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낙관주의자
수 바르마 지음, 고빛샘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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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합리적 낙관주의의 힘, 완벽하지 않은 세상에서, 온전히 그리고 기쁘게 살아가기.

합리적 낙관주의는 개인의 강점과 가능성에 주목한다. 불편을 덜어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지닌 본연의 힘을 끌어내어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의미와 즐거움, 사람들과의 연결이 있는 삶. 바로 그것을 위한 실천이다. 단순히 삶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아니라 더 나은 사고방식, 더 따뜻한 감정, 더 효과적인 행동 전략을 익혀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따라서 목적의식을 더욱 선명하게 만드는 삶의 경험과 검증된 원칙 위에 세워진 철학이자 기술이다." (39-40p)

《합리적 낙관주의자》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인 수 바르마의 책이에요.

9.11 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 정신건강 프로그램의 초대 의료 책임자였던 저자는 테러로 초토화가 된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돌보는 동시에 심각한 심장질환과 암으로 투병하는 어머니를 지켜보면서 놀라운 깨달음이 자신을 합리적 낙관주의로 이끌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 깨달음이란 엄청난 트라우마와 고난을 겪고도 살아남고 심지어 더 강해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예요. 낙관적인 마음가짐이나 한두 번의 좌절을 극복하는 회복력과는 다른, 오랜 시간에 걸쳐 깊이 체득한 낙관과 회복력을 합리적 낙관주의의 힘이라고, 이것은 여덟 가지 원칙들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사고방식이자 기술, 행동방식이라는 거예요.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해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책을 읽는 것조차 버거울 수 있어요. 그래서 이 책은 삶이 평온할 때 읽어야 해요. 그래야 합리적 낙관주의를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생존 기술을 익히고 구명조끼를 챙겨야 하듯이 불완전한 세상 속에서 충만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내면의 힘을 가지려면 천천히 합리적 낙관주의 개념을 흡수하고 차근차근 기술들을 익히는 연습 과정이 필요해요. 인지행동치료를 근거로 한 합리적 낙관주의를 실천하는 기술은 작은 실천으로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네요. 삶을 바라보는 건강한 시각과 내면의 단단함으로 스스로를 더 강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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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삶을 위한 수학 - 인생의 거의 모든 문제를 푸는 네 가지 수학적 사고법
데이비드 섬프터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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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오해와 편견 때문에 거리를 둔 세월이 길어요.

서먹하고 어색한 관계인데, 최근에 조금씩 알아가면서 몰랐던 매력을 발견하고 있어요.

바로 '수학'에 대한 이야기예요. 힘들게 공부했던 기억뿐이라서 다시는 만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저만의 착각이었네요.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쓰냐고, 삶에 무슨 보탬이 되느냐고 그때는 우겼는데, 그건 수학을 몰라서 할 수 있는 얘기였네요.

《더 좋은 삶을 위한 수학》은 수학의 새로운 쓸모를 알려주는 책이네요.

이 책은 천재적인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울프럼이 스물네 살 때 작성한 논문에 등장하는 네 가지 방식의 접근법을 토대로, 저자인 데이비드 섬프터가 새롭고 실용적인 사고방식으로 확장하여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울프럼은 생물학적이든 물리적이든,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모든 과정이 자신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관찰한 네 가지 행동 범주 중 하나에 속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우리가 보고 경험하는 모든 것은 ① 안정적 시스템, ② 주기적 시스템, ③ 카오스적 시스템, ④ 복합적 시스템 (복잡계)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12p) 울프럼의 연구는 실질적 통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과학계 전반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저자는 네 가지 사고 방식을 통계적 사고, 상호작용적 사고, 카오스적 사고, 복잡계적 사고로 나누어 설명하면서 이것이 지난 100년간의 과학적 사고를 탐험하는 과정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위대한 과학자들의 머릿속, 그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특별한 기회라는 거예요. 근데 아무리 대단한 탐구라고 해도 이해하기 어렵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저자는 이 책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일화,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어요. 스물세 살이던 저자는 박사 과정 학생으로 산타페 연구소의 복잡계 여름학교 4주 프로그램을 참여했고, 그곳에서 만난 젊은 천재들과의 대화를 통해 각각의 사고 방식을 설명하고 있어요. 음, 천재가 아닌 관계로 전부 수월하게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일상적인 대화는 시트콤을 보는 느낌이었네요. 존, 리처드, 베키, 소피가 주말에 여행을 가면서 운전을 맡은 존이 구글 지도를 확인한 뒤 가장 빠른 길을 선택했는데, 리처드는 회사 동료가 금요일 오후의 교통 체증을 피해 시골길을 추천했다면서 시골길로 가자고 했어요. 하지만 존은 자신의 선택을 따랐고 교통 체증이 생기면서 말다툼이 생겼어요.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내가 뭐랬어?"라는 말과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어"라는 주장은 갈등을 일으킬 때가 많다는 것, 이럴 때 카오스적 사고는 우리에게 세상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무작위적인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네요. 물론 서로 잘났다고 자존심을 걸고 싸우면 최악인데, 이들은 카오스적 사고를 아는 만큼 현명한 선택을 하네요.

