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간직한 비밀
라라 프레스콧 지음, 오숙은 옮김 / 현암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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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소름 돋았어요. 현실 공포!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집으로 들이닥쳤어요.

보리스가 보낸 편지들, 공책, 음식 목록, 신문 스크랩, 잡지, 책들을 샅샅이 뒤졌어요.

그리고 여자의 팔을 붙잡아 끌고 갔어요. 가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어요.

왜, 어디로 데려가는지는 말하지 않은 채.

그녀를 태운 차는 로터리를 돌아 루뱐카*의 내부 중정으로 들어갔어요.

[* 루뱐카 : 소련의 비밀경찰인 KGB(국가보안위원회) 본부의 별칭. 

루뱐카 광장에 있어서 그렇게 불렸으며, 지금 이 건물은 러시아 FSB(연방보안국) 본부로 쓰이고 있다.]

차가 멈췄고, 남자는 차 문을 열면서 물었어요.

"모스크바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 뭘까요?"

"물론 루뱐카죠. 그곳 지하실에서는 시베리아까지 한눈에 내다보인다고 하거든요."  (25p)


문득 남산의 부장들이 떠올랐어요. 남산은 중앙정보부(중정)을 의미했고, 중앙정보부장은 남산의 부장이었어요. 권위주의 시대 중정은 권력과 공포의 대상이었고, 언제부터인가 국민들은 중정 대신 남산이라는 호칭을 사용했어요. 공포정치의 대명사가 된 남산은 아직도 고문 현장이 남아 있어요. 아무리 독재정권을 옹호하고 미화해도, 숨길 수 없는 피비린내가 있어요. 지금이야 우리는 남산을 휴식의 공간으로 여기지만, 역사를 안다면 공포와 억압의 공간이었음을 똑똑히 기억할 거예요.


끌려 온 여자의 이름은 올가 프세볼로도브나 이빈스카야예요.

검은 정장의 남자들은 올가를 두 여자 간수에게 인계했고, 감방에 가두었어요.

올가에게 옷을 벗으라고 했고, 그녀의 몸을 훑어보더니 임신했냐고 물었어요. 올가는 보리스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어요.

그들은 사흘 동안 시멘트 상자에 가둬놓고, 하루에 두 번 죽과 쉰 우유를 주었어요. 사흘이 지난 후 열네 명의 여자들이 수감된 감방으로 옮겨졌어요.

그리고 몇 주 후, 아무런 번호도 없는 문 안으로 끌고갔어요.

자신을 아나톨리 세르게예비치 세묘노프라고 소개한 신문관이 서류를 들추면서 물었어요.


"그래서 당신은 무슨 짓을 했나요?"

"테레리즘적 성격의 반소비에트 견해 표명."

"제발요. 우리 가족한테 연락하게 해주세요."

...

"그자 쓰고 있는 소설에 관해 말해주시죠. 이런저런 말이 들리더군요."

"이를테면요?"

"말해보세요. 이 『닥터 지바고』가 무엇에 관한 소설입니까?"

"저는 몰라요."

"모른다고요?"
"아직 집필 중인걸요."
"만약 종이와 펜을 주고 잠시 당신 혼자 있게 시간을 준다면, 그러면 

그 책에 관해 아는 것이든 모르는 것이든 전부 다 쓸 수 있겠죠.

좋은 생각이죠?"   (30-31p)


『닥터 지바고』가 뭐길래, 작가도 아닌 작가의 연인을 붙잡아 가두고 고문하는 걸까요?

이 책은 소비에트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쓴 소설로, 10월 혁명에 대한 비판과 이른바 체제전복적인 성격 때문에 동구권에서는 금지된 책이라고 해요. 직접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워낙 영화가 유명해서, 이제껏 슬픈 사랑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유리 지바고와 라라 안티포바의 희망 없는 사랑을 다룬 장대한 서사가 어떻게 체제를 뒤엎는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지, 정보국의 창의적인 분석이 놀라울 따름이에요. 그들에게 『닥터 지바고』가 책이 아니라 무기였다면, 왜 작가를 직접 부르지 않았느냐는 거예요. 왜?

보리스의 아내도 아닌, 연인이었던 올가를 3년 넘게 감옥에 가두고 중노동을 시켰다는 사실이 너무나 끔찍해요. 그녀는 감옥에서 아이를 유산했어요. 이 책에는 안 나오지만 보리스가 죽은 뒤 8년간 강제노동형을 선고받았다고 해요. 『닥터 지바고』를 쓴 것도 보리스,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도 보리스인데 왜 그녀의 삶이 짓밟혀야 하는 건지.

