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김소월 등단 100주년 기념 시그림집
김소월 지음, 홍용희 엮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9월 7일, 구글 홈페이지 로고가 특별했어요.

바로 시인 김소월의 탄생 118주년을 맞아 일러스트로 시인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거든요.

이는 구글이 세계의 명절, 기념일, 또는 유명 예술가, 탐험가, 과학자의 생애를 기념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홈페이지 메인 로고를 바꿔놓는 '구글 두들'의 일환이라고 해요.

그동안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김소월 시인의 특별로고라서 한참을 바라보았네요.

우리가 사랑하는 시인 김소월.

잊고 있던 시인을 떠올리면서 아름다운 시들이 읽고 싶어졌어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는 김소월 등단 100주년 기념 시그림집이에요.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1925년 중앙서림에서 펴낸 『진달래꽃』 초판본과 1941년 박문서관에서 펴낸 재판본 『소월시초』(김억 편), 『문학사상』1977년 11월호(통권 62호)에 수록된 시 원문을 그대로 실었기 때문이에요.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어 표준맞춤법에 맞추어 고쳤다고 해요.

실제로 원문 시를 읽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한글표기가 낯설다 보니, 시를 읽는 자체가 수월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낯선 표기 덕분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읽게 된 것 같아요. 일제강점기에 우리말과 글은 독립운동의 힘이었으니... 한글을 목숨처럼 지켜려 했던 수많은 분들... 김소월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그 간절한 마음을 떠올렸어요. 

그리고 소리내어 낭독하였더니,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시가 가진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아름다운 시와 그림이 어우러져, 참으로 멋진 시그림집이 완성된 것 같아요.

김소월 시인의 작품 중 100편을 뽑아 엮은 시선집이며, 김소월 등단 100주년을 기념한 책이라서 더욱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의 제목이 된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처럼, 그전에는 몰랐던 원문 시가 주는 깊은 감동을 느꼈네요.

가을이라 가을바람이 솔솔 부는 요즘, 김소월 시인의 시뿐 아니라 시 자체를 음미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네요.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에 민족의 아픔을 위로했던 시.

어쩌면 지금 우리에겐 시가 필요한 때이지 않나...



1902년 9월 7일(음력 8월 6일) 평안북도 구성에서 출생했어요.

1920년 동인지 《창조》5호에 처음으로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어요.

1925년에는 생전에 낸 유일한 시집 《진달래꽃》을 발간했어요.

1934년 12월 23일 향후 33세 세상을 떠났어요.



예전엔 밋처 몰낫서요


봄가을 업시 밤마다 돗는 날도

「예젼엔 밋처 몰낫서요. 


이럿케 사뭇차게 그려울 줄도

「예젼엔 밋처 몰낫서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젼엔 밋처 몰낫서요.」


이제금 져 달이 서름인 줄은

「예젼엔 밋처 몰낫서요.」

          (37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 유물과 유적으로 매 순간 다시 쓰는 다이나믹 한국 고대사 서가명강 시리즈 12
권오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고대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책은 서가명강 시리즈 열두 번째로, 역사학자 권오영 교수님의 한국 고대사 연구 과정을 담고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한국 고대사는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 전부일 거예요. 문헌 자료를 통해 밝혀진 역사적 사실들.

그런데 고고학적 실물자료 없이 정치적인 의도로 작성된 당시의 문헌 자료로만 역사 연구를 시도하는 건 엄청난 왜곡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해요.

역사 왜곡이 가장 심하게 일어난 때가 바로 일제강점기에 이루어진 가야사 분야라고 해요.

『삼국유사』「가락국기」에 아주 조금 언급된 내용을 제외하면 가야에 관한 국내외 문헌 자료가 거의 없어서, 일제 관학자들이 취약한 부분을 비집고 들어와 역사를 심하게 왜곡했고, 그때 만들어진 논리가 임나일본부설이에요. 임나는 가야를 지칭하는 여러 이름 중 하나로, 임나일본부설이란 일본의 야마토 왕권이 3세기 혹은 4세기 무렵 가야지역에 직접 통치기구를 두고 백제와 신라를 간접 통치했다는 주장이에요.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근대에 한반도를 식민통치한 것을 합리화한 거예요. 

20세기 전반 군국주의 일본은 『일본서기』에 기초해 임나일본부설을 강요했으며, 식민지 조선의 학생들에게 왜곡된 학설을 주입했어요. 패전 이후 『일본서기』의 사료적 가치를 의심하는 연구 성과가 연속적으로 발표되자 일본학자들은 다른 나라의 자료를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반면 우리는 삼국시대에 작성된 사서들이 대부분 불타거나 실종되었으니,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반박할 논거가 부족했어요.

