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사들에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 교사와 학생의 마음건강을 위한 교육 멘토링
조벽 지음 / 해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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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걸까요.

백년지대계인 교육계는 곳곳에서 지뢰가 터지고 있어요. 교권 침해를 이유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일까요. 학교 폭력을 둘러싼 법률적 대응이 과도해지면서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또 다른 폭력을 양산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억울하게 아동학대로 신고 당하는 교사가 있는가 하면, 실제로 폭력에 가까운 체벌을 하는 교사도 있고, 반대로 교사를 폭행하는 학생들까지 그야말로 위기의 교육 현장이네요. 총체적 난국에 빠진 대한민국 교육에 대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책이 나왔네요.

《요즘 교사들에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교육 멘토 조벽 교수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네요. 기존에 교육 개혁은 입시 제도를 변경하고, 학교에서 코딩 수업과 학점제를 도입하는 방법과 수단에 치중하느라 본질을 외면해왔어요. 개혁은 방법이 아니라 먼저 비전을 달리하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태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비전을 그려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어요. 우리가 원하는 미래 모습을 규명하고, 그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을 시작하는 거예요. 교육혁명도 입시 중심으로 돌아가는 원을 두 원점으로 이루어진 타원을 만들어야 하며, 교육은 입시가 아니라 사람 중심이 되어야 한다면서 교권과 학생 인권을 법으로 규정하지 말고 윤리로 다스려야 한다고 제안하네요. 기본적으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해요. 교육에 대한 비전은 교육자의 시각에 대한 이야기이며, 교육자와 학생이 서로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가, 둘 사이에 어떤 관계가 형성되는가,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달려 있어요. 교사와 부모는 아이에게 공부시키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공조하는 존재여야 한다는 거예요. 공조란 함께 조율하기라는 뜻으로 최근 생겨난 신개념이며, 악기가 누군가에 의해 조율되듯이 아이의 뇌도 인풋과 아웃풋 사이를 조율하는 학습 과전에 누군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미예요. 이제 시선을 아이와의 관계에 집중하여 사회·정서 역량을 개별적이고 지속적으로 긴밀하게 코칭하고 멘토링하면 돼요.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교사와 학생들의 마음건강을 돕는 심리 기술이에요. 학교 교육현장과 가정교육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몸과 마음과 정신을 건강하게 만드는 교육을 알려주고 있어요. 현 시점의 문제들은 '함께 가기'라는 비전을 품고 서로 연결하기 위한 신뢰 얻기, 마음 나누기, 배려하기, 갈등 관리하기 등 관계의 기술과 내면의 연결을 위한 기술을 배우고 연결실천으로 풀어갈 수 있어요. 이솝우화에 나오는 바람과 햇님의 이야기처럼 무너진 교육 현장을 따스한 온기로 살려낼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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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창의력 수업 -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시대에 나침반이 되어주는 유일한 역량
김경희 지음, 손성화 옮김 / 쌤앤파커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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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미래세대에게 필요한 역량으로 창의력을 꼽고 있어요.

왜 창의력이 중요한 걸까요. 바로 그 창의력 분야에 관해 다룬 책이 나왔네요.

