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의 수수께끼 - 흥미진진한 15가지 쟁점으로 현대에 되살아난 중국 역사
김영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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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는 중국을 왜 알아야 하는가?

사실 진지한 의미를 찾고자 이 책을 펼친 것은 아니다.

중국의 수수께끼 같은 역사가 궁금했다. 예전에 중국 국보전이란 전시회를 간 적이 있었다. 중국 역사를 잘 모르다 보니 설명을 듣지 않고는 그 가치와 의미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했다. 웅장하고 신비로운 중국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때 설명하는 분이 중국 사람들이니까 국보급 유물을 해외 전시한다고, 우리라면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했다. 물론 이송 과정도 각별히 신경 쓴다고는 하지만 파손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 말이다. 덕분에 중국 유물을 가까이 관람할 수 있었지만 국보를 돈벌이로 이용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편견이었다.

국보급 유물들이 발굴된 과정을 보면 우연히 모습을 드러내어 발굴한 것이지 일부러 발굴한 것들은 없다고 한다.

책에서도 소개된 진시황릉의 발굴문제를 보면 알 수 있다. 나 역시 어설프게 알고 있던 진시황릉 병마용갱은 마을 사람들이 봄 가뭄 때문에 우물을 파다가 처음 발견된 것으로 흙으로 빚어 만든 병사와 말이 출토되었다. 병마용갱에서 발견된 군사들이 모두 진나라 군사들인데 이들만 가리킬 때 대개 진용이라 부른다. 이것이 진시황릉 능원의 일부로 파악되어 국가적 차원의 발굴 사업이 되었다. 그들은 유적을 보호하면서 일반인 관람을 위해 유적에 돔을 씌워 박물관을 만들었다. 이들 박물관 입장료로 인한 부가가치는 엄청나서 진시황릉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지금까지 발굴된 것은 진시황릉 주변 능원이었고 진시황릉 자체는 아직 한 번도 도굴된 적 없이 잘 보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시황릉은 왜 발굴하지 않을까?

1950년대부터 엄청난 관광 수입과 그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를 고려하여 지방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발굴을 건의했다고 한다. 그 당시 발굴 계획서를 검토한 저우언라이 총리는 이렇게 지시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 일을 제대로 해낼 능력이 없으므로 후손들이 완수할 수 있게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깨어 있는 지도자의 소신 덕분에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무분별한 발굴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발굴은 영원한 파괴라는 사실을 인식한 현명한 지도자였다.

그에 비해 2007년 대한민국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누구나 문화재를 발굴할 수 있다.

어제 신문을 보니 경복궁 복원사업 일환으로 광화문 옛터를 해체 이전한다고 한다. 발굴 조사 결과 고종 시대 광화문터는 물론이고 그 아래 지하 70cm 지점에서는 경복궁 창건 당시 광화문터가 완벽한 상태로 확인됐는데 굳이 해체하여 제 3의 장소로 이전한다는 문화재청 방침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솔직히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이런 내용이 내 눈길을 끌지 못했을 것이다.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기를 바란다.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무관심 속에 우리 역사는 조금씩 해체되고 있다.

이 책은 중국을 제대로 알기 위해 15개의 주제를 통해 역사와 사회 각 방면의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타산지석이라고 했다. 우리 역사가 아닌 중국의 역사를 통해 현 시대를 통찰할 수 있는 기회다. 요즘 많이 거론되는 대운하 문제도 그들의 대운하 역사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들은 역사를 국가적인 대형 프로젝트로 만들었다. 이러한 공정은 개혁, 개방을 염두에 두고 세계사 전면에 등장한 중국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초대형 국가 정책이다.

문제는 그들의 동북공정으로 우리의 역사가 위협 받고 있다. 다행히 얼마 전 중국사회과학원은 고구려 역사를 중국사에서 빼고 기술한 중국사를 펴냈다. 그것은 현재 단군조선의 건국 연대를 사실로 인정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탐원공정이 계속 진행되는 한 우리는 안심할 수 없다.

우리 국사 교과서 연대표에는 기원전 2333년 단군 고조선 건국 이후 무려 2000년 이상이 공백으로 남겨져 있다. 국사를 배우면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다. 자칫하면 고조선 건국 연대가 중국사를 새로 쓰기 위한 증거로 쓰일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 역사의 연표를 채워넣는 작업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다.

