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해상도 - 단조로운 일상 속 빛나는 순간을 발견하는 감각
유병욱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 시절에 선생님 왈,

"시험 볼 때 컨닝 금지인 거 알지? 근데 시력 좋은 것도 실력이지!"라고 하셨더랬죠. 시험이야 당연히 남의 것을 보면 안 될 일이지만, 인생은 주위를 둘러보며 유익한 것은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해요. 어찌됐든 잘 볼 수 있다는 건 진짜 능력인 것 같아요. 인생에서 남들이 못 보는 것들을 예리하게 잡아내는 것, 숨겨진 이면을 알아채는 것 등등. 이러한 능력을 지니면 '해상도 높은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네요. 그가 정의한 '해상도 높은 인생'이란 남들과 같은 세상을 살지만 더 선명하게 경험하고, 풍부하게 음미하는 삶이라고 하네요.

《인생의 해상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유병욱님의 책이에요.

이 책은 '무엇이 해상도 높은 인생을 만드는가'에 대한 답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저자가 찾아낸 여섯 가지 화두이자 도구에 대한 이야기예요. 눈앞의 세상을 더 선명하게 높은 해상도로 바라보는 능력에 대해서 저자는 "센서, 관점, 겹, 음미, 창조, 매일"이라는 여섯 가지 키워드로 설명하고 있어요. 어느 정도 타고난 능력도 있지만 충분히 훈련을 통해 습득하고 기를 수 있는 능력이라는 점에서 '좋은 인생을 위한 힌트'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평범한 매일 속에서 좋은 것을 찾는 능력이 '센서'이고, '관점'은 잘 골라내고 그것을 나만의 각도로 들여다보는 기준이며, '겹'은 더 풍부하게 느끼게 해주는 필터이고, '음미'는 더 잘 흡수하는 습관이에요. 잘 발견하고, 잘 골라내고, 더 풍부하게, 세밀하게 음미한다면 그 다음은 세상에 나의 것을 내놓는 삶의 방식인 '창조'를 통해 인생의 해상도 높이기 심화 단계로 들어가요.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서 세상 밖으로 무언가를 내놓는 사람, 즉 만드는 이가 되면 내 곁으로 좋은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는 거예요. 핵심은 '만드는 일'이에요. 지레 겁 먹지 말고, 내가 가진 것들 중 가장 힘 있는 것을 꺼내놓기 시작하면 작은 틈에서 들어온 빛이 나를 둘러싼 세계를 바꾸게 될 거예요. 만드는 이가 되는 순간 열리는 세상을 즐겨보라고 하네요. '매일'이라는 키워드는 꾸준히 내놓는 삶을 만드는 비밀이에요. 창조를 위해 필요한 건 '좋은 매일의 반복'이라면서 저자는 꾸준히 지치지 않고 뭔가를 만들 수 있는 생각의 기초 체력을 키우고, 꾸준히 내 것으로 내놓는 삶의 방법들을 알려주네요. 결국 삶의 기술은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나'를 제대로 알고, 나답게 살아가는 길인 것 같아요.


"내가 본능적으로 무엇을 추구하는 사람인가를 파악하는 방법이 있어요.

'지금의 나'에게서 특정한 부분을 들여다보는 것인데요.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파악하는 좋은 방법은, 남들이 뭐라고 해도

내가 온갖 어려움을 감수하고

굳이 시간을 들이는 일을 떠올려보는 거예요." (208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명상하는 사람입니다 - 내 삶에 터닝 포인트가 되어줄 마법 같은 주문
은종 지음 / 티움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명상은 몸에 좋은 약 같아요.

좋은 줄 알겠는데 지속적으로 실행하기가 쉽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좀더 수월하게 명상을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읽게 된 책이에요.