"네 말이 맞았어. 네가 말한 길이 더 나았어. 미안해."

"괜찮아. 알 수 없는 일이었잖아. 내가 추천한 시골길에도 소 한 마리가 도로를 막고 있었을 수도 있어." (261p)

살면서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자신이나 남을 탓하는 함정에 빠지기 쉬운데, 수학적 사고법을 안다면 누구를 탓하는 대신에 절대 줄어들지 않는 엔트로피를 탓할 거예요.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결코 알 수 없으니, 우리는 무엇이 잘못되었을 때 그 실수로부터 배우면 돼요.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싶다면 네 가지 수학적 사고법을 배우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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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노화 리셋 - 40이 되기 전에 느리게 나이 드는 몸을 만드는 면역 습관
이이누마 가즈시게 지음, 오시연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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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요즘 가장 핫한 건강 키워드는 '노화'인 것 같아요. 그래서 노화 속도를 늦춰 천천히 나이드는 '저속노화', '감속노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네요.

《가속 노화 리셋》은 일본 기능성면역력연구소 대표 이이누마 가즈시게 박사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의학박사로서 50여 년 동안 신체 능력, 면역 연구를 계속해 왔는데, 주변 사람들 중에 젊은 나이임에도 급속도로 쇠약해지며 빠르게 늙는 것 같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다고 해요. 현대인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위험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인체 전반에 관한 최신 정보를 널리 알리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책을 읽다가 슬그머니 겁이 나더라고요. 앗, 이것은 내 증상이랑 똑같잖아...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이미 몸속에선 가속 노화가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네요. 노화는 20세부터 시작된다고 하잖아요. 그러니 2030세대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고, 30대 이상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네요.

몸속에서 급속도로 진행되는 노화, 일반적인 노화 속도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는 가속 노화는 왜 일어나는 걸까요. 그 비밀은 면역에 있어요.

이 책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면역과 노화의 깊은 관계를 밝혀내고 있어요. 면역을 담당하는 우리 몸의 재생 시스템은 젊음을 유지하는 순환 메커니즘인데 40세가 넘어가면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던 면역 세포가 분별없이 이것저것 공격하는 참극이 벌어지는데. 이것을 의학적으로는 만성 염증이라 부르지만 여기에선 면역 폭주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일반적인 노화와 달리 체내 환경이 악화되면서 발생하는 면역 폭주는 공격 면역의 공격력이 저하되고 처리해야 할 대상(체내 노폐물)이 쌓이면서 가속 노화를 일으키는 거예요. 최근 알려진 바로는 동맥경화, 당뇨, 암과 같은 질병들 이면에 거의 확실히 면역 폭주가 존재하고, 심지어 뇌에도 영향을 미쳐 우울증이나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어요. 40대부터는 환경적인 요인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면역 시스템이 무너지기 시작해 가속 노화가 조용히 진행되는 때라서 건강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요. 면역 폭주가 무서운 이유는 소리 없이 진행된다는 점,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면역 폭주와 가속 노화가 일어나고 다양한 증상과 질병이 생기는 거예요. 면역 폭주의 정도를 확인하는 방법은 염증 수치 검사를 해야 하는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해요. 언제든지 면역 폭주를 막을 수 있지만 대책을 마련하는 시점은 빠를수록 효과적이라는 것,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예방책으로 알아둬야 할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어요. 우리 몸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면역을 담당하는 재생 시스템을 설명해주고, 가속 노화를 멈추는 방법을 알려주네요. 마지막으로 노화 시계를 되돌리는 최신 의학 정보까지, 천천히 나이드는 몸으로 리셋하는 방법을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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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벽
요로 다케시 지음, 정유진.한정선 옮김 / 노엔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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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대부분 '나를 아는 것'에 초점을 두기 마련이라, 책 제목을 봤을 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자기계발서라고만 짐작했는데, '자아'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며 진정한 자아 찾기 보다 더 중요한 것을 알려주고 있어요.

《자신의 벽》은 '자신'에 관한 책이지만 '자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책이에요.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 사회와 젊은이들을 걱정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고 저자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어요. 일본 대표적 지성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손꼽히는 요로 다케시, 1937년생 도쿄대 의대 명예교수이자 저명한 해부학자인데 본업과 별개로 70년 넘게 곤충을 관찰하고 수집해온 곤충 애호가이자 연구자라고 하네요. 2003년 『바보의 벽』은 "사람은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바보의 벽'에 갇히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으로 일본 교양신서 사상 최고판매를 기록했고, 당시 '바보의 벽'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였대요. '뇌'를 주요 화두로 삼는 요로 다케시는 전공인 해부학, 자연과학뿐 아니라 사회비평, 문예비평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담론을 제시하며 일본에서는 요로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라고 하네요.

