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분석 노하우 - 시그니처 하나로 읽는 당신의 성격
홍진석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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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필적에 숨겨진 것들이 궁금했어요.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이 필체도 개성이 드러나는 요소라서 기왕이면 잘 써보려고 노력했는데,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었더라고요.

《서명 분석 노하우》는 싸인 분석 연구소 소장 홍진석 님의 책이에요.

첫 장을 열면 '나의 서명'을 쓸 수 있도록 빈 칸이 있어요. 일부러 잘 쓰려고 하지 말고 평소 쓰던 글씨체로 서명을 한 뒤에 책의 내용을 보면서 분석할 수 있어요. 자신도 몰랐던 내면의 특성을 서명 필적 분석으로 알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네요.

이 책에서는 서명 필적이 무엇인지, 필적학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어요. "서명이란 자신의 신뢰를 목적으로 하는 외적 표현이라고 정의한다. 서명 필적학은 개인의 글씨를 분석하여 그 사람의 성격, 심리 상태, 감정 등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필적학의 기본 원리는 사람의 필체가 무의식적인 자기표현이며, 글씨를 분석함으로써 개인의 고유한 성격 특성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필적학은 서구 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하였으며, 심리학의 일종으로 인정받고 있다." (41p)

미국 역대 대통령의 서명, 조선 왕의 수결, 한국 역대 대통령의 서명이 나와 있는데, 그 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손글씨와 서명에 관한 분석이 눈길을 끄네요. 언론을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가 그대로 필적에 드러나는 점이 신기한 것 같아요. 서명 필적 분석 방법은 열 가지 요소, 즉 여백, 간격, 기울기, 크기, 영역, 각도, 펜 압, 속도, 길이, 가독성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그 열 개의 형태를 각각 자세하게 예시와 함께 알려주네요. 글씨와 서명을 세밀하게 살펴보면 그 안에 개인의 성격과 정신적 상태, 사회적 경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필적학은 단순히 필체를 넘어 인간의 복잡한 내면세계를 탐구하는 분야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네요. 심리학, 신경과학 등 다양한 학문과 결합하여 심도 있는 분석이 가능하다고 하니, 앞으로 더욱 발전 가능한 분야가 아닌가 싶어요. 아참, 책에 나온 서명 필적 분석은 쉽게 잘 설명되어 있지만 전적으로 본인이 판단하기 나름이라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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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곁의 아리아 - 오페라의 매력에 눈뜨게 할 열여섯 번의 선율 같은 대화
백재은.장일범 지음 / 그래도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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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대화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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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곁의 아리아 - 오페라의 매력에 눈뜨게 할 열여섯 번의 선율 같은 대화
백재은.장일범 지음 / 그래도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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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의 맛을 조금 알게 된 건 최근이에요.

그 전까지는 관심이 크지 않아서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근래에 감상의 시간이 생겼고 꽤나 마음의 파장이 남더라고요.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아무래도 오페라 아리아에 담긴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당신 곁의 아리아》는 성악가 백재은님과 음악평론가 장일범님이 들려주는 오페라 아리아의 이야기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두 사람의 인연은 cpbc 평화방송 라디오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에서 '백재은의 행복한 오페라' 코너를 통해 시작되었고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방송을 함께 해오면서 이 책까지 이어져 왔네요. 사실 라디오 방송은 듣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오디오북처럼 두 사람의 대화가 오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즐거운 대화를 듣는 것만으로도 덩달아 기분 좋아진다고 해야 할까요. 오페라 아리아를 맛깔스럽게 소개해주고, 그 내용에 관해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열여섯 개의 아리아를 소개하고 있어요. 아리아를 음악으로서 듣기 전에 아리아를 부르는 인물과 사연을 안다는 것이 몰입감을 높여주는 것 같아요. <세비야의 이발사> 중 '라르고'는 피가로가 자신의 유능함과 분주함을 뽐내는 유쾌한 아리아로 1막 첫 등장 장면에 나오는데, "라라라 라라라~~" 멜로디 자체가 신나고 흥겨워요. "이 도시의 일꾼이 지나가신다! 길을 비키시오! 아침 해가 뜨려 하니 어서 일터로 떠나는 중이요, 빨리! 아아 유능한 이발사의 삶이란 얼마나 즐겁고 아름다운 것인지, 피가로 잘한다! 피가로 만세!" (157p) 웬만해서는 자기 이름을 넣어서 만세를 외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라르고'를 듣고 나면 나 자신을 위해서 브라보, 만세를 외치고 싶어져요. 힘들고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는, 그야말로 오페라 응원송이 아닌가 싶네요. 오페라 속 주인공들을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 그 깊은 감정들을 노래의 선율로 만날 수 있네요. 열여섯 곡의 아리아를 가장 친밀하고 다정하게 안내해주는 책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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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의 세계 - 인류의 식탁, 문화, 건강을 지배해온 차가움의 변천사
니콜라 트윌리 지음, 김희봉 옮김 / 세종연구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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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죠?