우리의 역사가 단순히 신화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 요즘 모드라마를 통해 판타지 사극이 인기를 끌었다. 사극을 통해 역사에 관심을 갖을 수 있는 계기가 된 점은 좋았지만 너무나 판타지 요소가 강하여 사실적인 역사로 인식하기 힘들었다.

며칠 뒤면 한국을 이끌 중요한 지도자를 뽑는다. 보여지기 위한 공약이 아닌 역사 의식을 지닌 주체적이고 현명한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기원해본다.

한 권의 중국사 책을 읽으면서 우리 역사를 돌아보게 되었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통찰할 수 있는 살아 있는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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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신상담 1 (반양장)
리선샹 지음, 양성희 옮김 / 휘닉스드림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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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 소설이다.

역사적인 교훈을 생각하기에 앞서 재미가 있다.

고사성어 와신상담은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 사이의 대결과 복수를 담고 있다. 세기의 라이벌이라 할 만하다.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천은 태자 신분이고 부차는 일개 왕자였으나 서로 왕이 되어 대결하자는 약속을 한다. 아직 왕에 오르지도 못했으면서 왕위 쟁취를 다짐했다는 것이 대단하다. 어쩌면 서로 경쟁 관계가 될 것을 운명적으로 느꼈던 것인지도 모른다.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와 월나라의 관계는 약소국인 월나라가 계완 공주를 화친 목적으로 시집보내면서 표면적인 평화를 유지한다. 그러나 태자비가 된 계완 공주가 굴욕을 참지 못하고 월나라로 도망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제 1권은 월나라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약소국 월나라를 응원하게 됐다. 계완 공주가 당한 수모가 마음 아프기도 하고 태자 구천의 처지가 딱하다는 점도 한 몫을 했다. 사실 월왕 윤상은 치세에 능한 왕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적으로는 잔인한 아버지였다. 엄청 아끼고 사랑했던 계완 공주를 적국에 시집보냈고 돌아온 공주를 보호하는 척 하면서 결국엔 적의 손에 넘겼다. 또한 자신의 아들이자 태자인 구천을 쫓아내고 첩의 어린 아들을 왕위에 올리려 했으니 도가 지나치다. 태자 구천을 폐위한 이유도 계완 공주를 보호하기 위해 오나라와 맞섰기 때문이다. 약소국인 월나라가 오나라에게 대항한다면 자멸할 수도 있겠지만 계완 공주가 당한 수모를 참고 넘어 간다면 국가적인 굴욕이라 할 수 있다. 계완 공주는 시아버지인 오왕 합려에게 겁탈을 당했던 것이다. 자신의 며느리를 욕보인 합려의 행동은 옳지 못했고 도망친 며느리를 빌미로 선전포고 한 것은 비열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라비인 구천이 분노하고 오나라와 싸우고자 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오히려 아비인 윤상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자신의 딸을 희생하고 아들을 내치면서 그가 지키고자 한 것은 월나라일까, 자기 자신이었을까?

월왕 윤상과 오왕 합려는 역사적 배경이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두 주인공 구천과 부차다.

만약 지금 세상에 두 사람이 태어났다면 좋은 협력자, 친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정의와 도리를 중요시하는 모습이 너무나 닮았다. 인간적인 매력이 이야기의 흥미를 이끌어간다고 할 만큼 멋진 사람들이다.

중국 역사 속 두 영웅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속으로 어느새 빨려 들어간 느낌이다. 첫 장을 넘기면서 도저히 중간에 덮을 수 없었다. 꽤 속도감 있는 이야기다. 오나라와 월나라 간의 대결 구도 속에 태자 구천이 폐위되어 쫓겨나고 왕자 부차 역시 왕위 쟁탈전에서 밀려 나는 상황이다. 아직 왕위에 오르기에는 험난한 여정이 남아 있는 것이다.

역사는 사람의 인생처럼 고난을 극복해 가는 과정 속에 있다. 나라는 전쟁을 통해 변화를 겪고 영웅은 나라를 구하고자 목숨을 다한다.