"「자신」 이란 지도 위에서 현재의 위치를 나타내는 화살표 정도에 불과하며, 본질적으로 누구에게나 내재된 기능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 사회적으로 보아도 일본에서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개성을 살려라」, 「자신을 확립하라」는 교육은 젊은이들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해온 것은 아닐까요.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강요해 왔으니, 결과가 좋을 리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사회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요." (32p)

'진정한 나'를 '현재 위치를 가리키는 화살표'로 여긴다면 굳이 진정한 자아를 찾을 필요가 없고, 갈팡질팡 흔들려도 괜찮다는 거예요. 사회는 개인들의 집합체이므로 개인처럼 '혼네(본심)'와 '다테마에(겉치레)'가 존재하는데, 본심 즉 본질적인 부분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개성을 발휘하라"고 이야기한들 실현되지 않는다고 분석하고 있어요. 젊은이들이 길을 잃고 우왕좌왕 방황하는 것은 확신이 없기 때문이에요. 생물학적으로 나의 몸은 나만의 것이 아니고, 공생 상태의 자연 일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개인 중심의 사고방식이 확산되면서 자신을 주변으로부터 독립된 존재로 세우고 관계를 끊어버려서 문제가 생긴 거죠. 가장 원시적인 의식은 외부 환경에 대응하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것으로, 현실적인 환경 적응을 위해 뇌가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인간 의식이 진화해왔다는 것, 따라서 의식은 근본적으로 타인의 행동이나 사고를 이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자신의 몸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현대인들의 뇌는 의식만 비대해져서 현실로부터 점점 멀어져서 혼란에 빠진 것이니, 의식 밖의 것에 주목하라고, 가능한 한 자연과 접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은 매우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하지만 '정치는 현실을 움직이지 않는다', '선거는 주술이다', '리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등등 정치에 대한 소신은 일본의 특수성을 고려한 내용이기에 전적으로 동의하긴 어렵네요. 중요한 건 부딪히고, 망설이고, 도전하고, 실패하며 스스로 확신을 키워가야 한다는 거예요. 자신의 벽은 바로 자기 자신, 눈앞에 해답이 있는데 정답이라고 여기지 않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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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를 배달합니다
최하나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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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의 땀은 참으로 아름답고 멋지네요.

주인공 여울의 구슬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이야기, 《온기를 배달합니다》는 재미와 감동 그 자체네요.

이 소설은 스물여섯 살, 김여울이 부자가 되는 첫걸음으로 일반 회사 대신에 요구르트 배달원이 된 이야기예요. 대개 중년 아줌마들이 주로 하는 일이라서 20대인 여울에겐 사람들의 시선, 편견 때문에 힘들 텐데도 특유의 긍정 에너지를 뿜어내는 여울을 보면서 MZ 캔디 같더라고요. '요구르트 언니'라고 불리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오히려 인스타그램에 "#새벽출근 #공기웬일이니 #요구르트언니 "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업로드하는 것이 당당해보여서 좋았어요. 직업에 귀천이 어디 있느냐고 하지만 실상 현실에서는 안 그렇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여울의 선택과 행동이 특별하고 멋져 보인 것 같아요. 평범한 20대, 요구르트 언니 여울의 이야기가 이토록 흥미로울 줄 몰랐어요. 어쩐지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 없이 나타난다는 홍반장'을 연상시키는 인물이랄까요. 물론 홍반장처럼 모든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능력자는 아니지만 여울에겐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씨를 지녔다는 장점이 있어요. 늘 밝고 명랑하게 웃으며 사람들을 대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심성 때문에 몸은 늘 고단하지만 마음은 부자라는 것. 원래 3년 안에 1억을 모으겠다는 야무진 목표를 정했는데 요구르트 배달을 하면서 새롭게 만난 인연들 덕분에 돈 대신에 마음을 잔뜩 모으게 되는 이야기예요. 주변 사람들에게 요구르트뿐 아니라 온기를 배달하는 여울의 활약상을 보면 저절로 미소 짓게 돼요. 열심히 일하면서 흘리는 땀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지를 여울에게 배운 것 같아요. 요구르트 아줌마가 타고 다니는 전동카트, 여울은 그걸 콩콩이라고 부르는데, 평지에서는 수월하게 다니지만 경사진 길에서는 직접 밀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전동카트로 이동하는 모습만 봐서 요구르트 배달이 쉬운 줄 알았는데 경사진 산동네를 맡게 된 여울을 보면서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구나 싶었네요. 젊은 사람들은 힘든 일을 안 한다는 편견을 뒤집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는 여울의 모습이 그 자체로 감동인데, 본인의 일도 아닌데 남을 돕는 모습은 완전 천사처럼 보였어요. 각박한 세상 탓만 했는데 어딘가에 여울처럼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사람이 있다고 상상하니 기쁘더라고요. 희망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배운 것 같아요.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별건가요, 여울처럼 주변을 온기로 채우는 이들이 누군가를 살리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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