인류의 역사는 눈부신 발전이었다고 자화자찬하기엔,

매일 냉장고에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꺼내 먹으면서, 냉동트럭을 통해 배송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그저 기술의 발전이라고만 생각했지, 냉장 혁명이 지닌 의미와 영향에 대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살고 있었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른바 '인위적 차가움'이 얼마나 우리의 일상을 지배해왔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냉장의 세계》는 인류가 '이뤄낸' 냉장 기술의 명암을 보여주는 책이네요.

저자는 이 책을 '인공 빙설권(식품 보관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광활한 겨울왕국)'에 대한 탐험기라고 표현했는데, 그 여정을 살펴보면 인류의 일상을 바꿔놓은 '콜드 체인(육류, 우유 따위의 식품을 차갑게 유지하는 냉동창고, 선적 컨테이너, 냉동트럭, 식품매장의 진열장, 가정용 냉장고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를 가리키는 전문용어)' (17p)에 관한 추적기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책에서는 얼음 무역의 초기부터 냉장 기술이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에 대한 모든 것을 어떻게 변화시켜왔는지를 차근차근 추적하며 알려주고 있어요. 지난 150년 동안 냉장 기술은 부패를 막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규모로 더 맛있는 고기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과일의 신선도와 맛을 유지시켰고, 더 나아가 냉동 컨테이너의 발명으로 냉장 운송 시장이라는 지각 변동 수준의 변화를 이끌었어요.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과일과 채소의 거의 3분의 2가 생산지를 벗어나 다른 나라에서 소비된다. ... 이는 음식 작가 조안나 블라이스먼이 '영구적인 글로벌 여름'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상황이다. 전 세계 소비자들이 일 년 내내 여름을 누리기 위해서는 똑같이 영구적인 인공 겨울이 있어야 한다." (254p)

"미국은 이미 1억 5천만 세제곱미터 이상의 냉장창고 공간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 겨울을 자랑하고 있다. 미국의 인구 증가는 답보 상태이지만, 이 정도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냉장창고 산업은 향후 몇 년 안에 다시 절반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부분의 확장은 해안 도시와 그 주변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팡파르도 예고도 없이, 지금 우리 주변 곳곳에서 새롭고 향상된 북극이 건설되고 있다." (278p)

차가움의 변천사, 그 과정들을 따라 가다 보면 무역, 운송, 정치, 경제까지 혁신적으로 변화된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우리의 몸과 집, 도시, 풍경, 지구 전체의 대기까지 바꿔놓았다는 점에서 문제 의식이 필요해요. 저자는 현재 인류가 '인위적 차가움', 즉 기계식 냉각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어쩌란 말인가, 지금 당장 냉장고를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잖아요.

"우리의 식품 시스템 자체가 차가움에 의해 동상에 걸렸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의 경우 인간과 환경의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장을 최적화하기 위해 냉장이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많은 미국인들은 냉장의 채택 뒤에 감춰진 상업적 동기를 알고 있었고, 이것이 이 새로운 기술을 의심하게 하는 동기가 되었다. 차가움은 공중 보건이나 환경 보호보다 편리함, 풍요로움, 이윤을 우선시하는 식품 시스템 구축의 핵심 요소였다. ... 냉장은 우리가 가진 식품 시스템에 필수적이지만 냉장 시스템이 꼭 이런 모습일 필요는 없다. 목표와 수단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411p)

냉장 기술은 우리가 식품을 보관하고 운반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신중하게 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다만 냉장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음식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노력을 하자는 거예요. 냉장고, 냉동고의 사이즈를 더 늘리지 않는 것이나 작은 규모라도 과일이나 채소를 직접 가꾸는 것은 충분히 실천할 수 있으니까요. '인간이 만들어낸 북극이 진짜 북극을 녹이고 있다.' (414p)라는 저자의 경고처럼 이제는 우리 스스로를 바꿔야 할 시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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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의 사라진 작품들 - 팔리거나 도난당하거나 파괴된 그래피티 51
윌 엘즈워스-존스 지음, 서경주 옮김 / 미술문화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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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예술작품이냐, 벽에 칠해진 낙서냐.

