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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삶을 위한 수학 - 인생의 거의 모든 문제를 푸는 네 가지 수학적 사고법
데이비드 섬프터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오해와 편견 때문에 거리를 둔 세월이 길어요.
서먹하고 어색한 관계인데, 최근에 조금씩 알아가면서 몰랐던 매력을 발견하고 있어요.
바로 '수학'에 대한 이야기예요. 힘들게 공부했던 기억뿐이라서 다시는 만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저만의 착각이었네요.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쓰냐고, 삶에 무슨 보탬이 되느냐고 그때는 우겼는데, 그건 수학을 몰라서 할 수 있는 얘기였네요.
《더 좋은 삶을 위한 수학》은 수학의 새로운 쓸모를 알려주는 책이네요.
이 책은 천재적인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울프럼이 스물네 살 때 작성한 논문에 등장하는 네 가지 방식의 접근법을 토대로, 저자인 데이비드 섬프터가 새롭고 실용적인 사고방식으로 확장하여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울프럼은 생물학적이든 물리적이든,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모든 과정이 자신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관찰한 네 가지 행동 범주 중 하나에 속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우리가 보고 경험하는 모든 것은 ① 안정적 시스템, ② 주기적 시스템, ③ 카오스적 시스템, ④ 복합적 시스템 (복잡계)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12p) 울프럼의 연구는 실질적 통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과학계 전반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저자는 네 가지 사고 방식을 통계적 사고, 상호작용적 사고, 카오스적 사고, 복잡계적 사고로 나누어 설명하면서 이것이 지난 100년간의 과학적 사고를 탐험하는 과정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위대한 과학자들의 머릿속, 그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특별한 기회라는 거예요. 근데 아무리 대단한 탐구라고 해도 이해하기 어렵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저자는 이 책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일화,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어요. 스물세 살이던 저자는 박사 과정 학생으로 산타페 연구소의 복잡계 여름학교 4주 프로그램을 참여했고, 그곳에서 만난 젊은 천재들과의 대화를 통해 각각의 사고 방식을 설명하고 있어요. 음, 천재가 아닌 관계로 전부 수월하게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일상적인 대화는 시트콤을 보는 느낌이었네요. 존, 리처드, 베키, 소피가 주말에 여행을 가면서 운전을 맡은 존이 구글 지도를 확인한 뒤 가장 빠른 길을 선택했는데, 리처드는 회사 동료가 금요일 오후의 교통 체증을 피해 시골길을 추천했다면서 시골길로 가자고 했어요. 하지만 존은 자신의 선택을 따랐고 교통 체증이 생기면서 말다툼이 생겼어요.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내가 뭐랬어?"라는 말과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어"라는 주장은 갈등을 일으킬 때가 많다는 것, 이럴 때 카오스적 사고는 우리에게 세상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무작위적인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네요. 물론 서로 잘났다고 자존심을 걸고 싸우면 최악인데, 이들은 카오스적 사고를 아는 만큼 현명한 선택을 하네요.
"네 말이 맞았어. 네가 말한 길이 더 나았어. 미안해."
"괜찮아. 알 수 없는 일이었잖아. 내가 추천한 시골길에도 소 한 마리가 도로를 막고 있었을 수도 있어." (261p)
살면서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자신이나 남을 탓하는 함정에 빠지기 쉬운데, 수학적 사고법을 안다면 누구를 탓하는 대신에 절대 줄어들지 않는 엔트로피를 탓할 거예요.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결코 알 수 없으니, 우리는 무엇이 잘못되었을 때 그 실수로부터 배우면 돼요.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싶다면 네 가지 수학적 사고법을 배우면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