정보국에서는 보리스를 통제하기 위해 철저히 올가를 이용했던 거예요.


<우리가 간직한 비밀>에서는 미국 정보국 CIA 에 소속된 여자 스파이들이 등장해요. 표면적으론 타이핑 부서에서 일하는 타자수일 뿐이지만, 은밀하게 정보국 지시를 수행하고 있어요. 그들 임무 중 하나가 『닥터 지바고』를 추적하는 일이었어요. 이탈리아에서 그 책 초판(1957년)을 입수하고, 그 소설의 러시아어 원고를 확보하는 일.

'지바고 작전' 이후 소설은 소련에서 지하출판물 형태로 유행했고, 1987년 파스테르나크가 복권되면서 이듬해『닥터 지바고』가 해금되었다고 해요.

근데 중요한 건 그 부분이 아니에요. 냉전 이후 정보국에 남아 있는 여자들, 한때는 전설이었던 그녀들이 어느 구석의 책상으로 좌천되었다는 사실이에요. 그녀의 동료였던 아이비리그 출신 남자들은 그녀의 상사가 되었는데 말이죠. 

이 책은 바로 그녀들이 지켜낸 비밀과 놀라운 활약상을 그려내고 있어요. 샐리와 이리나의 이야기는 역대급 스파이 영화 같아요. 그녀들만의 비밀을 알고나니, 새로운 것들이 보이네요. 



내 이야기는 이제 저만의 것이 아닙니다.

집단의 상상력 속에서 나는 다른 사람, 여주인공, 한 등장인물이 되었으니까요.

나는 라라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봐도 여기엔 그녀가 보이지 않습니다.

내가 죽으면 사람들도 나를 그런 식으로 알게 될까요?

그것이 그들이 기억하게 될 사랑 이야기일까요?

보랴가 썼단 여주인공의 결말이 생각나네요.


어느 날 라리사 표도로브나는 외출했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틀림없이 그날 거리에서 체포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북쪽의 혼성 수용소나 여자 수용소 중 한 곳으로 보내져,

나중에는 찾을 수조차 없게 된 명단의 이름 없는 한 번호로 잊힌 채

자취 없이 사라져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아나톨리, 나는 이름 없는 번호가 아닙니다. 나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482-4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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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의 정원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고요한숨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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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 안.

스즈가미 세이치는 우울하게 전차 시트에 앉아 있어요.

피곤에 절어버린 직장인 세이치는 문득 눈에 들어 온 여자 덕분에 마음이 환해졌어요.

사랑을 느꼈고, 그녀와 잠시 눈이 마주치자 부끄러워 눈을 감았어요. 여기에서 살짝 오해했어요. 연애도 한 번 못 해본 모태솔로인 줄.

계속되던 전차의 진동이 문득 사라지면서 한순간 무중력이 된 듯 묘한 감각을 느꼈어요. 음, 살짝 졸면 그럴 수 있지요.

세이치가 눈을 떴고, 마침 그녀가 전차에서 내리려는지 출구 쪽으로 이동했어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쫓아 내렸어요. 와, 몸이 자동으로 반응했네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플랫폼에 내린 상태였고...

앗, 서류 가방을 놓고 내렸어요. 가방에는 오늘 6시까지 회사에 들어가 상사에게 줘야 할 중요한 서류가 들어 있었어요.

가방을 전차에 깜빡 두고 내렸다고 하면 어떤 욕설이 쏟아질지, 멘- 붕.

호흡이 힘들어지고 눈에 눈물이 고였어요. 거의 포기 상태로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어요.


<멸망의 정원>의 첫 장면이에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에요. 여기까지는.

세이치가 엉뚱한 역에 내린 그 순간, 굉장히 간절하게 염원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이대로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다고.

우리도 그럴 때가 있잖아요. 팽팽하게 버티고 버티다가 툭! 끊어진 듯한 느낌. 

놀랍게도 세이치는 자신의 염원대로 현실이 아닌 이상하고 신기한 세상으로 들어 왔어요.

