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천자문 경제원정대 1 - 가정경제, 손오공의 경제 대모험 출발! 마법천자문 경제원정대 1
다락 글, 윤창원 그림, 윤기호 감수 / 아울북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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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마법천자문의 위력은 대단하다. 아이가 무척 좋아하는 마법천자문 시리즈로 한자뿐 아니라 경제 공부까지 할 수 있다니 신기하다. <경제원정대 1>는 천상계에 살던 손오공이 함부로 한자마법을 사용하여 자연계가 혼란에 빠지고 화가 난 옥황상제는 손오공을 인간계로 내쫓는다. 손오공이 한자마법을 쓸 때마다 자연자원이 사라졌는데 정작 손오공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손오공의 잘못은 경제 관념이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다. 그래서 손오공이 다시 천상계에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은 경제의 참뜻을 깨달아야 한다. 하지만 인간계로 내려올 때 천상계의 모든 기억이 사라진 손오공은 피자가게의 양아들로 경제 관념이라고는 전혀 없다. 결국 손오공을 돕기 위해 삼장이 인간계로 내려온다. 얼결에 쫓아오는 옥동자가 실수할 것을 염려한 삼장은 옥동자의 기억을 사라지게 만든다. 옥황상제에게 맞서는 아수라는 라미아와 3인방을 인간계로 보내 손오공의 임무를 방해하도록 시킨다.

인간계에서 손오공의 오공피자가게와 라미아의 라미피자가게의 경쟁이 시작된다. 맛좋은 피자를 만드는 오공피자가 라미피자에게 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이 바로 시장경쟁이다. 손오공은 어떻게 라미피자를 이길 수 있을까?

줄거리도 재미있고 경제 공부도 할 수 있으니 참 좋다. <경제원정대 1>은 가정경제에 관한 내용이다. 손오공이 부모님을 도와 피자가게를 살리는 일에 앞장서면서 서서히 경제 관념이 생기게 된다. 마치 우리 아이들이 철드는 모습처럼 손오공이 기특하다.

요즘 우리 아이가 용돈을 달라고 조른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뽑기 장난감 때문이다. 다른 애들은 용돈을 받아서 마음대로 물건을 사니까 부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돈을 제대로 관리하는 법을 모르는 아이에게 용돈을 주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아서 미루고 있다. 이 책에서도 철부지 손오공이 용돈을 몽땅 다 쓰는 것을 삼장이 옆에서 관리해준다. 경제 관념없이 용돈을 받으면 우선 저축을 하고 나머지로 필요한 것만 사도록 알려준다. 용돈을 받다보면 돈의 소중함을 잘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갖고 싶은 물건을 사는데 전부 써버리는 경우가 많다. 처음 용돈을 받는 초등학생 때부터 용돈 관리를 잘 하는 것이 현명한 경제습관을 기르는 방법이다. 우리 아이에게 경제 관념을 키워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는데 <마법천자문 경제원정대> 덕분에 도움이 된 것 같다. 특히 부록으로 워크북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 내용과 연계되어 경제 개념을 설명해준다. 경제에 관한 한자나 영어로 된 개념을 핵심어만 골라놓은 부록책이라서 미니사전이라 할 수 있다. 원래 책은 재미위주로 보기 때문에 부족한 경제관련 지식을 부록으로 배울 수 있다.

이 책 덕분에 아이와 함께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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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과 함께하는 송알송알 동시 논술 - 생각이 열리는 동시집
윤동주 시, 이상미 엮음, 박지훈 그림 / 초록우체통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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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은 어렵다?

솔직히 논술이 대입에 적용되기 전에는 논술의 중요성을 잘 알지 못했다. 아예 논술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었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를 보면 읽기, 듣기·말하기, 쓰기로 나뉘어져 있다. 이미 논술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막연히 논술을 하라고 하면 어렵겠지만 논술이란 초등학교 1학년부터 배우는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어떤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쓰는 것이 논술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를 보니 글쓰기 자체를 많이 어려워하는 것 같다.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쓰면 되는데 뭐가 어렵나 싶었는데 글쓰기 자체를 못한다기 보다는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했던 모양이다. 

동시 논술?

동시는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 같다. 그래서 동시를 읽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즐겁고 편안해진다. 이 책은 논술을 잘 하기 위한 비법책은 아니다. 동시 논술이란 제목이 왠지 낯설다면 그냥 '동시와 함께 놀기'로 바꿔도 좋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생각이 열리는 동시집>이란 소제목이 보인다. 가끔 아이에게 동시집이나 시집을 읽어준 적은 있지만 한 편의 시를 놓고 깊게 이야기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동시를 읽으면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 중 한 분인 윤동주 시인을 만날 수 있다. 딱딱한 국어 수업이 아닌 정말 윤동주 시인을 만난 것처럼 친근해서 좋다. 책의 구성은 윤동주 시인의 동시를 읽은 후에 느낌이나 생각 말하기, 다른 시 감상하기, 내 맘대로 동시 쓰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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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p)

 

호주머니

               윤동주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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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p)

[송알송알 동시]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보세요. 무엇이 들어 있나요? 아무것도 없다고요? 무엇이 있으면 좋을까요?

