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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영문법 - 전지적 원어민 시점
주지후 지음 / 드림스쿨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어 문법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어려운 문법을 쉽게 풀어낸 교재들이 많은데, 이 책은 암기가 아닌 이해에 중점을 둔 친절한 문법 해설서라고 볼 수 있어요.
《보이는 영문법 : 전지적 원어민 시점》는 언어학자이자 영어 교육자인 주지후님의 영문법 교재예요.
우선 왜 '보이는 영문법'일까요. 저자는 영어 문법이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은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 패턴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거예요. 원어민은 그 패턴을 자연스럽게 습득하지만 학습자는 단편적인 규칙만 접한 채 전체 구조를 파악하지 못하면 문법을 복잡한 퍼즐처럼 느끼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 책은 '전지적 원어민 시점'에서 원어민의 문법적 직관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도록 단서들을 제공하고 있어서 그 어떤 영문법 교재보다 훨씬 더 설명이 자세하다는 점이 특징이네요. 일대일 수업을 받듯이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혼자서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네요.
"예전에 영어 공부를 하면서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영문법의 최대 난제를 소개하려 한다. '시간과 조건의 부사절에서는 현대시제가 미래시제를 대신한다.' 지난 수십 년가 영어 학습자듲ㄹ을 괴롭힌 흐대의 명문(?)이다. 이제 이 괴물을 해치우러 가자. 자, 먼저 다음 문장을 보자. I will call you / I get home tonight. (내가 너한테 전화할게 / 내가 오늘 밤 집에 오면) 이 문장은 내가 '~한 조건'일 때 '~한 행위를 하겠다'라는 의지를 보여준다. 왜 앞에는 will이 있는데 뒤에는 없나? 이 질문에 대한 필자의 답은, '시간과 조건의 부사절에는 화자의 의지나 계획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그냥 원래 영어의 전통 방식인 현재형으로 미래를 나타내는 표현법을 쓴다'는 것이다.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나도 그렇다. 그 허무함은 가짜다. 애초에 뭔가 엄청난 걸 기대했기 때문에 느끼는 가짜 허무함! 이 책을 읽으며 당신이 계속 느끼게 될 감정이다." (26-27p)
그동안 영문법을 단편적으로 암기하느라 골머리를 앓았다면 이 책에서는 영어라는 언어가 지닌 특성들을 역사적 맥락과 인지적 사고 구조를 바탕으로 설명해주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에 초점을 두면 돼요. 원어민의 문장 속 사고 흐름을 퍼즐에 비유했는데, 내용을 따라가다 보니 꼬불꼬불 이야기 고개를 넘어가는 것 같아요.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고개를 넘어가기가 훨씬 수월하잖아요. 원래 문법책에 등장하는 용어들이 이 책에서도 똑같이 시제, 형용사, 분사, 관계사, 태, 완료, 조동사와 가정법, 부정사와 동명사, 관사와 명사, 접속사, 전치사, 부사, 형용사와 부사의 만남, 도치 순으로 나오는데 느낌이 완전 다르네요. 무엇보다도 내용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자, 이제부터 영어 문법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마~" 같은 분위기랄까요. 흥미로운 지식들과 함께 영어라는 외국어와 친밀해지는 것 같아요. 문법의 퍼즐을 이야기로 엮어가는 똑똑한 영어 공부 시간이었네요.
"현대 영어는 단어의 위치를 보고 각 단어의 '격'을 빨리 알아내야 한다. 그래서 학자들은 현대 영어를 '위치어'라 부르기도 한다. 모양만 봐서는 '격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 영어에 격조사 같은 표시가 없어서 유감이다. 한국어는 조사가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어로 사고하기 때문에 영어를 보면 답답할 수밖에 없다. 물론 영어 원어민들은 어릴 때부터 영어 문장을 수도 없이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히기 때문에 큰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우리에게는 지금까지 본 배경을 알고 있는 것 자체가 큰 도움이 된다. 이를 토대로 열심히 훈련하면 결국 해결된다." (91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