그곳 사람들에게 지명을 물어보니, '오오마쓰리 군 오오마쓰리마치'라고 했어요. 그들은 세이치가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 여기고 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세이치는 그곳이 마음에 들었어요. 모두가 친절했고, 마녀가 떠나버린 빈집에서 편안하게 머물 수 있었어요. 정령의 숲 너머에 있는 닭산에서 금빛 덩어리를 주웠더니 광물상의 노주인이 진짜 금이라면서 팔라고 했어요. 사실 닭산이란 이름이 붙은 건 닭이 매일 아침에 알을 낳는 것처럼 그 산이 금이나 보석을 낳기 때문이래요. 누구나 줍는 게 임자인데, 동네 사람들은 닭산에 가질 않았어요. 닭산에는 종종 곰이나 마물이 나타나서 위험하거든요.  

현실 세계의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무렵, 세이치에게 편지가 도착했어요. 발송인 스즈가미 가논은 세이치의 아내였어요. 그가 떠난 후 보고 싶다는 내용인데, 그 정도로 애틋한 관계가 아니라서 의아했어요. 뒤이어 온 편지는 내각총리대신이 보냈어요. 무슨 불길한 날 이후 국가적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다음은 '방위성 이공간존재대책본부'에서 보낸 편지였어요. 

스즈가미 세이치가 사라진 그 날, 20XX년 1월 19일 새벽 지구에는 '미지의 존재'가 찾아왔고, 퇴치가 불가능한 '푸니'가 지상 여기저기에 나타서 온갖 것들을 침식하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푸니'라는 이름은 미지의 존재가 푸딩 같은 흐물거리는 생물이라서 붙여졌어요. 처음에는 푸니는 작은 조각이었는데 점점 성장하며 분열하더니 점점 개체 크기가 거대해지면서 거대한 해파리 같은 존재가 되었어요. 1월 19일 이후 많은 사람이 정신이상을 일으켰고, 무기력과 우울증에 빠져 자살하는 사람이 연간 100만 명을 넘었어요. 

대개 생물종은 타자에게 잡아먹힘으로써 개체 수가 줄어드는데, 푸니는 잡아먹은 쪽이 푸니가 되고 있어요. 좀비처럼. 그러다 보니 이상증식이 계속되어 지구 전역이 새하얀 푸니로 뒤덮이는 지경이 되었어요.

그 '미지의 존재' 내부의 핵 바로 옆에 한 인간이 발견되었고, 시체인 줄 알았던 그 인간이 바로 스즈가미 세이치였던 거에요.

가상현실 같은 세계에 갇혀 있는 세이치는, 진짜 현실에서는 '미지의 존재'의 핵 부근에 붕 떠 있으며, 살아서 뇌파를 발산하고 있다는 거예요.

멸망 위기에 처한 지구는 세이치가 갇혀 있는 이공간으로 편지를 보내다가, 급기야 돌입자를 파견하기에 이르렀어요. 

돌입자의 미션은 세이치를 설득하여 핵을 파괴하도록 만드는 것.

그 핵은 결국 세이치가 머물고 있는 이공간.

과연 세이치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핵을 파괴할까요?


'미지의 존재'가 왜 세이치를 선택했는지는 알 수 없어요. 다만 세이치는 개인의 행복과 인류의 구원이라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운명에 처했어요.

<멸망의 정원>은 각박한 현실을 버텨내는 사람들에게 신기하고 놀라운 탈출구를 보여주고 있어요.

그러나 주목해야 할 건 '미지의 존재'로 파괴되어 가는 지구와 인간들의 행태인 것 같아요. 위기에 처했을 때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 너무 적나라한 것 같아요. 스스로 묻게 되더라고요. 나라면, 나는 다를까?

문득 첫 장면이 떠올랐어요. 세이치가 낯선 여자에게 사랑을 느꼈던 그 순간으로.

우리에게 사랑이 없다면, 저 물컹대는 푸니와 다를 게 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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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파이썬과 드론 날로 먹기
이현종.박재일 지음 / 잇플ITPLE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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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에 배워야 할 언어가 생겼어요.

바로 프로그래밍 언어예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처럼 프로그래밍 언어도 그 종류가 다양해요.

무엇을 배울지는 각자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요. 


<한권으로 파이썬과 드론 날로먹기>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을 활용한 드론 제어를 배울 수 있는 교재예요.

처음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초보자라도 파이썬뿐 아니라 드론도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우선 파이썬은 뭘까요?  

네덜란드 개발자 귀도 반 로섬이 만든 프로그래밍 언어예요. 최근 들어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해석과 같은 연구에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공개된 소프트웨어라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요. 문법이 쉽고 단순하고, 라이브러리가 다양하며, 결과 확인이 쉽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고 해요.

