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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의 거짓말 - 김원장 기자가 팩트체크한 땅, 집 그리고 가격
김원장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평점 :
<집값의 거짓말>은 김원장 기자가 전하는 대한민국 집값 경제학 마음 보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부동산에 관한 두 가지 궁금증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집값은 왜 오를까요, 사람들은 왜 집을 사지 못해 안달일까요.
중요한 팩트 체크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부동산 시장을 흔드는 거짓말들이 사실인 양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9년 《조선일보》기사 내용 일부와 삽화가 나와 있습니다.
서울 강남·강북 아파트를 보유한 A씨가 내야 할 보유세와 양도소득세가 2018년부터 오르고 있다는 것을 숫자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화제가 된 것은 삽화인데, 집주인이 무릎을 끓고 있는 자세에서 허리가 휜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삽화만 보면 집주인이 처한 고통과 절망에 공감할 만 합니다.
그러나 기사 내용을 따져보면 아파트 두 채는 불과 6년 전 20억 정도에서 지금은 43억 원이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집주인은 노동하지 않고 23억 원의 평가차익을 얻었습니다. 반면 보유세는 작년 대비 10% 정도 올랐습니다. 보유세가 오른 이유는 정부가 세율을 올려서가 아니라, 집값이 폭등해 공시가격이 따라 올랐기 때문입니다.
어느 신문 기사에서는 2019년 정부가 종부세를 3조 원이나 걷는다고 보도합니다. 중요한 건 쏙 빠졌습니다. 종부세의 3분의 2는 기업(법인)이 냅니다.
2019년 기준 전체 종부세 대상제의 평균 종부세액은 120만 원정도입니다. 서울 특정 지역의 경우는, 지난 4년 동안 집값이 수억 원에서 10억 원 이상 올랐다는 사실은 빠져 있습니다. 신문 기사의 요점은 한남 더힐 같은 70억 원이 넘는 아파트의 보유세가 수천만 원 된다며 집주인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되묻습니다.
《뉴욕타임즈》기자 누구도 맨해튼 고급주택에 1년간 수십만 달러의 보유세가 부과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오피스텔에 사는 후배 기자는 왜 그렇게 한남 더힐 주민들의 보유세를 걱정하고 걱정하고 또 걱정할까. (68p)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격차해소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일관성 있게 나온다고 지적합니다.이들의 주장은 다음 다섯 가지로 요약됩니다. 부자를 규제하면 가난한 사람들이 더 힘들어지고, 시장 경제가 발전하면 격차가 더 벌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며, 지금 한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조선 시대 양반보다 잘 살고 있으니, 부자들을 증오하지 말고 당신도 열심히 일하면 된다고 주장한답니다. 특이한 것은 언론입니다. 상당수 언론은 이들이 얼마나 풍족한가를 보도하기보다, 다들 어렵다고 보도합니다. 누군가가 10퍼센트 성장해서 또다른 누군가의 마이너스를 가립니다. 그러니 격차해소가 돼야 시장이 건강해지는데, 문제 해결을 위한 논쟁조차 쉽지 않습니다. 자꾸 이념 문제로 몰고가서 문제를 지적하면 자연스럽게 좌파가 되고, 진영논리로 갈무리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격차해소의 주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기가 어려우니 조금 더 참으라는 구호에 밀리고, 조금 더 나누자는 주장은 그들도 힘들다는 논리에 밀립니다.
참고로 우리 주택 보유 국민 중 상위 100명이 보유한 주택은 총 1만 4,663채입니다. (국세청, 2017) 이들이 소유한 집의 공시가격을 모두 합치면 1조 9,994억 원입니다.
저자는 묻습니다. "진짜 다들 힘든가요?" (160p)
신문을 펼치면 경제는 최악이며, 정치권은 연일 우리 경제가 파탄 날 것이라고 합니다. 과연 우리 경제는 파탄으로 가고 있는 걸까요.
정치권은 미래업종을 어떻게 살릴까를 궁리하기보다 매일 재래업종이 망해간다고 싸우고, 언론은 매일 이를 받아 적으니 오늘도 사상 최악의 불경기라고 떠듭니다. 저자는 진단이 이상하니까 처방이 산으로 간다고 말합니다. 죽어가는 업종을 살리기보다는 새로 태어난 업종을 지원해야 한다는 겁니다. 즉 미래산업을 지원하고 규제도 풀어줘야 우리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겁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우리 국민 32만 명이 10억 이상 예금을 갖고 있으며, 총 예금액은 600조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경기는 최악이라는데 거액의 예금이 넘쳐난다는 건 투자할 곳이 없다는 뜻이고, 쓸 거 다 써도 자꾸 남는다는 뜻입니다. 결국 경기가 어려운 게 아니고 격차가 벌어지는 겁니다.
흔히 경제 섹터를 정부, 기업 그리고 가계(국민)로 나눕니다. 이 세 개의 경제 섹터 중에 코로나19 위기에 누가 돈을 써야 할까요. 당연히 정부입니다. 정부의 부채는 깊이 들여다보면 매우 건전한 빚입니다. 일각에선 정부가 돈을 더 풀기 전에 세금을 더 깎아 주자고 주장하는데 이건 트럼프 대통령이 썼던 카드입니다. 정부가 재정 투입을 확대하면 돈은 가난한 곳에 먼저 들어가고, 세금은 부자가 더 내야 합니다. 이때 부자들의 부담은 커지지만 절박한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는 살 수 있습니다. 그러니 경기가 차갑게 식어갈 때 누군가 돈을 더 써야 한다면 정부가 돈을 풀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매일 신문 기사를 보면서 느꼈던 답답함이 다소 풀렸습니다. 우리 언론은 왜 곧 나라가 망할 것처럼 보도하는 건지, 전 세계가 우리를 인정하는데 왜 언론의 평가는 박하다 못해 흔드느라 바쁜지. 저자는 그건 다 거짓말이라고, 진짜는 우리 경제가 이 초유의 위기를 지구에서 제일 잘 견뎌내고 있으니 우리 모두가 격려하고 박수칠 일이라고 말합니다.
<집값의 거짓말>은 엄밀히 말하자면 언론의 거짓말을 낱낱이 밝혀내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거짓말인가. 확실한 건 다수의 국민들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거짓말은 아니라는 겁니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시장경제의 새로운 해법 중 하나가 기본소득인데, 이 또한 언론에서 반대를 위한 온갖 레토릭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바꾸고 고쳐야 할까요. 그 답은 분명해 보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