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미학 1 : 메이드 인 코리아의 기원
최경원 지음 / 더블북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디자인적 관점에서 우리 유물들을 바라보기.

<한류 미학>은 우리의 역사적 유물들을 디자인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한 책입니다.

단순히 유물 이야기였다면 역사 교과서를 읽거나 박물관 관람으로도 충분할 겁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다릅니다.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더 새롭고 의미 있는 가치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디자이너 입장에서, 디자인이라는 시각으로 우리 유물들의 진면목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특징은 그림을 중심으로 유물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진이나 글로 설명된 유물들이 아니라 그림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로 바라보니,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아름다움이 보입니다.

저자가 직접 그리고 디자인한 이미지들이라고 합니다. 그림으로 보는 유물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려줍니다. 본래 유물의 형태와 디자인에 주목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래서 이미 알고 있던 유물들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유물들을 만나는 느낌이 듭니다.

유물이 만들어진 역사적 배경이나 이론적인 설명도 중요하지만 이 책에서는 디자인적 관점이 핵심입니다.

책에 소개된 유물들은 선사 시대부터 통일신라 시대까지 선별된 30점의 유물들이 나옵니다.

구석기 시대의 주먹도끼, 신석기 시대의 빗살무늬 토기, 청동기 시대의 청동검, 삼한 시대의 오리 모양 토기, 고구려 시대의 불꽃문 투조 금동보관과 용광문 투조 금동장식, 사신도 고분벽화, 철제 부뚜막, 고구려의 UFO 화살촉, 쌍영총 벽화, 백제의 무령왕릉 금관과 금제 뒤꽂이, 은제 허리띠 꾸미개, 금동대향로, 백제의 금동신발, 백제 전돌, 백제의 연꽃 와당, 세 발 달린 토기, 가야의 갑옷, 말 머리 장식 뿔잔, 신라의 누금세공 귀걸이, 토우가 붙은 토기, 통일신라 시대의 귀면와 용면와, 세 발 항아리, 손잡이 향로, 말 발걸이, 수정 장식 촛대, 초 심지 가위, 감은사지 동탑 사리구가 나옵니다.

사실 주먹도끼는 의외의 유물이었습니다. 구석기 시대의 인류가 도구를 사용했다는 역사적 가치를 제외하면 그냥 돌덩어리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먹도끼의 형태와 구조를 살펴보면 인체공학적으로 매우 잘 만들어진 도구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디자인 관점에서 볼 때도 주먹도끼는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이 생략된 상태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건 모든 도구들이 처한 환경에 대한 대응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먹을거리를 찾아 이리저리 떠돌며 이동생활을 하는 구석기인들에게 주먹도끼는 가성비 좋은 일회용품이었던 겁니다. 필요한 도구를 적은 시간과 최소한의 노력으로 획득하는 것을 과연 원시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저자는 묻고 있습니다. 주먹도끼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건 구석기인들의 원시성이 아니라 열악한 환경에서도 생존해내려는 의지와 지혜일 거라고. 그러니 거친 주먹도끼야말로 우리에게 살아갈 의지와 지혜를 알려주는 유물이 아닐까요.

화려하고 아름답기로는 백제의 금관 장식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오늘날 감각으로 봐도 전혀 손색 없을뿐 아니라 굉장히 세련된 스타일입니다. 또한 금동대향로는 백제 조형미의 대서사시라고 일컬을 정도로 백제의 예술적 성취가 모두 압축되어 있다고 할 만합니다. 이 소중한 유물이 발견되는 과정은 기막힌 우연입니다. 절터에 주차장을 만들려고 터를 닦다가 우연히 발견된 겁니다. 정말 다행이었던 건 칠기로 만들어진 상자 안에 진흙과 더불어 많은 습기와 함께 묻혀 있어서 1400여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는 동안 부식되지 않고 온전하게 보존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금동대향로를 시각적으로 아름답다고만 느꼈는데, 꼼꼼하게 구조를 살펴보면 조형적 개념이 뛰어나고 각 부분들이 독립적인 작품으로 봐도 될 정도로 정교합니다. 이런 수준의 작품은 동시대 주변의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백제의 독자적인 성취입니다. 흔히 백제의 문화가 중국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뒤집는 증거가 나온 겁니다. 오히려 뛰어난 백제의 문화가 일본 문화의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암시합니다. 이 향로의 발견으로 백제 문화의 우수성을 밝혀낸 겁니다.