 

어, 그런데 작은 동전이 하나 있었네요.

주머니 속에서 동전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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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 감상하기]에서는 또래 친구들의 동시와 다른 시인의 시가 나와 있다.  같은 주제라도 사람마다 마음을 표현하는 글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내 맘대로 동시]에서는 만약 나라면 어떤 생각이나 느낌인지 적어보고 내 마음을 동시로 표현해볼 수 있다. 무작정 동시를 쓰라고 하면 힘들겠지만 다양한 시들을 읽어보고 여러가지 질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찾아가다보면 저절로 한 편의 동시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동시를 통해서 저절로 생각이 커져갈 것 같다. 책의 말미에는 윤동주 시인의 생애와 시 세계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다. 한 권의 책 속에서 동시도 읽고, 논술도 익히고, 윤동주 시인도 만날 수 있으니 일석삼조다. 추가로 윤동주 시인의 다른 시 4편이 나와있는데 그 중 <내일은 없다>와 <서시>는 아이도 좋아하는 시라서 더욱 반갑다. 윤동주 시인의 시들은 한결같이 순수하고 섬세한 감정 표현이 아름답다. 이 책과 함께 윤동주 시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마음을 열면 생각이 열린다. 논술이나 시 감상은 어렵다고 여기는 친구들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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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같이 좋은 선물 -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 이야기
박 불케리아 지음, 윤진호 정리 / 예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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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소년의 집>은 엄마, 아빠에게 버려지거나 경제적인 사정으로 부모와 함께 살 수 없는 아이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런데 그 곳 아이들이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했다고 한다. 클래식을 전공한 사람들도 감히 오르기 힘들다는 카네기홀에서 멋지게 공연을 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여 이 책을 읽게 됐다. 아무래도 방송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그들의 이야기가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그들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으니 말이다. 덕분에 책을 통해 좀더 자세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2년에는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은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알로이시오 관현악단), 바로 합주부 담당 수녀님이 들려준 이야기를 <말아톤>,<마이파더>의 시나리오 작가분이 다듬은 것이다. 책 제목 <너같이 좋은 선물>은 수녀님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슈퍼주니어의 [너 같은 사람 또 없어]라는 노래 가사 중에 "~너같이 좋은 사람, 너같이 좋은 마음, 너같이 좋은 선물~"에서 따온 것이다. 수녀님은 아이들에게, 내 인생에 너같이 좋은 선물은 또 없었노라고 말씀하신다. 40년간 한결같이 아이들 곁을 지켜온 수녀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우선 이 책을 읽기 전에 크게 오해했던 부분이 있다. 부산 소년의 집 아이들은 모두가 오케스트라 단원인 줄 알았다. 그리고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도 쉽게 배우기 힘든 클래식을 어릴 때부터 배우니까 당연히 대학도 클래식 전공을 하여 전문음악인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들은 기계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졸업하면 바로 취업하여 홀로서기를 한다. 간혹 음악적 재능이 특출한 경우는 음대 진학을 하지만 입학의 즐거움은 잠시뿐이고 경제적인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졸업 후에는 더 이상 수녀님들의 도움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스스로 해결하려다가 결국은 음악을 포기하고 취업전선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카네기홀에서 공연한 것은 남들이 보기에는 화려하고 멋져보이지만 그 속내는 안타깝다. 졸업생들 중에는 공연준비를 위해 연주 연습을 하고 카네기홀에 서기까지 시간을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 둔 경우도 꽤 있어서 엄청난 희생을 감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이 무대에 선 이유는 카네기홀이라는 멋진 무대에 서고 싶어서가 아니라 부산 소년의 집 출신으로서의 도리 때문이었다. 재학생들도 수많은 연주회를 위해서 공부할 시간, 잠 잘 시간을 쪼개가며 연습한다. 음악을 전공할 것도 아닌데 하루에도 몇 시간씩 연습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취업을 앞두고 공연때문에 좋은 취업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는 좀 너무하다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들의 상황이 어쩔 수 없으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편안하게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며 클래식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아픔이 전해진다.

특히나 대성이의 이야기는 너무 마음이 아프다. 동화 <성냥팔이 소녀>를 읽을 때의 슬픔이랄까. 엄마수녀님의 심정도 여느 엄마의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마다 관심과 애정을 주고 싶어도 몇 백 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입장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대성이의 사연은 수녀님 입장에서도 가장 충격적이고 슬픈 일이겠지만 이 책을 읽는 내게도 큰 충격이었다.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다. 혈연의 가족뿐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가족, 우리도 그들에게 가족이 될 수 있다. 그래야 이 세상이 좀더 살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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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The Power
론다 번 지음, 하윤숙 옮김 / 살림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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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의 기적은 이루어졌는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이유는 뭘까?

