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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에 사는 사람 - 관객과 예술가 사이에서 공연기획자로 산다는 것
이성모 지음 / 오르트 / 2025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개인의 취향, 무엇을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건 대단한 힘을 지닌 것 같아요.
37년째 바나나킥을 좋아하며, 30년째 가수 김정민의 팬이고, 23년째 가수 박혜경의 팬이면서, 13년째 농구선수 김단비의 팬이라는 사람.
저도 한 가지가 겹치네요. 뭐든 마음을 열기까지 시간은 걸리는데 한번 좋아하게 되면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다는 점에서 취향의 결이 비슷한 것 같아요. 중학교 시절에 룰라 콘서트장을 갔다가 '룰라 콘서트 같은 걸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된 아이는, 커서 공연기획자가 되었고, 19년째 공연기획을 하고 있으며 자신의 일을 소개하는 책을 쓰기에 이르렀네요.
"저···, 아저씨가 이거 만드신 거예요?"
"난 그냥 연출가일 뿐이고, 나 혼자 하는 거 아냐. 저 사람들이랑 다 같이 만드는 거야."
"아···, 연출가···. 연출가 아저씨, 연출가가 되려면 뭘 어떻게 해야 돼요?" (21p)
《무대 뒤에 사는 사람》은 공연기획자로서 재미있게 살고 있는 이성모님의 책이에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무대 위만 바라보느라 그 뒤에서 일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존재를 크게 의식하지 못했는데 저자 덕분에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관객의 입장에선 볼 수 없는 부분들, 멋진 공연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들을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흥미롭게 들려주고 있네요. 공연기획자란 무엇이며,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니, 열정도 열정이지만 실력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다양한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행사 준비의 과정 전체를 모니터링하면서 중간중간 개입하고, 필요한 부분을 조정하는 작업이 한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프로의 세계라는 걸 다시금 상기시켜주네요. 더군다나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것, 무대감독, 제작감독, 연출가, 조명디자이너와 현장조명감독, 무대디자이너, 음향디자이너와 현장음향감독, 작곡가와 음악감독, 컴퍼니매니저, 의상디자이너와 분장디자이너, 소품디자이너, 마케팅홍보팀, 안무가 등등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과의 협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네요. 저자의 말처럼 결국엔 사람이 해결책이라는 것, 그래서 '무대 뒤 이야기'가 아니라 '무대 뒤에 사는 사람'이라는 제목을 정했구나 싶네요. 공연과 함께 살아온 저자의 시간 속에서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작은 씨앗이 얼마나 소중하고 위대한가를 깨달았네요. 공연기획자를 꿈꾸는 청소년들뿐 아니라 아직 꿈을 찾지 못한 이들에게 힘이 되는 이야기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