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 엄마의 알파걸 육아기
나귀옥 지음 / 루덴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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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끌렸다. 예전에 캥거루 엄마 치료법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캥거루 엄마 치료법은 콜롬비아의 한 병원, 미숙아 집중치료실에서 시작된 치료법이다. 미숙아를 인큐베이터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따스한 가슴에 엎드리게 하여 심장 소리를 들려주고 피부 접촉을 해주는 것이다. 그냥 인큐베이터 안에서만 치료 받는 미숙아보다 치료속도나 성장이 빨랐다고 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아픈 미숙아를 살 수 있게 하는 힘은 바로 엄마의 사랑이다. 현대 의료기술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대체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이다. 이런 치료법을 알게 되고 손을 잡거나 포옹하는 등의 사랑 표현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늦깎이 엄마다. 딸 유리를 키우면서 캥거루 요법을 실제 체험했고 그 효과를 봤다. 하지만 까다롭고 예민한 첫 아이 유리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런 자신의 실제 경험을 통해 신생아 시기부터 현재 여섯 살까지의 육아경험담을 이야기하고 있다.

신생아 양육, 사회성과 성 정체성, 정서, 생활 습관, 양육과 훈육, 언어와 수, 유아기의 교육, 독립하는 유아에 대해 경험과 이론을 알려 준다. 초보 엄마들에게 시기별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다.

그러나 정말 내게 도움이 된 것은 전문가라고 해서 엄마가 되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로서 겪는 수많은 경험들이 행복을 주기도 하지만 때론 좌절감을 느끼게 한다.  , 난 엄마 자격이 없나? 잘 키우고 싶은데 모르는 것이 많아서 그런 건가?

육아에 관한 지식이 부족해서 힘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육아상식과 전문지식이 아이를 잘 키우는 최선이 아니란 것을 조금씩 알게 됐다.

물론 아는 것이 많은 도움을 주고,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육아서에 적힌 정보가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사랑이었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 캥거루 요법을 만든 것처럼 사랑이 최고의 육아법인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난다고 해서 저절로 사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분명 내 안에 있을 때는 그토록 친밀했는데 세상에 나오면 첫 대면부터 어색하고 낯선 느낌이 든다. 그런 느낌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모성애는 본능이 아니고 발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따스한 손길로 만져주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사랑을 키워나가게 되는 것이다.

아이는 누구나 특별한 존재다. 생김새가 다르듯이 타고난 기질도 다르다. 저자는 자신의 아이가 까다롭고 예민한 기질을 가졌기 때문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어떻게 잘 크고 있는지를 이야기해준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이 키우는 모습은 다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이야기에 공감했고 이미 경험한 내용들을 떠올리며 웃음이 났다.

힘들었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고개가 절로 흔들어지지만 지금 곁에서 밝게 웃는 아이들을 보면 그런 시기도 추억으로 느껴진다.

<캥거루 엄마의 알파걸 육아기>는 편안한 옆집 엄마와 이야기를 나눈 느낌이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그것이 엄마의 자격이며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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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마커스 - 인생에 힘이 되는 사람을 얻는 지혜
잭 마이릭 지음, 이민주 옮김 / 토네이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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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잔잔한 인생 이야기가 실려 있다.

누구보다 멋진 인생의 성공을 위해서 남들보다 앞서길 바라는 사람에게는 다른 책을 권하고 싶다. 주위 사람들을 자신이 이겨야 될 경쟁자로 여기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이 책은 성공에 대한 충고는 없다. 대신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을 이야기한다.

<눈사람 마커스>는 나에게 묻는다.

당신은 행복한 눈사람입니까?

행복하냐고 묻는 건 알겠는데, 눈사람은 뭐지? 라고 처음엔 생각했다.

한겨울 눈사람 둘이 있다. 둘 다 똑 같은 눈사람처럼 보이지만 한 눈사람은 외로웠고 또 한 눈사람은 행복했다. 이유가 뭘까? 하나는 사람들 곁에 있어 따뜻한 눈사람, 다른 하나는 사람이 모두 떠난 후 외롭게 남아 있는 차가운 눈사람이다.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곁에 힘이 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새봄이 오면 녹아 없어지는 눈사람처럼 우리 인생도 유한하다. 똑 같은 인생의 시간을 살지만 각자 행복의 정도는 다를 것이다.

