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빈희의 공부가 쉬워지는 동화
손빈희 지음, 한경아 엮음, 하정아 그림 / 미다스북스 / 200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와 책.

어느 쪽이 더 부각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제목에서 짐작하듯이 저자가 더 주목받는 책이다.

손빈희, 14세에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부산외국어대학교 4년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한 후 19세에 동아로스쿨에 최연소 합격했다. 최근 22세 나이에 변호사 시험 최연소 합격자다.

이력만 봐도 눈에 띄는 영재가 쓴 공부비법에 대한 책이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저자가 막노동을 하면서 서울대 수석합격을 했기 때문인데, 이 책도 '공부가 쉬워지는 동화'란다. 아무래도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은 공부가 가장 쉬운 일인가보다. 굳이 공통점을 찾으려고 한 건 아닌데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의 저자도 이후에 변호사가 된 것을 보면 법조계는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직업인 것 같다.

이런 종류의 책은 부모들이 좋아한다. 제발 우리 아이도 정신차리고 스스로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가장 클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스스로 공부 비법을 터득했을까? 솔직히 더 궁금한 건 저자의 공부 비법보다는 부모의 교육방법이다. 어떤 가정교육으로 영재가 되었을까? 부모로서 느끼는 원초적인 궁금증을 뒤로 하고, 먼저 이 책을 살펴보면 동화라는 특색이 있다.

손빈희,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는 동화라는 점이 기존의 딱딱한 공부비법 책과 차별을 두는 것 같다. 초등학생이 읽기에 재미있고 유익한 것 같다. 신기한 동물가게가 등장하고, 고양이 스터디와 스터디노트의 신비로운 마법이 자연스럽게 공부라는 주제를 따라가게 만든다.

공부는 왜 해야 할까?

아이들에게 위 질문을 하면 말문이 막혀버린다. 아직 어린 초등학생에게 공부를 해야 할 구체적인 이유가 있다는 게 더 신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억지로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서다. 어른들 입장에서야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아이들은 다르다. 그 이유 또한 스스로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야 정말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꿈꾸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이 책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고 알차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 위인들이 등장하여 공부에 필요한 비법을 한 가지씩 알려준다는 점도 좋고 스터디노트를 통해 지혜의 신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 같다. 12살 소녀 빈희가 경험했던 내용이라 더 실감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저자 손빈희라는 인물과 그 부모님에 대해 알아보면서 느낀 새로운 사실은 공부비법보다 더 소중한 가족의 사랑이었다. 아이 스스로 공부를 하고 자신의 꿈을 키워갈 수 있는 기본은 바로 부모님의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항상 곁에서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다는 건 인생의 가장 큰 힘인 것 같다. 책 내용에는 없지만 저자 덕분에 단순한 공부비법 그 이상을 생각해보는 기회였다.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어떤 부모가 될 것인가? 부모로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연식초를 알면 암은 없다 - 전통식초 제조 기능 보유자 구관모가 말하는 건강 100세로 가는 식초 혁명
구관모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천연식초?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우리가 기존에 먹었던 식초는 알코올 양조식초나 빙초산 합성식초였다. 그게 왜 문제인지조차 몰랐다. 우리에게 익숙한 식초는 알코올 양조식초로 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물질은 전혀 없을 뿐더러 오히려 향을 내는 화학향료를 첨가하여 간과 신장에 좋지 않다. 빙초산은 석유에서 추출한 화학성분이며 빙초산 합성식초는 맛을 내기 위해 펩톤, 폴리펩티드, 인산, 구연산 등의 유해물질을 가미하여 인체의 점막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고 암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일반음식점에서는 몸에 좋지 않은 빙초산을 쓰는 것일까?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일반 양조식초의1/10, 천연 발효식초의 1/100밖에 되지 않는 가격이다. 게다가 빙초산은 적은 양만 써도 신맛이 강해서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빙초산의 유해성은 슬그머니 감춰진채 무지한 소비자들의 건강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그래서 천연식초를 알기 전에 기존의 양조식초가 얼마나 유해한지를 살펴본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식초의 놀라운 효능은 모두 천연식초를 말하는 것이다. 반대로 빙초산 합성식초는 우리 몸을 망치는 주범이며 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감히 '천연식초를 알면 암은 없다'고 주장한다. 약물이나 식품첨가물로 인해 혼탁해진 혈액을 천연식초로 살균하고 해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 부족한 효소, 비타민, 미네랄, 호르몬을 천연식초로 채우고, 운동을 통해 세포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면 암에 걸릴 일도 없고 걸리더라도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식초를 알면 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게 된다.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던 자연치유법의 원리와 일맥상통한다. 천연식초는 최고의 해독제라는 점에서 건강을 위해 섭취해야 할 식품이다. 책 속에 다슬기식초 제조법이 나와 있다. 다슬기를 이용하여 천연 양조식초를 제조하는 방법으로 발명특허까지 받았다. 전통 옹기와 초두루미에 담아 3년 이상 자연숙성시킨 천연식초라고 하니 그 정성이 더 놀랍다.

