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나는 뜸치료
주영호 지음 / 문이당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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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평소 뜸에 관심이 많았다. 뜸치료가 여러모로 유용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탈모에 효과가 있는 줄은 몰랐다. 왜냐하면 탈모나 대머리는 유전이나 환경적 요인으로 생기니까 특별한 치료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가끔 탈모로 고생한다.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긴 하지만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탈모에서 대머리로 진행 중인 사람은 얼마나 신경이 쓰일까 짐작이 간다. 탈모의 적은 스트레스라는데 스트레스의 원인이 탈모인 경우는 참 아이러니다. 대충 현대인들의 질병을 스트레스로 묶어서 충분한 휴식과 영양으로 해결하라는 충고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우리 몸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여기저기 고장 신호가 난다. 아직 건강을 심각하게 걱정할 나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나이도 아니다. 자신의 몸에 대한 관심, 건강에 대한 노력은 평생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뜸치료는 경제적이면서 그 효과가 큰 것 같다.

탈모나 대머리 관련 제품의 가격은 꽤 비싼 편인데 비해 그 효과는 장담하기 힘들다. 머리카락이 빠지니까 두피 관리만 잘 하면 될 것 같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몸 전체의 문제가 두피에 영향을 준다는 걸 알 수 있다. 뜸치료를 통해 몸이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탈모도 치료된 것이다. 저자는 수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준다.

그런데 과연 이 방법대로 잘 따를 수 있을까?

뜸치료는 보통 20~30분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8개월은 떠야 효과가 있다고 한다.

책 속에는 뜸을 뜨는 방법과 뜸자리를 알려준다. 뜸치료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꾸준히 오랜 시간 해야한다는 점에서 정성이 필수다. 사람들은 가벼운 탈모부터 심각한 대머리까지 증상은 다양할 것이다. 정말 뜸치료가 효과가 있는지는 말할 수 없다. 아직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뜸치료가 다른 부작용이 없고 일반적인 건강문제에는 효과가 있음을 경험했기 때문에 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일 꾸준히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 된다는 사실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단번에 효과가 있다거나 만병통치약이라고 떠드는 것치고 제대로 된 치료는 본 적이 없다. 앞으로 열심히 뜸치료를 하면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아무래도 피곤을 핑계로 나태해졌던 것 같다.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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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케옵스 - 마르세유 3부작 1부
장 클로드 이쪼 지음, 강주헌 옮김 / 아르테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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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느와르, 책으로 만나다.

우리 세대에게 익숙한 느와르는 주윤발, 장국영이 등장하는 영화였다. 잔뜩 폼 잡은 남자들이 의리 때문에 죽고 사는 이야기, 주먹질이나 총질도 폼 나게 하는 이야기.

그 땐 참 재미있었는데.......

그런데 마르세유는 지구 어디쯤일까?

프랑스 지중해 연안에 있는 무역항 도시라는데 다양한 이민족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 곳이 어떤 곳인지 모르지만 <토탈 케옵스>를 읽고 나니 씁쓸하고 허무하다. 전혀 몰랐던 장소에서 벌어지는 폭력, 살인, 섹스, 마약 등 어둡고 칙칙한 모습 때문에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경이 묻혀버린다. 어쩌면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아름다운 풍경은 사치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굉장히 인상적인 것은 목차다.

15개의 목차가 마르세유를 표현한 문장이다. 이를테면 ‘질 게 뻔해도 싸울 줄 알아야 하는 곳’,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용기 있게 나서야 희망이 있는 곳’, ‘끝까지 살아남아 명예를 지켜야 하는 곳’, ‘세상을 향한 증오가 유일한 시나리오인 곳’ 등이다.

느와르답게 희망보다는 절망적이고 절박한 느낌이 강하다.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과는 거리가 먼 마르세유의 사람들은 그래도 천당 같은 세상에서 죽은 듯 사느니 지옥 같은 그 곳에서 부대끼며 사는 것을 선택한다.

작가는 첫머리에 이 모든 이야기는 허구임을 밝힌다. 몇몇 사건은 실제 사건과 동일한 내용이 나오지만 등장인물들은 분명히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당연한 말이다. 실제 마르세유가 그런 곳이라면 누가 거기서 살고 싶겠는가?

그러나 한편으론 작가가 마르세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50세에 첫 소설이라는 이 책은 그의 로망이 아닐까 싶다. 남자들이 꿈꾸는 느와르적인 세상에서 주인공으로 사는 것.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인생이라면 더 자극적이고 매력적으로 느껴질 테니까.

제목 <토탈 케옵스>는 ‘대혼란’을 뜻하는 신조어라고 한다. 누가 무엇이 대혼란인가?

