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의 집 - 개정판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리처드 브라운 사진 / 윌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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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산을 오르거나 숲을 거닐 때 느끼는 감정이 있어요.

오롯이 자연 안에 존재하는 충만감, 평온함, 평화로움 ... 뭐라고 표현해야 될진 모르겠지만 참 좋아요. 바로 그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사람이 있어요. 타샤 튜더, 처음엔 그녀의 아름다운 정원에 반했고, 정원보다 더 아름다운 삶의 방식에 매료되었네요.

《타샤의 집》은 동화작가 타샤 튜더의 동화 같은 집과 삶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타샤 튜더의 오랜 친구인 토바는 타샤의 집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어요. "타샤의 집을 방문하면 감상할 게 정말 많은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비단 나만이 아니다. 처음으로 정원에서 집으로 들어가면, 어두컴컴한 곳에 적응하느라 한참 시간이 걸린다. 아주 화창한 날에도 집은 따뜻하지만 조금 가라앉은 분위기다. 그리고 타샤는 쉼 없이 돌아다닌다. 차를 준비할 때는 특히 그렇다. 그녀가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매혹적인 이야기를 풀어놓으면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그러니 주변에 한눈을 팔 틈이 없다. 폭풍우가 몰려와서 타샤가 딴 데 정신을 팔기 전까지는. 그때가 되면 손님은 미로 같은 작은 방들을 누비면서 타샤의 폭넓고 다양한 수집에 대한 열정을 샅샅이 구경하고 다니기 시작한다." (13p)

사람이 부지런하면서 성급하지 않기란 쉽지 않은 일이에요. 대부분 빨리빨리, 주어진 시간 내에 많은 것들을 해내려고 애쓰다가 조급증이 생기는데, 타샤는 부지런히 할 일을 하면서도 바쁜 티를 전혀 내지 않아요. 유명한 동화작가인데도 그림 작업을 할 때 친구가 찾아와도, 기꺼이 반겨주면서 자신은 화가가 아니니까 조금도 방해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겸손하네요. 친구,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손으로는 양말을 뜨거나 드레스를 손질하는데, 대화 자체도 흥미롭지만 그녀의 손놀림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다고 하네요. 정원을 가꾸고, 농사를 짓고, 염소 젖을 짜서 치즈를 만들고, 불을 피우고, 스토브를 지필 땔감을 마련하고... 가끔 손님들의 도움을 받을 때도 있지만 집안의 모든 살림을 손수 해나가는,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사는 삶이 경이롭게 느껴져요. 늘 새로운 물건들을 구입하고, 쓰레기가 쌓이고, 온갖 기계들을 이용해 편리함을 추구하는 나의 일상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삶이라서 놀라운 거예요. 타샤는 언제나 행복하고,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후회하지 않으며, 멋진 삶을 살아왔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아름답고 행복한 인생을 살았어요. 그녀의 삶이 행복했다고 해서 똑같이 살아갈 자신은 없지만 촛불을 켠 채 그림을 그리고 바느질하는 평온한 일상의 모습들이 그 자체로 힐링이 되네요. 늘 여유롭고, 주위 사람들과 나눌 줄 아는 그 선량한 마음을 닮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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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따라 공간 따라 역사 문화 산책 - 신병주 교수의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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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현장에서 만나는 새로운 역사적 장면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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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따라 공간 따라 역사 문화 산책 - 신병주 교수의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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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을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은 단군의 가르침대로 하늘의 섭리를 알고 그 섭리대로 살아왔기에 만세를 누릴 수 있었네요. 교과서로 배우는 역사는 머릿속을 채우는 일이라면 전국 방방곡곡 역사의 현장을 답사하는 일은 가슴으로 만나는 일인 것 같아요.