사람마다 성공의 기준은 다를 것이다. 부와 명예, 그 밖에 인생의 가치관에 따라 개인의 만족도 다른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행복한가?이다.

우리가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언제나 곁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함께 인생의 길을 걷고 싶은 사람들.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배를 만드는 마커스는 우연히 바나바스라는 지혜로운 스승을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마커스라는 사람은 성실하게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를 향해 일해왔다. 어쩌면 스스로를 성공한 사람이라고 자부심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그랬던 그에게 대규모 선박 제의가 들어온다. 정해진 기한 내에 완성하면 엄청난 부와 명성을 얻지만 실패하면 이제까지 이룬 것들을 모두 잃을 수도 있는 모험이다. 그러나 3년 만에 내린 폭설과 인력부족으로 위기를 맞는다. 이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자기 안에 갇혀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는 실수를 하곤 한다. 성공이란 개념을 지극히 개인적인 만족으로 바라보면 결코 이룰 수 없는데도 말이다. 욕망은 끝이 없고 만족하기란 쉽지 않다. 마커스도 열심히 성공을 향해 노력했지만 주위에 사람들은 점점 그를 떠나갔다. 그에게 성공은 자신을 위한 것이었고 주위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 필요한 존재였다. 돈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더 많은 돈을 주는 곳으로 떠날 것이다.

현대인들의 고민도 이 속에 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어느 곳이든 취직하려고 애쓰지만 직원을 한낱 부품 정도로 생각하는 회사에서는 견디기 힘들다.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하면서 언제든 사표 쓸 마음을 지닌다면 그 회사는 어떻게 될 것인가. 물론 극단적으로 몇몇 직원이 그만 둔다고 망하는 회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을 중시하지 않는 회사는 오래 갈 수 없다.

마커스에게 부족한 것은 일할 직원이 아니라 마음을 다하는 진심이다.

마커스, 당신은 새로운 사람을 찾는 데 몰두하기보다는 지금 당신이 있는 곳,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일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이 말은 우리 인생 전반에 명심해야 할 지혜다. 현재 상황을 불평하기 보다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나 자신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진심이다. 내가 변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마음을 다하라, 그러면 참된 마음을 얻으리니.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여지는 성공이 아니다.

진정한 사람을 얻는 것, 그것이야말로 행복한 눈사람이 되는 길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7가지의 지혜를, 이 책을 통해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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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부츠
사와무라 린 지음, 김소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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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부츠>란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거나 또는 착실하고 품행이 바른 사람을 말한다.

작가의 말대로 성실하고 소박한 다수의 보통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한 여섯 가지의 이야기다.

평범한 보통 사람의 기준은 뭘까?

모르겠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특별하지도 않지만 평범한 것 같지도 않다.

그러나 읽는 사람을 끌어 당기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일단 보기에는 평범한 사람의 특별한 속마음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누군가의 마음이 유리 속에 비친 듯 빤히 들여다보이는데 뭔가 눈길을 뗄 수 없는 그런 느낌이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또 다른 나를 발견한 당혹함이랄까.

특히 <유사시>와 <매리지 블루, 마린 그레이>에 나오는 주인공의 심리 묘사는 감탄할 정도다. 일상에서 느끼는 알 수 없는 불안감, 강박증 등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도 솔직히 말하기가 힘들다. 속내를 털어놓아도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걱정스러운 관심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정신 상담을 받을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지만 그 기준은 매우 주관적임 - 혼자 나름의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자신을 위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보이는 것만으로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인 것 같다.

사와무라 린.

처음 만나는 작가지만 매력적이다. 남들보다 특별히 예민한 안테나를 지녔다. 그것도 내 주파수와 잘 맞아 마음에 든다. 우리는 흔히 지나쳐버릴 일상들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누구나 가끔은 일탈을 꿈꾼다. 혹은 일탈의 짜릿함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실린 단편은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여기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성실함에 성원을 보내는 심정으로 썼다고 한다. 비록 모범적이며 사회 본보기가 될 만한 모습은 아닐지라도 그런 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 후기 역시 인상적이다.