대부분 역사 교과서에서 배웠던 유물들이라 유물 자체가 놀랍지는 않았는데 하나의 유물이 눈에 띄었습니다. 경주 안압지에서 출토된 초 심지 가위가 그것입니다. 심지를 자르는 부분이 독특합니다. 가위의 용도는 초의 심지를 자르는 것인데, 심지를 자르고 나면 잘린 심지가 그대로 가위에 안전하게 담길 수 있도록 둥근 벽을 세워 놓은 구조적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조선 시대의 초 심지 가위와 오늘날의 초 심지 가위와 구조적으로 같지만 손잡이의 화려한 모양과 장식이 기능성을 뛰어넘는 예술품입니다. 일본 천황의 보물 창고인 쇼쇼인에 보관된 초 심지 가위를 보면 모두 통일신라의 것과 유사합니다. 쇼쇼인에 있는 가위는 통일신라에서 수입한 것일 공산이 큽니다. 왜냐하면 원래 이 가위의 날 부분에는 둥근 벽이 흔적만 남아있고 훼손되어 없었는데, 나중에 안압지에서 나온 초 심지 가위를 보고는 원형을 복원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수많은 역사적 환란 속에서도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유물들이 더욱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고마운 마음이 큽니다. 우리 문화에 대해 과소평가는 일본제국주의의 시각일 뿐이지 진실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아름답고 훌륭한 문화 유산을 이어받았습니다. 자랑스러운 메이드 인 코리아의 기원을 <한류 미학>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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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들리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박소현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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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곁에 있었는데 몰랐을 뿐이에요.

누구?

바로 클래식 이야기예요.

<클래식이 들리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는 우리 일상에 숨어 있는 클래식 음악을 발견하는 책이에요.

이 책은 멀게 느껴졌던 클래식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음을 알려주고 있어요.

흥얼흥얼 익숙한 멜로디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인 거죠. 그 멜로디가 누구의 작품인지 어떠한 사연이 있는지 설명해주고 있어요.

QR코드를 스캔하면 동영상 설명과 함께 음악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추억의 자동차 후진음이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라는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에요. 과거에는 지하철 환승역이나 종착역에 도착할 때 항상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는데, 지금은 각 역의 개성을 보여주는 자연의 소리나 국악 등으로 대체되었어요. 현재까지 남아 있는 클래식 음악은 비발디의 <사계>예요.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편안한 멜로디라서 사랑받는 것 같아요.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은 한국 코미디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 '여름'은 한국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 등장했고, '가을'은 미국의 판타지 액션 영화 <헬보이 2>, 그리고 '겨울'은 2008년 박카스 광고 재봉틀 편의 배경음악으로도 쓰였대요.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는 비발디의 <사계> 중 '봄' '가을' '겨울'이 쓰였고, 일본과 한국의 대표적인 클래식 음악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베토벤 바이러스>에도 등장했다고 해요.

아무래도 클래식 음악이 가장 빛을 발하는 분야는 드라마와 영화인 것 같아요. 근래 한국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보면서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어요. 그 드라마에서 주요 테마곡이 된 슈만의 <어린이 정경> 중 '꿈/ 트로이메라이'가 한 편의 이야기처럼 들렸어요. 독일의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슈만은, 유럽 전역에서 손꼽히던 피아니스트 아내 클라라 슈만과 자신의 문하생이었던 작곡가 브람스와의 삼각관계로 인해 스캔들에 시달렸다고 해요. 슈만은 어린 시절 촉망받던 피아니스트였으나 근육 이상으로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고 자신의 스승이었던 프리드리히 비크의 딸 클라라와 결혼하기 위해 혼인 소송까지 벌여야 했대요. <어린이 정경>은 그 법정 소송에 휘말리기 1년 전인 1838년, 슈만의 나이 28세에 작곡한 '13개의 피아노곡'으로 이루어진 앨범이에요. 그 중 일곱 번째 곡 '트로이메라이'가 가장 유명한 작품이며, 한국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암살> <하모니>, 드라마 <겨울연가> 등에 등장해요.