《인생을 바꾸는 창의력 수업》은 김경희 교수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세계적 권위의 창의력연구소 토런스센터 고문, 미국심리학회 창의력분과 외국인 연구자회 회장이며 미국에서 하버드대학교 다음으로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며 영재교육으로 유명한 윌리엄메리대학교 종신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하네요. 2018년 '세계 창의력 교육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토런스상을 외국인 최초로 수상할 정도로 영재 및 창의력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예요. 원래 이 책의 초판본이자 원서인 《The Creativity Challenge : How We Can Recapture American Innovation》 (2016년)를 한국의 현실에 맞게 구성한 한국판이 2019년 출간되었는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춘 개정판이 2024년 나오게 된 거예요. 바뀐 내용은 교육서에서 인문서가 되었다는 점이에요. 이전에는 창의력 연구를 토대로 아이들의 창의력 개발 교육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아이들뿐 아니라 미래세대를 길러내는 역할을 맡은 어른들의 창의력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요. 창의력 발달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타고난 능력이나 재능보다 창의적인 풍토 및 태도를 조성하는 환경적 요인이 더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학부모와 교육자를 포함한 양육자의 역할이 중요한 거예요. 창의력에 따른 혁신이 전개되는 메커니즘은 문화, 개인, 사회 중 하나만 빠져도 창의성이 발현될 수 없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세 부류, 즉 양육자 / 학교·정부·기업 / 창의적인 성인·학생에게 창의력 기술 및 도구를 제공하고 있어요. 저자가 개발한 혁신의 3단계란, 창의적 풍토를 조성하는 1단계, 창의적 태도를 기르는 2단계, 창의적 사고를 창의과정에 적용하는 3단계이며, 창의력 개발을 통해 탁월한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이론이에요. 개인이 내면의 창의적 잠재력을 깨우도록 돕는 일은 식물을 키우는 과정과 매우 닮아 있어서 8단계로 이루어진 '사과나무 창의과정'과 'ION (틀 안 · 틀 밖 · 새 틀) 사고력을 제시하고 있어요. 우리 아이들은 사과 씨앗처럼 모두 창의적인 혁신가가 될 잠재력을 지닌 존재이므로 아이에게 맞는 4S 풍토를 조성해주어 창의적 잠재력을 일깨워줘야 해요. 저자가 환경이라는 말 대신에 풍토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물리적 외부 환경보다 더 포괄적이기 때문인데, 풍토는 개인의 정서적·심리적 건강을 촉진하는 창의적 잠재력을 살리는 것을 비롯해 개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최종 창작물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평가도 풍토에 포함되어 이를 통해 창작물의 가치 여부가 결정되는 거예요. 사회가 그 창작물을 인정하고 가치 있다고 여길 때에만 혁신으로 간주되는 거예요. 27가지 4S 태도 (여섯 가지 햇살 태도, 여덟 가지 비바람 태도, 다섯 가지 토양 태도, 여덟 가지 공간 태도)는 4S 풍토를 반영하고, 태도는 주로 풍토에 의해서 영향을 받거나 바뀐다고 해요. 모든 혁신가들이 27가지 태도 전부를 지닌 건 아니지만 어떤 분야든지 가장 위대한 혁신가들은 이 태도들을 가지고 있어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혁신가는 창의력 인재이며, 창의력 개발 교육으로 키워낼 수 있어요. 우리나라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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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다가, 뭉클 - 매일이 특별해지는 순간의 기록
이기주 지음 / 터닝페이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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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순간이 꽤나 인생을 닮았다.

에둘러 빨리 가려 애쓰지 말고 차근차근 순서를 지키는 건 그림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꽤 쓸모 있는 거라는 걸 그림 그리면서 배운다.

그림이 어쩜 이렇게 인생과 같을까?

그림을 그리다가 '뭉클'했다."

(15p)


《그리다가, 뭉클》은 이기주 작가님의 그림 에세이예요.

저자는 토요일 오전에 그림을 그린다고 해요. 일상에서 직접 경험한 것들을 그리기 위해 평소에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뒀다가 여유로운 시간에 맘에 드는 사진을 정해지면 그릴 채비를 한대요. 바로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종이에 아무거나 낙서를 하면서 손 근육을 풀어주고 어떤 구도로 그릴 것인지 머릿속으로 미리 그려보는 과정을 거친대요.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망설이다가 못하는 이유는 잘 그리고 싶은 욕심 때문인 것 같아요. 괜히 시작했다가 망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때문에 아예 시작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틀려도 괜찮다고 이야기해주네요. 저자의 말처럼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묘하게 인생을 닮은 것 같아요. 삐뚤어진 선도 내 그림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이면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 말이에요.