《인물 따라 공간 따라 역사 문화 산책》은 역사학자 신병주 교수님과 함께 떠나는 답사 여행기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에는 모두 일곱 개의 장으로 나누어 역사 현장의 인물, 사건, 공간에 관한 숨겨진 역사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어요. 제목처럼 역사의 현장을 거닐며 미처 몰랐던 역사적 장면을 만날 수 있는 역사 문화 산책이며, 여기에 나오는 역사 현장들은 간략하게 '가는 길' 안내 정보가 있어서 원하는 장소를 직접 찾아볼 수 있어요. 답사를 통해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역사를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는 것 같아요.

궁궐 답사에서는 조선 왕실의 역사를 살펴보고, 갈등과 변화의 공간인 서울에서는 조선왕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경기도에서는 추사 김정희, 세종, 정몽주와 조광조, 영조의 부인과 어머니를, 경상도에서는 존애원, 안동 하회마을, 한산도대첩의 현장들, 산천재, 퇴계종택을 비롯한 서원들,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이육사문학관과 육우당, <훈민정음 해례본>의 발견, 전라도에서는 양상보와 소쇄원, 정읍 무성서원, 정약전과 흑산도 사촌서실, 전주 오목대, 유형원의 부안 반계서당, 정약용과 강진 유배지, 이순신과 여수유적지, 충청도에서는 청백리와 천주교의 흔적, 강원도에서는 신사임당과 이이의 공간 오죽헌, 허난설헌생가, 강원도에서는 세조와 상원사의 인연, 제주도에는 향파두리성 유적지와 김만덕, 제주추사관을 소개하고 있어요. 모든 현장들이 의미 있고 소중한데 그중에서 무성서원은 여러모로 특별한 장소인 것 같아요. "2019년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무성서원도 여기에 포함되었다. 무성서원의 기원은 신라 후기에서 고려 초기라는 변혁의 시대를 살아간 학자이자 정치가 최치원을 배향한 태산사에서 비롯되었다. 태산은 정읍의 옛 지명으로 최치원이 890년 이곳에 군수로 부임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 무성서원은 한말 의병 항쟁의 중심지가 되기도 했는데, 의병장 최익현은 을사늑약의 체결에 맞서 1906년 무성서원에서 80여 명의 선비와 함께 의병을 일으켰다. 장수재 앞에는 이를 기념하는 '병오창의기적비'가 있다." (245-247p) 사회 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최치원의 업적을 기리는 공간에서 민족 독립을 위한 의병 투쟁을 결의했다는 건 자주적인 민족 정신의 계승을 의미한다고 느껴져요. 굴곡의 역사에서 빛나는 민족 정신이 우리 역사의 토대이며 한국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낸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를 현장 답사를 통해 가슴으로 느끼는 계기가 되었네요. 새삼 애국가의 가사들이 절절하게 와닿는 시간이었네요.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밝은 달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일세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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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의 시대를 말하다
배현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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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마약김밥이 사라졌다!

이제는 간판, 메뉴명, 제품명 등에 마약, 대마, 헤로인, 코카인 등 마약과 관련된 용어를 사용할 수 없어요. 굉장히 맛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마약'이라는 단어를 흔히 사용할 때 우리나라는 마약청정국이었는데 지금은 해마다 마약류 사범이 증가하고 있어요. 강남 학원가에서 벌어진 마약 음료 협박 사건과 같이 범죄조직이 연류된 사건도 충격적이지만 일상 속 사건 사고마다 마약이 빈번하게 등장한다는 것이 무서운 일이네요. 과거에는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하는 건 소수의 특정인의 문제라고 여겼는데 최근에는 인터넷, SNS 등 온라인 매체를 통해 사용자나 거래자가 다양해지면서 그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 된 것 같아요.