다행히도 땅 속에서 임나일본부설의 왜곡을 종결시킬 보물들이 발견됏어요.

김해 대성동 고분군에서 금관가야의 유물들이 많이 출토되었어요. 대표적인 예로 철제 비늘 갑옷을 들 수 있는데, 이는 같은 시기 일본의 것을 압도할 정도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유물들이에요. 결론적으로 철제 갑옷, 마구, 무기 제조술에서 나타난 우열의 차이를 감안한다면 왜가 군사적 우위로 가야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은 도저히 성립할 수 없어요. 이처럼 문헌 자료가 부족하거나 심하게 왜곡된 한일관계, 가야사를 바로잡은 일등공신은 가야 고분 조사에 몸바친 젊은 고고학자들이라고 해요.

저자는 한국에서 고대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외부적으로 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고대사 연구의 기본 원칙은 객관적 자료에 기초한 합리적 추론이라고 해요. 즉 땅 속에 숨어 있는 유물과 유적들은 우리의 보물인 동시에 우리의 고대사를 증명하는 객관적 자료인 거예요. 그래서 저자는 이제 역사를 새롭게 바라봐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동안 수많은 고대사 연구자들이 나름대로 헌신적인 연구를 추진해왔으나 대중들에게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역사학자로서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에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해요.

한국 고대사 연구 중에서 삼국 시대에 집중하여 유물이나 유적이 발굴될 때마다 반전이 일어난 연구 내용을 소개하고 있어요.

저자의 말처럼 새로운 자료를 활용한 역사의 복원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며, 역사학 고유의 방법을 고집하기 보다는 인접 학문의 방법론을 활용한 융복합적 연구가 필요하고, 또한 한반도를 넘어 세계사적 보편성과 비교하며 폭넓은 연구가 절실한 시점인 것 같아요.

대중의 입장에서는 한국 고대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정규과목 이외에도 새로운 연구 내용들을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다면 미래의 역사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이미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발굴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니, 찾아봐야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랜스퍼시픽 실험 - 중국과 미국은 어떻게 협력하고 경쟁하는가
매트 시한 지음, 박영준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변방에 사는 노인이 말馬을 잃어버렸다.

그것이 축복이 아닌지 어떻게 알까?"

    - 중국 격언 


<트랜스퍼시픽 실험>의 첫 장에 적혀 있는 문구입니다.

우리가 다 아는 '새옹지마(塞翁之馬)'가 등장하다니, 처음엔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중국과 미국은 어떻게 협력하고 경쟁하는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저자는 양국 관계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던 중, '새옹지마'라는 격언을 생각해냈다고 합니다. 단순히 전화위복이라는 해석에 앞서, 예측불가능한 운명 앞에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교훈을 준다고 이야기합니다. 중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변화의 물결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할 것입니다. 이 책은 트랜스퍼시픽 실험 중,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우선 "트랜스퍼시픽 실험"이란 무엇일까요?

트랜스퍼시픽 실험 Transpacific Experiment 이란 오늘날 두 초강대국 사이에서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 민간 차원의 외교적 교류를 말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골든스테이트 Golden State 라고 불리는 캘리포니아 주, 그리고 세계의 중심이라고 자부하는 국가 사이에 형성되는 학생, 기업가, 투자자, 이민자, 그리고 갖가지 아이디어의 역동적인 생태계를 의미합니다. (19-20p)


저자는 처음 중국을 방문한 지 10년, 그리고 트랜스퍼시픽 실험에 관련된 자료를 수집한 지 6년간 언론인이자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캘리포니아와 중국을 왕래했다고 합니다. 중국과 캘리포니아 사이에 다리를 놓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과 때로는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아냈습니다. 