 “ 소박하고 성실한 주인공만 나와야 할 이 책에 어떤 의도적인 과실에 따라 딱 한 편 ‘성실하고 좋은 사람’의 가면을 쓴 비상식적인 범죄자가 주인공으로 섞여 있습니다. 무심코 읽어 넘기다 보면 현명한 독자 여러분의 성실함과 비상식을 식별하는 능력을 해칠 염려가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마지막까지 세심하게 배려하는 점도 호감이 간다. 작가 자신이 바로 소박하고 성실한 주인공이기에 이런 멋진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뻔한 내용일수도 있지만 반전이 있는 결말이나 미묘한 심리 묘사까지 잘 표현하여 읽는 이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작가의 데뷔작은 판타지 소설이라고 한다. 어쩐지 평범한 일상에 마법 같은 뭔가가 있는 것 같다.

<맥이 꾼 꿈>에서 나오는 은 중국 상상의 동물로 코는 코끼리, 눈은 코뿔소, 꼬리는 소, 다리는 호랑이에 몸체는 곰과 닮았으며 인간의 악몽을 먹는다고 한다. 인간의 상상은 대단한 것이다. 실제 악몽을 먹어주는 맥이 있다면 매일 멋진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현실 속에 판타지를 꿈꾸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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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유혹자
올리버 쿤 지음, 김태성 옮김 / 새론p&b(리얼북)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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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완벽한 유혹자가 되길 원하는 남자들을 위한 교재라고 할 수 있다.

즉 사교 전문가 혹은 유혹 기술사가 되고 싶은 남자들은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우연히 <유혹 기술사>라는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유혹의 기술을 알게 되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유혹의 대가들이 검증한 유혹 전략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이 흔해빠진 연애 기술서는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여자는 그렇게 단순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보다 고상한 인간 상호간의 의사소통을 다루고 있다. 필요한 말 이외에는 말주변이 없는 남자들에게 멋진 연애란 확률 낮은 복권 당첨과 같다. 연애 한 번 못하는 지루한 삶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선 마음 가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역사적인 바람둥이들에게 중요한 건 외모가 아닌 세 치 혀이다. 남자들에게 멋진 이성의 기준은 명확하다. 예쁘고 날씬하면 된다. 그러나 여자들에게 남자의 외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미녀를 차지하는 남자는 잘생긴 남자가 아니라 미녀의 마음을 움직인 남자다.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고 말해야 되는지 나와 있는 방법들을 보니 여자인 내가 봐도 호감이 가는 부분이 있다. 그만큼 여자의 심리를 잘 파악한 전략적 치밀함이 느껴진다.

예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술사 데이비드 커퍼필드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에게 왜 마술을 하게 됐냐고 물었더니 아름답고 멋진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였다고 했다. 실제로 여자들은 환상적인 마술을 좋아하고 마술사에게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결국 완벽한 유혹자는 언어의 마술사인 것이다.

완벽한 작업의 기초 단계에서 갖추어야 할 태도는 정직성, 독창성, 카리스마, 유혹적인 감정의 유발이다.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뻔한 거짓말과 허풍은 용납되지 않는다. 남녀 간의 의사소통에서 가장 기본은 정직한 태도다. 여자들은 상대방이 진실을 말하는 지를 알아내는 뛰어난 직감을 지녔기 때문이다. 유혹자는 진정으로 원하는 대상을 향해 작업을 하고 상대방 스스로가 선택하게 만든다. 마치 미끼를 던져놓고 잡히기를 바라는 강태공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단 낚싯대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쉽게 안 잡힌다고 실망하지 않고 올바른 장소에 적절한 미끼를 준비하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유혹의 기술들을 단계별로 접하면서 우려되는 점이 있다.

작업의 선구자였던 엘비스 프레스톤 킹은 이렇게 말했다.

옥시토신을 조심해!

