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 노화 리셋 - 40이 되기 전에 느리게 나이 드는 몸을 만드는 면역 습관
이이누마 가즈시게 지음, 오시연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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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요즘 가장 핫한 건강 키워드는 '노화'인 것 같아요. 그래서 노화 속도를 늦춰 천천히 나이드는 '저속노화', '감속노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네요.

《가속 노화 리셋》은 일본 기능성면역력연구소 대표 이이누마 가즈시게 박사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의학박사로서 50여 년 동안 신체 능력, 면역 연구를 계속해 왔는데, 주변 사람들 중에 젊은 나이임에도 급속도로 쇠약해지며 빠르게 늙는 것 같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다고 해요. 현대인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위험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인체 전반에 관한 최신 정보를 널리 알리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책을 읽다가 슬그머니 겁이 나더라고요. 앗, 이것은 내 증상이랑 똑같잖아...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이미 몸속에선 가속 노화가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네요. 노화는 20세부터 시작된다고 하잖아요. 그러니 2030세대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고, 30대 이상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네요.

몸속에서 급속도로 진행되는 노화, 일반적인 노화 속도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는 가속 노화는 왜 일어나는 걸까요. 그 비밀은 면역에 있어요.

이 책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면역과 노화의 깊은 관계를 밝혀내고 있어요. 면역을 담당하는 우리 몸의 재생 시스템은 젊음을 유지하는 순환 메커니즘인데 40세가 넘어가면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던 면역 세포가 분별없이 이것저것 공격하는 참극이 벌어지는데. 이것을 의학적으로는 만성 염증이라 부르지만 여기에선 면역 폭주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일반적인 노화와 달리 체내 환경이 악화되면서 발생하는 면역 폭주는 공격 면역의 공격력이 저하되고 처리해야 할 대상(체내 노폐물)이 쌓이면서 가속 노화를 일으키는 거예요. 최근 알려진 바로는 동맥경화, 당뇨, 암과 같은 질병들 이면에 거의 확실히 면역 폭주가 존재하고, 심지어 뇌에도 영향을 미쳐 우울증이나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어요. 40대부터는 환경적인 요인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면역 시스템이 무너지기 시작해 가속 노화가 조용히 진행되는 때라서 건강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요. 면역 폭주가 무서운 이유는 소리 없이 진행된다는 점,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면역 폭주와 가속 노화가 일어나고 다양한 증상과 질병이 생기는 거예요. 면역 폭주의 정도를 확인하는 방법은 염증 수치 검사를 해야 하는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해요. 언제든지 면역 폭주를 막을 수 있지만 대책을 마련하는 시점은 빠를수록 효과적이라는 것,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예방책으로 알아둬야 할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어요. 우리 몸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면역을 담당하는 재생 시스템을 설명해주고, 가속 노화를 멈추는 방법을 알려주네요. 마지막으로 노화 시계를 되돌리는 최신 의학 정보까지, 천천히 나이드는 몸으로 리셋하는 방법을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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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벽
요로 다케시 지음, 정유진.한정선 옮김 / 노엔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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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대부분 '나를 아는 것'에 초점을 두기 마련이라, 책 제목을 봤을 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자기계발서라고만 짐작했는데, '자아'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며 진정한 자아 찾기 보다 더 중요한 것을 알려주고 있어요.

《자신의 벽》은 '자신'에 관한 책이지만 '자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책이에요.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 사회와 젊은이들을 걱정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고 저자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어요. 일본 대표적 지성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손꼽히는 요로 다케시, 1937년생 도쿄대 의대 명예교수이자 저명한 해부학자인데 본업과 별개로 70년 넘게 곤충을 관찰하고 수집해온 곤충 애호가이자 연구자라고 하네요. 2003년 『바보의 벽』은 "사람은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바보의 벽'에 갇히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으로 일본 교양신서 사상 최고판매를 기록했고, 당시 '바보의 벽'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였대요. '뇌'를 주요 화두로 삼는 요로 다케시는 전공인 해부학, 자연과학뿐 아니라 사회비평, 문예비평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담론을 제시하며 일본에서는 요로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라고 하네요.

"「자신」 이란 지도 위에서 현재의 위치를 나타내는 화살표 정도에 불과하며, 본질적으로 누구에게나 내재된 기능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 사회적으로 보아도 일본에서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개성을 살려라」, 「자신을 확립하라」는 교육은 젊은이들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해온 것은 아닐까요.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강요해 왔으니, 결과가 좋을 리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사회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요." (32p)