역사 소설을 통해 바라본 영웅적인 그들의 모습이 비단 역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내게도 본받을 점이 있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역사적 인물들에게는 치열했을 삶을 단순히 재미있다고 표현한 것은 얇은 지식 탓이다. 아무래도 역사 소설의 존재 의의는 나와 같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와신상담>은 이미 지나간 역사지만 내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로 남았다.

낯선 중국 역사가 작가 리선샹을 통해 새롭고 친근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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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 - 0~6세 부모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
신의진 지음 / 갤리온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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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의 아이 심리 백과> 는 꽤 두툼한 책이다. 신생아부터 여섯 살까지의 아이 심리에 관한 다양한 내용이 실려 있다. 백과라는 제목이 없더라도 아이 심리에 관한 책이라면 당연한 두께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키울수록 그 마음을 헤아리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책 한권은 요약 정도로 느껴진다.

 이 책 한 권이면 아이의 마음을 모두 꿰뚫을 수 있다고 말 할 수는 없다. 다만 아이를 키우면서 흔히 겪게 되는 상황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서 좋다. 대부분 첫 아이를 낳게 되면 몰라서 당황할 때가 많지만 올바른 조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섣불리 육아서적을 읽고 그대로 흉내냈다가 더 힘들었다. 아이마다 기질과 성향이 다른 것은 생각지도 않고 획일적인 육아기술만을 흉내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아이가 조금씩 자라가는 모습처럼 마음, 심리도 변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렇게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의 변화에 둔감했던 것이다.

아이는 태어나서 여섯 살까지 자아의 70%가 완성된다고 한다. 아이 인생에서 너무나 중요한 시기이며 부모의 역할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유익하다. 0세부터 6세까지 알아야 할 아이의 특징을 알려주고 그 때마다 문제가 되는 상황을 짚어 주고 있다. 이 중에 대부분은 고민했고 아직도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나의 경우는 엄격한 부모를 기준으로 삼아 아이를 틀에 맞추려는 욕심이 있었다. 뜻대로 안 되면 심하게 야단치면서 예의 바른 아이로 키운다고 자부했었다. 그러나 예의 바른 것이 지나쳐 너무나 순종적인 아이로 만들고 있었다. 요즘 다행히(?) 자기 의견을 주장하며 반항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그런 모습이 낯설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지만 오히려 정상적인 발달 과정임을 알고 내심 안심했다.

좋은 부모가 되기란 너무나 힘들고 어렵다.

인생 수업 중에 부모 수업만큼 중요하면서 서툰 것이 없는 것 같다. 어떤 연습도 없이 실전에 임하기 때문이다. 부모와 아이 사이는 본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정성과 노력이 있어야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 부모의 욕심이 지나치거나 반대로 무관심하면 아이는 제대로 클 수가 없다. 부모가 되고 나니 인생관이 달라졌다. 지금의 인생 목표는 내 아이들에게 존경 받는 부모가 되는 것이다. 좋은 부모로 사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제대로 사는 길인 것 같다.

내가 낳은 아이지만 그 마음을 모르면 남과 다를 바가 없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인연인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가 행복해지려면 서로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알다가도 모를 것이 사람 마음이라지만 적어도 우리 아이 마음은 헤아릴 줄 아는 부모가 되어야겠다.

아이 마음도 몰라주면서 잘 하라고 잔소리만 했으니 애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다.

아이에게는 세상의 전부일 수도 있는 부모가 믿을 만하고 충분한 사랑을 주고 있는가?

스스로 반성하는 기회였다. 매일 반성문을 써야 할 것 같다.

 너 맨날 이럴거야.  몇 번을 말해야 알아 들어?

모두 내 자신에게 할 말들이었다.
수많은 육아서를 읽으면서도 늘 부족한 나에게 잔소리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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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을 위한 고전 강의
김재욱 지음 / 포럼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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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에 성공하고 싶다면 욕심을 버려라.

자녀를 잘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하나의 욕심인데 그 자체를 버려야 얻을 수 있다니 어찌 보면 이런 모순이 없다. 그런데 부모 된 사람이라면 대부분 이 말에 수긍할 것이다.