주인공 파비오는 형사다. 그의 어릴 적 친구가 죽었다. 복수를 하겠다고 총질을 하다가 자신도 총을 맞고 죽었다. 그를 짝사랑했던 아랍인 아가씨 레일라가 나쁜 놈들에게 살해당했다. 창녀 마리 루와 만나다가 기둥서방에게 얻어맞았다. 두 친구가 사랑했던 여인 롤을 파비오도 사랑했다. 사실 사랑이라기보다는 의리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느와르의 주인공들은 진정한 사랑에 서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착각하며 사는 것 같다. 형사인 파비오나 깡패인 마누, 우고나 별로 다를 게 없다. 서로의 입장이 다른 것이지 사는 모습은 비슷하다. 여자를 진정으로 사랑할 줄도 모르고 현재의 본능에만 충실한 단순무식한 남자들. 여기서 무식하다는 표현은 지적수준이 아니라 행복이 뭔지도 모르는 바보란 뜻이다. 느와르, 토탈 케옵스의 주인공 파비오는 딱 영화 주인공 스타일이다. 영화 속에서는 제법 매력적인 남자일지는 모르겠지만 현실에서라면 딱 질색이다.

거칠고 난폭한 것이 남자들의 세계라고 뻐기는 철부지들. 인생이 뭔지도 모르고 폼만 잡다가 끝날 찌질한 인생들이다. 어릴 때 재미있다고 봤던 홍콩 느와르 영화와 이 책은 꽤 흡사하다. 영화처럼 머리를 비우고 즐기기에 제격이다. 진지하게 바라보면 모든 이야기가 너무 심각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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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새 - 하 - 이승과 저승을 잇는 새 Nobless Club 9
김근우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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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권은 본격적으로 피리새의 비밀이 하나씩 벗겨진다. 일곱번째 공주가 되어 서역으로 떠나는 피리새를 보필하는 가람은 입장이 뒤바뀐다. 하루아침에 하녀였던 피리새가 공주가 된 것이다. 원래부터 피리새를 보호하던 관계였으니 실질적인 변화는 없는 셈이다. 피리새의 존재가 중요한 이유는 그녀만이 이 나라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판타지라서 무조건 가볍고 재미 위주인 것은 아니다. 바리데기 공주 이야기 속에 담긴 교훈처럼 그녀가 겪는 시련은 더 큰 존재가 되기 위한 과정이다. 이승과 저승을 잇는 존재로서 현실에서 고통받는 백성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피리새는 더 이상 가녀린 소녀가 아니다. 자신의 본분을 깨닫고 인정한 뒤로는 점점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문득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피리새는 어떤 존재일지 궁금해진다.

딱히 정해진 누구라기 보다는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필요한 희망이 아닐까 싶다.

요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올바르게 살 수 있는 힘과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인 것 같다. 힘없고 약한 사람들이 짓밟히고 고통 당하는 것은 판타지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을 구원할 사람이 연약한 소녀라는 사실이 극한 현실을 더욱 강조한다. 물론 피리새를 보호해주는 강인한 가람이 곁에 있지만 그의 존재는 보조적이다. 실제로 굳은 의지를 갖고 혼자 나서야 될 사람은 피리새 자신이다. 이야기 내내 피리새가 강인하게 변모해가는 과정은 바리데기의 핵심을 그대로 전해준다.

왜 하필 바리데기 공주 이야기였을까?

처음에 바리데기 설화를 들었을 때는 억지스러웠다. 일곱번째 공주로서 버려진 것도 억울한데 자신을 버린 부모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모험을 떠난다니 현실에선 말도 안 될 일이다. 바리데기가 평범한 사람이라면 버려진 사실에 대해 원망하고 분노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바리데기는 특별하다. 오로지 죽어가는 부모를 살리려는 일념으로 시련을 견뎌낸다.

바리데기는 불합리한 세상을 향해 원망하기 보다는 그 세상을 살리기 위해 앞장선다. 병들어 죽어가는 세상의 구원자, 바리데기 피리새는 엄청난 상징을 지닌 존재다.

작가의 의도는 모르겠지만 흥미로운 판타지 소설 속에서 뭔가 깊은 뜻을 헤아려본다.

아무래도 황석영 작가님의 <바리데기> 영향이 크다.

오랜만에 판타지 소설을 읽으며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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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새 - 상 - 나무를 죽이는 화랑 Nobless Club 8
김근우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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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작가님의 <바리데기>를 읽은 지 얼마 뒤에 만난 책이다. 이 책 역시 바리데기 설화를 모티브로 했지만 전혀 다른 매력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바로 판타지가 그것이다. 읽는 내내 두툼한 책이 술술 넘겨져서 오히려 아쉬울 정도였다.

