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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왜 싸우는가?
김영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근래에 <망고 한 조각>이란 책을 읽으면서 세계 분쟁 지역 중 하나인 시에라리온이란 나라를 알게 되었다. 한 소녀가 내전으로 인해 손목이 잘리고 고통을 겪는 이야기를 통해 단편적으로 알게 된 것이지 구체적인 분쟁 상황은 잘 알지 못했다. 도대체 왜 전쟁은 멈추지 않는 것일까? 세계 분쟁 지역의 속사정은 자세히 모르지만 이유는 한 가지일 것이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독선에서 비롯된 비극이다.
<세계는 왜 싸우는가?>는 10여 년간 세계 분쟁 지역을 취재해 온 김영미 PD가 자신의 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분쟁 지역에 속하는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동티모르, 체첸, 카슈미르, 쿠르드족, 이라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콜롬비아, 미얀마가 어떻게 싸움터가 되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아이들이 싸우면 야단치며 말리겠지만 이미 분쟁이 끊이지 않는 나라들은 어디서부터 갈등의 고리를 끊어야할지 모르겠다. 국제평화를 위해 나선다는 미국조차 결국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의 분쟁을 이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파견된 군인들 역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이들로 참혹한 전쟁의 희생양이다. 그 중에서 가장 큰 희생자는 분쟁 지역의 아이들이 아닐까 싶다. 국가, 종교,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전쟁이 벌어지는 그 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밝고 순수한 동심을 잃고 오로지 적에 대한 증오와 복수만을 배우며 자란다. 어린 아이들 손에 총을 쥐어주는 현실과 여성에 대한 오래된 핍박을 보면서 마음이 무척 아프다. 전쟁의 승자는 없고 고통받는 사람들만 남아 있다. 그런데도 분쟁은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오랜 세월 식민지로 고통받아온 동티모르는 네덜란드와 포르투갈의 이권다툼 때문에 동티모르와 서티모르로 나뉜 것을 보면서 우리의 분단 현실을 떠올리게 된다. 19세기 말에 영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하여 아프가니스탄 지역과 파키스탄 지역을 구분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금을 그었고 지금의 국경선이 된다. 그 국경선을 듀랜드 라인이라고 부르는데 이때문에 국경지역에 거주하던 파슈툰족은 양쪽 어느 나라에도 속할 수 없는 부족민이 된다. 독립을 위한 투쟁이 실패하여 주변국에게 시달리는 약소국들의 모습은 남의 일 같지 않다. 소개된 나라들 중에 어느 한 곳, 불행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
남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분쟁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뭘까?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한 때는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았으며 경제적으로 안정된지 얼마되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가 도와야 할 때다. 생명은 소중하며 세계는 하나다. 전쟁에 승리하려고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구 종말이 올지도 모른다. 우리의 작은 도움이 모여 생명을 살리고 세계평화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면 적극 참여해야겠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서 의미있는 삶을 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