요즘은 한 두 명의 자녀를 키우다 보니 자녀에 대한 관심이 크고,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부모가 많다. 문제는 교육의 내용이 인성보다는 지적 능력이라는 데 있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를 잘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아이를 앉혀 놓고 가르쳐 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기분 좋게 시작했는데 어느새 언성이 높아지면서 꾸짖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이는 괜히 공부하다가 야단 맞는 꼴이 된 것이다. 아이가 특별히 둔하고 모자란 것도 아닌데 더 잘하길 바라는 욕심이 아이를 못난 아이로 만들고 있었다. 그 뒤로는 아이 공부에 간섭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 욕심이 아이를 망치는 거란 생각 때문이다.

이 책은 옛 선비들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세월은 지났지만 그 지혜로움은 변함 없고 가르침을 행하는 데 어색한 부분이 없다.

사람을 가르치는 방법은 먼저 그 사람을 헤아린 뒤에 가르쳐야 한다.

헤아림이 충분하면 가르침이 쉽게 행해지고,

헤아림이 올바르지 못하면 가르침은 헛수고가 되며 효과를 얻기도 어렵다.

-          최한기 [인정] 권 13,[측지후교]

옛 선조들은 그 사람을 가르치기 전에 그 사람을 헤아렸다고 한다. 사람마다 타고난 성향과 적성이 다른데 획일적인 가르침은 소용 없다는 의미이다. 그야말로 현명한 가르침이다.

그러나 요즘 교육은, 내용은 다양하지만 정작 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다양성은 헤아리지 않고 있으니 문제가 생기는 것같다.

자녀를 위한 사교육, 유학이 아이 스스로 원한 것이 아니라 부모의 욕심으로 선택한 것이라면 헛수고가 될 것은 자명하다. 자녀 교육을 위한 엄청난 경제적 지원, 투자를 하기에 앞서

아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아이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학원 선생님이나 담임 선생님이 아니라 바로 부모 자신이 되어야 한다.

나 스스로 반성한 부분이다.

자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행하는 가정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라면 당연히 가정 교육, 인성과 예절을 가르치는 일에 힘써야 한다. 그러려면 부모 먼저 언행을 조심하고 솔선수범 해야 한다. 그러니 부모가 되는 일은 인격 수양과 흡사하다.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고 싶다면 자녀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부모 자신이 훌륭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라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다.

나는 바담풍 하면서 아이에게 바람풍 하라고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모든 부모가 훌륭한 사람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좋은 부모가 될 길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경력이라는 벼슬을 지낸 우언겸은) 자제를 가르칠 때 윤리를 우선으로 삼았다.

평소에 집안을 청소하고 어른에게 응대하는 예절을 반드시 자제에게 행하도록 했다.

어떤 사람이 그것이 학업을 방해하지 않을까 의심하자 공이 말했다.

이것은 기본적인 일이다. 이런 것도 모르면서 글은 읽어서 무엇하겠는가?

                              - 유성룡, [서애집] 권 19, [의인부경력우공갈명]

아이에게  바른 마음 자세와 생활 습관을 익히게 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아무리 공부를 시키고 똑똑한 아이로 키운다 한들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고 자기 일을 스스로 못한다면, 제대로 교육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삶에 있어서 기본에 충실하다면 흔들림이 없다.

자녀 교육에 있어서 불필요한 욕심은 남들보다 똑똑하고 뛰어나게 키우려는 것이고,

필요한 욕심은 인간다움, 인과 예를 몸에 익히게 하는 것이다. 결국 자녀의 인생은 스스로 만드는 것인데 부모가 욕심 부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올바른 안내 표지판이 되어야 한다.

옛 성현의 가르침은 지혜로운 부모의 마음을 닮은 듯 자상하며 엄격하다. 좋은 말씀을 마음에 담아 좋은 부모가 되고자 힘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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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주는 그림 
크리스토프 앙드레 지음, 함정임.박형섭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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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유난히 하늘이 청명했다. 어제까지 태풍으로 어두웠던 하늘이 오늘은 더 맑고 파랗게 느껴졌다. 유난히 비가 많았던 여름을 지나 가을에 접어들었다. 흐린 날을 지나는 동안 누구나 맑은 하늘을 그리워한다. 마치 간절히 바라던 선물을 받은 것처럼 맑게 개인 하늘이 반가웠다.