그동안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는 멜로디만 들렸는데, 그 음악이 탄생한 배경과 작곡가의 인생 이야기를 알게 되니 새로운 감정이 더해지는 것 같아요. 드라마, 영화, 광고, 대중음악, 만화, 문학 속에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을 하나씩 발견하면서 마음으로 듣게 된 것 같아요. 이제는 클래식 음악이 배경 음악으로서가 아니라 주요 테마를 전해주는 주인공으로 다가왔어요. 메말랐던 감성을 촉촉하게 만드는 클래식 음악 속으로 빠져든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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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에서 2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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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 열도의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니?"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옛날 같으면 지리 시간에 맨 먼저 배웠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그런 기본적인 사실조차 기밀 사항이 되었지.

...... 현재 일본에는 아홉 개 초가 있고, 인구를 전부 합치면 약 5만 명에서 6만 명쯤 될거야."

"그렇게 많아요?"

"고대문명을 기중으로 하면 겨우 그것뿐이냐고 하겠지. 1,000년 전에는 일본의 인구만 해도 1억이 넘었으니까."

"알고 있니? 고대문명에는 핵무기라는 게 있었다는 거? 방사성 물질의 핵분열이나 중수소의 핵융합 메커니즘을 이용해서

폭탄 하나로 도시 하나를 통째로 괴멸시킬 수 있었다고 하더구나."

...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그렇게 무서운 무기가 없잖아요."

"그래, 핵무기는 없지. 하지만 잠재적으론 그보나 훨씬 무서운 존재가 득시글거리고 있어."
"그게 뭐죠?"
"인간......"    (110-111p)


기시 유스케의 장편소설 <신세계에서>는 일본을 주무대로 한 미래 세계를 보여주고 있어요.

인류 멸망 직전에 살아난 초능력자들이 부활시킨 세상. 

인간들은 저마다 놀라운 주력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생물들을 지배하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 있어요.

그러나 아직 어린 아이들은, 어린 신은 미숙하기 때문에 온전한 주력을 갖기 전까지는 조심해야 해요. 처음엔 몰랐어요. 무엇으로부터 조심해야 하는지, 뭘 경계해야 하는지.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마을을 벗어나면 업마에게 잡아먹힐 수 있다며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어요. 

마을 밖은 위험해!

아이들 특유의 호기심이 발동하여 주인공 사유키와 친구들은 마을 밖으로 모험을 떠나게 되고, 신나고 즐거웠던 소풍은 곧 무시무시한 전쟁터로 변해 버려요.

배경이 일본 본토라서 그런지 모든 것들이 일본 특유의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미래라고 하기엔 낙후된 느낌...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 2권에서는 어른들이 숨겼던 진짜 인류의 역사가 밝혀지게 돼요. 전쟁과 살육의 역사...

결국 인간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는 <신세계에서>와 다르지 않을 거예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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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메유의 숲 - 이상한 오후의 핑크빛 소풍 / 2020 볼로냐 라가치상, 앙굴렘 페스티벌 최고상 수상작 바둑이 폭풍읽기 시리즈 1
까미유 주르디 지음, 윤민정 옮김 / 바둑이하우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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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설레는 그림책이에요.

보통 그림책은 표지 그림을 통해 분위기를 알 수 있거든요.

몽글몽글 솜사탕 같은 숲 한가운데를 거닐고 있는 한 소녀가 보이네요.

이 숲의 이름은... 베르메유의 숲이겠지요?

<베르메유의 숲>은 '이상한 오후의 핑크빛 소풍'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어요.


첫 장을 펼치면 숲 속에 캠핑카가 보여요. 그 옆에 텐트가 펼쳐져 있고, 야외 테이블이 놓여 있어요.

소녀 둘은 핸드폰을 보고 있고, 여자 어른이 분주히 뭔가를 하고 있어요. 남자 어른은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있어요.

"조?~~"

"얘는 또 어딜 간거지?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니..."

"아까 배낭에 비스킷 잔뜩 챙기는 거 봤어요."

"어쩌면 가출했을 거예요. 조는 우리 싫어하니까.."

"가출은 무슨.. 그보다 조는 아주 아주 귀찮게 달라붙는 편이지."

"넬리!!!"

"요새 조는 너무 골칫덩어리야.."

