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보이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28
비키 그랜트 지음, 이도영 그림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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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문제, 심각하다.

학창시절에 가장 심각한 고민은 뭘까? 간혹 특이한 이름이나 외모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받는 경우가 있다. 놀리는 친구들은 웃기고 재미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놀림을 당하는 입장이라면 어떨까?

댄 호그는 돼지(hog)라는 뜻의 이름때문에 왕따를 당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에서 하필이면 돼지를 키우는 시골농장으로 체험학습을 가게 된다. 운도 지지리 없는 녀석.

평범한 체험학습은 안녕~

댄과 반 아이들, 그리고 크리저 선생님에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뭔가 석연찮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농장에서 댄이 겪게 되는 일들은 진정한 체험학습인 것 같다.

청소년걸작선답게 십대들의 마음을 잘 묘사하고 있다. 지금 이순간에도 댄과 같은 왕따 학생들은 고통받고 있을 것이다. 간혹 왕따학생을 오히려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문제학생으로 매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건간에 누군가를 따돌리고 괴롭히는 일은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십대들의 왕따 현상을 잘 모르고 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내 자녀는 왕따 현상과는 전혀 무관할 것이라고 단정짓는다. 만약 내 아이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면 과연 부모인 나에게 그 사실을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부모 입장에서 내 아이가 왕따를 당한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일 것 같다. 그걸 아이들도 어렴풋이 알기 때문에 부모에게 말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부모가 해결해줄 수 있는 고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 안하는 것일 수도 있다.

피그보이, 댄에게 돼지농장 체험은 극적 반전이다. 친구들에게 놀림만 당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일들이 벌어지고, 예기치 않은 결말에 이르기까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세상은 아무도 모를 일이 언제든 벌어진다. 그러니까 당장의 시련이 인생의 끝은 아닌 것이다. 가장 예민할 시기인 사춘기에 무슨 일을 경험하느냐는 너무도 중요한 것 같다. 부디 현실에서도 댄과 같은 멋진(?) 경험을 할 수 있기를, 우리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힘을 주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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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 박영택의 마음으로 읽는 그림 에세이
박영택 지음 / 지식채널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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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소리 내어 말해본다. 하루.

왠지 '하루'라는 말을 내뱉는 순간 '하루'가 더욱 특별해지는 느낌이다.

현실에서 하루라는 일상은 매일 반복되는 시간이기에 소중함을 잊을 때가 많다.

이 책은 미술평론가 박영택의 마음으로 읽는 그림 에세이다.

<하루>는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발표된 작품들 중에서 저자가 선택한 51가지의 작품이 하루라는 시간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개되어 있다. 마치 미술 전시회에 처음 간 사람을 위해 곁에서 친절하게 작품 설명을 하는 안내자를 만난 기분이다. 사실 평범한 사람들에게 미술 전시회를 가는 일은 일상적인 경험이 아니다. 오히려 일상에서 벗어난 신선한 경험일 수 있다. 이책을 읽는 동안 각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고 작가노트가 소개된 경우는 작가가 본 세계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현실을 살고 있는 내게 예술은 뭔가 낯설고 멀게 느껴지는 분야다. 더군다나 예술가들은 평범한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의 사람일 거라는 편견이 있었다. 어쩌면 예술에 대한 무지 혹은 무관심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예술이라는 분야도 현실을 바탕에 둔 새로운 시선이며 표현방식이라는 것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며 살아온 탓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누구에게나 가장 편안한 주제라고 할 수 있는 <하루>를 표현한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보여준다. 엄밀히 말하면 <하루>를 주제로 표현된 작품은 아니지만 전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건 어떤 미술 작품이든 하루의 어떤 순간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시시각각 변해가는 세상을 마치 하나의 작품을 통해 그 순간을 붙잡아 놓은 것 같다. 어쩌면 그 작품을 바라보는 동안은 작가의 시선으로 그 순간을 공유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현실을 그저 주어진 일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미술 작품이 주는 의미는 특별하다. 잠시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 평범한 일상도 예술을 통해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서은애 화백의 <늘어지게 기분 좋은 어느 여름밤>은 나의 방에 걸어두고 싶은 그림이다. 만약 내게도 하루를 표현할 만한 재능이 있다면 이런 그림을 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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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당신도 깨닫게 될 이야기 - 내 인생을 바꾼 성찰의 순간들
엘리자베스 길버트 외 119명 지음, 래리 스미스 엮음, 박지니.이지연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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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어느날?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깨달음의 순간'이 있다는 점.

바로 그 때문에 이 책이 만들어졌다.

저자는 <스미스 매거진> 웹사이트에 짧은 질문 하나를 올려놓았다.

"당신 인생의 전환점이 된 순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아낌없이 풀어놓았다.

각각의 이야기를 여덟가지 주제로 나누어 묶어놓았다.

'지금'의 철학, '유머'의 가치, '성숙'의 시간, '이별'의 준비, '숙명'의 철학, '가족'의 가치, 행복을 선택할 '용기', '순간'의 미학.

우리에게 '순간' 혹은 '찰나'가 너무도 중요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어쩌면 이 책에 담긴 수많은 사연들이 모여 이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심각하고 진지한 인생 교훈을 전달한다기 보다는 그저 편안하게 우리 자신 혹은 이웃의 삶을 돌아보는 느낌이다. 읽다보면 왠지 남들 이야기가 내 이야기 같고 나도 뭔가를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처럼.