이 책은 그런 반가운 느낌이었다. 저자인 크리스토프 앙드레는 정신의학자로 예술을 통한 치유법을 연구한 분이다. 그는 예술 작품인 그림 스물 다섯 편을 통해 행복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림은 우리의 인생을 비유하듯 행복의 아침, 점심, 저녁, 밤, 새벽 그리고 비상으로 나누어 보여준다. 자연의 순리를 깨달은 사람만이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안다고 할 것이다. 저자는 그림을 통해 행복을 전해주는 행복 큐레이터라 할 수 있다.



평소에 볼 기회가 적은 명화들을 보면서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즐거운 일이었다. 책의 속표지를 장식한 그림은 빈센트 반 고흐의 꽃 핀 편도나무가지이다. 이 그림은 동생 테오의 아들인 자신의 조카를 위해 그린 것이라고 한다. 막 피어난 하얀 꽃들이 삶의 기쁨, 창조에 대한 경탄을 말하는 듯하다. 예술가들은 자연 속에서 남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아름다움, 특별함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 우리는 그들의 작품 속에서 새롭게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행복은 그와 같은 발견이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행복은 늘 그곳에 있었다. 자연은 이미 말해주고 있다. 낮과 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처럼 우리 인생은 행복과 불행이 교차한다. 그래서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에 사는 것이다. 삶의 작고 큰 어려움, 시련 속에서도 우리를 살 수 있게 하는 힘이 행복 안에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불안증과 무기력증,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질환들은 행복의 본질을 모르기 때문에 생긴다고 볼 수 있다. 물질적인 소유처럼 행복을 소유하려 하기 때문에 절망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우리의 삶은 슬픔과 맞닿아 있다. 우리 삶의 목적지는 죽음을 향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행복과 슬픔은 하나의 감정이다. 모든 감정은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사라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의식없이 행복할 수 없다. 행복은 그것을 의식하고 커지도록 도와주는 것, 또 그것의 덧없이 사라지는 특성을 의식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행복하기 위해 어떻게 하라는 조언을 하지 않는다. 행복의 본질, 행복이 무엇인지를 그림을 통해 보여줄 뿐이다. 누가 우리에게 행복을 보여줄 것인가? 자연을 통해서, 예술 작품을 통해서, 우리가 보고자 한다면 작은 들꽃에서도 볼 수 있다. 그것을 보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다. 행복은 소박한 실천에서 시작된다. 행복은 지식이 아닌 행동이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이었나?



더 크고 넓은 집, 멋진 차와 같은 물질적인 풍요로움에 머무르지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행복을 원하면서 정작 행복이 무엇인지 잊고 있었다. 우리가 겪는 시련과 고통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도록 놔둬서는 안된다. 불행에 맞서야 한다. 많은 예술가들이 현실에서는 불행한 삶을 살았다. 세인들의 눈에는 불행했던 삶 속에서 아름답고 찬란한 작품을 만들어낸 힘은 행복을 향한 열정에 있다. 작품을 통한 행복의 절정을 맞보기 위해 오히려 행복과 멀어진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현실의 고독과 고뇌가 더욱 행복을 절실하게 표현하도록 만든 것일 수도 있다. 행복을 주는 그림 중에 예전부터 좋아하던 그림이 있다.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란 작품인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별빛의 일렁임이 행복하게 춤추는 느낌이 든다.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이렇게 썼다.



나는 그림을 통해 음악처럼 뭔가 위안이 되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알 수 없는 영원, 지난 날 후광으로 상징되었던 영원과 함께 남자와 여자를 그리고 싶었다. 우리는 빛의 울림이나 떨림을 통해 색조를 찾을 수 있다.



비록 반 고흐는 자신의 삶에서 고립되고 소외된 불행을 겪었지만 동생에게 보낸 편지처럼 자신의 작품을 통해 구원과 소통을 원했다. 자기만의 행복이 아닌 세상을 향한 행복의 나눔을 실천한 것이다.
<행복을 주는 그림>은 잊고 있던 행복의 본질과 몰랐던 예술 작품을 만나게 해주었다. 그림이 주는 행복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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