"(큰소리로 외치며) 너무 멀리가지는 마라. 알았지? 듣고 있니, 조?"

빨강 배낭을 멘 어린 소녀가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남자 어른을 바라보다가 숲으로 들어가네요.

네, 맞아요. 이 소녀가 바로 '조'예요. 


조는 혼자 숲으로 소풍을 간 거예요. 거기에서 작은 말을 타고 지나가는 꼬마요정 부부를 보게 돼요.

꼬마요정을 따라가니 신비한 동물과 요정들이 사는 작은 마을이 나왔어요. 그들은 지금 황제의 생일잔치에 가기위해 변장을 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못된 마투 황제가 마을 사람들을 일곱 명이나 성에 가두었거든요. 황제라고 불리지만 그냥 지독하게 못된 수고양이가 모든 것을 지배하고 싶어서 자기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모조리 잡아 가둔 거래요. 마을 소년 누크의 엄마도 성에 갇혀 있대요. 누크는 조에게 함께 성으로 가자고 했어요. 

몰래 성 안으로 들어간 조는 핑크빛의 아름다운 말 베르메유를 보게 돼요. 탐욕스러운 마투 황제가 숲에서 자유롭게 살던 베르메유들도 성에 가두었대요. 드디어 마투 황제가 있는 방으로 들어간 조는 황제의 난폭한 모습에 놀라 도망치게 되고, 음식을 준비하는 주방에서 마을 사람인 모리스와 마주치게 돼요. 둘은 급하게 숨느라 쓰레기통에 들어갔다 성 밖으로 버려지고, 숲에서 길을 잃고 말아요. 

음, 조가 만난 마을 사람과 숲 속에 사는 사람들은 뭔가 이상해요.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상상 속 동물 같아요. 신기한 건 그들의 모습이 아니라 그들과 어울리는 조의 모습이 자연스럽다는 거예요. 처음 만났지만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처럼 다정하게 서로를 도와주고 있어요. 조는 여우 모리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어요. 엄마와 아빠가 이혼한 뒤 조는 재혼한 아빠와 함께 살면서 새엄마와 새언니 둘이 생겼대요. 앞서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조는 언니들과 어울리지 않고 심통을 부리고 있어요. 물론 사춘기 언니들도 그런 조를 무시하고 있고요. 다만 새엄마는 나쁜 계모가 아니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어요.

마투 황제는, 아니 심술쟁이 고양이의 생일잔치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면... 와우, 놀랍네요.

어찌됐든 모든 파티는 언젠가 끝이 나기 마련이에요.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에요. 

만약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모험, 꿈, 소풍을 떠나고 싶다면 핑크빛 숲으로 살그머니 들어가 보세요. 찬란한 베르메유들이 뛰노는 숲속으로~

수채화로 그려진 맑고 화사한 그림 덕분에 베르메유의 숲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져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책이라 두고두고 펼쳐볼 것 같아요.



제가 노르망디 해변 에트르타의 코끼리 절벽을 보고 가장 먼저 내뱉은 말은 '메르베유'입니다.

경이롭고 경탄할 만하며 신비롭고 아름다운 것을 뜻하는 프랑스 단어 '메르베유'.

앨리스가 토끼굴을 통해 빠진 환상의 나라, 신비의 나라 원더랜드를 프랑스에서는 '메르베유의 나라'라고 표현한답니다.

알록달록한 작은 조랑말인 '베르메유'들은 숲에서 가장 신비롭고 '메르베유'한 생명체입니다. 가두면 빛을 잃고, 강요받는 것을 질색하는 영롱한 베르메유..

... 소녀가 말하지요 우린 내일 또 놀 수 있다고. 그래요... 영롱한 빛깔의 베르메유를 본다면 이렇게 외치겠지요. 와, 메르베유!

    - 옮긴이 윤민정의 작은 말 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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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생명과학 콘서트 - 미생물에서 공룡까지 생명에 얽힌 놀라운 과학 이야기 10월의 하늘 시리즈 7
안주현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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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은 지루한 공부로 여기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아요.

어쩌다가 과학의 흥미를 잃게 되었을까요. 사실 과학은 교과서로만 배우는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모든 것이 대상이 되는 학문인데 말이에요.

물론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일찍부터 과학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자신만의 탐구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을 거예요. 바로 과학의 즐거움을 아는 경우인 거죠.