《나는 명상하는 사람입니다》는 집에서 혼자하는 명상 가이드북이에요. 저자는 30년 넘게 명상을 해오면서 명상을 통한 변화가 무엇인지를 깊이 탐구했고, 그 내용들을 우리에게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요. 명상이 주는 이로움은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완되면서 걱정과 두려움이 줄어드는 거예요. 보통 명상이라고 하면 눈을 감고 앉아 있는 장면을 떠올리는데 자세보다는 마음의 기능 몇 가지를 챙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네요. 몸과 마음의 긴장을 내려놓고 이완하는 것, 즉 이완, 고요, 일심과 알아차림의 요소를 기억한다면 앉은 자세가 아니더라도 명상 상태에 가까운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네요. 구체적인 명상 방법과 함께 명상 관련한 궁금증들을 알려주고 있어서 초보자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가이드북인 것 같아요. 산란하고 조급했던 마음을 진정시키고 내면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과정을 배울 수 있어요. 저자는 명상이란 무엇인지를 꽃에 비유하고 있어요. 때가 되면 피어날 한 송이 꽃을 피우듯이 오래오래 공을 들여야 한다고, 기본에 충실하게 명상의 중요한 지침을 지키면서 지속적으로 해야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거예요. 운동이든 취미생활이든 여가를 즐기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했다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금세 실망하고 포기할 때가 종종 있는데 명상마저도 조급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부터 연습이 필요하네요. 명상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잘 이해할 때, 비로소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잘 실천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일 또 만나, 깃대종 - 친환경 심리학자의 동물 사랑 이야기,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소출판사 성장부문 제작 지원' 사업 선정, 2025 우수환경도서 선정
김명철 지음 / 북플랫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환경을 보호합시다!

캠페인을 통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 수는 있어도 지속적인 행동으로 이끌기는 쉽지 않아요. 근데 좋아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면 완전히 달라져요. 여러 동물들 중에서 인간의 마음을 특별히 강하게 끌어당기는 동물을 가리켜 깃대종이라고 부른대요. 그냥 인기 있는 동물이라고 부르면 되는데 굳이 왜 깃대종(flagship species) 이라는 용어를 만들었을까요.

《내일 또 만나, 깃대종》는 심리학자 김명철 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길리 메노라는 섬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바다거북을 바라 보다가 귀여운 매력에 풍덩 빠져버렸고, 거북이 자신에게 "안녕! 내일 또 만나!"라고 말하는 상상을 하며 아쉬운 작별을 나눴다고 해요. 불과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바다거북이 마음속에 단단히 자리 잡았고, 전보다 더 자연을 사랑하게 되고 환경문제에 더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지구의 자연환경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심리학책을 쓰게 된 거래요. 이 책은 친환경 심리학자의 동물 사랑이 듬뿍 담긴 깃대종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귀엽고 카리스마 넘치는 동물들을 '깃대종 프로필'로 소개하면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심리학자의 관점에서 해설해주고 있어요. 과거에는 보존운동을 이끈 매력적인 종들이 단순한 마스코트 수준이었다가 점차 멸종 위기에 몰리면서 실제로 긴박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고, 보존우선순위도 높고 상징적, 심리적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플래그십 동물, 즉 깃대종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진 거래요. 지구의 여러 매력적인 동물들이 자신의 존재 위에 다양한 보존운동의 깃발을 달고 강렬한 유대관계를 맺는 과정을 거친다면 우리는 기꺼이 행동하게 될 거예요. 심각한 위기에 처한 지구를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우리가 적극적으로 행동하면서 이를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거예요. 마치 팬덤문화처럼 아름답고 멋진 동물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 지구를 지키는 길이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산 2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승원 작가님의 역사 소설 《다산》은 정약용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어요.

2권은 황사영 백서사건으로 시작되어 험난한 유배 시기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황사영은 중국 북경의 주교에게 박해의 전말을 담은 편지를 비단에 적어 보내려고 했으나 그전에 발각되었고, 이 사건을 이용해 남인들을 몰아내려는 음모로 인해 이미 경상도로 유배를 갔던 정약용은 다시 전남 강진으로 유배를 가게 돼요. 귀양살이를 했던 18년의 시간을 지나 다산의 마지막 순간으로 돌아오는 긴 여정을 담고 있어요.

박장설이 윤영희를 건너다보며 입을 열었다.

"정약용 그 사람은 내가 살려주려 해서 살아난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이 죄가 없어서 살아난 것이오.

독심을 품은 사헌부 집의 한사람(홍희운)이 그렇게 죽이려고 발버둥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목숨을 부지하여 빠져나가는 정약용은 참 대단한 천운을 타고난 사람이오.

지금 매우 가엾은 처지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이 부럽소이다.

칼산지옥 같은 사지 속을 헤치고 다니면서까지 구명을 하려 드는 윤 교리 같은 벗을 두었으니······." (24p)

억지로 죄를 만들어 고문할 적에 정약용은 속으로 소리쳤어요. "그래, 내 아픈 삶을 비틀어 꼬아 만든 소리로 빛을 만들고, 그 빛이 새가 되어 날아가게 하자. 나는 지금 잠시 어떤 무고로 인해 묶여 들어왔을 터이므로 곧 풀려날 것이다. 걱정만 하고 있지 말고, 풀려나가면 부지런히 해내야 할 사업이나 궁리하자.' (87p) 역경을 마주하는 태도, 이것이 다산을 위대한 인물로 꼽는 이유예요.