다슬기식초 이외에도 흑초, 초란, 초밀란, 천연 요구르트, 초콩으로 식초를 섭취할 수도 있다고 하니 조금만 신경쓰면 제대로 만든 천연식초로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아무리 좋은 공기와 음식도 좋은 마음을 가지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는 점이다.

"운동만 하면 건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자연식만 하면 건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운동과 자연식만 하면 건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올바른 마음, 올바른 자연식, 올바른 운동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유지해야 한다." (206p)

당장에 천연식초를 먹지 못한다고 해도, 올바른 마음을 품는 것은 지금이라도 가능하다. 20년 간 연구해온 천연식초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주는 저자의 마음처럼 맑고 곧은 마음으로 산다면 그것이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비법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몸을 살리는 식물영양소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과일과 채소의 힘
한국영양학회 지음 / 들녘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건강을 위해 먹거리가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어떻게 섭취해야 하는지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TV에서 방영되는 건강관련 프로그램에서 토마토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면 토마토를 사먹고, 다이어트를 위해 고구마가 좋다고 하면 고구마를 먹는 식이다. 가장 기본적인 건강상식은 모든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다.

이 책은 식물영양소에 관한 교과서 같다. 식물영양소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원래 식물영양소란 식물이 생존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물질을 뜻한다. 그 성분이 강한 항산화력을 지니고 있어 인체가 건강을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식물영양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 비타민, 무기질 다음으로 7의 영양소로 불린다. 그만큼 건강을 위해 중요한 필수영양소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다고 하지만 어떤 채소와 과일을 먹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잘 모르겠다면 채소와 과일을 색깔별로 골고루 먹으면 된다.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보면 잘 나와 있다. 식물영양소는 채소, 과일 등에 빨강, 노랑, 주황, 보라, 파랑, 하양, 검정 등 일곱 가지색으로 분류하는데 이 책에서는 보편적인 기준인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흰색, 보라색(검은색 계열 포함)의 다섯 가지 색으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다.

하루에 다섯 가지 색깔은 꼭 챙겨 먹자.”

다양한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먹되, 색깔별로 어떤 효능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먹는다면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근래 만성질환이 증가된 것도 육식 위주의 서구식 식생활로 바뀐 것과 무관하지 않다. 조사 결과에서도 채소와 과일을 1일 권장수준 이상으로 섭취하는 대상이 10% 미만인 것을 보면 우리의 식생활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판매되는 채소, 과일 종류 94종의 원산지를 살펴보면 한국이 원산지가 아닌 것이 57종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색깔별 식물영양소의 효능과 함께 각각의 채소, 과일을 이용한 요리법까지 알려줘서 건강한 식습관 실천에 도움을 준다. 계절별로 알맞은 채소, 과일을 선택하여 요리할 수 있도록 잘 나와 있다. 또한 실제 사례를 통해 영양 상담을 해주는 부분도 있고, 나이별로 필요한 식물영양소 정보를 주고 있어서 활용하기 좋은 것 같다. 특히 성장발달에 좋은 음식에 대한 부분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관심이 간다. 아무리 몸에 좋은 식물영양소라고 해도 아이들 입맛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잘 안 먹는 경우가 있는데 간단한 애플칩이나 사과소스 치킨샐러드라면 인기 간식이 될 것 같다. 똑같은 식재료도 요리법에 따라서 새로운 질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을 보면 요리법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동안 계획적으로 식단을 짜서 음식을 준비한 적이 없었는데 가족 건강을 위해서 식물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기 위한 식단을 짜야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학교의 눈물
SBS스페셜 제작팀 지음 / 프롬북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읽으면서 눈물이 났다.

그동안 너무나 몰랐다는 자책의 눈물.

더 늦기 전에 알게 되었다는 안도의 눈물.

이미 상처받고 아파했을 아이들을 떠올리며 흐르는 눈물.

<학교의 눈물>2013SBS스페셜 신년특집 3부작 다큐멘터리로 방영되었던 내용을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10개월이라는 시간 동안에 제작진이 접했던 학교폭력에 관한 이야기와 치유를 위한 프로젝트, TV에서 다 보여주지 못했던 숨겨진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만약 TV로 보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꼭 책으로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학교폭력.

내 아이는 예외일 거라고 믿는, 딴 세상 이야기.

하지만 실상은 내 아이가 피해자일 수도, 가해자일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진실.

어른들은 모르고 있었다. 아니, 그냥 모르는 척 외면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뉴스를 통해 듣던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 사건을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기획된 것이 SBS스페셜 <학교의 눈물>이다. 이 프로그램 덕분이었는지 올해 학교마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방안이 나오고, 학생과 부모들에게 설문을 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고 있었다.

