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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따라 공간 따라 역사 문화 산책 - 신병주 교수의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을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은 단군의 가르침대로 하늘의 섭리를 알고 그 섭리대로 살아왔기에 만세를 누릴 수 있었네요. 교과서로 배우는 역사는 머릿속을 채우는 일이라면 전국 방방곡곡 역사의 현장을 답사하는 일은 가슴으로 만나는 일인 것 같아요.
《인물 따라 공간 따라 역사 문화 산책》은 역사학자 신병주 교수님과 함께 떠나는 답사 여행기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에는 모두 일곱 개의 장으로 나누어 역사 현장의 인물, 사건, 공간에 관한 숨겨진 역사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어요. 제목처럼 역사의 현장을 거닐며 미처 몰랐던 역사적 장면을 만날 수 있는 역사 문화 산책이며, 여기에 나오는 역사 현장들은 간략하게 '가는 길' 안내 정보가 있어서 원하는 장소를 직접 찾아볼 수 있어요. 답사를 통해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역사를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는 것 같아요.
궁궐 답사에서는 조선 왕실의 역사를 살펴보고, 갈등과 변화의 공간인 서울에서는 조선왕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경기도에서는 추사 김정희, 세종, 정몽주와 조광조, 영조의 부인과 어머니를, 경상도에서는 존애원, 안동 하회마을, 한산도대첩의 현장들, 산천재, 퇴계종택을 비롯한 서원들,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이육사문학관과 육우당, <훈민정음 해례본>의 발견, 전라도에서는 양상보와 소쇄원, 정읍 무성서원, 정약전과 흑산도 사촌서실, 전주 오목대, 유형원의 부안 반계서당, 정약용과 강진 유배지, 이순신과 여수유적지, 충청도에서는 청백리와 천주교의 흔적, 강원도에서는 신사임당과 이이의 공간 오죽헌, 허난설헌생가, 강원도에서는 세조와 상원사의 인연, 제주도에는 향파두리성 유적지와 김만덕, 제주추사관을 소개하고 있어요. 모든 현장들이 의미 있고 소중한데 그중에서 무성서원은 여러모로 특별한 장소인 것 같아요. "2019년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무성서원도 여기에 포함되었다. 무성서원의 기원은 신라 후기에서 고려 초기라는 변혁의 시대를 살아간 학자이자 정치가 최치원을 배향한 태산사에서 비롯되었다. 태산은 정읍의 옛 지명으로 최치원이 890년 이곳에 군수로 부임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 무성서원은 한말 의병 항쟁의 중심지가 되기도 했는데, 의병장 최익현은 을사늑약의 체결에 맞서 1906년 무성서원에서 80여 명의 선비와 함께 의병을 일으켰다. 장수재 앞에는 이를 기념하는 '병오창의기적비'가 있다." (245-247p) 사회 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최치원의 업적을 기리는 공간에서 민족 독립을 위한 의병 투쟁을 결의했다는 건 자주적인 민족 정신의 계승을 의미한다고 느껴져요. 굴곡의 역사에서 빛나는 민족 정신이 우리 역사의 토대이며 한국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낸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를 현장 답사를 통해 가슴으로 느끼는 계기가 되었네요. 새삼 애국가의 가사들이 절절하게 와닿는 시간이었네요.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밝은 달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일세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