왜 그림을 그리는가,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에서 고흐가 했던, "생각을 안 하려고요. 생각을 멈추면 그제서야 느껴져요. 내가 안과 밖 모든 것의 일부라는 걸요." (21p)라는 말로 답해주네요. 나이 먹을수록 상처받을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많아서 마음의 상처 위에 바를 약이 필요했고, 그림 그리기가 자신에겐 새살을 돋게 하는 후시딘 같다고 하네요. 사람마다 자신만의 후시딘이 필요한데, 저자의 글을 읽다보니 어느새 '나도 그림을 그려 볼까?'라는 마음이 생기네요. 아주 오래 전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던 시절이 있었네요. 정성껏 그린 초상화와 손편지를 전하던 그때의 마음, 너무 까마득히 잊고 있었네요. 뭐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면 나중엔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더라고요. 복잡한 마음들을 모두 비워내면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자는 오늘의 실수한 선을 지우지 않는대요. 지우고 다시 선을 긋는다고 더 나은 선을 그을 확률도 크지 않을뿐더러 여러 번 지우면 종이만 너덜너덜해진다고, 그러니 실수한 선을 그대로 놔두는 용기를 가지라고 응원하네요. 실수한 선들이 수없이 반복되다 보면 언젠가는 더 반듯하고 곧은 선을 그을 수 있다는 거죠. 재미있는 건 구불구불 잘못 그은 선도 시작과 끝이 맞으면 오히려 독특한 선이 되어서 좋다는 거예요. 실수로 그은 선이나 빈틈도 멀리서 한눈에 보면 빈틈없는 그림의 일부가 된다는 것, 그래서 그림이든 인생이든 멀리서 봐야 돼요. 저자의 수채화 그림을 보고 있노라니 물기를 머금고 스며드는 느낌이 참 좋았어요. 소중한 일상의 순간들을 그림과 글로 남기는 즐거움을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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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에 정신과는 처음이라 - 정신과 전문의가 말하는 정신과 사용 설명서
닥터 온실(신준영)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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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달라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정신과 진료실 문턱을 넘기가 쉽지는 않아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들 대부분은 뭘 모르거나 잘못 아는 경우인데, 그러한 편견 때문에 소중한 치료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스스로 불안이나 우울 등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도 주위의 시선 때문에 혹은 이런저런 이유로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나왔네요.

《이번 생에 정신과는 처음이라》는 정신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정신과 사용 설명서예요. 저자 닥터 온실은 서울의 정신과 전문병원에서 일하는 정신과 전문의 신준영 선생님이에요. 이 책은 정신과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뿐만이 아니라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정신과 가이드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큰 것 같아요. 웰빙시대에 건강 관리란 몸과 정신 모두를 잘 챙겨야 하니까요. 인터넷에 떠도는 가짜 정보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전문 의료진이 알려주는 의학지식,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 책에서는 정신과 진료가 처음인 사람들 위한 정신과 방문학 개론으로 시작해서 동네 정신과 의원에서 주로 다루는 질환들, 큰 병원 진료를 먼저 받는 것이 좋은 질환들,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상담치료가 병행되어야 좋은 질환들, 정신과에서 진단하고 관리하지만 사회 및 시설에서도 관리할 수 있는 질환들, 혼자서도 가능한 셀프 정신치료법, 닥터 온실이 생각하는 정신과 진료의 미래를 다루고 있어요. 우선 정신과 진료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궁금할 만한 질문인, "내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인가요?"에 대한 답변은,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일상생활이 가능한가?'이다." (18p)라고하네요. 어떤 증상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정신적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면 정신과 진료가 필요하다는 뜻이에요. 일상생활의 핵심 영역을 차지하는 학업, 직업, 양육 등의 행위를 할 수 없는 상태라면 치료가 필요하고, 정신적 증상은 있으나 그럭저럭 생업을 계속할 수 있다면 굳이 정신과 진료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거예요. 정신과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진단체계인 표준 진단체계 DSM-5에서도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는지를 거의 대부분의 질병에서 명시하고 있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는지의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어요.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정신과도 다 같은 정신과가 아니라는 거예요. 정신과 병원과 정신과 의원 치료가 다르고, 의원마다 치료 스타일이 분화되어 있어서 환자 입장에서 그 차이점을 알고 있어야 자신에게 맞는 정신과를 선택할 수 있어요. 전문가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기본적인 증상과 질환에 관한 정보를 아는 것이 정신과 진료를 잘 받을 수 있는 비결이네요. 또한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정신건강 관리법은 모두를 위한 건강 비결이네요. 정신과 진료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든든한 지침서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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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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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는 독일에 살고 있는 철학자 이진민님의 책이에요.