아이가 커갈수록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 하면서도 단순히 공부를 잘하고 있느냐는 질문으로 모든 궁금증을 풀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말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다. 학업 이외에도 외모나 친구 문제 등 고민이 많아지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부모의 잔소리가 아니라 부모의 경청이다.

대부분의 부모가 착각하는 것이 아이가 말하지 않으면 아무 일 없이 잘 지낸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내 아이들과 얼마나 많은 대화를 하고 있는가? 혹시 일방적인 잔소리를 대화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부모는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마음을 얼마나 표현하는가? 혹시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공부처럼 머리로만 알고 있지 않을까?

자살로 인해 사랑하는 자녀를 잃은 부모들은 말한다. 내 아이가 그토록 힘들어 하는지 몰랐다는 죄책감에 더 괴롭다고. 왜 부모는 몰랐을까? 왜 아이는 부모에게 말하지 못했을까?

학교폭력은 세계 어디서나 일어난다고 한다. 또래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에서는 다르다는 것이 놀림의 이유가 되고, 학교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친구를 괴롭히면서도 그것이 잘못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건 공감과 배려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이 자신이 당한 대로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캐나다의 프랭크 엘가 교수는 국가 간 아동문제의 차이점을 연구해온 학자다. 그는 학교폭력이 수많은 사회적 환경 중에서 소득불평등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예민한 청소년기에 부자 애들과 가난한 애들이 서로 어울리기가 힘든 것은 부모들이 만든 계층 간의 위화감 때문이다. 소득불평등이 낮은 스웨덴이나 덴마크에서는 누가 부잣집 애인지 잘 모르고 직업의 귀천도 적어서 그로 인한 따돌림도 적은 편이다. 반면 미국은 풍요로운 나라지만 소득불평등이 심하고 학교폭력이 스웨덴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국은 연구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평균치를 추측해보면 소득불평등 수치가 캐나다와 비슷하다. 이러한 연구 데이터는 학교폭력이 단순히 학교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준다. 학교폭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소득불평등의 사회구조를 인식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소득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펴고 있는가? 부모들은 입시를 위한 사교육만큼 인성교육을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 가? 입시경쟁으로 내모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학교폭력의 또 다른 이유는 아닌지. 아름다운 꿈을 꿔야 할 10대 아이들이 더 이상 학교폭력에 아파하지 않도록 어른들이 나서야 한다. 내 아이가 소중하듯 다른 아이도 소중하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논쟁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유작 1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나와 너는 다르다.

내 생각과 네 생각은 다르다.

다르다는 걸 인정할 때 논쟁은 의미가 있다.

세상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다툼과 전쟁이 일어난다.

논쟁을 할 것인가, 전쟁을 할 것인가.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뛰어난 비평가이자 탁월한 논쟁가였다고 한다.

그의 저서 중에 읽어 본 책은 <신은 위대하지 않다>가 유일하다. 제목부터 도전적이지만 순수한 독자라면 그의 책이 주는 지적 자극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2011년 12월 15일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세상을 떠났지만 2013년 현재 내 손에는 그의 마지막 저서 <논쟁>이 들려있다.

<슬레이트>라는 미국 웹진이나 <배너티 페어> 등 여러 간행물에 실렸던 글들과 의사로부터 1년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에 쓴 글이 이 책에 실려 있다. <논쟁>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듯이 그의 글은 여러가지 의견이나 주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저자만의 시각을 통해 세상을 보는 즐거움을 준다는 점에 더 치중해야 할 것 같다. 그는 자신의 소소한 일상의 에피소드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글의 소재로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출간된 저서도 많지만 방송활동도 많이 했던 것을 보면 언변 또한 뛰어난 사람이었던가보다. 논쟁을 좋아한다기보다는 세상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은 것이 아닐까.

책 표지에 눈을 부릅뜬 남자의 얼굴이 보일 것이다. 딱 봐도 만만치 않은 눈빛이 상대를 제압할 것 같은 기운을 내뿜는다. 검은 바탕으로 분위기를 잡는 것이 영 마음에 안 든다. 왜냐하면 이 책은 심각하다 못해 진저리쳐지는 그런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쉽고 만만한 책은 더더욱 아니다. 번역자의 말을 빌리자면, 한 문장 속에 책 서너 권이 들어있고 어려운 단어만 골라써서 번역하는 데 몇 배는 힘들었다고 한다. 히친스의 무서울 만큼 신랄한 어투란 무엇일까? 배배 꼬인 문장은 깔끔하게 정리했다는 번역 덕분인지 읽기에 거북한 점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현학적인 문장은 별로다.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정확히 집어내는 예리한 문장을 선호한다. 히친스의 문장을 평가할 수준은 아니기에 단순히 그의 글을 통해 느낀 점만 말하자면 반짝이는 지성의 발견이랄까.

자신의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으려면 그만한 지식의 그릇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아는 만큼 이야기하고 글로 쓸 수 있는 지식인의 모습이 무엇인지 <논쟁>을 통해 확인한 것 같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달 2022-05-14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