교육, 기술, 영화, 녹색투자, 부동산, 미국의 정치 등 여섯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 · 중 간의 민간외교라는 실험 현장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중국인 이민자 역사를 살펴보면 달라진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중국인 이민자가 대부분 노동자 계층이었기 때문에 민주당을 지지하는 세력이 되었다면, 요즘 새롭게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인 이민자의 입장은 다르다고 합니다. 그들은 부유한 교외 지역에 거주하면서 높은 급여의 기술직이나 투자 업무에 종사합니다. 새로운 세대의 중국계 운동가들은 최근에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연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도시의 시의회로 진출해 보수 성향의 중국계 미국인을 위한 정치적 전위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부분에서 매우 놀랐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실리콘밸리와 워싱텅 DC의 이론가들은 인터넷 통제로 인해 장차 중국의 기술 생태계가 활기를 잃고 경제 전체가 침체에 빠질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견해를 표명한 사람들 중 대표적인 인물이 전 부통령 조 바이든이었습니다. 그는 2012년 미국 대사관에 모인 학생들에게 "혁신은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곳에서만 가능하다"(144p)라고 단호하게 말했다는데, 당시 바이든 부통령이 위챗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중국공산당은 자신들이 곧 몰락할 거라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수십 년 동안 건재함을 과시했으니 말입니다. 실리콘밸리의 미래학자들은 오래전부터 현금 없는 결제 시스템과 통신, 상업적 거래가 완벽하게 통합된 세계를 꿈꿔왔는데, 중국은 보호주의와 재생적인 혁신의 조합을 통해 바로 그런 세계를 만들어냈습니다.

지난 달 트럼프 대통령은 위챗 서비스 제공업체인 중국 텐센트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에 반발하여 소송이 제기되었고, 미 샌프란시코 연방법원은 원고측, 즉 위챗 사용자 연합 측의 추가적인 근거 요청을 기각했다고 합니다. 아직 최종 판결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법적 공방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다가오는 11월 3일 대선 결과가 몹시 궁금해집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공화당) vs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지난 대선 결과처럼 완전히 예상을 빗나갈 수도 있습니다. 현재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이 우세하지만 중요한 건 선거인단이니까. 더군다나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대선에서 패할 경우 대법원에 갈 것이라면서 불복을 시시한 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트랜스퍼시픽 실험>은 계속 지켜봐야 할 실험인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절대 열어 보지 마! : 아이시 절대 열어 보지 마!
샤를로테 하버작 지음, 프레데릭 베르트란트 그림, 고영아 옮김 / 한솔수북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절대 열어 보지 마!

물림!

이런 경고가 적힌 소포를 받는다면 어떨까요?


음, 저라면 정말 절대로 열지 않을 거예요. 

겁쟁이냐고요? 빙고!

어쨌든 저한테 온 소포가 아니니까, 굳이 저런 경고문이 없어도 남의 소포는 열어보지 않겠지요.

그러니까 아이시를 만날 확률은 제로.

솔직히 이 책도 읽으면서도 심장이 벌렁벌렁했다고요. 아이시? 도대체 그게 뭐냐고요?


<절대 열어 보지마! 아이시>는 주인공 네모에게 이상한 소포가 배달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받는 사람 주소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어요.


받는 사람 :

세상의 엉덩이

후추가 자라는 곳

아무나!


우체부 아저씨 프란츠 아하는 하루 종일 이 소포를 들고 다니면서 누구한테 전해줘야 할지 고민을 했대요.

오랜 추리 끝에 알아낸 결과는 네로였어요.


"네모라는 이름이 라틴어로는 '아무나'라는 뜻이니까. 그리고 너희 집 도로명 주소가 후추로잖아.

게다가 '세상의 엉덩이'라는 주소도 뭔가 너희 집을 가리키는 것 같고." (17p)


네모 집 앞마당에는 커다란 플래카드가 있어요. 날씬한 여자의 엉덩이 옆에 두루마리 화장지 한 묶음이 놓여 있고 화장지 위에 나비 몇 마리가 날고 있는 광고예요.

네모 아빠가 화장지 회사와 계약해서 그 플래카드를 세워 놓는 대가로 매달 오십 유로씩 받고 있거든요. 

암튼 네모는 소포를 건네 받았고, 엄마한테 보여드렸어요. 엄마는 단호하게 열지 않는 게 좋겠다고, 내일 아침 일찍 학교 가기 전에 우체국에 들러 반송하라고 하셨어요.

이제껏 우체국에서 소포를 받아 본 적 없는 네모는 소포를 돌려주기 싫어지만 엄마 말씀을 듣기로 했어요. 분명히 그랬다고요. 소포가 움직이지만 않았더라면...

다음날 프레드가 네모와 함께 학교에 가려고 네모네 집에 찾아왔고, 그 소포를 보게 됐어요.

으윽, 더 이상 말할 수 없어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믿기 어려울 테니까요. 

그 놀라움을 제대로 맛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포의 정체는 비밀로 남겨둘게요.

다만 한 가지 힌트는 줄 수 있어요. 

