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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풀어 가는 성평등 수업 - 모두가 행복해지는 성 인지 감수성 바로 알기, 2020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변신원 지음 / 비엠케이(BMK) / 2020년 7월
평점 :
전래 동화 <선녀와 나뭇꾼>을 읽으면서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똑같은 이야기인데 성 인지 관점에서 다시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바뀌네요.
러브 스토리가 공포 스릴러로.
나뭇꾼은 선녀들이 목욕하는 것을 몰래 봤을뿐 아니라 날개옷까지 훔쳤으니 절도죄를 저지른 거예요.
그동안 나뭇꾼의 범죄를 눈치채지 못했던 건 순전히 나뭇꾼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에요.
한 번도 선녀의 입장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묻지 않았어요.
나뭇꾼은 선녀가 두 아이를 낳고나서야 자신이 날개옷을 훔쳤다는 사실을 밝혔고, 선녀는 주저없이 떠났어요.
과연 선녀는 나뭇꾼과 살면서 행복했을까요.
선녀의 입장에서 보면 끔찍한 감금 생활이었을지도 몰라요. 하늘에서 살아야 할 선녀가 땅에서 사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럼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슴의 정체는 뭘까요.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나뭇꾼에게 은혜를 갚는다는 의도는 좋지만 방법은 상당히 문제가 있어요.
사슴은 자기 것도 아닌 선녀의 운명을 함부로 팔아넘긴 것과 같아요.
어쩌면 우리 사회의 잘못된 성 인식이 전래 동화 속 사슴처럼 아무렇지 않게 성범죄자들을 옹호해 온 건 아닌지.
<이야기로 풀어 가는 성평등 수업>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길잡이 책이에요.
저자는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려면 성 인지 감수성을 바로 알고, 성 인지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왜 그럴까요.
"관점을 가진다는 것은 두 개의 눈으로 바라보던 세계가 갑자기 세 개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계로 바뀌는 것 같은 경험입니다.
하나의 눈이 더 생긴다는 것은 축복이자 저주입니다. 더 이상 주어진 세계에 안주할 수 없으며, 눈에 보이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변화를 시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보람찬 행보이지만 때로는 힘들고 안타까운 경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눈을 더 가진 우리는 불합리한 세계에 안주하기를 '거부'하게 될 수밖에 없죠.
그 눈 중 하나가 젠더(gender)입니다.
젠더, 즉 사회화된 성이란 사람이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단어로 특정되고 구분되는 특성 전반을 말하는 것입니다.
... 특정 사회에서 허용하는 성 역할은 그 사회의 영향을 반영하여 성에 따라 경제적, 사회적, 정서적인 역할, 권리와 책임, 의무 등에 차이를 둡니다.
... 특정한 성에게만 강요된다면 그 자체로 통제이자 불평등입니다.
젠더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닫는 것이 성 인지 감수성으로 가능하며, 성 인지 감수성이 높을수록 일상화된 차별의 문제점을 잘 볼 수 있게 됩니다."
(8-10p)
자신이 몰랐던 고정관념과 차별을 생각하는 열린 태도가 시작이에요.
깨달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어요. 세상에 당연한 건 없어요. 당연한 차별도 없고요. 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 차별이 결국 자신에게도 돌아온다는 걸 알아야 해요. 차별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어야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어요.
이 책은 우리에게 세 번째 눈을 뜨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요.
크게 4개의 주제로 나누어 알려주고 있어요.
달리 볼 때 달라지는 것들 = 올바른 관점 갖기
아무것도 당연하지 않아요 = 고정관념 깨뜨리기
불편한 질문에 정당한 답 찾기 = 공감
평등해서 더 아름다운 세상 = 공존
진지한 주제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전해줘서 흥미로웠어요. 읽고나니 성평등 수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확실히 알게 됐어요. 그래서 결론은, 모두에게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이라는 거예요. 꼭 한 번 읽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