파이썬을 프로그램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개발 툴이 필요한데, 이 책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python IDLE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어요.

검색 사이트에서 파이썬을 설치하는 방법부터 실행하는 과정이 차근차근 자세히 잘 나와 있어요.

파이썬에서 모든 것은 객체로 만들어요. 객체는 프로그램에서 구현할 대상이며, 클래스의 정의대로 만들어진 실체를 말해요. 

클래스는 똑같은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설계, 틀과 같아요. 자동차의 설계도가 클래스이고, 실제로 만든 자동차를 객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드론(클래스)를 설계할 때는 여러 가지를 정해야 해요. 색깔을 어떻게 할 것인지, 프로펠러는 몇 개 달고, 모터는 어떤 것을 사용할지 정해야 해요. 색깔, 바퀴 수, 엔진 등이 



드론의 특징이자 데이터이고 이것을 속성이라고 해요.

이렇게 만든 드론이 어떤 기능을 할지 정해야 해요. 드론이 앞으로 갈 수도 있고, 위로도 갈 수 있어요. LED의 색을 바꿀 수도 있어요. 이렇게 객체가 할 수 있는 기능을 메소드라고 해요. 클래스는 속성과 메소드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속성과 메소드를 하나로 묶어서 처리하는 것을 객체지향 용어로 캡슐화라고 해요.


드론이 무엇인지는, 대부분 모형을 봤기 때문에 알고 있을 거예요.

이 책에서는 드론의 원리, 구조, 드론 조종과 제어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파이썬을 배우고 나면 파이썬으로 드론 정보를 확인하여 제어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어요.

처음에 프로그래밍 언어를 패운다는 게 쉽지 않은데 흥미로운 드론과 결합하여 학습하니, 더욱 효과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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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마술 클럽 - 아웃사이더 마술사들의 카니발 대소동
닐 패트릭 해리스 지음, 최민우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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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을 좋아하나요?

네, 대부분 좋아할 거예요. 모두라고 말하기엔 좀 자신이 없네요.

왜냐하면 마술을 눈속임 내지 사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에요.


<아싸 마술 클럽>은 마술 천재 카터의 이야기예요.

주인공 카터에게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어요.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이 사라지면서 슬라이 삼촌에게 맡겨졌어요.

안타깝게도 슬라이 삼촌은 마술을 빙자한 사기꾼, 도둑이에요. 카터의 아버지처럼 슬라이 삼촌도 마술 트릭을 알았고, 그 마술을 본 카터는 알려 달라고 졸랐어요. 조수를 두는 게 이득일 것 같다고 판단한 슬라이 삼촌이 카터에게 자신이 아는 전부를 가르쳐 줬어요. 알고 보니 카터는 타고난 마술사였어요. 삼촌보다 훨씬 더 잘했어요. 그런데 삼촌은 카터의 특별한 능력을 자신의 도둑질에 이용하려고 했어요. 카터는 나쁜 짓을 하고 싶지 않았고, 처음으로 사라지는 마술을 펼쳤어요.

바로 도망치기!

무작정 기차를 올라 탄 카터가 도착한 곳은 미네랄 웰스라는 마을이었어요.

작고 조용한 마을의 서쪽을 보니 엄청나게 큰 카니발 행사장이 있었어요. 주차장에 빨간 자동차에서 광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차례로 나오기 시작했어요.

기차 화물칸 옆에는 거인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어요. 거인의 얼굴에는 이런 글자가 적혀 있었어요. 보쏘.


B.B. 보쏘의 

신나는 카니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삼촌 때문에 거리의 마술사로 살아온 카터는 마술이 남을 속이는 트릭으로만 알고 있었어요. 역시 보쏘라는 서커스단장도 비열한 웃음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하지만 카니발 행사장에서 만난 버넌 씨는 뭔가 달랐어요. 버넌 씨는 카터에게 트럼프 카드 한 장을 건넸어요.

스페이드 안쪽 중앙에 커다랗게 'V'가 그려져 있는 스페이드 에이스 카드였어요.

과연 카터에게는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이 책은 독특한 구성으로 되어 있어요.

카터의 모험담과 마술의 트릭을 알려주는 부분이 섞여 있어요. 일단 재미있어요. 친절하게 이 책을 읽는 법이 나와 있지만 어떻게 읽든 독자의 마음이죠.