제목 <피리새>는 한 소녀의 이름이다. 바리데기 공주로 밝혀질 소녀. 그러나 이 이야기는 판타지답게 뻔한 바리데기 설화와는 다른 비밀이 감춰져 있다. 상권에서는 피리새보다는 화랑 가람의 이야기에 비중을 두었다. 안하무인, 요즘 속된 말로는 돌+아이 같은 면을 가진 이 남자는 피리새에게만은 상냥하다. '둘 사이에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라는 궁금증을 갖고 지켜봤지만 워낙 나이 차가 나는 두 사람인지라 특별한 로맨스는 없다. 

<피리새>는 나무귀신, 이무기, 무당 등이 등장하여 기묘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파견된 두 명의 관리가 있다. 마휼과 서다함. 상관인 마휼은 다혈질에 과격한 스타일인데 부하인 서다함은 늘 차분하게 예리한 판단을 한다. 이들이 가람을 만나러 온 이유는 무엇일까?

판타지 소설에서 궁금한 내용을 미리 안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그래서 줄거리는 생략한다.

여하튼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똑같은 바리데기 공주 이야기를 가지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다니 놀랍기만 하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황석영 작가님의 <바리데기>는 정통 코스 요리같다. 현실에 바탕을 둔 이야기라서 바리데기가 겪는 시련을 보면서 눈물 날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 반면 김근우 작가님의 <피리새>는 최첨단 퓨젼 요리같다. 난생 처음 맛보는 소스를 곁들여서 원래 재료가 무엇인지 모를 정도다. 판타지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대신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 강하다. 피리새는 신비로운 소녀로서 미스터리한 사건을 이끄는 구심점 역할이다.

일상이 지루하거나 재미없는 날에 읽으면 좋을 책이다. 재미로 읽다보면 어느 순간 현실과 맞닿는 부분이 생긴다. 가람이 운명을 대하는 태도는 매우 저돌적이다. 순응한다기 보다는 찾아나서는 느낌이다. 원래 자신의 운명대로 가는 것이겠지만 조금의 망설임이나 주저함이 없다. 돈키호테같은 존재, 그렇게 살고 싶다. 또한 가람과 피리새의 관계는 인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여기서는 거의 운명적인 관계로 묘사되지만 현실 속의 우리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귀신이 등장하고 무당이 사람들을 현혹하는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가람이 나선 것이다. 투철한 소명의식을 지닌 가람의 모습이 점점 매력적이다. 역시 주인공답다.

만약 이 소설이 드라마나 영화로 나온다면 가람 역은 누가 맡을지 내 마음대로 캐스팅해본다.

판타지 소설을 읽으며 상상 놀이를 즐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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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운명의 숲을 지나다 - 조선의 운명담과 운명론 조선의 작은 이야기 3
류정월 지음 / 이숲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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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운명을 믿습니까?"라고 묻는다면 잠시 주저하게 된다. 여기서 믿는다는 의미에 따라 전혀 다른 답변이 나오기 때문이다.

타고난 운명이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고정불변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에 운명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운명은 믿음의 문제가 아닌 깨달음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세상은 요지경, 잘난 사람은 잘난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대로  산다~~~

유행가 가사처럼 잘나고 못난 것이 운명이라면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하는 일마다 잘 풀리는데 누구는 속된 말로 재수가 없는가보다. 요즘처럼 살기 팍팍한 때에 모르긴 몰라도 점집은 호황일 것이다.

'언제쯤 취직할 수 있을까? 사회적인 성공 여부 혹은 결혼 가능성은 어떠할까?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

경제가 어렵고 미래가 불확실하니 무엇인가에 의지하고 매달리는 심리일 것이다. 사주팔자, 관상, 손금, 풍수 등에 관심은 많지만 실제로 무당에게 점을 본다거나 사주를 본 적은 없다. 나의 관심은 순전히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지 무속신앙에 대한 관심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그와 관련된 책에 관심이 많다.

이 책은 운명을 주제로 역사 속 이야기를 들려준다.

운명의 존재, 운명의 인식, 운명의 가치라는 세 가지 틀을 놓고 동양과 서양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다양한 이야기들은 운명적인 삶을 보여준다. 과연 이 이야기만으로 운명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을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이 책은 토정비결이 아니다. 사실 토정비결도 우리의 운명을 정확히 알려주지는 못한다.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를 바란다.

자신의 미래, 운명이 궁금하다면 점집보다는 이 책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속시원하게 자신의 미래를 알려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엉뚱한 미래를 알려줄 위험은 없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이순간이다. 거대한 운명 앞에 미약한 인간이지만 운명을 탓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살기에 희망은 있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시지프스 신화는 신에게 벌을 받는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강한 의지를 이야기한다.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것은 각자의 몫이다. 운명에 대한 해답은 이 책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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