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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고백 ㅣ 머묾 세계문학 사랑 3부작
기 드 모파상 지음, 구영옥 옮김 / 머묾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프랑스 작가인 기 드 모파상이라고 하면 <목걸이>라는 작품을 먼저 떠올리게 되네요.
짧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단편 소설들을 남겼는데, 이번에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14편의 작품을 모아낸 책이 나왔네요.
《첫눈, 고백》은 머묾 세계문학 시리즈 사랑 3부작으로 기 드 모파상의 단편집이네요.
우선 매거진 스타일의 구성이 눈길을 끄네요. 기 드 모파상의 사진으로 시작해, 작가의 작품과 관련된 자료와 함께 인상적인 문구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모파상은 자신의 문학적 후원자이자 스승 귀스타프 플로베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플로베르는 내게 가르쳐주었다. '아름다운 주제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아름답게 다루는 방식만 있을 뿐이다.'" _ 《피에르와 장, 1888》 (9p)
굉장히 공감이 되는 이야기예요. 모파상이 쓴 단편 작품들을 읽다 보면 사랑 이면에 추악한 인간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네요. 마치 사랑마저도 환상인 것 같은, 그러나 사랑의 본질마저 의심해서는 안 될 일이지요. 도대체 사랑은 무엇인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지만 이야기들은 참으로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주네요.
"우리는 너무 연약하고 무방비 상태이며 무지하고 보잘것없다. 물방울 속에서 떠도는 진흙 알갱이 위에 존재하는 우리는." _ 《오를라》(306p)
여기에 소개된 모파상의 단편 작품들을 읽다 보면 달달한 사랑의 감정보다는 적나라한 내면의 욕망과 결핍을 마주하게 되네요. 우리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인생의 단면을 객관적으로 묘사한 내용을 보면서, 문득 19세기 버전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네요. 매우 간결한 형식 안에 인간 삶의 복잡다단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네요. 각 단편들은 각양각색의 인간극장 같아요.
모파상은 《피에르와 장》 서문에서 스승 플로베르의 가르침을 언급하고 있는데, 그의 문학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네요. "내 스승은 '독창성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그것을 분명히 드러내야 하고, 없다면, 반드시 그것을 획득해야 한다. 재능이란 오랜 인내다.'라고 말했다. 표현하고 싶다면 어느 것이든 충분히 오래, 충분히 주의 깊게 바라봄으로써 아무도 본 적도 말한 적도 없는 한 가지 측면을 발견해 내야 한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볼 때, 이미 누군가가 그 대상에 대해 생각해둔 방식의 기억을 기반으로 눈을 사용하는 데 익숙해 있기 때문에, 모든 것 속에는 미지의 영역이 존재한다. 가장 사소한 것조차도 약간의 미지를 담고 있다. 그것을 찾아내자. 불타오르는 불꽃 하나와 벌판의 나무 한 그루를 제대로 묘사하려면, 그 불꽃과 나무가 더 이상 우리에게 다른 어떤 불꽃이나 나무와도 닮지 않게 될 때까지 그 앞에 머물러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비로소 '독창적'이 된다." (23-24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