이 책은 <시크릿>의 후속작 <파워>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가장 위대한 힘은 '사랑'이다. '사랑'이 끌어당기는 힘이다. 우리의 삶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놀랍고 강력한 에너지는 '사랑'이다. 어쩌면 너무도 뻔한 얘기일 수 있다. <시크릿>을 읽었던 사람에게는 반복되는 내용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크릿>을 읽고도 삶의 기적이 없었다면 <파워>를 읽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사랑'을 제대로 알고 느낄 수 있어야 우리 삶에서 기적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이다. 평범한 진리가 가장 놀라운 기적을 만든다.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강력하게 끌렸다. 지금 이 순간, 내게 꼭 필요한 메시지가 바로 <파워>였다. <시크릿>을 읽으면서 흥분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내 삶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무릇 사람이 팔자를 바꾸려면 자신의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습관을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타고난 팔자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방법을 알고 있어도 그 방법을 실천하지 않으면 내 것이 될 수 없다. <시크릿>은 내게 그저 먹음직스러운 그림의 떡이었다. 군침만 삼키고 말았다. 정말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양식이 될 거라는 믿음이 부족했던 것 같다.  <파워>를 읽으면서 내 삶을 돌아보니 내 안의 부정적인 생각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또한 그것들이 내 삶을 어떻게 좀먹었는지 알 것 같다. 평온한 순간에는 얼마든지 즐거운 마음으로 지내겠지만 조금이라도 힘들고 괴로운 순간이 되면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를 옭아매는 느낌이 든다. '넌 안돼.', '결국 이것밖에 안 되는구나.', '어쩔 수 없어.', '한심하다'......

결국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나'였다. 행복하기를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 자신이 행복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파워>는 이런 나의 부정적인 것들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부정적인 것을 억지로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내 안의 감정을 좋은 상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즉 원하는 일에 사랑을 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원래 습관대로라면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그 일에 집착하는 편이다. 하지만 <파워>의 조언을 따르자면 기분 나쁜 상황은 그냥 놔두고 나를 기쁘고 즐겁게 하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행복을 위해서는 나의 지나친 진지함과 심각함은 버려야 될 것 같다. 

"삶은 원래 재미있다."라는 책의 구절을 보면서 그동안의 나는, 삶을 너무 재미없게 살았구나 싶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상상하면서 느끼는 것이 현실이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내 삶은 너무 심각하고 진지해서 재미가 없었다. 심각한 태도가 내 삶에 심각한 상황을 불러왔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 한순간에 나를 바꾸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파워>가 알려준 사랑의 힘으로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고 싶다. 사랑하는 순간에는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워보였는가? 잠들었던 사랑의 감정을 일깨울 때다. "나는 놀라운 삶을 살아야 할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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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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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을 때마다 늘 감탄하면서 궁금한 점이 있다. 평범해보이는 문장들이 어떻게 한 권의 책 속에서는 특별한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특히 이 소설은 작가가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정확히 두 달 만에 쓴 소설이라고 한다. 작가는 이 소설이 누구의 청탁도 아닌 바로 자신의 의지대로, 고독한 독자인 나 자신을 위해 쓴 작품이기에 더욱 특별하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이 소설은 토요일부터 월요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중년의 회사원 K가 겪는 기묘한 경험들이 마치 작가의 심정을 표현한 듯 느껴진다. 어느날 눈을 떴는데 주변의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 왠지 혼자만 동떨어진 느낌을 받는다면, 마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속이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어떨까? 인간의 고독은 여러가지 형태로 다가오지만 가장 보편적인 것은 병마가 찾아올 때일 것 같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병마는 영원할 것 같은 우리의 삶 속에서 죽음을 떠올리게 만든다. 죽음은 낯익은 삶과의 이별을 의미한다. 암 진단을 받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가장 먼저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라는 억울한 심정이 든다고 한다. 마치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가장 불행한 사람처럼 느끼는 것이다. 인간의 고독은 여러가지 형태이겠지만 쉽게 표현하자면 왕따의 심정과 같지 않을까? 

주인공 K는 토요일 아침 7시,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깬다. 평소에는 절대 울리지 않았을 자명종이 울리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다. 도대체 누가 알람을 맞춰 놓은 것일까? 아내와 딸도 뭔가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다. K가 느끼는 낯설고 불편한 감정이 처음에는 그저 중년남성이 겪는 갱년기적인 심리변화인 줄 알았다. 오히려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K의 태도가 유별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점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면서 K가 느끼는 낯설음은 진짜 현실로 드러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K는 혼란스럽다. 친구인 정신과의사 H는 가족 중에서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만나 정체성을 회복하라고 조언한다. 

주인공 K에게 그런 사람이 아내와 딸이 아니란 사실은 왠지 씁쓸하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 곁에 있는 가족이 아니라는 건 너무도 슬프고 불행한 일이다. 처음 K가 이상하리만치 낯선 느낌을 경험한 것은 아내로부터다. 자신의 가족들이 낯익은 타인처럼 느껴지면서 모범적으로 살아왔던 K의 일탈이 시작된다. 

이 소설의 결말은 매우 독특하고 신선하다. 첫 장을 넘기자마자 마지막 장까지 단숨에 읽을 수 있을만큼 흥미로운 전개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왜 이 작품이 작가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소설인지를 알 것 같다. 아마도 주인공 K처럼 고독한 중년남자라면 더욱 공감할 소설인지도 모르겠다. 다시금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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