그건 끔찍한 거야. 뇌에서 분비돼서 한 여자를 사랑하게 만들거든. 유일하게 한 여자만 말이야.

***옥시토신 :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출산 시에는 자궁수축과 젖의 분비를 촉진시키지만, 평상시에는 사랑의 묘약으로 작용하며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인생은 짧다. 마음껏 즐기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진정한 행복은 송두리째 버릴 것인가? 정말로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일이 끔찍하다고 생각하는가?

저자는 이 책이 단순한 연애 기술서 내지 작업 지침서가 아니라고 거듭 말했지만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 지는 현명한 독자의 몫일 것이다.

<완벽한 유혹자>는 확실히 매력적인 존재다. 유혹할 것인가, 당할 것인가.
어떤 경우든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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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호수의 비밀
로버트 서덜랜드 지음, 박영민 옮김 / 세용출판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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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랑은 무엇일까?

가장 어렵고 힘든 순간 곁에 있어주는 것, 그리고 어떤 상황이든 믿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삶에서 가장 강력한 힘의 원천은 가족이다.

추운 겨울이 되면 따뜻한 곳으로 옹기종기 모이듯이 가족에 대한 마음도 더 간절해지고 많아지는 것 같다.

윌 마틴은 14살의 소년이다. 아버지 제임스 마틴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재판에서 교수형 평결을 받는다. 집행까지 삼 주, 그리고 이제 일주일도 안 남았다. 망연자실한 누나 사라에게 윌은 말한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진범을 찾아 떠나겠다고 말이다.

아버지에게 들은 유일한 단서는 올드 클루티를 찾아라는 것이다.

윌의 모험은 도전이다. 오로지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서 구해야겠다는 절박함 속에 확고한 의지를 느끼게 해준다.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악마 호수의 비밀은 무엇일까?

일반적인 추리 소설과는 전혀 다르다. 윌은 전문적인 탐정이 아닌 평범한 소년이다. 그가 범인을 잡겠다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한 일이다. 그렇지만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믿음은 그 모든 결점들을 극복하게 해준다. 두들기는 자만이 문을 열 수 있는 것이다.

범인을 추적하는 윌이 너무나 불리한 조건을 가진 약자 입장이면서도 범인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진부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하고 선량한 사람에게는 도움의 손길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윌은 어리지만 호감이 가는 멋진 소년이다.

누구라도 윌을 만나 그의 처지를 듣는다면 안 도울 수 없을 것이다. 아버지는 무죄라는 강한 믿음이 범인을 찾게 만든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만약 윌이 억울한 판결에 대해 포기하고 슬퍼하기만 했다면 아버지와는 영원히 이별했을 것이다. 누나 사라는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다행히 윌은 행동했다. 막연하지만 강력한 믿음으로 아버지를 구했다.

과학적인 범인 추적과는 거리가 있지만 윌의 모험이란 점에서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어릴 적 즐겨 보던 허클베리 핀이 떠올랐다. 읽으면서 범인이 누군지 통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러나 적어도 윌과 친구가 된 토드와 타비샤는 아니란 것이 확실하다. 그 또래 친구들은 장난은 심해도 우정을 나누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 어쩌면 어른들보다 현명한 건지도 모른다. 누구를 믿어야 할지를 확실히 알고 있으니 말이다.

흔한 추리 소설의 범인은 예상치 못했던 약자거나 선량해보이는 사람일 때가 많다. 어른의 세계는 복잡하다. 선량함을 위장한 나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누굴 믿어야 할 지를 몰라 대부분 불신감이 커지게 된다. 의심하는 마음은 혼탁해진 물과 같다. 제대로 볼 수 없게 되어 올바른 판단을 하기 힘들다.

다행히 우리의 윌은 믿음이 강한 친구다. 믿음으로 태산도 옮긴다더니 결국 해낼 줄 알았다.

윌에게는 위험천만한 모험이었지만 사랑하는 아버지를 구했으니 이보다 더 멋진 경험은 없을 것이다. 보호 받던 어린 소년이 늠름한 청년이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삶의 고난은 때론 성숙을 위한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또한 가족의 사랑은 고난 속에 더욱 빛을 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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