책의 목차, 차례만 봐도 평범한 책이 아니란 걸 금세 알아차릴 거예요. 끝까지 읽고나면 다시 한 번 책을 훑어보게 될 거예요. 숨겨져 있는 비밀을 찾으려고 말이죠.

세상에나, 책 속에 트릭이 있었다고? 음, 처음부터 꼼꼼히 읽을 걸... 괜찮아요, 그 정도로 못 찾을 정도는 아니거든요.

어쩜 이렇게 재미난 '아싸 마술 클럽'이 탄생했나 했더니, 저자의 이력이 특이하네요.

저자 닐 패트릭 해리스는 배우이자 프로듀서, 감독이면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마법예술학교의 교장을 역임했다고 해요. 

마술 이야기를 읽으면서 행복해지는 마법을 경험했어요. 멋진 마술사 카터와 친구들의 우정을 위하여!


"마술사의 비밀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면, 그것들을 공유해야 합니다.

그래야 미래의 세대들이 더 놀라운 위업과 도전을 성취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게 제가 마술의 비밀을 여러분과 나누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요. 마술의 비밀을 이웃들을 속이는 데 사용해서는 절대 안 돼요.

동네 골목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비밀들을 폭로해도 안 되고요.

사람들이 미소를 짓도록 하는 게 가장 가치 있는 마술의 트릭이라는 말을 믿어 줬으면 좋겠어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 있다는 걸 말이죠."  (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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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과 친일의 역사 따라 현충원 한 바퀴 - 친일파 김백일부터 광복군까지
김종훈 지음 / 이케이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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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운 역사는 우리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지식이었네요.

요즘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여기가 21세기 대한민국이 맞나 싶어요.

신친일파의 등장!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는데,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제대로 알아야 할 것 같아요.

함부로 친일파를 애국자로 둔갑시키는 무리에게 속지 않으려면.


<항일과 친일의 역사 따라 현충원 한 바퀴>는 현충원 셀프 여행을 위해 만들어진 가이드북이라고 해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현충원.

이 책은 우리에게 국립묘지에 묻혀 있는 역사와 인물들을 알려주고 있어요.

바로 항일과 친일의 역사.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어요.

국립서울현충원, 국립대전현충원, 국립 4·19민주묘지와 효창공원.

같은 공간에 친일파와 독립운동가가 잠들어 있었다는 것이 가장 충격이었어요.


2009년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규정한 '국가공인 친일파' 일곱 명.

         김백일, 신응균, 신태영, 이응준, 이종찬, 백낙준, 김홍준   

특히 국립서울현충원 장군2묘역에 잠든 신태영과 이응준의 묘소 위치가 문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요인묘역과 애국지사묘역 머리맡에 있다.

지사들의 묘소를 바라보고 참배를 하면 어쩔 수 없이 국가공인 친일파에게도 인사를 드리는 상황이 빚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수십 년이 흘렀다.   (17p)


우리 정부가 친일파로 공인하지 않았지만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비공인 친일파 5인  (75p)

        박정희, 정일권, 안익태, 채병덕, 임충식     


읽는 내내 부글대는 속을 주체하기 어려웠어요. 독립운동의 후손들은 가난을 면치 못하고, 친일파 후손들은 떵떵대며 사는 나라인 것도 원통한데, 죽어서까지 애국지사들을 제치고 명당 자리에 떠억 누워 있었구나. 

2020년 7월 10일 별세한 백선엽의 현충원 안장은, 정말이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였음을 알게 됐어요.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보수세력은 "향년 100세로 별세한 한국전쟁 영웅 백선엽 예비역 대장에 대해 각계 조문과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그가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와 번영은 없었다. 대한민국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어요. (189p)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는,

"백선엽은 봉천(펑톈) 군관학교를 9기로 졸업한 뒤 견습군관을 거쳐 간도 특설대에서 근무했다"면서

"간도특설대는 일제의 패망으로 해산할 때까지 동북항일연군과 팔로군에 대해 모두 108차례 토벌 작전을 벌였다"라고 설명되어 있어요.(189p)

군인권센터에서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된 고 백선엽 씨에게 믿기 힘든 국가 의전을 제공했다는 성명을 냈는데도, 관련 법안의 부재로 그의 현충원 안장을 막지 못했어요.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었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올바른 역사 지식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비극은 친일파 매국노를 처단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어요.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직접 국립서울현충원, 국립대전현충원, 국립 4·19 민주묘지와 효창공원, 수유리묘역까지 현장을 꼭 가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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