이 책은 저자가 한국에 전하고 싶은 독일어 단어들을 골라 그 단어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이에요.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음미하는 단어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영어를 공부할 때 단어를 달달 외우느라 바빴던 기억밖에 없어서 단어 하나를 입 안에서 스무 번 굴려보며 맛과 향을 음미한다는 저자의 표현이 새롭게 느껴졌어요. 어쩐지 알사탕처럼 천천히 굴려가며 달콤한 맛을 음미하듯, 낯선 독일어와 친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언어는 다르지만 단어 안에 담겨진 이야기는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네요.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조그만 단어 안에 얼마나 커다란 이야기가 들어 있는지, 그 안에 인간 희로애락의 퇴적층이 수 세기에 걸쳐 얼마나 두껍게 쌓여 있는지 생각하면 새삼 놀랄 때가 있다. ... 그렇게 함께 보고 싶은 독일어 단어를 골랐고 그것들을 유리구슬 삼아 양쪽 사회를 비춰보는 글을 쓰려고 했다." (9p)

독일어라고는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 도입부에 나오는 '이히 리베 디히'가 전부일 정도로 아는 게 없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새롭게 배우는 재미가 있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영어와 비교하면 독일어는 너무 낯설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언어의 특징과 어원이 흥미롭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감정은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물론 문화의 차이는 적응이 필요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즐거움도 선사하는 것 같아요. 독일어를 처음 배울 때 저자를 혼란에 빠뜨린 두 가지가 관사와 영어였대요. 수시로 변하는 관사도 어렵지만 영어와 비슷한데 의미가 전혀 다른 단어들 때문에 무척 헷갈렸다고 하네요. 예를 들면 파스트 fast 는 빠르다는 뜻이 아니라 거의라는 뜻이고, 셰프 Chef 는 요리사가 아니라 보스, 상사이며, 이히 빌 Ich will 은 I will 이 아니라 I want 고, 기프트 Gift 는 선물이 아니라 독毒 이라는 뜻이래요. 독일어로 선물은 게솅크 Geschenk 라는 단어를 쓴대요. 세상에 기프트가 독이라니, 완전 충격 반전인 것 같아요. 왜 기프트라는 단어가 선물의 의미를 거두고 독이라는 의미만 남겼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만물에 빛과 그림자가 있듯, 지나친 선물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 그럴 듯 하네요. 우리나라도 스승의 날 선물을 금지하고, 김영란법으로 규제하는데 (디올 백은 예외인 것 같지만) 독일에서는 직접 만든 조그만 것들을 귀하게 여기는 선물 문화가 아름답고 멋지네요. 규칙에 민감하고 온갖 것에 걱정이 많으며 시간 엄수에 철저한 융통성 없는 독일인들이지만 작은 것에 기뻐하고 어떤 의견이든 소중하게 여기는 삶의 태도만큼은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여러 독일어 단어 중에서 제 마음에 들어온 단어는 리벤(lieben, 사랑하다)이에요. 그 이유는 "It is only an 'I' away from Leben." 삶 Leben 이라는 단어에 '나 I'를 밀어 넣을 때 우리는 사랑을 한다는 말. (237p) 이라는 설명 덕분이네요. 단어 속 이야기들이 슬며시 마음으로 흘러들어와 감동을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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