강진에서 정약용은 혜장과 초의라는 승려와 인연을 맺게 되는데, "혜장은 자유와 절망과 허무의 표상이라면, 초의는 자기의 눈으로 밤하늘의 별을 만들어가는 활력의 표상" (256p)으로 표현할 정도로 상반된 두 승려의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헤장과 초의는 정약용을 '탁옹'이라는 별호로 부르곤 했는데, 이는 속은 부드럽고 알차지만 겉은 견고함으로 무장되어 있는 노인이란 뜻이에요. 똑같은 상황에서 누군가는 절망과 허무함에 무너지고, 어떤 이는 희망을 찾아내는 건 무슨 연유일까요. 탁옹 선생의 산에 들어왔다가 길을 잃고 헤매다가 제 길을 찾아 떠나는 초의처럼 옳은 선택을 하고 싶네요. 지금 이 시점에서 소설 속 다산 정약용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산 1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선왕조 오백년 역사에서 위대한 인물은 누구일까요.

단 한 사람을 꼽기는 어렵지만, 이 분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다산 정약용, 역사책에서 다 담아내지 못한 그의 삶과 정신이 무엇인지, 이 소설을 통해 만날 수 있었네요. 《다산》은 한승원 작가님의 역사소설이에요. 다산의 삶은 흙탕물 속에서도 고고하게 피어나는 연꽃처럼 느껴지네요. 정조가 갑자기 세상을 뜨지 않았더라면 어떠했을지,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읽는 내내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네요. 놀라운 점은 고통스러운 시기를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냈다는 거예요. 그를 지탱하게 만든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1권은 다산의 생애 마지막 순간으로 시작해 신유박해 때 대대적으로 천주교도들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황사영백서사건을 그려내고 있어요. 일흔다섯 나이의 정약용은 아내 홍씨와 혼례를 올린 지 60년이 되는 회혼일인 2월 22일(양력 4월 7일), 회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해요.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정약용은 자식들에게 가난과 험난한 길만 물려준 것은 아니에요. 유배 시절에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책을 많이 읽고 좋은 책을 쓰라고 권했어요. "책을 많이 읽은 눈으로, 세상을 구제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깊이 뚫어보면 구제할 대상이 보인다. 그 구제할 대상을 저술거리로 삼으면 되는 것이다. 자식들에게 기능 좋은 눈을 물려줄 수는 있지만, 세상을 깊이 뚫어보는 법과 그것을 구제하려는 어진 마음의 안목을 안겨줄 수는 없다. 그것은 스스로 체득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안타까움을 어찌하지 못한 채 나는 이제 떠나가야 한다. 남아 있는 자식들의 삶은 자식들의 삶이고, 떠나가는 아비의 삶은 아비의 삶이다. 이제 아비가 할 일은, 상례와 법도에 벗어나지 않도록 내 육신을 매장해달라고 당부하는 일뿐이다." (26-27p) 참으로 파란만장한 생애를 살았으나 숨을 거두는 순간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였으니, 그 끝은 복되다고 할 수 있어요. 자식들에게 줄 수 없었던 통찰과 어진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그가 남긴 500여 권이 넘는 저술과 수천 편의 시를 통해 대대손손 전해져 현재에 이르렀네요. 진정한 깨달음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다시금 되새기게 되네요.



"아름다운 이 강산의 풍광은 하늘이 만들었지만,

하늘 명령을 받은 깨달은 자의 눈이,

새로이 빛나게 해석해야만 우리 강산은 더욱 빛나는 것이다." (188p)


정조 임금이 문제를 냈다.

"땅과 하늘과 사람 사이의 으뜸 되는 조화로운 정情과 관계되는 글자가 셋이 있다.

그 글자들 셋을 모두 알아맞혀보아라. 획은 세 글자들이 다 마찬가지로 네 획씩이고,

그 세 글자에 모두 다 '두 이二'자가 들어 있다.

그 세 글자는 철학적으로 말한다면, 모두가 '동의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무슨, 무슨, 무슨 글자이냐? 다섯을 헤아릴 때까지 말하지 못하면 진 것으로 하자.

하나 둘 셋 넷······."

정약용은

"어질 인仁 ! 하늘 천天 !" 하고 대답했다.

세 번째 글자가 떠오르지 않아 잠시 궁구하고 있는데, 임금이

"다섯!" 하고 말했고, 정약용은 그 순간 머리에 번뜩 떠오르는 글자가 있어 재빨리

"없을 무无 입니다." 하고 소리쳐 말했다. (208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