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의 시대를 말하다
배현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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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마약김밥이 사라졌다!

이제는 간판, 메뉴명, 제품명 등에 마약, 대마, 헤로인, 코카인 등 마약과 관련된 용어를 사용할 수 없어요. 굉장히 맛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마약'이라는 단어를 흔히 사용할 때 우리나라는 마약청정국이었는데 지금은 해마다 마약류 사범이 증가하고 있어요. 강남 학원가에서 벌어진 마약 음료 협박 사건과 같이 범죄조직이 연류된 사건도 충격적이지만 일상 속 사건 사고마다 마약이 빈번하게 등장한다는 것이 무서운 일이네요. 과거에는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하는 건 소수의 특정인의 문제라고 여겼는데 최근에는 인터넷, SNS 등 온라인 매체를 통해 사용자나 거래자가 다양해지면서 그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 된 것 같아요.

《마약, 중독의 시대를 말하다》는 현직 약사가 알려주는 마약에 관한 책이에요.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중독성 약물에 관한 정보가 약물 중독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에요. 저자는 사람들이 흔히 마약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마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쾌락을 추구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마약중독자들 중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에 노출되어 마약류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통증 완화를 위해 합법적으로 사용하던 약에 중독되는 사례도 있다는 거예요. 이 책에서 중독성 약물을 이야기할 때 담배, 커피, 알코올과 같은 일상 기호품부터 수면제와 같은 항정신성 의약품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문제는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이나 비만 치료제인 펜터민까지 마약류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너무 쉽게 구할 수 있다보니 중독성 약물의 위험성을 모른 채로 접했다간 중독으로 이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불법적으로 사용하는 마약도 문제지만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마약이 더욱 큰 문제라고 보는 거예요. 일상 속 중독성 약물들이 무엇이며,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알아야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어요. 당연히 마약류는 사용하지 않아야 하고, 모르고 사용했다면 그 상태를 파악하고 빠르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한데 결국, 약물을 잘 알아야 잘 막을 수 있어요. 마약 예방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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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늙어간다는 것 - 80대 독일 국민 작가의 무심한 듯 다정한 문장들
엘케 하이덴라이히 지음, 유영미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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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내 인생 완전히 망했어." vs "내 인생 완전히 멋졌어."

자, 이제 두 인생 중 하나를 골라보라!

1943년생 독일의 국민 작가 엘케 하이덴라이히는 말했어요. 자신의 인생이 완전히 망했다고, 동시에 완전히 멋졌다고요. 그런데 왜 두 인생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을까요. 그건 나이듦에 관해 묻고 있는 거예요. 거스를 수 없는 세월, 늙어간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나로 늙어간다는 것》는 엘케 하이덴라이히의 책이에요. 독일에서 2024년 출간되자마자 독일 아마존 종합 1위를 기록하며 그해 가장 많이 팔린 최고의 논픽션이 되었다고 하네요.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기대 수명이 늘어났고, 고령층 인구가 증가하면서 노년기의 길어진 삶에 대한 고민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젊어서 죽지 않는 한, 산다는 건 늙어가는 과정이기에 노화는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네요. 저자는 담담하게 자신의 인생과 나이듦에 대해 들려주고 있어요. "스무 살에 좀 더 영리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담배도 좀 작작 피우고 좀 더 양질의 식사를 하려고 신경썼더라면. 연애질도 좀 작작하고. 그렇게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툭하면 이삿짐을 싸서 거처를 옮기지 않고 좀 더 조용히 지냈더라면 좋았을 걸. (···) 이제 나는 행복이 우리가 절망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어떤 '상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행복은 늘 순간이라는 걸! 나는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누리는 법을 배웠다. 인생의 행복은 행복한 순간들의 총합으로 이루어진다. 지금의 나는 이런 행복에 스무 살 때보다 훨씬 더 가깝다. (···) 나는 왜 이런 행복을 칠십을 훌쩍 넘기고서 누리게 되었을까? 칠십이 넘어서야 비로소 그렇게 할 수 있는 시간과 돈이 생겼고, 수천 권의 책을 죄다 꺼냈다가 다시 꽂을 용기가 생겼기 때문이리라." (36-39p)

스무 살 청춘을 좀 더 영리하게 보냈더라면,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어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후회와 미련은 깔끔하게 정리한 거예요. 중요한 건 지금이니까요. 그래서 잘 늙어가는 것이 삶의 목표인데, 엘케의 이야기를 통해 나 자신과 삶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됐어요.