그래피티 작품을 두고 시작된 논쟁인데, 이러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은 건 다름 아닌 '돈'이었네요.

"뱅크시는 약 20년 전 런던 토트넘 코트 로드에 있는 신문 가판대 뒷면에 <뭐라고? WHAT?>라는 그래피티를 그렸다. 그때부터 화상들과의 문제가 시작되었다. 노점상 주인은 가판대 뒷면 패널을 현금 1천 파운드에 팔았다. 그 그림은 얼마 안 가서 25만 파운드에 되팔렸다. 뱅크시의 그림은 돈이 되었고 그것은 돌이킬 수 없었다." (11p)

세상에나, 예술은 잘 모르지만 모두를 위한 그래피티 작품마저도 사고 팔다니, 해도 해도 너무하잖아요.

《뱅크시의 사라진 작품들》은 제목 그대로, 사라진 주요 작품들과 그것들이 사라진 이유를 소개한 책이에요. 거리에 그려진 그림이 훼손되는 것이 뭐가 그리 큰 일인가 싶겠지만, 단지 뱅크시의 작품이기 때문에 훼손되거나 사라지는 것이라면 그 '이유'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이 책의 부제는 '팔리거나 도난당하거나 파괴된 그래피티 51'인데, 어쩐지 파괴된 것은 그래피티가 아니라 그래피티 안에 담긴 목소리가 아닌가 싶네요. 지난 30년 동안 세계 곳곳에서 건물 벽은 말할 것도 없고 철문, 셔터, 온갖 문, 교통표지판, 이정표, 자동차 등등 모든 사물을 캔버스 삼아 스프레이 그림을 그려온 뱅크시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가지만 베일에 가린 '얼굴 없는 화가'로 알려져 있어요.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하게 된 사건이 있어요. 뱅크시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그림인 'Girl With Balloon' (2018)이 소더비즈 경매에서 1백만파운드(당시 약 15억 원)에 낙찰된 순간 저절로 파쇄됐는데, 이는 뱅크시가 경매 시작 전에 액자에 파쇄기를 설치해 놓았다고 하네요. 그는 자신의 작품이 유명해지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게 된 것과 미술이 부자들의 전유물이 되어 버린 현실을 비판하고자 이런 돌발행동을 한 것인데, 도리어 이 사건이 작품의 가치를 훨씬 높이는 결과가 되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네요.

그가 그림을 그리던 초기에는 누가 그렸든 상관 없이 낙서로 여겨서 지워버렸다면, 유명해진 이후에는 보존하고 팔아먹으려는 화상들과 일부 그래피티 화가들 때문에 파괴되고 사라졌다고 해요. 미술품 경매장에서 수백만 달러에 거래되는 뱅크시 작품이니 길거리 벽에 남아 있을 확률은 극히 적다는 것, 그 점이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에요. 현재까지도 뱅크시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본인 작품의 진위 여부를 가릴 수 있는 뱅크시 공식 작품 보증기관인 '페스트 컨트롤 Past Control'이라는 만들었는데 거리에서 떼어낸 어떤 작품에도 인증서를 발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설립한 의도를 짐작케 하네요. 예술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예술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래피티라는 찰나의 예술을 통해 덧없는 인생과 부조리한 세상 그리고 소리 없는 아우성을 떠올렸네요. 볼 수 있는 사람은 볼 것이고, 들을 수 있는 이는 들을 테니, 그걸로 족하다고.


"앞에 보이는 것은 '뱅크시라는 예술가의 '스프레이 그림'입니다. 

혹시 없을 수도 있습니다. 아마 지금쯤 덧칠되었을 겁니다.

그가 옳았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할까? 그의 작품 대부분이 그랬듯이 그 작품을 처음 발견한 운이 좋은 몇몇 사람들은 그것을 직접 보았고 이후 수백만 명은 인터넷에 올라온 것을 보았다. 거리에 남아 있는 시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 그린 것이다. ... 어떤 그림은 우리 바로 옆에 살아 있어서 영원이 아니라 현재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 윌 엘즈워스-존스 (1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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