥의 남자 친구인 딩이는, 왕먀오에게 이 사건에서 손을 떼는 게 좋다고 경고하지만 이미 발을 들여놓았으니... 그 다음 날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던 거예요.


과연 카운트다운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음, 이렇게 삼체 속으로 빠져들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을 사로잡는 만화 컷 분할 교실
후카야 아키라.도쿄네임탱크 지음, 황미숙 옮김 / 삼호미디어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컷 분할!

만화를 그리고 싶은, 그려보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그것.

<마음을 사로잡는 만화 컷 분할 교실>은 만화 연출법에서 각 페이지의 컷 구성에 관한 입문서라고 해요.

이 책에서 말하는 '컷 분할'은 한정된 지면을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컷으로 나누어, 각 컷에 어떤 그림을 어떤 구도로 넣을 것인지에 대한 연출의 의미까지 포함되어 있어요.

연출은 '어떻게 보여주느냐'를 결정하는 것인데, 컷 분할의 기본 테크닉을 통해 그 차이를 배울 수 있어요.

원래 만화를 좋아하지만, 만화의 연출법인 컷 분할을 배우니까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저자는 현재 '도쿄네임탱크'라는 만화 스토리 전문 연구소에서 한 달에 한 번 '컷 분할 공간'이라는 오프라인 강좌를 진행하고 있대요. 

이 책에 실린 예시 작품들은 실제 강좌를 들으면서 현장에서 그린 수강생의 습작이라고 해요. 수강생이 그린 습작을 첨삭하며 설명해주고 수정 버전을 함께 보여주는 방식이라서 내용이 더 쏙쏙 이해되는 것 같아요. 

수강생 작품 -> 첨삭 체크 -> 이렇게 그린다! -> 해설

왜 컷 분할이 중요한지, 수정된 그림만 봐도 단번에 알 수 있어요.

단조롭게 느껴지는 장면이 그림의 변화, 앵글, 원근법, 프레이밍, 전조와 반응 테크닉을 통해 감정이 더해져서 스토리에 몰입되는 것 같아요.

책을 통해 컷 분할의 테크닉을 배우는 방식도 똑같아요. 수강생들처럼 시간을 정해놓고 주어진 주제에 맞게 짤막한 스토리를 두 페이지 분량의 컷 분할로 표현하면 돼요.

이미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를 배웠으니까, 수정된 컷 분할로 따라 그려보면 컷 분할이 주는 극적인 효과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요.


25년 차 실력파 만화가, 바로 저자의 과거 작품도 Before & After 로 첨삭하여 보여주고 있어요. 확실히 의도하는 느낌을 살려서 수정했다는 걸 알 수 있네요. 

마지막 수업은 역시 배운 내용을 활용해 직접 그려 봐야겠죠. 하나의 시나리오로 두 가지 패턴의 만화를 그리는 과제예요. 같은 시나리오가 연출과 전개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저자가 그린 두 가지 패턴이 나와 있어요. 설레는 느낌과 씁쓸한 느낌, 완전히 상반된 느낌이 컷 분할 테크닉으로 연출하고 있어요.


만화를 좋아하면 한 번쯤 따라 그려보게 되고, 자꾸 그리다 보면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마음을 사로잡는 컷 분할 활용 수업을 받아보니, 만화 연출법이 굉장히 재미있어요. 왠지 만화 속 인물이 움직이면서 말할 것만 같은, 영화의 장면처럼 생생하게 펼쳐지는 느낌이라 신기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 - 효빈, 길을 나서다
효빈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을 오르면서 느껴지는 여러 감정들이 있어요.

처음엔 '나'에 머물던 감정들이 점점 '산'으로 확장된다고 해야 할까요.

아름다운 자연이 곧 치유인 것 같아요. 나무와 풀꽃 그리고 바람...

그러나 요즘은 갈 수가 없으니 더욱 그립네요.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은 우리나라 아름다운 산들을 여행한 기록이에요.

이 책에는 내변산, 천마산, 정선 백운산, 관악산, 괴산 칠보산과 쌍곡폭포, 통영 소매물도, 지리산 노고단, 불갑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해남 두륜산, 각호산, 민주지산, 한라산, 북한산 그리고 전국 봄꽃축제 산지들이 나와 있어요.

저자는 여러 산속에 숨겨진 보물처럼 아름다운 야생화를 찾아내 사진으로 담아냈어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시인의 말처럼 바위틈, 골짜기에 피어있는 야생화들은 정말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천마산의 복수초는 이름 때문에 복수를 떠올리는데, 음은 같으나 뜻은 복을 받고 오래 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꽁꽁 언 땅을 깨치고 새해 가장 먼저 피어나 원일화나 원일초라고 불리기도 한대요. 복수초 옆으로 흰노루귀, 청노루귀, 분홍색 노루귀, 보라색을 띤 노루귀... 어쩌자고 이토록 어여쁜 꽃 이름을 노루귀라고 지었을까요. 동그랗게 감싼 꽃잎이 노루귀를 닮은 듯. 이래서 야생화의 매력에 빠져드는 건가봐요.