'진정한 나'를 '현재 위치를 가리키는 화살표'로 여긴다면 굳이 진정한 자아를 찾을 필요가 없고, 갈팡질팡 흔들려도 괜찮다는 거예요. 사회는 개인들의 집합체이므로 개인처럼 '혼네(본심)'와 '다테마에(겉치레)'가 존재하는데, 본심 즉 본질적인 부분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개성을 발휘하라"고 이야기한들 실현되지 않는다고 분석하고 있어요. 젊은이들이 길을 잃고 우왕좌왕 방황하는 것은 확신이 없기 때문이에요. 생물학적으로 나의 몸은 나만의 것이 아니고, 공생 상태의 자연 일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개인 중심의 사고방식이 확산되면서 자신을 주변으로부터 독립된 존재로 세우고 관계를 끊어버려서 문제가 생긴 거죠. 가장 원시적인 의식은 외부 환경에 대응하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것으로, 현실적인 환경 적응을 위해 뇌가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인간 의식이 진화해왔다는 것, 따라서 의식은 근본적으로 타인의 행동이나 사고를 이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자신의 몸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현대인들의 뇌는 의식만 비대해져서 현실로부터 점점 멀어져서 혼란에 빠진 것이니, 의식 밖의 것에 주목하라고, 가능한 한 자연과 접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은 매우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하지만 '정치는 현실을 움직이지 않는다', '선거는 주술이다', '리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등등 정치에 대한 소신은 일본의 특수성을 고려한 내용이기에 전적으로 동의하긴 어렵네요. 중요한 건 부딪히고, 망설이고, 도전하고, 실패하며 스스로 확신을 키워가야 한다는 거예요. 자신의 벽은 바로 자기 자신, 눈앞에 해답이 있는데 정답이라고 여기지 않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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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를 배달합니다
최하나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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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의 땀은 참으로 아름답고 멋지네요.

주인공 여울의 구슬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이야기, 《온기를 배달합니다》는 재미와 감동 그 자체네요.

이 소설은 스물여섯 살, 김여울이 부자가 되는 첫걸음으로 일반 회사 대신에 요구르트 배달원이 된 이야기예요. 대개 중년 아줌마들이 주로 하는 일이라서 20대인 여울에겐 사람들의 시선, 편견 때문에 힘들 텐데도 특유의 긍정 에너지를 뿜어내는 여울을 보면서 MZ 캔디 같더라고요. '요구르트 언니'라고 불리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오히려 인스타그램에 "#새벽출근 #공기웬일이니 #요구르트언니 "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업로드하는 것이 당당해보여서 좋았어요. 직업에 귀천이 어디 있느냐고 하지만 실상 현실에서는 안 그렇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여울의 선택과 행동이 특별하고 멋져 보인 것 같아요. 평범한 20대, 요구르트 언니 여울의 이야기가 이토록 흥미로울 줄 몰랐어요. 어쩐지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 없이 나타난다는 홍반장'을 연상시키는 인물이랄까요. 물론 홍반장처럼 모든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능력자는 아니지만 여울에겐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씨를 지녔다는 장점이 있어요. 늘 밝고 명랑하게 웃으며 사람들을 대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심성 때문에 몸은 늘 고단하지만 마음은 부자라는 것. 원래 3년 안에 1억을 모으겠다는 야무진 목표를 정했는데 요구르트 배달을 하면서 새롭게 만난 인연들 덕분에 돈 대신에 마음을 잔뜩 모으게 되는 이야기예요. 주변 사람들에게 요구르트뿐 아니라 온기를 배달하는 여울의 활약상을 보면 저절로 미소 짓게 돼요. 열심히 일하면서 흘리는 땀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지를 여울에게 배운 것 같아요. 요구르트 아줌마가 타고 다니는 전동카트, 여울은 그걸 콩콩이라고 부르는데, 평지에서는 수월하게 다니지만 경사진 길에서는 직접 밀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전동카트로 이동하는 모습만 봐서 요구르트 배달이 쉬운 줄 알았는데 경사진 산동네를 맡게 된 여울을 보면서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구나 싶었네요. 젊은 사람들은 힘든 일을 안 한다는 편견을 뒤집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는 여울의 모습이 그 자체로 감동인데, 본인의 일도 아닌데 남을 돕는 모습은 완전 천사처럼 보였어요. 각박한 세상 탓만 했는데 어딘가에 여울처럼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사람이 있다고 상상하니 기쁘더라고요. 희망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배운 것 같아요.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별건가요, 여울처럼 주변을 온기로 채우는 이들이 누군가를 살리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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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뇌 - 저절로 돈을 쌓는 상위 1퍼센트 부자들의 뇌 사용법
모기 겐이치로 지음, 오시연 옮김, 양은우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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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부자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자가 되길 원하고, 부자들이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에 관심을 갖는데, 진짜 알아야 할 건 '뇌'였네요.

《부자의 뇌》는 뇌과학의 관점에서 뇌와 돈의 밀접한 관계를 풀어내고, 부자의 뇌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에요. 저자는 뇌과학 연구자로서 뇌과학의 최종 목표는 '인간의 행복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이 책에서는 뇌를 어떻게 써야 가난한 뇌에서 벗어나 부자의 뇌를 소유할 수 있는지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요. 한마디로 똑똑한 뇌 사용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네요.

