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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로 간 노자 - 글로벌 기업은 왜 도덕경에서 혁신을 배우는가?
박영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9월
평점 :
혁신과 고전의 만남.
<실리콘밸리로 간 노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 전략을 노자 사상으로 풀어낸 책이에요.
저자는 제대로 된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상식의 틀을 깨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유의 관점을 무의 관점으로, 소유의 관점을 무소유의 관점으로, 거대의 관점을 최소의 관점으로 바꾸는 것을 노자의 《도덕경》과 연결되는 지점으로 본 거예요. 즉 노자의 철학을 경영에 가장 잘 활용한 기업이 애플과 구글, 아마존을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라는 거예요.
이 책은 《도덕경》의 원문을 색다른 방식으로 해설해주고 있어요. 1장부터 81장까지 통으로 원문을 번역하고 해설하면서 그와 관련된 예시를 들고 있어요. 바로 실리콘밸리를 이끌어가는 CEO들의 경영이념과 경영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어요.
단순히 노자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가는 CEO들의 리더십과 혁신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신선한 것 같아요.
한마디로 '혁신'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어요.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술은 세상과 사람, 정보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시켰어요.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은 이미 보편화되었고, 사람과 동물, 동물과 식물을 연결하는 종간인터넷과 지구와 우주를 연결하는 우주인터넷도 개발하고 있어요. 노자는 집을 나서지 않고도 천하를 안다고 했어요. 그것은 명상과 자기 성찰을 통해 도를 깨우친다는 의미예요. 노자가 말하는 도의 핵심은 사람과 사물을 구분하지 말고 통합적으로 인식하라는 것이에요. 사실 노자의 사상을 문장 그대로 해석한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아요. 그러나 만물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 그것이 하나의 도(道)라고 이야기하는 《도덕경》의 핵심이 지금 시대에 필요한 혁신이라는 건 알 것 같아요.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지혜가 더욱 요구된다고 생각해요. 어려운 《도덕경》을 비교적 쉽게 알려주는 해설서였네요.
1장 혁신에는 경계가 없다
道可道非常道 (도가도비상도)
《도덕경》 1장은 도에 대한 총론적 성격을 띤다. 헌법의 전문과 같다.
여기에 등장하는 단어 중 핵심은 도, 무, 유 세 가지다.
나머지는 이들의 상호관계를 설명하는 것들이다.
... 노자는 항구적인 무, 상무(常無)에서는 오묘함(妙)를 본다고 했다.
그렇다면 항구적인 유, 상유(常有)에서는 왜 경계를 본다고 했을까?
텅 빈 어머니의 자궁에서 생명체가 탄생하는 순간을 떠올려보자. 이 순간은 무라는 차원에서 유라는 차원으로 도의 속성이 바뀌는 순간이다.
즉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유가 막 태동하는 순간이다. 이 순간이 바로 경계다.
경계가 없으면 무는 영원으로 남는다. 생명의 기운을 받은 태아가 사람의 형상을 갖추는 순간, 씨앗에서 새싹이 싹트는 순간, 작은 점 하나가 빅뱅을 일으키는 순간.
이 순간들이 바로 경계이며, 이 경계는 인간과 만물, 우주가 사라지지 않는 한 영원히 지속된다.
그래서 상유(常有)에서는 경계를 본다고 한 것이다. (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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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도는 무엇일까? 끊임없는 혁신이다. 도라고 일컬을 수 있는 것은 도가 아니듯이 혁신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것은 이미 혁신이 아니다.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은 기업이 내놓은 후속 제품이 자사의 기존 제품 점유율을 갉아먹는 현상을 가리킨다. 동족 살인을 뜻하는 카니발리즘에서 유래했다.
얼마전 작고한 하버드 경영 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주창한 '혁신기업의 딜레마'도 카니발리제이션과 같은 맥락의 용어다.
파괴적인 혁신을 일으키려면 기존 사업 영역에서 자기 잠식 현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 이러한 딜레마를 두려워하면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에 성공할 수 없다. (25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