"내게 죽음은 우리 삶에 구조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시작과 끝은 명확히 정의되어 있다. 그사이에서 삶이 펼치지고, 삶을 펼쳐나간다.

... 유한성에 대한 두려움, 영원에 대한 동경. 이는 위로를 준다. 나는 이런 두려움도 동경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살아온 삶이 바로 나다. 내가 기억하는 것이 나다." (57-59p)

저자의 말처럼 시작과 끝은 명확하기에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전적으로 '나'의 몫이에요. 이제는 '늙어가기'라는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이고 제대로 수행하면 되는 거예요. 늙어가는 게 싫지 않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엘케처럼 가장 나답게 살아가고 싶네요. 그렇게 나이들다 보면 정말 멋진 인생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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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라는 착각 -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이정표
안호기 지음 / 들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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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1989년에 개봉한 영화 제목인데, 30여년이 지난 오늘도 똑같은 얘길 하고 있네요. 치열한 입시경쟁 구도는 바뀌지 않았고, 눈부신 경제 발전 뒤에는 OECD 자살률 1위라는 짙은 그림자가 깔려 있네요.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삶 만족도는 OECD 평균보다 낮은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는 것, 즉 소득이 늘어도 시민들의 행복은 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네요. 눈 떠보니 선진국, 2021년 유엔은 한국을 선진국으로 공식 인정했는데 이듬해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2025년 현재까지 4년 연속 1%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요. 1년 전에 비해 GDP가 얼마나 늘었는지 따지는 성장률이 국가 간 경쟁의 성적표인데 경제 모범생으로 평가받던 한국은 수출과 산업구조, 금융 등 경제 전 영역에서 익숙했던 질서가 무너지면서 성장시대가 저물고 있어요. 이제는 성장에 대한 환상, 착각,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네요.

《성장이라는 착각》은 탈성장에 관한 책이에요. 저자는 경제가 성장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우려는 착각이며, 성장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야만 지구와 인류를 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네요. 전 세계는 자본주의를 통해 성장해왔으나 동시에 자본주의 때문에 빈부 격차가 심화되었고 기업 이익 증대를 위한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지구환경과 기후변화를 악화시켰어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는 새로 창출된 부의 3분의 2를 상위 1%가 차지하는 동안, 8억 명이 넘는 사람은 굶주린 채 잠자리에 들었다고 할 정도로 불평등이 심화되었고, 시바 박사는 "1%가 규칙을 세우고 민주적인 정부를 '하이재킹(납치, 장악)'하며, 세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상위 1%가 스스로 탐욕을 제어하기는 어렵고, 새로운 장치가 필요하다." (163p)라면서 "농경사회가 시작된 이래 지배적 사회 시스템이 된 남성 중심 가부장제가 현대 자본주의와 결합해 인류를 재앙으로 몰아넣고 있다. 가부장제는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과 착취를 넘어 지구 환경 위기로까지 이어진다. 환경과 여성의 문제는 분리된 이슈가 아니다. 세계를 단일 시스템으로 통합하려는 자본주의 가부장제는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제도이다. 자본주의 성장 패러다임이 지구와 여성을 약탈해왔다." (181p)라고 지적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자는 상위 1%가 나머지 99%의 삶에 침범하지 못하도록 저항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착취 구조에서 벗어나려면 생산량 증가만을 의미하는 성장 제일주의를 버리고 모두가 잘 사는 탈성장 경제 체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예요. 탈성장은 성장을 멈추자는 것이 아니라 빈곤과 불평등을 없애자는 거예요. 성장 없이도 잘 살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사회를 더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게 탈성장이고, 인간과 지구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속도를 늦춰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자는 거예요. 이때 핵심 원칙은 돌봄과 연대, 사람들과 더 많이 관계를 맺고 공유함으로써 더 평등한 사회에서 더 적게 일하면 삶의 행복을 개선할 수 있다는 거예요. 탈성장을 공격하는 보수, 상위 1%의 속셈은 이기적인 탐욕이기에 새로운 시스템 개혁이 필요해요. 따라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있어야 정치권과 정부를 움직이고, 현재 불평등한 구조를 새롭게 바꿔나갈 수 있어요. 탈성장 시대에 생태계를 지키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려면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고,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주네요. 공동체의 가치와 삶의 질을 높여 행복해지는 길, 그 대안은 탈성장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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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용 스트레칭북 (스프링북) - 어디든 세워두고 30초만 따라 하세요!, 개정판
브레이니 피트니스 랩 지음, 피지컬갤러리 의학 전문가 그룹 감수 / 시간과공간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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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요.