《마약, 중독의 시대를 말하다》는 현직 약사가 알려주는 마약에 관한 책이에요.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중독성 약물에 관한 정보가 약물 중독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에요. 저자는 사람들이 흔히 마약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마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쾌락을 추구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마약중독자들 중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에 노출되어 마약류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통증 완화를 위해 합법적으로 사용하던 약에 중독되는 사례도 있다는 거예요. 이 책에서 중독성 약물을 이야기할 때 담배, 커피, 알코올과 같은 일상 기호품부터 수면제와 같은 항정신성 의약품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문제는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이나 비만 치료제인 펜터민까지 마약류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너무 쉽게 구할 수 있다보니 중독성 약물의 위험성을 모른 채로 접했다간 중독으로 이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불법적으로 사용하는 마약도 문제지만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마약이 더욱 큰 문제라고 보는 거예요. 일상 속 중독성 약물들이 무엇이며,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알아야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어요. 당연히 마약류는 사용하지 않아야 하고, 모르고 사용했다면 그 상태를 파악하고 빠르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한데 결국, 약물을 잘 알아야 잘 막을 수 있어요. 마약 예방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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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늙어간다는 것 - 80대 독일 국민 작가의 무심한 듯 다정한 문장들
엘케 하이덴라이히 지음, 유영미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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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내 인생 완전히 망했어." vs "내 인생 완전히 멋졌어."

자, 이제 두 인생 중 하나를 골라보라!

1943년생 독일의 국민 작가 엘케 하이덴라이히는 말했어요. 자신의 인생이 완전히 망했다고, 동시에 완전히 멋졌다고요. 그런데 왜 두 인생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을까요. 그건 나이듦에 관해 묻고 있는 거예요. 거스를 수 없는 세월, 늙어간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나로 늙어간다는 것》는 엘케 하이덴라이히의 책이에요. 독일에서 2024년 출간되자마자 독일 아마존 종합 1위를 기록하며 그해 가장 많이 팔린 최고의 논픽션이 되었다고 하네요.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기대 수명이 늘어났고, 고령층 인구가 증가하면서 노년기의 길어진 삶에 대한 고민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젊어서 죽지 않는 한, 산다는 건 늙어가는 과정이기에 노화는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네요. 저자는 담담하게 자신의 인생과 나이듦에 대해 들려주고 있어요. "스무 살에 좀 더 영리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담배도 좀 작작 피우고 좀 더 양질의 식사를 하려고 신경썼더라면. 연애질도 좀 작작하고. 그렇게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툭하면 이삿짐을 싸서 거처를 옮기지 않고 좀 더 조용히 지냈더라면 좋았을 걸. (···) 이제 나는 행복이 우리가 절망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어떤 '상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행복은 늘 순간이라는 걸! 나는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누리는 법을 배웠다. 인생의 행복은 행복한 순간들의 총합으로 이루어진다. 지금의 나는 이런 행복에 스무 살 때보다 훨씬 더 가깝다. (···) 나는 왜 이런 행복을 칠십을 훌쩍 넘기고서 누리게 되었을까? 칠십이 넘어서야 비로소 그렇게 할 수 있는 시간과 돈이 생겼고, 수천 권의 책을 죄다 꺼냈다가 다시 꽂을 용기가 생겼기 때문이리라." (36-39p)

스무 살 청춘을 좀 더 영리하게 보냈더라면,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어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후회와 미련은 깔끔하게 정리한 거예요. 중요한 건 지금이니까요. 그래서 잘 늙어가는 것이 삶의 목표인데, 엘케의 이야기를 통해 나 자신과 삶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됐어요.

"내게 죽음은 우리 삶에 구조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시작과 끝은 명확히 정의되어 있다. 그사이에서 삶이 펼치지고, 삶을 펼쳐나간다.

... 유한성에 대한 두려움, 영원에 대한 동경. 이는 위로를 준다. 나는 이런 두려움도 동경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살아온 삶이 바로 나다. 내가 기억하는 것이 나다." (57-59p)

저자의 말처럼 시작과 끝은 명확하기에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전적으로 '나'의 몫이에요. 이제는 '늙어가기'라는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이고 제대로 수행하면 되는 거예요. 늙어가는 게 싫지 않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엘케처럼 가장 나답게 살아가고 싶네요. 그렇게 나이들다 보면 정말 멋진 인생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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