신기한 올괴불나무는 꽃모양이 정말 특이해요. 아래로 향한 연분홍색 꽃잎 중앙에 수술 여러 개가 길쭉하게 나와 있어요. 저자는 그 수술이 춤추는 발레리나의 다리 같다는데, 제 눈에는 빨간 성냥개비처럼 보이네요. 

이렇듯 책 속에 야생초 사진이 꽤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직접 산행할 수 없는 아쉬움을 꽃 사진으로 달랬네요.

저자는 어떻게 산행을 하며 기록을 남겼을까 궁금했는데, 작은 수첩에 빽빽하게 손글씨로 썼더라고요. 그 수첩을 찍은 사진을 보니, 글로 전해지는 산행의 감동이 있는 것 같아요. 자신만의 솔직한 현장 느낌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건 멋진 일인 것 같아요. 언제든 다시 꺼내 읽으면 그때의 순간들을 기억할 수 있으니까요.

덕분에 우리는 책장만 넘겨도 아름다운 산 풍경과 야생화 사진을 볼 수 있네요.

그리고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어요. 통영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소매물도.

트레킹코스는 소매물도 선착장에서 남매바위로 가는 길이라는데, 절리 형태의 해안가 풍경이며 드넓은 망망대해를 바라볼 수 있는 소매물도는 제 마음을 사로잡네요. 소매물도 남쪽에는 70m의 몽돌길이 있는데, 밀물과 썰물에 의해 생기는 열목개라고 해요. 그 돌길을 따라 들어가면 등대섬이 있어요. 등대섬 전망대에서 소매물도를 바라보니 신세계네요. 통영과 거제 일대 섬들은 보물섬 같아요. 아름다운 자연이 보물이라는 걸. 

이 책을 보면서 우리나라 산과 바다 그리고 섬들이 보물이라고 느꼈어요. 언젠가 그 보물을 만나러 가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리치료 그 30년 후의 이야기 - 심리치료는 과연 내담자들의 인생을 변화시키는가?
로버트 U. 아케렛 지음, 이길태 옮김 / 탐나는책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니, 정말 놀라웠어요.

저자 로버트 U. 아케렛은 심리치료사예요. 예순여섯 살이 된 그는 단 하나의 질문에 사로잡혔다고 해요.

"나에게 심리치료를 받은 내담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투철한 사명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본인의 말처럼 강박적인 치료사라고 해야 할까요.

그는 단순히 궁금증에서 머물지 않고, 직접 내담자들 몇 명을 찾아 나섰어요. 

내담자들의 이야기, 그 끝나지 않은 결말을 찾아 떠난 여행이 바로 이 책의 내용이에요.


"자신을 스페인 백작부인이라고 믿기로 했던 여자의 정체성은 과연 흔들리지 않았을까?

서커스단의 곰에게 성적으로 이끌렸던 남자는 또다시 그런 심리적 성향에 휩싸이지 않았을까?

남자는 자신의 결혼을 끈질기게 반대하는 어머니를 거역했을까?

남자는 또 다른 소설을 썼을까?

여자는 다시 '살인'을 저질렀을까?

무엇보다도 내담자들은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을까?"   (11p)


신기하고 놀라웠어요. 자신이 심리치료를 했던 내담자를 30년 후에 만난다는 자체가 특별한 일이니까요.

사실 진짜 놀라운 건 내담자들의 심리였어요.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는 내면의 상처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도 되지 않아요. 소설보다도 더 비현실적인 심리와 비정상적인 행동들이 다소 충격적이긴 했지만 대체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어쩌면 그 안타까움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내담자들처럼 심각한 문제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각자 내면의 상처가 있기 마련이니까.

흥미로운 점은 내담자들을 찾아간 저자의 입장이 현재는 치료자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그가 찾아간 목적은 심리치료 이후 내담자들의 삶을 알고 싶은 거니까.

역시나 똑똑한 세스는 저자에게 되물어요. 당신은 당신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치유되고 나서 얼마나 흘렀을 때 이 여행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느냐고.

두어 달 정도, 라는 대답에 세스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죠. 당신은 욕심쟁이라고, 자신이 평생 바쳐 한 일의 성과를 알아내야 직성이 풀릴 만큼 욕심이 많다고.

그러면서 마지막 한 방을 날려요. 덕분에 세스와 함께 미친듯이 웃으며 춤을 추었다고.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라면 요즘 시대에 누가 그런 걸 알고 싶어 하겠어요?"   (228p)

누가 멘토이고 학생인지, 누가 인도자이고 인도를 받는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순간.

저자는 과거 30년 전의 심리치료 효과가 어땠는지, 그 내담자들의 결말을 알고 싶다며 떠난 여행인데 내담자들이 도리어 저자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어요. 

아무도 완벽하게 치료되었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따로 있었던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