아이시는 예티와 관련이 있어요. 엥? 예티는 뭐지,라는 사람들은 검색 찬스를 써도 좋아요.


왜 이 책이 독일에서 40만 부 이상 판매되었는지 알 것 같아요. 

[절대 열어 보지 마!] 시리즈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재미를 만족시키는 판타지 동화네요.

센스 넘치는 책 표지 디자인, 정말 멋져요. 그 누구라도 궁금해지는 소포 박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실리콘밸리로 간 노자 - 글로벌 기업은 왜 도덕경에서 혁신을 배우는가?
박영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혁신과 고전의 만남.

<실리콘밸리로 간 노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 전략을 노자 사상으로 풀어낸 책이에요.

저자는 제대로 된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상식의 틀을 깨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유의 관점을 무의 관점으로, 소유의 관점을 무소유의 관점으로, 거대의 관점을 최소의 관점으로 바꾸는 것을 노자의 《도덕경》과 연결되는 지점으로 본 거예요. 즉 노자의 철학을 경영에 가장 잘 활용한 기업이 애플과 구글, 아마존을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라는 거예요.

이 책은 《도덕경》의 원문을 색다른 방식으로 해설해주고 있어요. 1장부터 81장까지 통으로 원문을 번역하고 해설하면서 그와 관련된 예시를 들고 있어요. 바로 실리콘밸리를 이끌어가는 CEO들의 경영이념과 경영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어요. 

단순히 노자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가는 CEO들의 리더십과 혁신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신선한 것 같아요.

한마디로 '혁신'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어요.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술은 세상과 사람, 정보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시켰어요.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은 이미 보편화되었고, 사람과 동물, 동물과 식물을 연결하는 종간인터넷과 지구와 우주를 연결하는 우주인터넷도 개발하고 있어요. 노자는 집을 나서지 않고도 천하를 안다고 했어요. 그것은 명상과 자기 성찰을 통해 도를 깨우친다는 의미예요. 노자가 말하는 도의 핵심은 사람과 사물을 구분하지 말고 통합적으로 인식하라는 것이에요. 사실 노자의 사상을 문장 그대로 해석한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아요. 그러나 만물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 그것이 하나의 도(道)라고 이야기하는 《도덕경》의 핵심이 지금 시대에 필요한 혁신이라는 건 알 것 같아요.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지혜가 더욱 요구된다고 생각해요. 어려운 《도덕경》을 비교적 쉽게 알려주는 해설서였네요.



1장 혁신에는 경계가 없다

道可道非常道  (도가도비상도)


《도덕경》 1장은 도에 대한 총론적 성격을 띤다. 헌법의 전문과 같다.

여기에 등장하는 단어 중 핵심은 도, 무, 유 세 가지다.

나머지는 이들의 상호관계를 설명하는 것들이다. 

... 노자는 항구적인 무, 상무(常無)에서는 오묘함(妙)를 본다고 했다.

그렇다면 항구적인 유, 상유(常有)에서는 왜 경계를 본다고 했을까?

텅 빈 어머니의 자궁에서 생명체가 탄생하는 순간을 떠올려보자. 이 순간은 무라는 차원에서 유라는 차원으로 도의 속성이 바뀌는 순간이다.

즉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유가 막 태동하는 순간이다. 이 순간이 바로 경계다.

경계가 없으면 무는 영원으로 남는다. 생명의 기운을 받은 태아가 사람의 형상을 갖추는 순간, 씨앗에서 새싹이 싹트는 순간, 작은 점 하나가 빅뱅을 일으키는 순간.

이 순간들이 바로 경계이며, 이 경계는 인간과 만물, 우주가 사라지지 않는 한 영원히 지속된다. 

그래서 상유(常有)에서는 경계를 본다고 한 것이다.  (24p)

...

기업의 도는 무엇일까? 끊임없는 혁신이다. 도라고 일컬을 수 있는 것은 도가 아니듯이 혁신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것은 이미 혁신이 아니다.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은 기업이 내놓은 후속 제품이 자사의 기존 제품 점유율을 갉아먹는 현상을 가리킨다. 동족 살인을 뜻하는 카니발리즘에서 유래했다.

얼마전 작고한 하버드 경영 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주창한 '혁신기업의 딜레마'도 카니발리제이션과 같은 맥락의 용어다.

파괴적인 혁신을 일으키려면 기존 사업 영역에서 자기 잠식 현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 이러한 딜레마를 두려워하면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에 성공할 수 없다.  (25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