우선 자가 점검이 필요해요. 나의 뇌는 부자 뇌인가, 가난한 뇌인가를 판단하는 거죠. 각각 특징이 나와 있는데, 만약 가난한 뇌에 해당된다면 실망하고 포기할 게 아니라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뇌와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꼭 기억하라. 부자의 뇌와 가난한 뇌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상에서 아주 작은 습관들을 개선해 나가기만 해도 누구나 부자의 뇌로 바뀔 수 있다!" (22p)

처음엔 '부자',' 돈', '성공'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부자가 되는 방법을 배운다고 여겼는데 근본적으로 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네요. "뇌에 오래도록 남는 일에 돈을 쓴다는 것이 내 원칙이다. 물론 돈을 많이 번 사람에게는 많이 쓸 자유가 생긴다. 벌어들일 범위 내에서라면 그 돈을 어디에 쓰느냐는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이다. 대개 부자들은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고 낭비하지 않으면서도 쓸 때는 과감하게 쓸 줄 안다. 뇌과학자의 관점에서 보면, 경험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시절에 번 돈은 경험이라는 경제 활동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55-56p) 부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감동에 돈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데, 뇌과학에서는 이를 보상이라고 해요. 뇌는 감동 체험을 지속하는 특성이 있는데, 부자일수록 이런 감동 체험을 더 자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는 거예요. 긍정적 경험을 뇌에 지속적으로 각인시키면 자연스럽게 돈이 모이는 행동 패턴이 형성된다는 거예요. 실제로 백만장자들의 인터뷰를 보면 공통적으로 본인의 일을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움직인 덕분에 돈이 따라왔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는 결국,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삶의 질과 행복을 누리는 것이고, 부자의 뇌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궁극적으로는 뇌의 주인이 되려는 거예요. 어떻게 해야 잘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답을 알려주네요. "뇌는 '선택' 행위를 의식적으로 반복함으로써 가장 효과적으로 단련되며, 인생의 경영 판단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인식이다." (266-267p) 돈을 부르는 뇌, 행복을 느끼는 뇌, 자신의 뇌를 현명하게 관리하는 비법을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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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이후 현대미술
데이비드 홉킨스 지음, 강선아 옮김 / 미진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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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다소 충격적인 표지였고, '이것이 예술이다!'라는 선전포고의 느낌이 강했어요.

표지 사진은 캐나다 예술가 캐실스, 이 작품에서 캐실스는 자신의 몸을 조각한 것처럼 6개월 이상 근육을 키워 이상적 육체미와 트랜스 남성 형태를 만들어냈고, 작품명은 <광고 (벵글리스에 대한 오마주)> 라고 하네요. "캐실스의 '여성적 얼굴'에 바른 립스틱은 이제 남성들이 이 이미지를 재해석해서 그 안에 있는 여성의 몸을 발견하도록 유도하는 미묘한 신호가 되었다. 심지어 비규범적으로 정의된 (게이) 관람자의 가정에 도전하면서, 캐실스는 암묵적으로 성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예술가의 주권을 주장했다." (306p)

무척이나 놀라운 표지 사진 덕분에 데이비드 홉킨스의 《1945년 이후 현대미술》이라는 책을 펼칠 수 있었네요. 솔직히 현대미술은 너무 난해하게 느껴져서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이 책에서 1945년부터 2017년까지의 미술사를 정리해주고 있어서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저자는 현대미술의 본질을 보여주기 위해 각 장을 모더니즘의 정치학, 뒤샹의 유산, 위기에 처한 예술가, 경계 흐리기, 후퇴하는 모더니즘, 오브제의 죽음, 포스트모더니즘, 1990년대 새로운 세기말?, 예술과 뉴 밀레니엄이라는 주제로 나누어 시대적 배경 설명과 함께 주요 전시와 작품들,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소개하고 있어요. "전후 예술계의 주도권이 파리에서 뉴욕으로 이동했음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마르셀 뒤샹의 <여행가방 속 상자>다. 이 작품은 이 프랑스 태생 예술가가 1935년 이전에 제작한 작품들의 미니어처와 견본들로 구성된다. 이 작품에는 <샘 Fountain>의 축소판이 포함되어 있는데, 남성 소변기에 제목을 붙임으로써 뒤샹이 한때 다다의 성상파괴주의에 참여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1920년대 초 다다 운동이 막을 내린 이후 뒤샹은 파리와 뉴욕을 오가며 활동하는데, 유럽에 다시 전쟁이 임박했을 때 프랑스에 있던 그는 현명하게도 '짐을 싸기로' 결정했다. ... <상자>는 미술관과 감식가들이 있는 구 유럽과 상업 갤러리와 예술 상품으로 대표되는 신생 미국이라는 두 세계 사이의 이행을 예증한다. 예술이 사회의 지배적 생산 양태를 포함해야 한다는 뒤샹의 신념은 그린버그의 모더니즘에 대한 급진적 대안이었다." (49p)

기존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시도 자체가 예술계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었고, 뒤샹을 잇는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줬다고 볼 수 있어요. 미술 교과서에서 나오는 뒤샹의 '샘'이라는 작품으로 현대미술의 개념을 접했는데, 현대미술사의 흐름으로 살펴보니 예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었네요. 현대미술의 난해함은 뒤샹의 패러다임 전환의 일부분일 뿐, 현재 예술이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수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네요. 대중문화와 예술의 간극을 줄여나가는 것이 21세기 예술이 풀어야 할 엄청난 과제라는 것, 그런 의미에서 데이비드 홉킨스는 친절한 안내자 역할을 해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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