그동안 미루고 미루던 운동을 이 책 덕분에 새롭게 시작했네요. 늘 작심삼일로 끝났던 운동이라서, 매번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있거든요.

헬스장 피트니스 트레이닝은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다는 장점은 있지만 지속적으로 다닐 자신이 없어서, 홈 트레이닝을 위해 운동기구들을 장만했으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일단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간단한 스트레칭부터 차근차근, 나만의 스트레칭 코치는 바로 《탁상용 스트레칭북》이에요. 다이어리 사이즈의 스프링북이라서 가방에 쏙 넣어다니다가 틈틈이 시간이 날 때 탁상 위에 세워놓고 부위별로 필요한 스트레칭을 할 수 있어요. 마법 주문처럼, "단 10초만!"이라고 외치면 돼요. 워낙 운동을 싫어해서 핑계대고 미뤄 왔는데, 스트레칭북에 나온 대로 목, 팔목, 어깨 순으로 움직여주니 시원하게 근육이 풀리는 느낌이에요. 기본적으로 스트레칭 효과를 보려면 동작마다 적어도 10초 이상, 일반적으로 30초 정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스트레칭을 하는 동안 뻐근한 느낌은 당연한데 통증이 있다면 잘못하고 있는 것이니 자세를 교정해보고, 스트레칭하는 부위와 동떨어진 부위가 아프면 병원에 가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대요. 모든 스트레칭 동작들이 그림으로 알기 쉽게 나와 있고, 매일 체크할 수 있는 칸이 표시되어 있어서 편리하네요. 보통 동일한 동작을 2~3세트 반복하기 때문에 꾸준히 실천하면 자연스럽게 동작들을 익힐 수 있어요. 적절한 호흡법과 스프레칭 동작이 완전히 몸에 익으려면, 시간을 정해서 운동하는 과정이 필요하네요. 운동 루틴,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스트레칭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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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자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6
클레르 갈루아 지음, 오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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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내가 당신을 모른다고 우기면서 당신에 관한 글을 쓰기를 바라는군요."

"그래. 모든 건 거짓이니까. 난 그것에 만족해. 삶이 그렇듯 그것 역시 아무런 의미가 없어."  (191p)



인간은 왜 거짓말을 할까요. 모른다고 하면서 이미 알고 있고, 다 안다고 말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니 말이에요.

이 소설 속 인물들은 서로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요. 누군가를 알아야만 사랑할 수 있다면 아무도 사랑할 수 없을 거예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글을 쓰고 사랑하는, 모순 덩어리들, 아니 고집쟁이들...

《육체노동자》는 클레르 갈루아의 소설이에요. 주인공 크리스틴은 빅토르를 사랑하는 10년 동안 스물일곱 명의 애인이 있었고, 현재도 아쉴이라는 늙은 남자를 만나고 있어요. 크리스틴이 보낸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그녀가 살아온 인생과 빅토르를 향한 사랑을 엿볼 수 있어요. 그녀에게 금기의 단어가 된 '사랑', 그것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요. 뜨거운 여름 코르뒤레에서의 첫날 밤의 그 눈빛, 그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어요.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해도 영원히 알지 못할 진실에 대해,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도 마찬가지라는 걸 일깨워주네요. 인간이 가장 솔직해지는 순간, 물론 모두에게 해당되지는 않지만, 그럴 때 용기를 내야 진심을 전할 수 있는데 빅토르는 해냈네요. 두 사람이 함께 보내는 최초의 밤을 위하여! 수많은 밤들과 수많은 남자들이 한낱 물거품처럼 느껴지는 순간을 경험한 크리스틴의 이야기, 그녀 덕분에 깨달았네요. 멋진 하루, 우리에게 주어진 그 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걸 말이죠. 삶은 늘 크고 작은 문제들로 가득 차 있어서 완벽한 순간, 적당한 때를 고르다간 늦는다고요. 너무도 짧은 웃음을 위해 오래도록 고통을 참아야 하는, 그것이 삶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다음은 죽음, 무엇이 중요한지는 그때 밝혀지겠지요.

"사실, 문은 항상 열려 있거나 항상 닫혀 있는 게 아니다.

대부분은 두 가지 경우가 공존하지. 그게 진실이다."   (2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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