다만 각자의 이야기가 너무 짧아서 아쉽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깨달음의 순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생을 바꾼 성찰의 순간들에 관한 사연이니까 당연한 것인데도 뭔가 그 다음을 알 수 없다는 것이 섭섭하다. 아직도 인생을 잘 모르겠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인생 이야기에 관심이 많고 그들을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된다.

깨달음이란 '순간'에 찾아올 수도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서서히' 다가올 수도 있는 것 같다.

살면서 극적인 순간은 거의 없었던 탓에 깨달음의 순간이라고 할 만한 때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한순간이 아닌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면 분명 인생의 전환점은 있는 것 같다. 세월의 흐름을 무시할 수는 없나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는 말하지만 그 숫자에 영향을 받으며 사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십대 청소년에서 스무살 성인이 되던 시기, 20대에서 30대 그리고 40대 이후......세월과 함께 변해가는 것이 어쩌면 자연의 순리인지도 모르겠다.

어느날 당신도 깨닫게 될 이야기는 특별하거나 거창하지않다. 그래서 감히 '당신도'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한 번 사는 우리 인생을 후회없이 더 늦기 전에 깨닫는 것. 그것이 이 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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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케치 노트
세실 필리에트 지음, 이주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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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여행지에서 누군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풍경.

여행스케치.

그 자체가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왠지 설렌다. 여행을 떠나면서 대부분은 카메라를 챙기겠지만 스케치북과 화구를 챙긴다면 어떨까.

물론 현실적으로 여행스케치를 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그런데도 자꾸만 드로잉책에 관심이 간다.

<여행스케치 노트>는 스케치하는 방법을 일일이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실제 여행을 가서 저자가 어떻게 스케치노트를 완성해가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여행지가 한 장의 그림으로 완성되니 무척 특별하게 느껴진다. 직접 스케치를 한 사람에게는 추억을 남긴다는 의미에서 보물처럼 소중할 것 같다.

여행스케치는 일상에서 벗어나 낭만과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화가는 아니어도 누구나 그림을 그리면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을 치료하는 데 미술을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는지도 모르겠다. 살다보니 종이에 끄적대는 낙서가 전부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멋진 드로잉을 꿈꾸고 있다.

산뜻한 수채화가 더 마음에 들지만 여건상 색연필로 색을 완성해도 좋을 것 같다. 손재주가 있다면 자신이 스케치한 그림들을 모아 한 권의 책을 직접 만들어도 멋질 것 같다. 여러 종류의 여행이 있겠지만 한 번쯤은 스케치를 위한 여행을 떠나고 싶다. 혼자 떠나는 스케치 여행을 대비해서 <여행스케치 노트>를 보면 참고가 될 것 같다. 이 책은 어떤 기술이나 방법이 아닌 여행스케치 노트가 어떤 것이라는 느낌을 전해준다. 누군가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되는 여행스케치다.

인생을 흔히 여행에 비유한다. 문득 여행스케치 노트를 보면서 나는 지금 어디쯤을 여행하고 있나를 생각하게 된다. 하루를 정신없이 사느라 주변 풍경을 돌아볼 여유도 없었다는 게 왠지 씁쓸하다. 아마도 내게는 여행스케치 노트가 잠시 멈추고 나를 돌아보는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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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걸 : 홈커밍데이 고스트 걸 2
토냐 헐리 지음, 이강표 옮김 / 문학수첩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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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읽다보니 이 책이 후속편이라는 걸 알게 됐다. 곰돌이 젤리를 먹다가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한 샬럿이 저세상에서 경험하는 일들이 굉장히 특이하다. 도대체 이 곳은 천국일까, 지옥일까? 샬럿과 그 친구들이 하는 일은 전화를 받는 일이다. 실제 전화는 아니지만 방식은 콜센터와 동일하다. 방황하는 10대 청소년들의 머릿속에서 마음의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죽은 아이들이 자기 또래의 살아있는 아이들과 은밀히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현실 세계에는 샬럿의 친구였던 스칼렛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칼렛의 친언니 페튤라가 갑작스럽게 혼수 상태에 빠지면서 스칼렛은 죽은 샬럿을 만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스칼렛과 스칼렛의 남자친구 데이먼 그리고 페튤라의 삼각관계, 데이먼을 좋아했던 샬럿.

스칼렛이 죽지 않은 상태에서 죽은 아이들이 있는 세상으로 간 부분은 아마도 이전 이야기에 그 비밀이 있는 것 같다. 고스트걸이 된 샬럿과 샬럿을 만나게 된 스칼렛을 보면서 10대 소녀들의 미묘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죽음 이후의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현실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샬럿처럼 우리 역시 죽어서도 외롭고 갈등하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어릴 때는 어른들이 우리를 이해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고보니 이제는 그 시절이 너무도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십대를 이해 못하는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이 왠지 서글프다. 그 마음이 그대로일 줄 알았는데 세월의 힘은 피할 수 없는 것 같다. 스칼렛과 샬럿을 보면서 딸아이를 떠올리게 된다. 어리게만 보이는 딸의 마음 속에도 분명 나름의 고민이 있을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곁에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다. 십대가 되면 주로 친구들이 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친구조차 없다면 얼마나 막막할까.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면 어느 곳에 있든 외롭다는 것.

<고스트걸>에는 친구의 존재가 무진장 중요하게 다가온다. 어떤 친구가 진실한 친구일까? 그건 어른이 되어서도 판단하기 어려운 것 같다. 사람의 진심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 어리고 미숙하지만 고난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이 바로 어른이 된다는 의미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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