그러니까 과학은 우리 아이들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놀이터가 아닐까 싶어요. 


"10월의 하늘"을 아시나요?

과학자를 직접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 전국 중소도시 도서관에서 열리는 과학 강연회라고 해요.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 과학자가 전국 도서관을 찾아가 청소년들에게 과학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자 2010년부터 시작되었대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청소년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고 온라인 강연으로 진행했다고 하네요. 

이 책은 "10월의 하늘" 10주년 행사에서 선보였던 재미있는 강연을 그대로 실었어요. 책으로 만나는 '십 대를 위한 생명과학 콘서트'인 거죠.

그동안 "10월의 하늘"에 함께 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과학의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거예요. 과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뿐 아니라 아직 과학을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 과과학의 세계가 좀더 친밀하게 다가올 것 같아요. 과학 교과서가 아닌 과학자들이 직접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라서 더욱 생생하게 전달되는 것 같아요. 


첫 번째 강연은 생물학자가 들려주는 초파리 연구예요. 생물학의 세부 분야인 유전발생학 분야 연구자들은 매일 아침 연구실에서 하는 일이 있다고 해요.

초파리를 키우는 관병에서 성체 초파리들을 새로운 관병으로 옮겨주는 일이래요. 초파리를 연구하는 실험실 중에서 초파리를 사육하는 공간을 일명 파리방이라고 부른대요. 파리방은 다른 실험실보다 온도와 습도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대요. 초파리를 모델 생물로 연구한 것은 1909년부터인데 초파리를 통해 유전학의 토대를 마련한 사람은 미국의 생물학자 토머스 모건이라고 해요. 유전적 전달 메커니즘을 발견한 공로로 193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게 되었어요. 또한 13년 후 모건의 제자인 허먼 조지프 멀러도 돌연변이 초파리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어요. 초파리는 1900년대부터 강력하고 유용한 모델 생물로 6번의 노벨상 수상뿐 아니라 120년의 세월 동안 생물학의 역사를 함께 해온 주역이었어요. 여름만 되면 극성을 부리는 초파리를 귀찮게만 여겼는데 과학 발전에 이토록 많은 기여를 했다니, 초파리의 재발견이네요.


다섯 번째 강연은 생물학자에게도 생소한 극한미생물 이야기예요. 극한생물을 연구하는 99%의 학자들이 미생물학자들이라고 해요. 일반적인 환경보다 극한의 환경에서 더 잘 자라고 생육해야 극한생물이라고 부르며, 그 대부분은 미생물이라서 현재까지 연구된 극한생물은 거의 미생물이라고 해요. 미생물은 크게 나누면 세균, 고균, 진균으로 나눌 수 있어요. 최근 전 세계를 위기에 빠뜨린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미생물이라고 볼 수 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바이러스는 생물이라고 부르기 애매모호한 존재예요. 혼자서 번식할 수도 없고, 세포로 구성되어 있지도 않기 때문인데, 생물학에서 다루지 않을 수 없어서 바이러스를 포함시킨 거래요. 여기서 극한 환경이란 인간을 기준으로 인간이 살기 힘든 환경인 것이지 극한미생물에게는 완전히 정상적인 환경이라는 거예요. 보통 미생물학자들은 미생물은 어디에나 있다고 이야기한대요. 그래서 미생물을 완전히 박멸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대요. 가장 추운 극지방부터 화산 지대나 온천 지대와 같은 고온성 극한 환경에도 존재한다니 그 생명력이 놀라운 것 같아요. 

최근 새로운 극한미생물을 발견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노력하는 분야 중 하나가 우주생물학이에요. 아직 우주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어요. 또한 바이오에너지 분야는 고온성 극한미생물을 분해하여 바이오에탄올, 바이오디젤, 바이오수소를 생산하고 있다고 해요. 지구온난화 예방과 대체 에너지 생산을 위하여 극한미생물 연구는 더욱 발전하리라 기대하고 있어요. 


모두 아홉 편의 강연을 만날 수 있어요.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놀라운 것 같아요.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이 강연이 꿈을 키우는 작은 힘이 되지 않을까요.

청소년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생명과학 분야를 배우는 기회라는 점에서 이 책은 모두를 위한 생명과학 콘서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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